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닛칸스포츠배틀란을 통해 접한 토요타 마나미의 전녀 이탈 소식은 한국에 있는 나로서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2월에 WWWA 싱글 챔피언 등극이래 투혼기념일에서는 신일본의 링에까지 오른 토요타 누님이...어이해? 토요타야 말로 미스 전녀 아니었던가? 토요타 없는 전녀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렇게 되면 토요타의 마지막 전녀 시합을 절대로 놓칠 순 없었다. 팬으로서...
그리하여 7월 12일에 사무라이 TV를 통해 방영된 이 흥행을 2달정도 걸려서야 구입을 할 수 있었고 어제보고 말았다.(레이븐님께 샀으면 좀 더 일찍 볼 수 있었겠지만 토요타 시합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만큼 결국 풀버전을 택했다)
7월 6일 토쿄 오오타구(우리나라의 광역시의 지역구분단위인 구와 동일. 도봉구, 종로구 같은...) 체육관. 은근히 괜찮은 흥행이 자주 열리는 곳이다. 생긴 것이 약간 돔(Dome) 스럽기도 한데...
첫 시합은 스페셜 태그매치인 홋타 유미코/노우미 카요 vs GAMI/Noki-A(Arsion). 전녀와 알시온의 대항시즌의 하나인 듯 하다. 알시온 팀의 세컨드에는 롯시 오가와 아저씨가 나와있다. 홋타와의 신경전은 예전만 못한 것 같지만...아무튼 심판은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똥배할아범이 나오는데...전녀 홈페이지에 써있는 문구를 인용하면 "전설의 레프리 아베 시로"라고 한다. 감각의 제국의 주인공이랑 살살 헷갈리는 이름이다... 아무튼 어느 시절의 전설인지는 몰라도 나오는 폼이 스턴 한센을 연상케 하는 이주일 스텝. 심판을 보는데 아무래도 경기전에 알시온측에서 인정전을 찔러준 듯. 판정이 알시온에게 매우 유리하다. 알시온측은 적진에서 시합을 하는데다가 심판까지 매수했으니...당근 야유가 마구 터진다. 시합보다는 알시온측과의 대립 무드와 더불어 전설의 레프리의 개그스러운 모습이 돋보였다.(전설의 레프리가 딸같은 새파란 년들한테 머리를 솔솔 맞고 나중엔 멱살까지 잡힌다. 역시 일본... 예의범절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시합에서는 홋타가 노키아의 프랑켄슈타이너에서 폴 자세로 굳힘을 당했는데 전설의 레프리가 고속으로 3카운트를 세서 알시온팀의 승리. 이런 뻔한 전개로 끝나면 관중들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는다. 부정 판정을 내린 후 역시 이주일 스텝으로 도망가는 전설의 레프리를 홋타가 쫓아가서 잡아온다. 밖에서 어떤 교육을 시켰는지 시합은 다시 시작되고 공이 울리고 나서는 전녀측에 유리한 판정을 한다. 노키아는 "얘기가 다르잖아~"라는 뻔하지만 듣기엔 재미있는 소리를 하고 롯시 오가와도 뭔가 항의를 하려는 듯 링에 올라온다. 하지만 결국 시합은 전녀팀의 승리. 너무나 정신 없던 시합이었다. 시합보다는 상황을 보여줄려고 했던 듯...시합의 끄트머리에 난데없이 칸도리 시노부가 튀어나온다. 가미와 티격거리다가 알시온측 퇴장. 경기 후 락커의 인터뷰에서 칸도리와 홋타가 이런 저런 말을 하는 와중에 롯시 오가와 난입. 너희 둘과 알시온 선수를 붙이겠다고 하니까 칸도리는 격이 다르다는 둥 홋타와 둘이서 롯시를 혓바닥으로 공격. 문제는 롯시는 대항무드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실 쪼갠다. 이 자식들... 긴장감이 없어~ 근데 이 시합, 전녀 홈페이지에서 보니 당일의 제 6시합이었다. 도대체 뭐 이따위로 편집을 한거야~
두번째 시합과 세번째, 네번째 시합은 전녀 쥬니어 챔피언 결정 리그전이라고 해서 신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다들 고만고만해서인지 전부 하이라이트처리~
사토 아야코와 알시온의 다카세 레나의 시합은 다카세 레나가 십자꺽기로 승리.
마에무라 사키와 LLPW의 오가와 막코의 시합은 마에무라가 승리.
