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정각 잠실 주 경기장 앞에서 보령마라톤 대회본부에서
운행한 관광버스를 타고 대천으로 향하였다. 시원한 서해 고속도로
를 달려 대천에 도착한 시간은 8시 20분. 그러나 운전기사가 대회
개최지점을 잘 알지 못하는 관계로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방황하다
대회장에 도착한 시간은 8시 40분. 대회 출발시간까지는 20분밖에
남지 않아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우선 화장실에 들려 급한 일부터 해결을 하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물품보관소에 옷을 맡기고 나니 정확히 10분이 남아있다. 간단히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선으로 가니 벌써 출발 1분전이라고 했다.
시계를 세팅하고 나니 총소리와 함께 출발소리가 울린다.
오늘 하프참가인원은 약 1000여명. 상금이 걸려서인지 고수들의 얼굴이
많이 보인다. 날씨는 흐려서 햇빛은 비추지 않았지만, 후덥지근한
날씨가 벌써부터 덥게 느껴진다.
숨을 몰아쉬며 2키로 미터 표지판을 확인하고 시계를 보니 9분 23초.
순간 거리표시가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
대회에서 초반 2키로 미터를 항상 8분 정도에 달리는데 9분이 넘는
시간이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5키로 지점에서 시계를 보니 5키로 지점 역시 거리가 틀림을 알 수
있었다. 거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드니까 달리기에 대한 의욕도
많이 떨어짐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앞 주자와의 거리의 차를 일정
하게 유지하며 레이스를 전개했다.
10키로 미터가 지나자 다시 힘이 솟구쳤다. 바닷바람이 앞쪽에서
불어와 시원한 느낌이 들었고 더불어 몸도 무척 가벼워 졌다.
그래서 속도를 내어 앞 주자들을 하나씩 추월해 갔다. 그렇게
15키로 미터까지 달리고 다시 시간을 체크해 보니 여전히 거리는
정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로 1키로 마다 랩 타임을 체크하면서 달렸는데, 때론 5분 10초가
나왔다가 때론 4분 40초가 나왔다가... 아무튼 거리표시가 엉망 이였고
전체거리도 더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자체가 순환코스라서 정확하게 거리를 맞출 수 없었다고 변명할
지 모르지만 마라톤 대회의 기본적인 상식만으로도 이렇게 큰
실수는 범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회를 나가는 목적이 무엇이겠는가? 얼마의 거리를 얼마의 시간에
달릴 수 있는가를 알아보고 그래서 자기의 실력이 향상이 됐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대회를 통해서 알아보는 것인데, 코스의 길이가
짧거나 길면은 자기의 기록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서 달린 것에
대한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이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동네에서 달리면 되지 비싼 돈을 내고 대회에 참가
해서 달릴 필요가 있겠는가? 아마도 대회 측에서는 시상을 할 수
있는 순위에만 관심을 갖고 거리의 정확성에 대해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마라톤 대회 개최자들의 가장
크게 잘못된 인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나서 몇몇 러너들과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한결같이 600-700미터가 길다고 했다.
오늘 나는 최근의 기량으로 봐서 충분히 1시간 25분대의 기록으로
달렸다고 생각되는데, 거리의 부정확성으로 인하여 1시간 28분 58초의
기록으로 골인을 했다. 조금 아쉬운 부분 이였다.
동생은 오늘 1시간 24분대로 골인을 하여 이제 나와의 경쟁에서
멀어졌음을 느꼈고 서울시청의 고수이신 진병환님은 1시간 21분대로
골인을 하였다. 올라오는 관광버스에 진병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가 생각하는 마라톤의 생활화에 공감을 하였으며
마라톤 훈련 역시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같다는 생각이 즐거운 마음
이 들었다.
진병환님은 풀코스 2시간 45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으며 100km 기록은
국내 최고기록인 7시간 44분 05초를 가지고 있다. 진병환님과의
대화 내용은 정리를 하여 게시판에 올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무튼 이번 보령대회는 잔치국수와 막걸리를 대접하고 천혜의
주로를 선택하여 마라톤 대회를 열었지만, 거리에 대한 부정확으로
성공하지 못한 대회라고 여겨진다.
