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늘재~청화산(984m)~갓바위재(769m)~조항산(961m)~고모령~밀재~대야산(930m) ~촛대봉(668m)~불란치재~곰넘이봉(733m)~버리미기재
예상소요시간: 8시간25분(실소요시간: 13시간)
대간거리: 17.49km 대간거리 누계: 670.14km
여주출발 03시17분
<대야산>
오늘은 버스 운행거리가 짧아(약2시간 예상) 오전3시에 출발했다.
사실 이번주의 당초 계획은 갈령삼거리에서 속리산을 지나 늘재까지인데
지난주에는 중부지방에 눈도 많이왔다고도 하고 오늘아침 예상최저기온이 영하10도라
회장단에서는 산행자체를 취소하는편이 낫지않을까 생각했던 모양인데
대원들의 열화같은(?) 산행의지를 꺽을만한 대안이 없어 산행은 하되 산행구간을 그 다음구간으로 변경했다.
오늘 종주할 "대야산"구간도 만만치는 않지만 속리산구간의 문장대하산길에 도무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산행자료나 그구간에 경험이 있는 다른산악회에 알아본결과
문장대 하산길은 완전히 암능이며 나무도 없고 바위가 동글동글하여 눈이나 얼음이 쌓여있을 경우 추락의 위험이 다분히 있다고 한다.
그런이유때문에 어떤산악회는 속리산구간은 겨울을 피해 종주한다고도 하고........
이구간도 암릉은 마찬가지이나 다만 바위가 각이 지어있어 잡기도 좋고
또 암벽 사면에 잡목들이 많아 그나마 안심은 되지만,
대야산 하산길이 거의 직벽으로 높이가 100m 정도 된다고는 하는데
로프조차 설치되어있지 않다고 하여 만일을 대비해서 집에있는 등산용로프(자일) 30m,15m 짜리 두개와 캐리비너 두개를 준비해 갔다.
늘재 05시25분
주위에 아무 민가도 없고 다만 길옆 키가큰 나무옆에 산신당이 하나있을뿐이다
그 옆길을 지나 밭뚝길을 따라가다보면 좌측사면으로 많은 표식기가 걸려있다.
사면을 지나 능선에 오르고, 잠시 완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무섭게 헬기장까지 고도 약500m를 숨차게 올라간다.
능선좌우측에 마을다운 마을이 없어 불빛도 없고 캄캄하다.
바닥에 눈이 약5센치정도 쌓여는있지만 사람이 많이다녀 길찾기도 쉽고 걷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06시40분정도에 헬기장에 도착하니 보이는것도 없고 바람만 쌩쌩분다.
지금이 "낮"이었므면 전망이 꽤나 좋았을 텐데..........
헬기장을 지나 가파른 암릉을 기어오르니 청화산이다.
청화산 06시45분
정상은 온통 뾰족뾰족한 바위로 이루어저있고
정상석에 높이984m라고 적혀있고 이정표에는 조항산까지 3km 라고 표시되어있다.
지도에서 보면 좌측 소림암으로 내려가는길이 표시되어있는데 바람도 몹시불고 어두워 확인은 못했다.
여기까지는 소요된 시간이 1시간20분으로 예상시간보다 35분 단축한셈이다.
청화산을 지나자 마자 시루봉삼거리를 통과하게되고 그다음 부터는 계속 암릉으로된 날능선이다.
바닥에는 눈도 많이 쌓여있어 등산화가 푹푹 빠지고....그 다음에는 바위로 기어오르고, 매달리고..
08시15분에 통과한 801봉 바위직벽은 정말 위험하여 가저간 자일(등산로프)을 사용하지 않으면 않될정도다.
갓바위재를 지나자마자 넓은 헬기장이다.
헬기장 09:00시
암벽만 바라보고 정신없이 오다가 처음으로 좌우를 뒤돌아볼 여유를 갖는다.
공터에는 원주에서 왔다는 대간종주산악회원 2~3십명이 시산제를 하고 있다.
돼지머리 까지 갖다놓고.......
그다음부터는 원주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산행을 했는데 가파르고 눈까지 쌓인 위험한암릉길에 여러사람이 가다보니 시간이 한도없이 지나가고....
조항산 10시10분
<조항산>
정상에 있는 정상석에는 한문으로 백두대간 조항산 이라고 쓰여있고
전면으로 시야가 확트여 우측으로는 멀리 마귀할미통시바위와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능선이 떡 하니 가로막고 있고
좌측으로는 고모령에서 화북면 입석리로 내려가는 임도가 보였다 않보였다 한다.
