니가타 1 - 동해 바다를 달려 조에쓰시 다카다에서 성의 해자에 핀 연꽃을 보다!
6월 30일 니가타현 남부 에치고유자와 에서 나가오카 長岡(장강) 에 도착해 메이지
유신 무진 전쟁 시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옛 나가오카성 을 구경합니다.
버스로 나가오카역 으로 돌아와 나오에쓰 直江津(직강진) 로 가는 특급 기차를 타니
내륙의 논밭을 달려서는 이윽고 오른쪽에 푸른 동해 (일본해) 바다가 나타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동해(東海) 라고 부르는 이 바다는 100년 전 부터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식 용어 로는 Japan Sea (日本海 일본해) 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양인들이 동아시로 진출하기 시작한 16~ 18세기에 유럽인이 만든 지도에....
서양인들의 옛 지도에는 동해, 조선해, 한국해, 동양해, 중국해, 일본해 등으로
쓰이다가.... 1920년대 에 제작된 세계 지도 부터는 거의 대부분이
Japan Sea (日本海 일본해) 로 통일되어 그대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지요!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후 한미합동 군사훈련 을 하는데, 중국의 항의로 서해가 아닌 동해
에서 훈련을 실시하면서 미국은 훈련 장소를 "일본해" 로 발표했으니 이게 현실이지요!
한편 조선 시대에 고종의 조선 조정은 이 바다를 동해가 아닌 “조선해” 라고 불렀습니다!
1895년에 명성황후가 시해된후 고종 은 새벽에 엄상궁의 가마 뒷자리에 끼여앉아 경복궁을 빠져
나와 러시아공사관 으로 피신한후.... 1897년 서울 소공동에 원구단을 쌓고 “대한제국” 을
선포하면서 황제 의 자리에 올라 바다 이름을 조선해에서 “大韓海 대한해” 라고 바꾸어 부릅니다.
하지만 1905년 을사조약(을사늑약) 으로 외교권을 뺏기니 일본측 명칭인 Japan Sea
(일본해) 만 통용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1921년에 국제수로국 IHB 가 창설됩니다.
이 기구에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 Limits of Oceans and Seas ” 라는 해도집을 발간하는
데..... 일본측에서 부르는 명칭인 “Japan Sea 일본해" 만 올라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해방이 되고서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50년동안이나 전혀 없다가, 1999년 민간에서
반크 가 결성되어 동해를 주장하니.... 그때서야 동해 표기 를 주장하기 시작합니다.
십수년전 부터 우리정부는 “일본해(동해)” 병기를 주장하여 다른나라의 민간단체
에서 그렇게 쓰는 곳도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이나 영국 등이
강력하게 반대를 하니...... 당분간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일본해 Japan Sea 라!!!
우리나라에는 북해가 없듯이 서해, 동해, 남해는 방향 에 따라 붙여진 이름입니다.
동해(東海) 는 일본에서 보면 서쪽 바다 인데.... 동해(東海) 라고 부르라고
요구하기는 그렇네요? 그리고 일본에는 이미 오래전 부터 동해(東海) 가 따로 있으니!
나고야에서 도쿄 에 이르는 바다를 끼고 달리는 길을 도카이도(東海道 동해도) 라 부르는데
그럼 일본에서 보면 동쪽 바다도 동해, 서쪽 바다도 동해가 되는 것이니.... 고종의
조선정부가 공식적으로는 동해가 아닌 조선해(대한해) 로 부른 전례도 있으니 한국해 라면?
십여년 전에 동아일보에 정부 관리가 일본해(한국해) 로 병기하는 방안을 슬쩍 흘린
기사가 났는데.... 아마도 우리 국민들의 의견을 떠보는 것일러나? 외교부에서
75개국 353개 지도를 수집하니 일본해 표기가 74.2% 에 동해 표기는 23.8% 기타 2% 라!
중요한 것은 국가 공식차원 에서 동해로 표기한 지도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니, 이는
국제 수로기구 IHO 에서 오래 전부터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기 때문인데
IHO 에서는 "해양과 경계" 책자 본문에는 현재의 "일본해 단독표기" 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 대신 부록 에 "일본해/동해" 로 병기하는 문제를 검토하는 모양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일본해 단독표기 를 고집 하는게 문제인데 예전에 이란에 친미정권 팔레비
시절에는 페르샤만 이라고 부르던 것을 호메이니 혁명후 반미 국가가 되자.....
미국은 걸프만 으로 바꾸어 부르는 전례가 있으니, 우리도 장차 일본과 미국 사이가
틀어지면 미국이 일본해 대신 동해는 그렇지만, "한국해" 로 불러줄지 누가 알겠습니까?
