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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법 본격 시행에 기대 반, 걱정 반 돈 욕심보다 ‘환자 치료 돕는다’는 인식 필요
“기존에 타 회사 제품을 취급하다가 가격도 저렴하고 마진율도 좋아 A사 제품으로 바꿨다”는 서울 광진구 B정형외과의원 S원장은 제품을 들여놓은 첫 1주일 동안 20~25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환자가 먼저 묻기도 하고 환자에게 권하기도 하는데, 대개 문의하거나 권유받은 환자의 30~40%가 구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4월 중순경 원내 의료기판매코너에 비타민하우스 제품을 들여놓은 인천의 C병원은 40일 동안 85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담당 영양사는 “개점 초기라 아직까지 환자보다는 직원 구매율이 높다. 건식제품에 대한 환자의 관심이나 호응은 좋은 편이지만 대부분 이미 먹고 있는 게 있기 때문에 ‘병원에 있으니까 다음에는 여기서 구매해야겠다’고들 한다”고 털어놓았다.
작년 12월부터 비타민하우스 제품을 취급해 온 서울 강남구 D병원의 경우, 월별 기복이 심한 편이다. 처음에는 월 400~500만원에서 시작해서 많이 나갈 때는 1,000만원 정도까지 올랐으나 요즘은 600~700만원 규모로 떨어졌다. 병원 관계자는 “특정한 원인이 있기보다는 불황 여파도 있고, 제품의 종류, 재구매시점, 또 상담직원의 태도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대박’은 꿈꾸지 말 것
이미 건식판매를 시작한 의사들의 공통된 견해는 “수익창출만이 목적이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위 대박을 꿈꿨던 일부 의사들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며, “약사와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 의사는 장사꾼이 아니다. 신뢰감을 주어야 하고, 단순히 파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고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장기적 저변확대 개념으로 보는 것이 옳다”며, 아직까지는 수익 위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은 예방의학 차원의 영양치료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건식업체들은 “병원 입점은 매출증대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비타민뱅크 관계자는 “일반판매는 매출증대가 목적이지만, 병원은 많이 팔기보다는 재구매율을 높이고, 꾸준히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병·의원에서 단기적인 이익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재활의학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나인수 원장 역시 “장삿속으로만 따지게 되면 법적 · 도덕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약국을 욕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한다.
대형병원 내 건식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K씨 역시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수익만 따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병원의 규모가 있다보니 매출이야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임대료와 전담 직원의 급여 등을 제하고 나면 아직까지는 실제 순이익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매출 규모는 의사 하기 나름
병·의원 건식 매출 규모에 관해 비타민하우스의 경우 평균 월 200~300만원, 매출이 좋은 곳은 500~600만원 선이라고 한다. 비타민뱅크의 경우 평균 100~150만원 선(약국은 적게는 50~100만원, 많게는 200~300만원 선), 그리고 HNF의 경우 매출이 적은 곳 기준으로 월 200만원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이미 시작한 병·의원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현재 만족할만한 수익을 올리는 병원은 아직까지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건식판매에 대한 의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처방을 내리지 않더라도 치료와 함께 보조적 수단으로써 건식을 섭취할 것을 권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매출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강남구 D병원의 건식 담당자는 “제품만 진열해 놓고 직접 관여하지 않는 병원에서는 뚜렷한 매출신장이 없는 데 반해,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관심도와 구매율이 높게 나타난다. 수도권 지역의 어느 병원에서 판매실적이 너무 저조해 병원장이 ‘좋은 제품인데 왜 안 쓰냐? 가급적이면 권하라’고 했더니 매출이 확 늘었다고 들었다”면서 “그러나 제품을 보거나 구입한 후 의사한테 문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의사들이 환자에게 먹을 필요 없다고 말해서 환불해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매출을 생각한다면 제품 구성에 변화를 주고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마케팅적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의사는 영업마인드가 부족하고, 제품을 권유하는 것을 아무래도 꺼리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제품의 정확한 효능이나 기능에 대해 모르는 의사들이 대부분인 것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건식업체, 약국에서 병원으로 터닝