좌측으로는 온통 산인데 우측계곡에는 높은지대까지 논같은 경작지가 많고,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거대한 둔덕산능선사면의 바위들이 많이 파괴되어있다.
아마 광산이나 채석장으로 사용했던거 같다.
사용기한이 끝났는지 아니면 겨울이라 작업을 하질않는지 지금은 조용하다.
조항산에서 고모령으로 내려가는길은 눈도 많고 굉장한 비탈길이라 넘어지면 일어서지 않고 그냥 미끄럼탄다.
재미도 있고 신나기도하는데 능선위로 오르면 좌측으로부터 칼같은 바람이 불어와 견딜수가 없다.
아침식사시간은 돼었는데 전부 뾰족한 바위능선들이라 바람이 않부는 적당한 장소가 없어 고모령에 도착하기전 우측사면 비탈에 적당히 모여앉아 아침식사
아침식사 10시40분 11시35분
우측사면은 그런대로 바람도 않불고 따듯하기까지하다.
그런와중에서도 찌게도 끓이고........여기를 나가면 찬바람속이라 선뜻 일어날 마음도 않생겨 한시간 가까이 밍기적(?) 거린다.
식사후 비탈길을 내려가니 바로 고모령이다.
식후라 그래도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대원중에는 "어머님에 손을잡고~~~~" 하는 고모령과 관련된 흘러간노래를 흥얼거린다.
여기가 그 노래에 나오는 고모령이 맞긴 맞나???
고모령 11시40분
대원 한사람이 다리에 이상이 생겨 고모령에서 하산하겠다고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왕 하산할려면 여기서 해야한다.
이런속도라면 버리미기재까지 적어도 5시간은 소요될것이고 조금더 간다하더라도 마지막 탈출로는 밀재인데 밀재에서는 좌우측이 길이 험하고 멀다.
여기에서는 좌측으로 화북면 입석리 까지 임도가 아주 잘 나있다.
하산하는 대원의 안전귀환을 기원하면서 다시 가파른 암릉을 오르니 마귀할미통시바위 갈림길,
우측으로가면 바위봉우리가 있는데 그건 손녀통시바위란다.
더 가면 둔덕산으로 가게 된다. "통시"란 화장실을 뜻하는 사투리인데 왜 그런 이름을 부첫는지?????
우측능선길은 무시하고 좌측능선을 따라가면 우측전면으로는 용추골계곡이 한눈에 들어오고 암릉을 넘으면 분지가 나온다.
여기가 밀재인가 했는데 아니다. 다시 산 하나를 넘어 급사면을 구르듯이 내려가니 틀림없는 밀재다.
밀재 13시40분
좌측으로는 농바위골 우측으로는 다래골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아주 선명하다.
관광철에는 여기가 우측 용추골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는 장소라 이정표도 서있고 표식기도 무진장 많이 걸려있다.
이 눈보라까지 치는 와중에 용추골에서 올라왔는지 일반등산객 3~4명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바람모지에 오래있을수도 없고해서 부리나케 능선을 오르니 그다음부터는 거대한 바위들의 모임장소인지 대문바위, 코끼리바위, 고래바위 등등...
어쨋든 대야산정상은 온통 거대한 바위들의 집합체다.
지난번 여름에 왔을때는 조건이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나무에 가려 잘안보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눈과 얼음으로 덮힌 거대한 바위들이 웅장함보다는 꼭 통과해야만 하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거기다가 눈속을 오래 걷다보니 우측무릎 인대가 시원치않고 그래서맨소래담을 바르려고 배낭에서 꺼냈는데 얼어서 쓸수가없다.
하기야 음료수도 다 얼어서 하나도 못마셨는데 뭐~~ 여기까지와서 어쩌겠는가? 그냥 가야지.....
정상인가 생각하고 숨차게 오르니 중대봉길어께, 다시 내려왔다 올라가야 정상이다.
대야산은 쌍봉인 것이다. 정상 바로전에는 우측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이있다. 무시하고 좌측 바위를 오르니 대야산 상대봉이다.
상대봉오르는 마지막바위길도 눈이 쌓여 우리가 가저간 로프를 사용했다.
어찌됏든 오늘 자일(등산로프)은 잘 가저온거같다.
대야산 상대봉(정상) 14시45분
앞으로 내려갈길은 아득하지만 그래도 경치는 기가막힌다.
전후좌우 시야에 거칠것이 하나도 없다.