국제수로기구(IHO)와 국제해사기구(IMO) 공동으로 추진해온 전자해도(ENC) 개발안이 95년말
IMO 총회에서 통과되어 진행중에 있는데, 임기택 씨가 유엔사무총장과 WHO 총장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세번째로 IMO총회에서 사무총장 으로 선출되었고, 5년마다
개최되는 2017년 모나코 IHO 총회에서 한국이 이사국이 되었으니.... 장래를 기대해 봅니다!
기차는 오른쪽으로 동해(일본해) 바다를 끼고 달려서는 나가오카역을 출발한지 50분
만에 조에쓰시 上越市(상월시) 나오에쓰 直江津(직강진) 에 도착하는데
원래는 여기서 내려서는 버스를 바꾸어 타고 가스가야마 산성 으로 가려고 했으나....
특급 기차는 다카다 高田(고전) 를 지나 조에쓰묘코 (上越妙高) 까지 간다니 그냥 앉아
있는데 아마도 도쿄에서 출발하는 북륙신칸센 이 개통되었으니.....
조에쓰묘코 를 지나 도야마를 거쳐 가나자와 까지 가기에 이 기차도 묘코에 가는 것이라?
나오에쓰에서 20분도 채 달리지 않은 것 같은데 기차가 서길래 내리는데 여기 다카다시 는
저 나오에쓰시 와 합쳐져서는 지금은 조에쓰시 上越市(상월시) 에 속한다고 합니다.
다카다역 高田駅(고전역) 을 나와 관광안내소 를 찾으니 문이 닫힌지라 그냥 물어물어
다카다성 을 찾아가는데...... 나중에 버스 문제로 문닫힌걸 원망하게 됩니다.
여기 다카다 高田(고전) 거리의 상가 건물에는 지붕이 인도를 덮고 있으니.....
비가 와도 행인들은 우산 없이도 다닐 수 있어 참으로 좋지 싶습니다.
상가에는 신사에서 처럼 대나무를 세우고 소원을 비는 종이를 많이 붙여두는
데.... 이런게 집대성된 것이 센다이시의 다치바나 축제 인가 보네요?
또 거리에는 북륙 신간선 이 여기 다카다 동쪽에 조에쓰시 묘코역 上越妙高(상월묘고)
까지 개통된 것을 축하하는 포스터가 상가 도처에 많이 붙어 있습니다.
묘코 妙高(묘고) 라면 다카다 高田(고전) 에서 기차로 10분 정도 거리인데 도쿄에서 출발한
신간선 이 묘고 를 지나 동해 바다 도야마를 거쳐 가나자와 까지 이어지는 모양 입니다?
또 오스트리아의 츠다르스키 에 의해 개발된 알파인 스키 가 1911년 1월 일본에서 최초로
여기 조에쓰시(上越市) 다카다(高田) 와 묘고(妙高) 중간에 위치한 가나야산 에 전해 집니다.
다카다 주둔 13사단장 나가오카 가이시 는 영관급 장교시절 주 독일 일본대사관에 무관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유럽 스키 를 알고 있어 군사용 으로 사용하려고 스키 를 주문합니다.
마침 오스트리아의 레르히 소령 이 일본에 오자 초청해서는 1911년 1월 12일 다카다 외곽
가나야산 에서 장교 12명 에게 강습을 시작했는데 군사용으로는 안맞다고 보고 일반인들
에게 체력 증진용으로 보급했으니 이곳에서 배출된 일본 스키어에 의해 10년후에는
조선에도 알파인 스키 가 전해지니 여기 다카다 는 "우리나라 스키의 출발점" 인가 봅니다?
1921년 원산중학교 일본인 교사 가 니가타에서 2대의 스키를 원산에 들여왔으니.... 이후
1927년에 원산 신풍리에 한국최초의 스키장 이 생기고 이어 1929년에 삼방협 에
스키장 을 만들었으니 2년후 1931년 서울-원산 철도가 개통되자 용산 스키 구락부가
만들어져 역에 스키를 보관한 후 주말에 원정 스키 를 즐겼다는데 대부분 일본인 들이라...
중국 강서성 루산(庐山,여산) 높은 산속에 1897년부터 서양인 선교사 여름 별장이 천여채가
지어졌는데, 조선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니 스키가 들어온 원산 으로 명사십리 해변 에는
서양선교사 별장 250채 가 자리 잡았는데... 1937년 일본이 중국 폭격을 위한 비행장을
갈마반도에 만들면서 서양인 별장들을 남쪽 고성군 화진포 로 옮기니 별천지였다고 합니다.
1938년 동아일보에 조중욱 기자가 동해안 여름휴가 풍속을 기행문으로 실었으니 취재팀은
강원선 철도로 원산 안변역 에 내려, 동해북부선으로 갈아탄 뒤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로 남행하며 여러 석호(潟湖) 의 풍광과 해변에서 펼쳐진 ‘해수욕’ 이란
첨단 해변 휴양문화를 생생하게 글과 사진으로 전했다고 조성하 기자가 당시를 회상합니다.