니시오 미카와 Jd'의 토죠 에미의 시합은 니시오의 져먼 홀드로 승리. 이 시합에 나온 토죠는 Jd'의 안면으로 승부하는 집단의 소속인 듯 하다. 역대 여자프로레슬링 코스츔중 가장 야한 복장이 아닐지...몸매는 너무 말랐지만 엄청 짧은 팬티에 망사스타킹이 상당히 민망할 정도. 실력이 따라줬다면 좋았겠지만...얘네들은 아직 프로레슬링 한지도 얼마 안되는 만큼...
다섯번째 시합은 저팬그랑프리 2002 공식전(아직 시즌중이었음). 후지이 미유키와 알시온 타마다 리에의 대결. 타마다가 짬이 높아서인지 드래곤 스플렉스 홀드로 승리~
여섯번째 시합 역시 저팬그랑프리 공식전으로 마에카와 쿠미코와 와타나베 토모코의 대결. 킥이 무서운 마에카와가 돋보였던 시합. 목소리도 좋고...얼굴만 좀 괜찮았으면 차세대 퀸이건만...아무튼 마에카와의 킥은 정말 날카롭다. 홋타의 킥이 파워는 있어도 다양함이 부족한 반면 공수출신이라서인지 마에카와의 킥은 현란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앗, 홋타도 공수출신인가?) 내가 제대할 때 쯤이면 분명 빨간벨트를 한번 쯤은 찰 듯 하다. 그리고 이 시합에서 알았지만 와타나베 토모코마저 퇴물클럽인 블랙 죠커에 합류하고 있었다. 은근히 좋게 보고 있었는데...어째서 그런 곳에...아무튼 시합은 30분 시간 초과 무승부.
일곱번째 시합이자 문제의 그 시합! WWWA 싱글 타이틀전. 챔피언 토요타 마나미 vs 도전자 이토 카오루. 2월 PPV에서 토요타가 이토로부터 빨간벨트를 따낸 후 첫 방어전이라고 한다. 뭔놈의 방어전을 5달만에...아무튼 사전에 뭔일이 터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봐서인지 입장하는 토요타의 얼굴이 어둡기만 하다. 이해가 안가는 것은 이토와 토요타가 너무 자주 붙는다는 것이다. 작년에 이토가 벨트를 딴 것도 토요타로부터였으니 내가 아는 것만해도 벌서 4번째...전 챔피언과 바로 방어전을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가...그만큼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시합은 시작된다. 상당히 괜찮은 시합이다. 이걸로 두 사람의 싱글전은 3번째인데...다 재미있는 것 같다. 이토가 이렇게 성장할 줄이야...하지만 토요타의 상태가 좀 안좋은 듯 하기도 하다. 문설트를 하고나서부터는 특히 허리를 자주 만지고 있다. 이것이 어인 일이란 말인가...하지만 역시 15년 베테랑답게 시합을 잘 풀어나간다. 하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시합내내 약간 다운된 느낌을 받은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특히 평소에 그렇게 자주쓰던 토페콘 히로는 한번도 안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이 시합에는 뭔가가 있다...마지막에는 토요타의 궁극기술인 퀸비봄을 맞고도 일어난 이토가 풋스템프로 승리. 새로운 챔피언이 된다. 시합이 끝나고 마이크를 잡는 토요타. "나는 전녀가 정말 좋다고요"라고 까지 할때는 관중들도 박수~ 하지만... 예의 "나를 찾는 전녀이즘은 없다" "더 이상은..."이라는 소리가 나오자 장내 대핀치~ "퇴단"이라는 폭탄발언을 남기로 락커로 돌아가는 토요타. 퇴장하는 사람의 발걸음치곤 상당히 무겁다. 천천히 걸으며 양팔을 펴서 팬들에게 손바닥을 맞춰주고... 모든 것은 끝났다. 이토 카오루의 인터뷰는 나왔지만 결국 토요타의 멘트는 그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시합은 원래 세미파이널이었던 WWWA 태그팀 타이틀전. 이제는 좀 사라져주었으면 하는(다카코 빼고) 블랙 죠커와 돌아온 나나모모. 나나모모는 확실히 뭔가 달라진 듯 하다. 분위기라는 것이...선수소개때 쏟아지는 종이테이프가 그 옛날 크러쉬 걸즈나 지금의 크러쉬 2000이 생각날 정도로 많이 떨어진다(물론 크러쉬에 비하면 적지만...일반적인 선수들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 반면 챔피언 팀에는 그나마 이노우에 타카코는 어느정도 떨어지지만 카자마 루미는 정말 셀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진다. 휴...내년가지 갈 것도 없이 올해 은퇴를 했으면 좋겠다. 시합은 나나모모의 선전이 눈부셨다. 둘의 하모니가 완벽했다고 할 수 있다. 위기때는 도와주고 멋진 연계를 보여주고...