거리의 정확성. 이것은 마라톤에서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앞으로 대회를 여는 관계자들은 항상 유념해 둬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최근에 동호회 회원으로부터 울트라 마라톤에 왜 나가지 않느냐?
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답변할 준비가
되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그냥 웃으면서 앞으로 울트라 마라톤을
달릴 날이 있겠지요? 하고 가볍게 답변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선 조용한 시간에 내가 왜 울트라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해 보았다.
사실 작년에 서울 마라톤에서 개최된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순천마라톤과 같은 날짜에 개최된
관계로 참가를 다음기회로 미루었다. 그래서 올해는 울트라 마라
톤에 도전해 보려고 했는데 올해도 중앙마라톤과 겹쳐서 울트라
보다는 중앙마라톤에 참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울트라의
꿈을 접어야 했다.
중앙마라톤과 서울 100km 울트라 마라톤. 둘 중에서 내가 중앙
마라톤을 택한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나의 후반기 마라톤
일정을 잡으면서 풀 코스 대회를 5개 달릴 계획을 세웠는데 그
중에 가장 기록을 내기가 쉽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회가 중앙
마라톤 대회이다. 이유는 날씨와 주로의 여건인데, 춘천보다도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거라는 생각에는 의심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중앙 마라톤을 택한 것이고 이것은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
울트라 마라톤은 언젠가 참가를 하겠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몸이 더 많은 지구력으로 무장이 되고 풀 코스에 대한 흥미가 점점
감소가 되어갈 때 울트라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것이다.
아무래도 울트라를 하게 되면 지구력훈련으로 몸의 리듬을 전환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의 나의 훈련은 스피드와 지구력을 동시에 추구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스피드에 한계를 느낄 때 자연스럽게
스피드의 발전을 접고 지구력으로 버티는 울트라를 즐기게 될 것
이다. 그날이 언제일는지 모르지만 되도록 이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보령마라톤을 대비하여 4분 인터벌 3회를 실시하였다.
무더운 날 인터벌 하려니까 무척 힘이 들었다. 내일은 가볍게
조깅을 하고 대회준비를 마무리해야 되겠다.
이번 주 일요일 보령하프마라톤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후반기 달리기 대회에 초점을 맞추어 훈련을 하려고 한다.
후반기에 계획한 대회는 대부분 풀 코스 마라톤 대회이다.
후반기에는 나 나름대로의 기록에 대한 목표도 있기 때문에
기록달성을 하기 위해서는 훈련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간 활용을 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5-6월을 통해서 스피드 훈련은 어느 정도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단기간에 올릴 수 있는 속도는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더 이상 욕심을 부리다가는 부상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의 달리기 속도의 증가는 하프를 기준으로 1년에 2내지 3분
정도라고 여겨진다. 지난해에도 ,지지난 해에도 속도증가의 폭은
비슷했고 그것은 내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을 해서 이루어진 결과
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만족을 하며, 이렇게 꾸준하게 증가가
된다면 마라톤의 기록이 최고의 절정에 도달한다는 10년 차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기록이 나올 수 도 있겠다는
꿈같은 생각을 해 본다.
후반기 대회 준비의 초점은 지구력 훈련에 그 바탕을 두고 사이
사이에 인터벌 훈련과 언덕훈련을 하고자 한다. 지구력 훈련은
2주에 1회는 반드시 풀 코스 이상의 거리를 달려주고, 가능하다면
1개월에 3회 정도의 장거리 훈련을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벌 훈련은 400미터 기준 1분 20초 정도의 속도로 거리를 늘려
가며 1주일에 2-3회 정도 할 계획이다. 언덕훈련도 꼭 필요하기
때문에 지구력 훈련 시 언덕코스를 선택하여 달리는 방법도 생각
해 보고, 또 새벽에 언덕길을 달리면서 달리기의 기초를 쌓아 가는
방법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후반기 대회의 관건은 지구력훈련에 달려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지구력 훈련만은 인내심을 갖고 소화를 해야되겠다고
다짐을 해 본다.