업체와 의사, 환자, 그리고 약사까지 모두 “병원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입을 모은다. 의사의 전문성과 더불어 진료를 통한 섭취대상자의 건강상태 확인, 그리고 무엇보다 의사에 대한 환자의 신뢰도는 병원 건강기능식품 판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의약분업이 시작되던 2000년 8월, 약국에 ‘샵인 샵’ 마케팅을 도입해 건식업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비타민하우스가 병 의원 영업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약국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전체 약국 수는 대략 15,000여 곳. 이 중 이미 비타민하우스가 들어간 곳은 전체시장의 10%에 달하는 1,400~1,500곳 정도다. 전략기획팀 김현민 씨는 “온누리약국이 1,500개의 체인 점포를 확보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던 것에 비하면, 이같은 수치는 건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10% 정도면 이미 포화라 본다. 더 이상 확장하기보다는 그 선에서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고, 가능성 있는 부분들을 찾아 유통채널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상품 회전율도 약국에 비해 병원이 3배 정도 빠르게 나타나고, 특히 소비자들이 약사보다는 병원과 의사를 더 믿고, 더 전문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병·의원 건식판매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병 의원 신규 입점 추이(자료제공 : 비타민 하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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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차후 건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되고 건식문화가 자리를 잡는 시점에 이르면 로드샵도 오픈하겠지만, 다양한 유통채널이 계속 등장한다 하더라도 병원의 경우 결국은 별도로 구성된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위스 허벌’을 인수하면서 비타민하우스를 추격하고 있는 비타민뱅크는 3월말부터 병·의원 영업을 시작해, 6월 현재 서울 및 경기지역 43개 병·의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재 내과 및 가정의학과가 주를 이루고 있고, 산부인과, 피부과, 소아과에도 입점해 있다. 앞으로 한방 쪽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업체 역시 병·의원 영업을 하면서 병원 전용 제품의 필요성을 느껴 병원 전용 상품을 개발 중이다. 병원에서는 ‘치료 개념의 영양제’를 취급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형태의 병·의원 건식판매를 시작한 HNF는 현재 20개의 케어샵 회원 의원을 확보하고 있다. 마케팅팀 김현태 과장은 “시장 점유가 목적은 아니다. 우선 늘려놓고 보자는 식은 곤란하다”며 “병·의원 건식판매는 법률적 검토 등을 충분히 거치며 확고한 가이드와 정보력을 바탕으로 의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회사는 일부 경쟁업체들의 사업 모델이 추후 법률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자사 모델의 장점을 내세우는 한편, 통신 판매 위주의 새로운 유통모델도 개발 중이다.
병원 건식 시장, 대기업도 군침
건식 시장의 규모는 대상 범위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방제제나 녹용, 오가피 등을 제외하면 적게는 1조 5,000억원에서 많게는 2조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본격적으로 병원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비타민하우스, 비타민뱅크, HNF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인 불황 속에서도 웰빙열풍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시장을 대기업들이 두 손 놓고 바라볼 리 없다.
비타민하우스 |
비타민뱅크 |
HNF |
제품의 다양성 브랜드 이미지 초기비용부담 |
제품의 질 원활한 영업지원 제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회사인가 |
업체의 신뢰도, 책임감, 법률문제 발생시 해결능력 소비자가 생각하는 대외적 이미지 제품의 질 다양한 단일제제 구성 | 이미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은 약국 시장에 이어 병원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동원F&B(GNC Korea), 클리닉센터 내 GNC 샵 개설 진행
특히 미국 GNC(General Nutrition Centers, Inc.)사 제품을 독점 수입하는 동원F&B의 움직임은 기존 업체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지난 5월초부터 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해 6월말 현재 60개 병·의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건강식품사업부 이진성 부장은 “한번에 1,000만원 어치의 제품을 주문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GNC 제품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이 대단하다”고 말한다. 그는 “의사들이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먼저 알고 연락한다”고 말하면서 “병원에 대한 제품 공급은 매출증대나 이익 증대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초도물량에 대한 제한 없이 유동적으로 진행해 왔으나 예상보다 시장규모가 커져 관리를 체계화해야 할 정도”라고 밝히며 “의사만을 대상으로 한 쇼핑몰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6월말 경 지방 대도시에 개원한 모 클리닉센터 내에 10평 규모의 GNC 샵 개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 서울 및 수도권 지역 3~4개 병·의원에 개설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초기투자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용샵 개설을 원하는 의사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 병원 사업 검토 중
비타민에 이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클로렐라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대상웰라이프는 지난해 10월부터 약국에 클로렐라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당초 이 업체는 2000년에 약국 영업을 시작했었지만 당시에는 약사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재입점하는 시기에서는 의약분업으로 인해 수입원이 열악해진 약국에서 건식판매를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로 보고 반응이 오고 있다”며, 올해 약국 판매로 인한 매출을 80~100억 정도 기대하고 있다.