이 시합은 60분 3판 승부였는데 첫판은 5분 좀 지나서 카마자 루미가 드래곤팬서라는 정체불명의 조이기 기술로 모모에로 부터 폴을 딴다. 이어 시합은 계속되지만 자꾸 시합에 껴서 개판 만드는 괴물 '이글 사와이'가 정말 거슬린다. 얼마전에 본 토요타와 타카코의 싱글전에서도 이 지랄을 하더니...정말 이런 것도 레슬러라고...으휴~ 게다가 타카코는 스턴건까지 써댄다. 정말 싫다... 레프리가 제대로 되었다면 괴물 사와이만은 반드시 퇴장을 시켜야 했건만...그냥 냅둔다. 나중에는 와타나베 토모코까지 가세...아무리 나나모모가 분투했다지만 정말 짜증이 안날 수가 없었다. 아직도 이딴 짓이 매트위에서 통용되다니...나나에는 피까지보면서 분투했고 시합은 결국 나나모모의 역전승. 신 챔피언에 등극하게 된다. 시합 후 나나에가 와타나베 토모코에서 다시 전녀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나에게도 생각하는 바가 있다"라고만 대답할 뿐...여전히 퇴물클럽에 잔류하겠다고 하는 토모코. 혹, 토모코가 퇴물클럽을 박살내버릴 심산은 아닐가 하고 생각했지만...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아무튼 악의 소굴로 또 하나의 선수가 빠져들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토요타가 전녀를 떠난다고 해서 헐레벌떡 구한 흥행. 시합은 대부분 괜찮았지만 마지막 태그매치에서 나온 여자프로레슬링의 고전적인 악행인 제3의 선수 난입은 여전히 살이 떨리도록 싫다. 생각해보면 나나모모와 블랙죠커의 구도는 왠지 80년대 전녀를 먹여살린 크러쉬 걸즈와 극악동맹의 재탕같은 느낌인데....그만큼 그 구도가 성공적이긴 했지만...이젠 악당들도 좀 바뀌면 어떨지...?
그리고 느낀 것이지만 제발 이글 사와이와 카자마 루미는 전녀의 매트에는 안나타나줬으면 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난다... 이노우에 타카코도 그렇다. 맨날 몸이나 찍어 팔거나 야한 코스튬 입고 나오면서 스턴건이나 찍찍 쓰고 결정적으로 LLPW의 퇴물 두마리와 어울려 다니지말고 좀 제대로 시합을 했으면 좋겠다. 그도 아닐거면 앗싸리 사진집이랑 비디오에만 전념을 하던가... 시합은 옛날에 비해 훨씬 엉망이다...(그 놈의 우라켄과 엔즈이니...이젠 지겹다. 별로 아파보이지도 않고...)
가뜩이나 상황이 안좋은 전녀. 이날 시합에서도 3시합만 빼놓고 전부 타단체 선수들과의 대결이었다. 이런 와중에 단체의 얼굴인 토요타가 나가버렸으니...앞으로 전녀의 암울한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프런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이런 난국을 타계할 방책은 있는 것인지... 비슷하게 덜컹거리는 알시온과의 대항구도도 이젠 거진 약발이 다 받은듯 하고... 선수는 여전히 부족하고 시합은 특출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니....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을 것이다. 내년이면 35주년인데...35주년 기념 흥행이나 열 수 있을지...전녀도 그렇고 알시온이랑 JWP도 그렇고...너무 불쌍하다. 하지만 그렇게 된 원인에는 수뇌부의 안이한 경영방식의 탓도 있을 것이다. 가이아 저팬이 사진집이나 기타 상품판매보다는 제대로 된 선수 육성에 주목했고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스타일로 꾸준히 성공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녀를 좋아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하루빨리 전녀가 다시 힘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여자프로레슬링의 고질적인 병폐인 세컨드들의 너무도 당당한 난입으로 인한 시합의 개판화는 좀 멸살했으면 한다. 참고 보는데도 한계가 있다...
고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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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전이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