막상 훈련계획을 정리하고 보니까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이 훈련
속에서도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는 달리기를 하여 달리기의
즐거움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제 정모로 인하여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막상 잠을 자려고 하니까
잠이 오지 않아, 겨우 4시정도 잠들어서 7시에 일어났는데, 역시
수면이 부족하니까 몸이 피곤하여 달리기에 장애가 되었다.
스트레스와 피로에는 달리기가 최고인 것 같다.
어제저녁 기분도 그렇고 해서 아내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오늘 아침 일어나니 몸이 무겁고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헬스클럽에 가서도 몸이 나른하여 대충 기구 운동만 하고
운동을 마치려고 하다가 이왕에 왔으니 달리기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막상 달려보니
몸이 이완이 되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조금 지나니 땀도 나고 몸에서 피로의 잔류물들이 온통
빠져나간 느낌에 조금 전과 전혀 새로운 마음이 든다.
역시 달리기는 어떠한 영양식보다도 좋고, 어떠한 운동보다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땀을 흘리고 나서 샤워할 때의 기분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뭐라고 할까?....
상쾌하고 즐거운 기분.... 그러니까 힘들게 산의 정상에 올라
발 아래로 펼쳐져 있는 산들을 내려다보는 그런 느낌처럼
그저 기분이 날개를 단 것 같은 그런 상쾌한 기분이 든다.
'달려라... 그러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너무 힘들게는
달리지 마라... 달리고 나서 피로를 느끼게 되니까....'
마음속으로 이런 말들을 되새기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한다.
속도를 낮추어 트레드 밀에서 인터벌 훈련을 하니까 달리기가
훨씬 편해진다. 2분 6회. 마지막에는3분을 달렸다. 당분간은
아마도 이 속도로 달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 초 동아 마라톤까지 근 1년 반을 사용하던 트레드밀을 박차고
이제는 조금 더 속도를 올려 연습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속도의 한계가 24키로 미터까지 올라가는 트레이드 밀로 이동을
하여 훈련을 시작했다.
우선 기존 트레드 밀과 속도의 편차가 많이 나서 트레드밀에 테이프
를 부착하여 속도를 비교해 보니 기존 트레드 밀의 16속도와 새
트레드 밀의 12.2의 속도가 같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일단 기존 트레드 밀의 16속도보다 조금 높은 13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2분으로 5세트, 2분으로 8세트, 3분으로 5세트, 4분으로
5세트 이렇게 매일 세트와 시간을 증가시키면서 4월과 5월, 2개월을
달리고 이제 다시 속도를 올려야 되겠다는 생각에 13.5로 올려서
달려보았는데 13이나 크게 속도가 차이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이왕에 속도연습인데, 14로 달리자고 생각하고 2분 3세트
부터 시작하여 2분 5세트. 그리고 3분 3세트를 달렸는데,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강행하면 훈련을 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전문 운동선수도 아니고 즐기자고 하는 운동을 이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에 지난주부터 속도를 낮추어 13.5로 달리니
달리기가 한결 편안하였다.
진작 이렇게 할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달리기가 되었다. 오늘도 2분 6세트를 달렸는데, 운동을 하고 나서도 그다지 피로하지 않고 기분이 좋은 상태여서 당분간은
이 속도로 고정을 해 놓고 스피드와 지구력 훈련을 동시에 해야 되겠
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6월 2일에 이은 두 번째의 청평에서의 달리기이다.
시계의 알람 소리에 맞추어 일어나 밖을 보니 간간이
비가 내리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 달리기는 우중주가
될 것 같다.
6시가 조금 넘으니 마생형에게 전화가 왔다. 벌써 도착했노라고..
급히 서둘러 마석 휴게소 앞에 도착하니 노을벗님, 우나기님,
마생형, 그리고 우나기님 가족이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청평에 도착하여 스트레칭을 간단히 하고 출발을 하려다
젠마에게 전화를 하니 고시원 원장님이 받는다. 런클 가족들이
이곳에 와서 달리기를 하고 있으니 전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천천히 출발을 하였다.
