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지금과 미래는 안녕할까?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메시지
김경현 스테파노 신부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만화영화가 있었다. 인류는 과도한 무기 사용으로 파멸되고 소수만이 살아남게 된다. 코난은 '홀로 남은 섬'에서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다 표류해 온 라나를 구해주게 된다. 라나는 태양 에너지의 비밀을 캐려는 라프카에게 쫓겨 도망 오게 된 것으로, 처음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괴로워하지만 코난과 할아버지의 배려로 밝은 웃음을 되찾기 시작한다. 마지막 장면은 큰 해일이 덮치고 그로 인해 지구의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가고 새로운 지구가 탄생하며 끝이 난다. 어려서는 잘 몰랐고 생각지 못했던 환경 재앙과 지구 종말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을 하게 한 영화다.
이 데뷔작을 시작으로 지금은 거장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는 그 메시지가 분명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늘, 자연,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야기와 인물을 배치하고 끌어가는 그의 영화는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좋아하고 즐겨 본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의 작품 중 “이웃집 토토로”라는 영화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이 진정한 아름다움임을 어린 아이들의 상상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어린 아이의 눈과 입을 빌려 어른들을 꾸짖는다고나 할까? 또 “천공의 성 라퓨타”를 통해 무한한 인간의 탐욕의 끝이 어디인지를 보여주고, “바람의 계곡의 나우시카"는 재앙이라는 절망 앞에서 인간의 유일한 희망이란 서로 돕고 참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설파한다.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서도 인간과 자연은 결국 한 운명이기에 정복하려 하지 말고 공존하며 몸을 낮추라고 이야기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와 같이 모든 재앙의 근원이 결국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교회가 환경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아직도 관심이 적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성서에서도 죄의 근원을 탐욕으로 보고 있다(야고 1, 15). 처음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는 감탄을 하셨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 감탄을 깊은 탄식으로 바꾸어 놓은 것 아니겠는가! 구약에서 땅은 하느님의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하지 못했고, 땅을 정복했어도 빼앗은 사람에게 다시 돌려주도록 했다. 하느님의 것이기에 소중히 다루고, 감사한 마음으로 원형을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 한 처음 창조의 본래 모습을 지키도록 위임 받은 우리들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고백과 결단이 필요한 날이 바로 환경 주일일 것이다. 교회에서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모여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리고 우리 교회에서도 작은 실천 하나씩 하자고 약속해 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