조선 최초의 해수욕장인 원산 명사십리 에서 시작해 금강산 삼일포, 감호, 동정호, 시중호
등 해변에 줄지은 석호의 풍광 이 소개됐으며 원산 갈마비행장 과 마식령 스키장 등
'살기 좋다’ 는 노랫말의 원산 은 통천의 북쪽으로 평창 올림픽 우리측 스키 선수들이
내린 갈마 공항이며, 화진포 에는 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 이기붕 별장이 남아있습니다.
조선 최초의 해수욕장 타이틀에는 부산의 송도해수욕장 이 있으니 서양 선교사들이 만든 원산 처럼
역시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들이 1913년에 송도유원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만든 해수욕장으로
조선인들은 언덕에 올라 해수욕복을 처음 보고는 상스럽고 미개한 일본인들 이라고 혀를 찼습니다!
다카다성으로 가는길 중간에 지름길이지 싶어 골목길로 들어서니 여긴 단독 주택
들이 늘어서 있는데 도둑 이 없는지.... "담장" 이 없거나 있어도 나지막합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대세이지만 예전에는 모두 단독주택 이었으니
도둑이 많은지라 높은 담장과 철대문을 갖추고 담장 위에는 쇠창살 이나
혹은 유리병을 깨어 유리조각 을 빈틈없이 꽂아 두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또 일본은 우리나라 처럼 자동차를 도로변은 물론이고 골목 자기집 앞에도 일체
주차하지 않는지라..... 집을 들여지어 집집마다 주차장 을 갖춘 것을 보는데
자기집 담 아래 골목길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시의 소유이니 불법주차 입니다?
예전에 도로 까지 붙여 지어진 집에서는 1층을 부수어 3대 가량의 차를 집안에
주차를 하니..... 이웃 3집 가운데 한 집만 1층을 부수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래도 보기 안좋으니 재건축을 해서 집을 들여 짓는게 일반적 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주차장이 20면 가량 되면 교장만 차를 주차 할수 있고 나머지 일부는 학교 행정실
공용차나 업무차 들르는 기관이나 업체 차량 그리고 나머지는 학부형 방문시 사용한다고 하며
회사에서도 비슷하니, 교사(회사원) 용 주차장은 없는지라....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 못하는가 봅니다.
학교와 회사 인근에 유료 주차장 이 있지만 주차비를 감당할수 없으니 직장인은 자가용은 집에 세워두고
자전거를 타고 기차역이나 지하철역에 와서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데.... 일본에서는 차고지
증명서 가 없으면 자가용 구입이 불가능한데 우리나라에서 저 제도를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른지...
다른나라에서는 거리를 걷거나 운전을 하다 보면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기 마련인데
일본에서는 도로나 골목에 불법주차 가 없을 뿐더러 경적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거리에는 담배꽁초나
휴지에 껌 뱉은 자국과 침 뱉은 흔적이 보기 드문데... 가게나 가정집에서 나와 스스로 치우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정직해라”, 중국에서는 “부자가 돼라”, 한국은 “훌륭한 사람이 돼라”
라고 가르치는 반면에.... 일본에서는 어릴때 부터 아이에게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 곧
메이와쿠오카케나이 迷惑 をかけない 라고 가르치니.... 남의 눈을 너무 의식하는지라 불법
주차도 못하고 담배꽁초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니, 다르게는 불쌍한 사람들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란게 거리에서 씹던 껌이나 침도 뱉고 경적도 마음껏 울리면서 욕고 내뱉고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일본인들은 저런걸 다 참아야 하니 정신적으로는 힘들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0분이나 걸었나, 드디어 골목길을 빠져 나오니 바로
예전에 다카다성 의 해자 구실을 했던 넓은 강 인데.... "연꽃" 이 가득 자라는걸 봅니다.
강에 놓인 붉은색 다리 를 지나 건너가니 개중에는 막 분홍빛깔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도 보이고 춘하추동을 읊은 시비며 조각상들이 늘어서 있는데....
그러고는 중세 시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다카다성 高田城 으로 들어갑니다.
다카다성은 원래는 에치고국 (니가타현) 의 용 이라고 불리었던 우에스기 겐신 의 영지
였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6남 마쓰다이라 다다테루 松平忠輝 를 번주로 보내
1616년에 센다이 번주 다테 마사무네 가 사위 다다테루를 도와 축성에 참여했습니다.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성과 우에노 공원도 밤 벚꽃놀이가 좋다지만..... 오사카성에
시코쿠섬 고치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사쿠라 마쓰리인 "요자쿠라(夜櫻 야앵)
를 개최하면 물경 백만이 모인다는데.... 여기 다카다에는 이번이 두번째로 처음
왔을때는 4월 13일이었는데 눈이 쌓여있고 벚꽃 이 지천으로 피어있던게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