빗줄기는 굵어져 이제 제법 비다운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새벽의 기운 속에 빗물을 맞으며 달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 언덕을 오르면서 제법 땀이 흘렀으련만 피부에
느껴지지 않은 건 아마도 몸에 젖은 빗물 때문이리라.
첫 세트 돌아오는 길부터 노을벗 김창환님과 함께 보조를
맞추어 달렸다. 50이 넘는 나이보다도 훨씬 젊어 보이는 길벗님은
달리기 자세 또한 젊은이 못지 않게 가벼워 보였다.
가벼우면서 힘이 넘치는 달리기 자세, 그러나 아직도 마라톤을
위해서는 정리되어야 할 살들이 있기에 속도는 빨라 보이지 않았다.
언덕을 오를 때 주법, 그리고 내리막길을 달릴 때 주법, 또 호흡
법 등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니 금방 적용을 하여 가볍게 달리신다.
그렇게 3세트. 18키로 미터를 달리고 오늘의 달리기를 마쳤다.
오늘 계획은 6세트 36키로 미터를 달릴 생각 이였는데, 빗속에서
오래 달리면 체온저하 현상도 나타나고 신발이 젖어서 발에
물집이 생길 염려도 있고 해서 더 달리고 싶은 마음을 억제했다.
젠마는 달리는 중에 합류를 하여 마생형과 같이 달리면서 호흡을
맞추었고 우나기님은 그 실력 그대로 언덕훈련을 맘껏 즐기는
것 같았다. 9시가 되기 전에 달리기가 끝나고 백암온천에서 온천으로
쌓인 피로를 제거한 다음 청평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식당으로
이동하여 닭도리탕으로 안개가 피어오르는 청평 호수를 바라보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젠마는 도대체 공부를 하는지 안 하는지 수상스포츠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보트. 제트스키. 바나나, 땅콩.... 등등 아는 것이
너무 많다. 수상보트운전 일급자격증이 있다고 하니.........
아무튼 심히 우려가 된다.
식사 후 노상에서 커피한잔도 마음을 넉넉하게 해 준다. 달리기와
어우러진 휴식, 그리고 즐거운 대화, 이런 분위기에 도취되어 또
다음을 기약하는가 보다. 헤어짐의 아쉬움이란 이런 건가.
청평을 뒤로하고 돌아오면서 런클의 많은 식구들이 왔으면 참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나라가 스페인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열광을 했고 그 열기는 이틀이 지난 지금도 식을 줄을
모른다. 경기장면을...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보고 또 보아도 늘 새롭게 느껴진다.
이 연승의 끝은 어디일까 하는 생각에 상상의 날개는 요코하마의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아! 대한민국의 함성의 소리를 연상하며
눈시울을 적신다.
축구 변방의 나라 한국. 그 한국이 강국들을 차례로 물리치자
처음에는 홈팀의 이점과 행운일 거라고 했다. 그러다가 8강에
오르고 4강에 오르자 한국의 파워축구에 세계가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에 공동 개최 국으로서 8강의 문턱에서 중도 하차한 일본도
한국팀의 연승에 축하를 보내며 요코하마 구장에 오기만을 간절히
고대하고 있고 만약에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면 한국을 열렬히
응원을 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동쪽에서 들리는 축전과는 달리 우리의 서쪽에 위치한
중국에서는 그다지 기분 좋지 않는 소리들이 계속 들려오고 있다.
왜 같은 아시아 국가이면서 중국은 우리의 눈부신 활약에 대하여
냉소적인 입장을 취하는 걸까? 생각해 보건데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님에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그들이 그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그들만의 편향되고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일정부분 우리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사상 첫 월드컵에 출전하여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완패를
했다. 그리고 브라질에 4:0으로 패했고 터키에도 3:0으로 패했다.
그들이 세계의 강호들과의 대전에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하게
되자 중국 민들의 슬픔은 극에 달하였고 그 슬픔 속에 한국이
그들에게 섭섭하게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
적어도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중국은 우리 나라의 이웃이며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나라이다.