건강사업본부 조규련 대리는 “병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유통채널에 다 들어가 있다. 타 업체의 상황을 보면 병원에서의 매출은 극히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분명 의사들의 니즈가 있고, 많은 의사들이 ‘인건비라도 빠진다면 손해는 안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아직 입점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병원 사업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CJ뉴트라, 약국 전용 브랜드 출시
2001년 학동사거리에 국내 최초로 로드샵을 오픈했던 CJ뉴트라는 지난 3월 ‘허브비타민’이라는 별도의 브랜드로 약국에 입점했다. 이 업체는 당초 600개 점을 목표로 잡았으나 5월 현재, 이미 500개 점을 확보하자 올해 목표를 1,000개 점으로 상향조정했다.
로드샵이 성공을 거두기에는 국내 소비자 패턴 형성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로드샵을 과감히 정리하고, 새로운 유통채널을 찾으면서 판매 대비 수익성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매니저 박미숙씨는 병원 사업 계획에 관해 “아직 구체적인 검토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유통채널을 확장하는 차원에서 고려할 수는 있지만 약국과의 마찰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체들 병원 영업 확장에 약사 불만 높아
실제 의약분업이 시작된 2000년부터 약국 영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아 온 비타민하우스가 올 초 병·의원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약사들의 불만이 불거져 나왔다. 이에 대해 비타민하우스의 관계자는 “초기에는 일부 약사들이 노발대발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라고 말한다.
물론 모든 약사가 항의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 노원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Y약사는 “업체 입장에서야 매출을 늘리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닐까? 의사들이 약사가 파는 것을 나쁘다고만 하지 않으면 상관없다”며 의료기관에서 건식을 판매하는 것을 자연스런 변화의 흐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K약사는 “약사나 의사가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 건식을 확산시키고, 그동안 폐해가 많았던 건식 문화를 건전하게 바꾸면서 다단계판매의 거품도 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인정하면서도, “약사들 사이에서 비타민하우스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나빠졌다. 철수한다는 소문도 들었다”며 “약사 입장에서야 병원에 들어가는 것이 기분 좋을 리는 없다”고 말한다. 일부 의사들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은 나쁘고 병원에서 구입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데 분개한 그는 “의사가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환자들한테 의사나 병원에 대해 좋게 말해 주고 싶겠느냐?”며, “의사든 약사든 모두 전문성이 있는 직역인 만큼 서로 상대방의 직역을 보호하고 존중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문제
현재 의료기관 내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관한 별도의 규정은 없고, 건강기능식품법의 적용을 받는다. 약사법에 따라 개설된 약국의 경우에는 별도의 신고절차 없이 판매가 가능하지만 의료기관에서 비타민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관할 시 군 구 보건소 위생과에 신고해야 하며, 영업신고서 양식, 건강기능식품협회의 4시간 교육 수료증 사본, 영업시설배치도, 건축물대장 등의 서류를 갖추어야 한다.
서울시 A구청 보건소 담당자는 “병원급과 달리 의원급의 경우 입주건물이 대개 근린생활시설로 돼 있기 때문에 신고만 하면 별다른 문제없이 판매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만일 불법건축물이거나 주거전용, 사무실 전용 또는 의료시설전용 등으로 허가 받은 곳이라면 불가능하다.