정상에는 자연석으로된 표지석이 있는데 문경시 산악연합회에서 설치한모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버리미기재에 가있어야 하는데 도면에 의하면 앞으로도 2시간은 더 필요하다.
갈길은 머나 그래도 섭섭하니 단체사진한장 찍고,
부리나케 작은 암봉을 하나넘으니 그 유명한 대야산 하산직벽이 눈밑으로 가물가물하다
먼저 이 직벽에 대하여 간단히 기술하면
높이는 약60m, 경사도는 80도이상, 바위에 로프는 매어저있으나 절벽이 높아 로프에 매달리는 시간이 길어저서 팔힘이 약한 아녀자나 연로한 사람은 밧줄을 놓칠 위험이 있다.
그리고 두군데는 경사도가 거의 직각이고 암표면이 매끈매끈하여 굉장히 위험하다.
비록 잠시동안이지만 팔힘으로 밧줄에 매달릴수있어야 하는데
여기까지 오는동안 바위도 기어오르고 밧줄도타고 해서
이미 지칠대로 지칠상태라 팔에 힘이없어 밧줄을 놓치기 십상이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팀에서도 여성대원한사람이 추락했으나
바닥에 흙도 덮혀있고 잡목들이 많아 그나마 대형사고를 면할수있었고
우리와 같이 내려가던 원주산악회원중 한사람도 추락중 나무에걸처저 다치지를 않았다.
앗찔한 순간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우리는 가저간 자일을 보조로프로 활용했으나 길이가 짧아(30m) 이구간에서는 충분치가 못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구간은 계절에 관계없이 일반등산객으로서는 산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촛대재 16시05분
어렵사리 절벽을 내려와 급경사능선을 미끄러지며 넘어지며 내려오는데
그래도 여기는 눈이 많이쌓여 다칠염려도 없고 재미있을정도다.
촛대재에는 이정표가 서있고 우측으로 월영대가는길이 선명하다.
바람도 덜불어 아늑하다. 그다음 촛대봉올라가는 길은 전부 암봉이다.
수없이 로프에 매달려야하고......
촛대봉 16시35분
정상에는 바람이 몹시분다.
한쪽에 서있는 이정표에는 대야산 1시간30분, 버리미기재 1시간20분이라고 쓰여있다.
다시 눈덮힌 능선길을 푹푹 빠지면 내려오니 바람도 잔잔한 안부에 닿게된다
블란치재 16시50분
재의 이름이 우리말 같지 않아 참 신기하다.
보통 재라면 벌재 늘재 버리미기재 차갓재 등등... 같이,
순수한 토착어를 사용하는데 이건 꼭 서양말 같다. 그것 참......
어쨌든 이재는 버리미기재로 포장길이 나기전까지는 많은사람이 이용했던 것 같다.
지도상으로만 봐도 가은읍 완장리에서 괴산군 관평리로 넘어가는데는 이길이 현재의 포장길보다 가깝다.
좌우로 길이 잘 나있다. 다시 오르막 바위길....전망대 바위 미륵바위 등등 수없는 봉우리를 거처 줄타고 매달리고 하다보니 곰넘이봉이다
곰넘이봉 17시30분
날은 벌써 어둑어둑 해지고 이게 마지막 봉우리인가 하면 또 나타나고.....
특이한 것은 대간길이 봉우리들을 거의다 거친다.
지친상태에서 암봉마다 다 올라가야 하고..거기다가 경사가 급해 수시로 로프에 매달려야 한다.
"정말(ㅎㅎㅎㅎ)마지막봉우리"에도 어김없이 로프가 매달려있고 앞서가던 원주팀들이 죽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좌측사면에 표식기가 몇 개 걸린걸 발견하고 좌측으로 우회해서 대간능선과 만났다.
모르긴해도 대야산구간에서 처음으로 우회한거 같다
마지막 헬기장 18시18분
이제 완전히 어두워 저서 머리에 헤드렌턴을 켠사람도 있다.
그래도 희미하게 913 지방도가 눈밑으로 보인다.
내려오다보면 군사훈련용 참호를 지나오게 되고 전나무가 무성한 좌측사면으로 내려오면 버리미기재다.
버리미기재 18시30분
날도 이미 어둡고 모두 지친상태라 간식도 생략하고 차에 올랐다.
오는길에 고모령에서 하산한대원도 태우고 여주로 귀환(?)하니 저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예상소요시간은 8시간25분인데 13시간이 걸린 악전고투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