그래서 이번에 자기나라를 응원하러 온 중국 응원단도 우리가 다른
나라가 아닌 중국을 응원해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아닌 중국의 상대국인 코스타리카, 터키, 브라질을 열렬이
응원했다. 중국이 실점을 당할 때 우리의 태극기는 터키의 국기와
브라질의 국기와 함께 힘차게 휘날렸다. 이러한 모습은 텔레비젼에
그 모습이 그대로 비쳐졌고 12억 중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이 우리에게
저럴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을 것이다.
우리가 터키를 응원하고 브라질을 응원한 건 먼 나라에서 온 그들의
응원 객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잔치를 벌인 우리 나라로선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서포터즈들이 결성되었고 그들 나라들을 응원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왜 그들이 골을 넣었을 때 태극기를 흔들어서
중국 민들의 감정을 자극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국민
으로서 사려 깊지 못한 행동 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중국의 예선경기 뒤에 중국의 한국공관에서 외교관 폭행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는데, 이것 역시 축구 경기에서 중국이 아닌
상대 팀을 열렬히 응원한 한국국민들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표출된 것
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진 우리의 월드컵에서의 연승에 그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이야기이며 그들의 그러한 반응
에 우리가 적대감을 느끼는 것 또한 감정대립의 절차이기도 하다.
사실 그 동안 우리 나라는 일본보다는 중국에 더 우호적인 감정을
견지해 왔다. 중국이 개방의 물꼬를 트고 그래서 많은 기업인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또 중국교포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오면서 문화와
산업의 교류도 활성 화 되었으며 우리의 연예인들 또한 한류의
열풍을 일으키면서 중국에서의 한국의 이미지는 점차 좋은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였다.
우리 또한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러오기 위한 중국 관광객들을
위하여 배려하는 모습을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심심치 않게 보아
왔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 국민들이 중국의
상대 팀들을 응원함으로서 그들은 우리에게 적대감정을 느꼈고
그것은 우리에게 냉소적인 반응을 받도록 유도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패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적어도 축구에서만은...
중국은 우리와의 국가대항전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것은
그들에게 패배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 이였고, 더 나아가
한국에 대한 과민반응을 불어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역사이래 사상처음으로 월드컵에 참가를 했다.
그들이 1골을 목표로 했는지. 첫 승을 목표로 했는지 아니면
16강을 목표로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는 것이다. 자기들의
이웃나라이고 우방이고 친구 같은 따뜻한 나라라는 한국
민들이 그들의 상대편을 응원하는 배신(?)감을 가슴에 안고서...
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들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항상 베푸는 쪽은 부자이고 승자이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더 많이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연승의 감격에 도취되어 있다. 우리가 즐거워하는
반면 한쪽에서는 슬퍼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 나라가 진정
성숙하고 우리국민이 진정으로 위대한 국민이라면 그들의 슬픔도
보듬어 줄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이 스페인의
승부차기 킥을 실축한 선수의 슬픔을 함께 나누어주듯이 말이다.
그러나 아직도 몸이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무래도 다음주 중반까지는 강도가 낮은 훈련을 해야
될 것 같다.
사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의 몸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럴 때 일수로 쉬어 가는 방법도 좋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당분간은 예전에 훈련했던 속도보다 1키로 미터 낮은 속도로
달려야 되겠다. 그러다가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면 다시 훈련을
강행해야지....
6월도 이제 하순에 접어들었다.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다 보니 6월이 다 지나간 듯 하다.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마라톤 훈련에 돌입해야 되겠지...
근육운동 30분, 달리기 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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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수요일(2km, 147km)
대회에 나가서 달리다 보면 자신보다 앞서서 달리는 수많은
러너를 보게 된다. 그리고 반환 점을 돌면서 자신을 뒤따라
달리는 더 많은 러너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항상 기록향상보다도 더 앞서가는 것이 생각이다. 이번 양평마라톤에
참가하기 전에도 한 두 번 기록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이번 대회에서
1시간 25분 안에 들어오면, 년 말쯤 날씨가 시원할 때 달리면 1시간
23분이나 22분에 달릴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내년에는 바야흐로
진정한 아마추어 고수그룹인 1시간 10대에 진입할 수 있을 거라고...
