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라 기다리는 사람도 빨리 가라 재촉하는 사람도 없는데
무심한 세월은 곁눈 한 번 주지 않고 제 갈길에 부지런하네
그 누가 말했던가
나이 칠십 넘겨 삶이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고
한 동안 이 말이 조롱거리 되었지
이 시대의 나이는 종전의 그것에 영점칠을 곱함이 맞는 것이라고
어떤 이는 더욱 호기로웠지
인생은 육십부터라고
급기야 노인정이니 경노당이니 하는 이름도 달리 불러야 마땅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큰소리치거나
백세 쯤이야 가볍게를 지나쳐 우습게 생각하게 되었지
과연 그러할까
인생칠십고래희 틀린 말 아니었네
일흔 넘자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갈짓자 걸음에
멀쩡하던 몸이 여기저기 이곳저곳
삐끗하고 뻐근하고 찌릿하고 쑤시고 저리고 가렵고 욱신욱신 녹신녹신 흔들흔들 휘청휘청
눈침침 게슴츠레 뻑뻑하여 안과
귀에서 매미울고 때때로 먹먹하여 이비인후과
이빨 없는 합죽이 신세 막아보려 치과
핏줄이 혹시라도 막히고 터질까봐 내과
뜬금없이 전립선은 퉁퉁부어 비뇨기과
이 한 몸이 종합병원의 실험대상이 되었구나
병원이 있는지도 모르던 시절의 칠십세와 병원신세로 삼십을 더한 백세가 무슨 차이가 있으리오
생로병사 자연의 섭리는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고 한결같은 것
이제 살아있음에 다행임을 느끼고 언젠가 떠나감에 아쉬움이나 두려움을 갖지 말고
이 날 이 시간을 고마운 마음 갖고 알뜰살뜰 누려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