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의 중칭시로의 서기부임이 좌천이든 뭐든 하여간 내 예상대로 파격적인 조치들로 인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세계 굴지의 수많은 기업들을 유치하는가하면 지금껏 중국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를 현격하게 줄이고 사회복지, 의료 등 전반에 걸친 혜택으로 인해 인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혜택으로 이어졌고, 비약적인 경제적 성장, 특히나 범죄와의 전쟁에서 비리에 연루된 공무원, 조폭 2000여명 검거(한 도시에 무슨 조폭들이 그리 많으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중국의 도시를 한국도시 규모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중칭시 인구만도 3000만명이 넘으니까 거의 국가규모의 도시다) 등, 이외에 혁혁한 전과를 올렸는데, 특히 한국에서 지금 이슈화되고 있는 범죄척결의 중심에 왕리쥔 부시장이 있었다.
(아마 몇 년 전으로 기억 되는데, 한국의 야당대표와 몇몇 정치인들이 보시라이 재임시절 중칭시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중국언론은 한국 정치 인사들의 중국 중서부 중칭시 방문을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부유한 동부지역을 방문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칭시의 발전과 놀랄만한 성과들이 외국의 거물 정치인에게도 회자되고 방문을 부를 정도였으니까 보시라이의 능력과 중칭시의 발전모델은 누가 뭐래도 확실히 검증된 것이다)
이 왕리쥔도 알려지다시피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기반이나 출신이 참 일천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업관련 말단공무원에서 중칭시 공안부 국장 겸 부시장으로까지 일취월장을 한다. 알다시피 랴오닝성 진저우시에서 공안국장으로 있다가 갑자기 중칭시로 부임했는데, 중국은 시라도 급이 다르다.
대련에서 '센다고속도로'로 진입하고서 한참을 가면 '산시리푸'라는 시가 나온다. 거의 농촌급 도시로(근데 최근에 한번 가보니까 굉장히 달라졌음. 중국의 발전속도 다들 아시죠?). 거기서 또 한참을 가야 '진저우시'라는 그야말로 깡촌급 도시가 또 나오는데 왕리쥔의 전임 부임지이다(이곳도 최근에 가봤는데, 외국의 IT기업들이 엄청나게 들어와서 도시 전체가 새로 태어나는 전기를 맞고 있음-오래전 이곳 신축아파트 하나 싸게 사두길 참 잘했지..).
이런 곳에서 갑자기 국가급 규모의 중칭시 공안책임자와 부시장으로의 발탁은 전무후무한 파격적 인사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때 이러한 행보를 보고 왕리쥔을 굉장히 우려했었다. 왜냐하면 필경 과잉의욕을 부르게 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해지리라는 염려 때문이었다. 이는 작금의 사태를 관찰했을 때 기우가 아니었지만, 어쨌든 보시라이의 지극한 사랑으로 왕리쥔은 중칭시에서 놀랄만한 성과로 보답을 하는데, 결국 이 성과가 패착이 되고 보시라이의 발목을 잡게 된다. -다음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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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서 꼭 밝혀두고 싶은 것은 과거 나도 언론사에 사회부기자로 근무한 적이 있었지만, 한달 만에 책상 엎어버리고 걸상 때려 부수고 상사 멱잘잡이 한번 하고 미련없이 그만 두었다. 한국에 '카더라 뉴스', '찌라시 방송', '사이비 신문과 기자', '마녀사냥일보', '우까시 매일', 이외도 수많은 언론사, 포털 등이 있는데, 이것은 민주주의의 건강한 현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나는 펜으로 횡포를 부리는, 혹은 구색을 맞춰가는, 아니면 어떤 목적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한다. 이로 인해 개인의 인격적 파멸, 더 나아가 국가 간에 심각한 외교적 마찰로 이어져 국가이익에 반하는 타격을 받고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는 폐단으로까지 확대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는 까닭에 대단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펜을 사용해야 한다.
중국지도부에서 한국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도 언론의 부정적 영향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가령 '중국의 내란조짐'이라는 머리기사로 인터넷이나 신문에 도배하면, 그 기사를 접하는 중국지도부의 심정이 어떻겠는가? 이 '공포스러운' 용어선택을 한국의 언론은(위에 열거한 마이너급 언론사를 다 포함하여) 마치 돼지고기 수육 한 조각에 소금 찍어먹듯 쉽게하지만, 나는 중국친구들이 찾아와 "한국은 정말 왜 그러냐? 참 좋게 생각하고 존경했는데 갈수록 실망이다."라는 투정에 그들을 진정시켜야되는 수고를 해야 된다. 어쨌든 내가 그래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인데 오해를 풀게 하려면 또 거짓말을 해야하는 까닭에.
방금 '대련만보' 기자 친구가 우리 집에 내일 놀러온다고 전화가 왔는데 아~놔!
첫댓글 주말에 일이 좀 있어서 못 들어와 봤는데 그새 많은 글을 써 놓으셨군요.^^ 감사드립니다.
바쁘셨군요. 민영아빠님의 댓글도 없고해서 나름 서운도하고 그랬는데, 그럴 즈음에 단비같은 댓글, 타이밍이 참 좋았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재미있게 잘 보고있습니다. 이러다 폐인될 듯~^^
"퍠인'이라는 단어가 영어로 pain을 한국어로 쓰신 것이죠?
그러니까 No pain, no gain! 할때 그 '폐인' 말이죠.
감사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