일부에서는 관련법 규정이 모호하고 세부사항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몸을 사리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서울시 B구청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건축물대장에 의료시설로 되어 있으면 판매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비영리기관인 병원이어도 건축물대장에만 문제가 없으면 괜찮으냐?”는 질문에 “병원이 무슨 비영리장소냐?”고 답할 정도로 아직까지 실무자들 사이에서 병·의원 건식판매에 관한 개념조차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병·의원 건식판매에 대한 관계당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그간 복지부가 “의료기관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건식을 판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표명해 온 터라 건기법 시행이 본격화되면 관리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지난 달 30일 보건복지부 약무식품정책과의 한 관계자는 “영업시설기준을 갖추고 영업신고만 제대로 돼있다면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서는 판매업 신고만 하면 법적 문제는 없다. 다만 환자가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소지를 두어서는 안 되며, 허위·과장 광고를 할 경우 단속대상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사은품 제공이나 할인행사 등 판촉행위 역시 금지”라고 밝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이면 병원 건식 시장이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건식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병·의원에 관심을 가지며 경쟁구도를 갖추기 시작한 지 반 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판단하기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건식에 있어서만큼은 선배 입장에 있는 의사들은 “아직은 기대만큼 못하지만, 그래도 후회할 이유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고 하나같이 “매출 올리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큰 기대를 갖거나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의사로서 환자의 치료와 편의를 돕는다’는 생각, ‘오랫동안 오도되어 온 건식 문화를 바로 잡아 국민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요구되고 있다.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 결국에는 이것이 병·의원 건식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관건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
송지영 기자 june@fromdoctor.com
의사가 알아야 할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관한 법 규정 중 주요 내용
- 영업에 필요한 시설을 갖춘 후 영업신고서, 영업시설의 배치도, 교육필증 등 관련 서류를 첨부하여 관할 시 군 구청 보건소 내 위생과에 신고한다. - 영업활동을 위한 독립된 영업소가 있어야 하며, 영업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다른 영업소를 함께 사용하거나 사무소만 둘 수 있다. - 건강기능식품일반판매업소는 건강기능식품을 위생적으로 보관·판매할 수 있는 진열대 또는 판매대(냉장·냉동제품은 반드시 냉동·냉장고)를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판매장이 없는 경우에는 설치하지 아니할 수 있다. - 건강기능식품을 위생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충분한 창고 등 보관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이 경우 보관시설은 영업신고를 한 영업소의 소재지와 다른 곳에 설치하거나 임차하여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영업소에 제품을 보관·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넓이의 전용판매시설을 설치하였거나, 별도의 창고 등 보관시설을 둘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영업신고증을 보관하여야 한다. - 공급받은 건강기능식품의 내역을 2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
“수익창출만이 목적이라면 도움 안 된다”
익명 (서울 강서구 E병원장, 비타민뱅크 제품 취급)
Q. 언제 시작했나? - 들여놓은 지 한 달쯤 됐다.
Q. 어떻게 시작했나? - ‘안 나가면 내가 먹지…’ 하는 심정으로 시작했다. 의사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진료로 가는 것이 추세다. 상업성 문제를 떠나 환자가 필요하다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먹고 있던 제품이었는데 괜찮았고,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월 비용으로 따지면 제품가격도 환자에게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인터넷 같은 데서 몇 십만원씩 주고 안전성도 입증되지 않은 것을 사 먹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Q. 매출은? - 이제 한 달밖에 되지 않아 말하기 뭣하지만 한 달간 60만원어치쯤 나간 것 같다.
Q. 환자 반응은? - 대기실에 있다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고, 문의하면 80% 정도는 구입하는 것 같다. 재구매가 일어날 단계는 아직 아니지만, 환자와 함께 온 아이의 입 주변이 헌 것을 보고 어린이 종합비타민을 권했는데 “효과를 봤다”며 다시 와서 토코페롤을 추가로 구입하고, 또 이웃에 소개해 구입해 가는 경우가 있었다.
Q. 의사라 어려운 점은? - 직접 권유하는 게 쉽지 않고, 리플릿 보고 문의하는 경우에만 판매하니 한계가 있다.
Q. 전망은? - 월 200만원 정도만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 강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권하는 만큼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제품을 먹을 수 있게 하면 된다.
Q. 관심 있는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수익창출이 목적이라면 그다지 도움은 안 된다. 건강기능식품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한다면 좋다고 본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할 수 있고, 또 어느 정도 병원 홍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꼭 필요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제품만 권한다”
익명 (서울 강남구 F내과의원장, 비타민뱅크 제품 취급)
Q. 언제 시작했나? - 4월 중순 지나서.
Q.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 3년 정도 스위스허벌 제품을 먹어 왔다. 감기도 덜 걸리고, 배변이 편해지는 효과를 봤다.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던 차에 기회가 되었다.
