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는 텐트를 이용하고 식사는 취사로 해결하기 위하여 며칠동안 준비했다.
일행은 남일초등학교 선생님들로 조직되어 있고, 우리만 잠자리와 식사는 따로하는
조건으로 동참하다.
봉고차로 후포에 도착하니 태풍주의보가 발령되어 운항 할 수 없다는데 정말 암담
할 뿐이다. 가다 풍란을 맞는 한 이 있더래도 가고픈 맘 뿐이다.
주최측에서 포항 부두에 연락을 취하니 포항에서는 출항계획이 있단다.
다시 포항으로 내려오니 부두에 정박한 배(카페리호)가 산더미 같다.
이 배는 웬만한 기후에는 운항하는 그야말로 전천후란다.
승선 수속을 밟고 배에 오르니 비로소 안도의 한 숨이 나온다.
배는 미지의 섬 울릉도를 향해 나아간다.
시간이 갈 수록 배멀리로 구토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 선상 갑판으로 나왔으나
설 자리가 없을정도로 만원이다.
기대하고 기대하던 울릉도 도동항!
하선 하는 승객들을 상대로 아줌마들의 민박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는 야영준비가 되어 있다하니 도동에는 야영할 공간이 없다고 한다.
아무리 작은 섬, 작은항 이라지만 텐트 하나 칠 공간이 없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좌우간 민박을 정 하였는데 마침 그 집 주인양반이 오징어잡이 어부인지라
밤새도록 고기잡이를 하고 새벽에 귀항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동항구에 가보니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오징어잡이 배 들이 속속 들어 오고 있다.
민박주인이 1000원에 오징어 다섯마리를 준다.
두마리는 회로 떠고 두마리는 삶고,한마리는 국을 끓여 오징어 포식을 했다
멀리서 본 도동은 집 몇채 안되는 작디 작은 마을 같았으나 실제로는 생각보다
훨씬 큰 항구요 건축물도 현대식이었다. 도동 땅 값이 부산 도심지 땅값과 맞 먹는
다는데 족히 놀라울 따름이다.
오늘 일정에 따라 해안선을 따라 일주관광에 들어갔다.
섬 전체가 성인봉을 중심으로 마치 하나의 생일케익을 닮은 형상과 같다.
섬 주변이 단애를 이루어 수심이 깊고 깍아 지른 절벽과 기암 괴봉으로 이뤄진
환상의 섬 울릉도 우산국!
가위바위와 삼선암, 구멍바위, 깍새섬, 죽도, 송곳산 등 모두들 제각기 폼을 재며
절경을 이룬다.
신선한 항구의 오전을 해안일주 관광으로 마치고 저동으로 해서 바위틈 사이로 찬바람이 세차게 나오는 자연에어콘 앞에서 모두들 흐뭇한 표정들로 땀을 식힌다.
다시 봉래폭포를 올랐다. 감히 작은 섬속 폭포라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장엄하며 정말 장관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저동에서 도동까지 꼬불꼬불코스 저동재 를 걸어서 왔다.
오는길 도동약수터, 철분이 함유된 사이다맛 탄산수로 갈증을 풀었다.
울릉도는 어디를 가나 오징어 작업이다.
말리고 손질하고 경운기로 운반하는 광경들이 정겨웁기만 하다.
울릉도 성인봉!
1000m 에서 16m 모자라는 해발 고도를 에누리 없이 올라가야 하는 984m 聖人峰!
聖人을 닮았다나? 도동을 벗어나니 가파른 산행길이 시작된다.
와이퍼 때문에 약간 걱정이 된다.
관모봉까진 계속 오르막의 연속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험한 코스는 없다.
등산객이 적은 탓인지 육지의 산들에 비하면 오염되지 않은산이다.
관모봉 부터 정상까지 조릿대가 꽉 차있고 수림이 울창해 원시림을 연상케 한다.
날씨는 아주 쾌창하여 햇살과 동해가 부딪쳐 온 바다가 눈부시다. 저 멀리 고독하게 보이는게 독도인가 보다.
하산은 나리분지로 향한다.
성인봉 바로 밑 샘물은 얼마나 찬지 손이 다 시럽다.
울릉도에서 거의 평지를 보지 못하다가 나리분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울릉도
특유의 투막집을 구경하고 천부에 도착하니 도동 가는 배 시간이 한시간이나 남았다.
송곳산 과 추산발전소를 구경하고 도동에 돌아와 짧았던 울릉도와 만남을 뒤로하고 후포로 귀항하다.
이번 여행은 쉽사리 갈 수 없는 신비의 섬 울릉도 라 멋진 추억으로 가슴에 아로새길 것이다. 아무리 좋음도 과하면 부족함 보다 못함이람을 알면서도 오징어 를
몇날몇일 원없이 먹은지라 배탈을 만나 고생깨나 하다.
94년 5월20일 부터 22일 까지 동래교육청 재직시 해양훈련단에서 실시하는 독도 탐사에 참석하였다. 부산 6부두에서 해군 군악대 팡파르를 받으면서 해군 함정(함장 :중령) 을 이용하여
부산 항구를 출발(18:00) 하였다.
함대시설은 완전 호텔이다. 영화관.노래방등 갖가지 시설이 완비 되어 있다.
태풍주의보가 내려 동해바다의 산더미 같은 파도도 개의치 않고 거대한 함대는 유유히 운항한다. 함대를 운항하는 해군들도 상당히 긴장함을 느낄 수 있다.
소주 한잔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잠이 올리가 만무하다. 뒤적뒤적 몸부림 끝에
울릉도가 보인다는 고함소리에 일어나니 저 멀리 파도속에 울릉도가 보인다.
거대한 함대는 도동부두에 접항치 못하고 멀찍히 동해바다 어느지점에 정박을 하고
도동 항구에서 작은 배가 나와 도킹을 시도하다.
몇번의 실패끝에 겨우 성공. 도동항을 두번째 밟는다.
숙소를 잡아놓고 아침 식사후 도시락을 준비하여 성인봉 정복이 시작 되었다.
코스는 87년도 산행한 코스로 성인봉 정상엔 내가 제일 먼저 올랐다.
엄청난 바람에 제대로 몸을 가눌수 없을 지경이다. 이번 역시 하산은 나리분지 쪽이다. 하산후 여관에서 "제발 내일 날씨가 좋아주소서" 마음속 기도를 드린다.
난 이미 울릉도의 성인봉 및 명소 곳곳을 다 구경한 터인지라 단지 나의 목표는
독도탐사 이기 때문이다
.
설종윤 교장과 맥주 한잔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기상하니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인걸 어떡하나
세찬 바람이 불어제낀다. 독도탐사는 역시 단념해야 만 했다.
다들 고스톱판이 벌어졌다. 난 여관에 죽 치고 앉아 있을 수 없어 비바람속에서도 울릉도 일주를 했다. 그 다음날도 애궂은 파도는 자지 않는다. 이젠 독도는 완전 포기다. 오늘도 카페리호는 출항을 못 한다지만 우리가 탄 함대는 부산으로 귀항 할 수 있었다. 함대에서 소주 안주로 먹었던 오징어 기분상 씁쓰레 할 것 같았는데 아니 정말 인상에 남을 정도로 맛이 기찼다.
외로히 떠 있는 독도!
언젠가 내 너를 다시 꼭 찾아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