Q. 매출규모는? - 처음 시작할 때는 아무래도 신경을 쓴 탓에 10일간 130만원 정도 팔았는데, 5월에는 그다지 신경을 못 써서인지 매출이 그 전만 못했다.
Q. 환자들의 반응은? - 장사하는 느낌이 들어 다른 곳과 달리 제품을 진열하지는 않았다. 진료하면서 권하지 않으면 거의 모른다. 권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환자들이 이미 먹고 있는 것이 있다. 그럴 경우에는 그냥 “그걸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Q. 의사라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아무래도 장사하는 기분이 들어 쑥스럽다. 그래서 모두에게 권하지는 않고 대부분 당뇨나 고지혈증 환자에게 적당한 제제를 권한다. 그 환자들은 꾸준히 진료 받으면서 의사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구입하더라.
Q. 앞으로의 전망은? -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매출이 많이 오를 것 같다. 월 200만원 정도 나온다면 좋겠다. 그런데 진료하다 보면 자꾸 잊어버린다.
Q. 다른 의사들이 하겠다고 한다면? - 권하겠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꼭 필요한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만 권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요즘처럼 어려울 때 운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지만 의사로서의 자긍심을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봉식 (서울 노원구 한양재활의학과의원장, HNF 케어샵 운영)
Q.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 - 작년 10월부터니까 반년 가량 됐다.
Q.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 월 500만원 가량 유지하는 수준이다. 초반에는 200~300만원 정도였다. 처음에는 하나도 안 나가는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수치상으로 보면 초반의 2배지만, 사실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Q. 환자들 반응은 어떤가? - 대기실에 있다가 궁금해서 들어와 본다. 처음 보는 거라 궁금해서 한 번 들르고 두 번 들르고 하다가 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 방문이나 문의는 꾸준하다. 내원 환자가 아닌데도 소문을 듣고 오는 경우도 있다. 구입고객 중 20~30% 정도는 그런 경우다.
Q. 전망은? - 의료문화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전처럼 이미 발생한 질환만 치료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라고 본다. 영양요법처럼 예방차원에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이기 때문에 뿌리 내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Q. 의사가 건식을 취급하는 데 있어 장점은?- 영양과 질병관계에 대한 이론적 설명을 해 줄 수 있고, 질환과 관련된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전문적이라는 느낌을 주고, 전혀 무관한 제품은 오히려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약사와 비교했을 때도 질병을 직접 진단했기 때문에 월등히 낫다.
Q. 의사라 힘든 점은? -선뜻 말을 꺼내기 쉽지 않다. 약사와 달리 판매행위에 익숙하지 않아 다소 어색하고 권하기 전 한참 고민하게 된다.
“욕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부러워하기도 한다”
나인수 (서울 서대문구 나재활의학과의원장, HNF 케어샵 운영)
Q. 언제 시작했나? - 작년 12월말에 시작했다.
Q. 매출은 어떤가? - 처음 기대보다는 적다. 첫 달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에게도 열심히 권해서 월 900만원까지 올린 적도 있다. 둘째 달부터는 평균 월 600만원 수준이다. 제품가격은 저렴하지만 치료비가 워낙 적기 때문에 치료비에 비하면 비싸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
Q. 왜 시작했나? - 처음에는 삭감부분을 메우려 시작했다. 공간활용도 된다. 특히 근처 약국에서 나이 든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무시한 채 제품을 판매, 기만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 제조과정이나 위생상 문제가 의심되거나, 함량 미달인 제품들을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Q. 주변 반응은 어떠한가? - 하고 있는 것을 아니까 동료 의사들이 한두 번은 꼭 물어본다. 규모, 매출, 방법 등에 관해…. 물론 욕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속으로는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생활비는 나오겠구나…’ 하면서.
Q. 전망은? - 구매고객의 반 이상은 재구매하는 것 같다. 기대보다 낮은 이유는 건식이 한 번 먹거나 단기간 먹을 경우 바로 효과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웰빙’이나 ‘비타민’을 여기저기서 말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구입하는 것도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신뢰도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병원이 유리해질 것으로 본다.
Q. 관심 있는 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내원 환자가 100명 이상이고, 돈 벌려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면 권하겠다. 경제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해볼 만하다.
“의사가 권하면 믿을 수 있다”
익명 (여, 61세, 노원구 거주 - 모 재활의학과 의원에서)
Q. 비타민에 관심 많나?- 내 나이에는 종합비타민제 먹어야 된다고 해서 약국에서 구입해 먹고 있다. 달마다 병원에 오는데, 순서 기다리다가 한 번씩은 꼭 들어와 둘러본다.
Q. 병원에서 비타민을 구입한 적 있나? - 아직 없다. 신발(건강슬리퍼)만 구입했다.
Q. 병원에서 건강식품을 파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 ‘내 몸에 정말 좋을지’, ‘치료에 도움이 될지’ 궁금할 때 의사한테 직접 물어보고 구입할 수 있어 좋은 것 같고, 의사가 권하는 거라면 믿을 수 있다.
Q. 구입하겠나? - 돈을 안 가져와서 오늘은 안 된다. 의사선생님한테 물어보고, 치료받으면서 같이 먹어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면 다음에 올 때 하나 구입하겠다.
Q. 주변에 케어샵을 소개한 적 있나? - 친구들과 며느리에게 몇 번 말했다. 신발만 해도 “어디서 샀냐”고 묻는 사람 많다.
“환자가 의사만 신뢰하고 약사 말은 안 믿는다”
익명 (서울 강남구 역삼동 G약국 약사)
Q. 건식 브랜드 제품 중 어떤 것을 취급하나? - CJ뉴트라 들여놓은 지 2~3개월 정도 되었다.
Q. 잘 팔리나? - 대기업제품이라 소비자 이미지는 좋지만 외국 것 먹던 사람들은 그것만 찾는다. 여러 개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하나씩 구입한다. 불경기 탓도 있다.
Q. 요즘은 병원에서도 많이 판매하는데? - 약국 입장에서야 기분 좋을 리 없다. 실제로 비타민하우스가 그렇게 하면서 약사들 사이에서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철수한다는 소문도 들었다. 그렇지만 결국 업체 문제라기보다는 약사와 의사 사이의 문제가 크다.
Q.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 환자가 실제 의사만 신뢰하고 약사 말은 안 믿는 것도 문제다. 얼마 전 한 환자가 “이러이러한데 어떤 걸 먹으면 좋을 것 같냐?”고 묻길래, 유한양행의 조인트알파를 권했는데, 환자가 그걸 가져가서 물어보니 의사가 “그것 먹지 말아라. 이것 먹어라”고 하면서 병원에서 취급하는 제품을 팔았다고 한다. 결국 다시 와서 환불해 갔는데 정말 화가 났다. 내가 나쁜 것을 권한 것도 아닌데, 의사 말만 듣고 와서 내가 거짓말한 것처럼 그러더라.
우리도 해외에서 나오는 최신정보도 공부하면서 열심히 일하는데, 다단계판매 같은 식으로 몰아버리니 화가 난다. 자꾸 이런 식이면 우리도 의사나 병원에 대해 좋은 얘기하기 싫어진다.
Q. 앞으로의 전망은? - 물론 병원으로 들어간다면 건식을 확산시키고 건전하게 만드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와 약사의 전문성을 살리고, 다단계가 만들어 놓은 거품도 빠지고. 결국 상대방의 직역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상생으로 간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좋은 제품일 것도 같지만 비쌀 것 같다”
익명 (여, 27세, 송파구 거주 - 모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Q. 비타민을 자주 구입하나? - 필요할 때 구입한다. 먹던 게 떨어졌거나 가끔 선물용으로 산다.
Q. 건강식품을 꼬박꼬박 챙겨먹나? - 학교 다닐 때 엄마가 사다주는 걸 먹기는 했었지만 꾸준히 먹은 지는 한 1년쯤 됐다. 몸도 피곤하고, 여기저기서 먹어야 한다고들 하니까.
Q. 주로 어디서 구입하나? - 백화점에서 사기도 하고, 쇼핑몰 같은 데서 할인이나 선물 줄 때 구입하기도 한다.
Q. 병원에서 구입해 본 적 있나? - 병원과 안 친해서 잘 모르겠다. 병원에서도 파나? 병원에서 판다면 좀더 좋은 제품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비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만일 같은 조건이라면 병원에서 살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