이러한 기대 섞인 꿈이 무너진 건 양평 하프마라톤에서 5키로 미터도 채
달리기 전이였다. 정말 연습을 많이 해도 기록단축은 미미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고 그 동안의 나의 연습과 땀방울의 보상이 이 정도인가
하는 생각에 조금은 의기가 소침해지기도 했다.
마라톤을 하는 동안 이러한 과정들은 여러 번 반복되는 것 같다.
연습.. 그리고 기대...그러나 그에 못 미친 결과로 인한 의욕상실....
그리고 또다시 연습...그리고 기대... 몸은 생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또 다시 느끼게 된다. 지나친 목표 때문일까?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마라톤이 안겨준 상실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써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냥 연습만 열심히 하기로 했다.
그로 인하여 달리기를 즐겁게 할 수 있었으며 기록유지도 미미하지만
지속적인 향상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문제가 제기됐다. 마라톤에서 3시간이내의 기록 달성...
현재의 나의 최고기록이 3시간 6분이니까 조금만 더 연습을 하면
목표하는 기록을 달성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 스피드 훈련도 많이 하였고 이제 경기에 대한 경험도 많이
쌓였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토양을 많이 축적해야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면, 엘리트 선수처럼 한 대회에 초점을 맞추어
목표기록을 달성하고 많은 시간을 쉬었다가 다시 또 온힘을 다 쏟아
기록에 도전하는 그런 마라톤이 아닌, 한 달에 2회의 또는 두 달에 4회의
마라톤 대회에 나가도 기록의 편차가 크지 않는 상태에서 완주할 수 있기
위해선 아직 지구력이나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유를 하면 적절할지 모르겠다.
엘리트 선수가 하나의 높은 산을 목표로 해서 몇 개월간 준비를 하여
기어코 그 산에 오르는 것이라면, 나의 마라톤에 대한 목표는 경사가
완만한 산을 꾸준히 올라 산의 능선에 머무르면서 이산 저 산을 마음껏
즐겁게 오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3시간 6분과 비슷한 기록인 3시간 7분이나 8분도
달려보고 또 3시간 3분이나 4분 그러니까 3시간의 벽을 넘기 위한
기초체력을 즐겁게 쌓겠다는 것이다.
아무튼 올 가을 충주부터 시작되어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5-6개의
마라톤 대회에서 이러한 기초체력은 쌓아질 것이고 운이 좋으면
한 두 번쯤은 3시간 이내의 기록달성을 이루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기록달성을 한다고 해서 크게 즐거워 할 것도 없으며,
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낙담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라톤 자체가 나에게 즐거움이며 또 나의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대퇴부 근육의 통증이 해소되지 않아 가볍게 스트레칭
위주로 훈련을 하였다. 근육운동 30분, 달리기 가볍게 3km
몸 상태가 좋지가 않다. 대회를 마친지 벌써 이틀째인데
아직도 대퇴부에 근육통이 느껴진다. 풀 코스 마라톤을 완주
하고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조금 예외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스피드 훈련으로 인하여 피로가 누적되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가하여 무더위 속에 달렸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회복이 될 때까지 푹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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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월요일(2km, 145km)
아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어제 함께 양평마라톤에 참가한 헬스크럽에서 같이 운동하는
최상돈님이 나에게 언짢은 듯이 말을 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
고 묻자 어제 저녁 마라톤 대회 첫 참가 기념으로 근처 지인들과
술을 한잔했는데, 그 술자리에서 자기의 마라톤 완주를 자랑삼아
이야기를 했고 기록을 물어보길레 51분 15초라고 했더니, 그들의
반응이 기대 밖이라는 것 이였다.
그들 중 한 명은 왜 그렇게 못 뛰었느냐고 하면서 자기는 군대에서
20kg군장을 메고도 10키로 미터를 45분에 중대원 전체가 달렸는데
빈 몸으로 마라톤 복과 마라톤 화를 착용하고도 50분이 넘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듣고만 있다가, 그래도
내가 2개월 동안 훈련한 결과이며, 이것은 전체 참가인원의 10%에
해당되는 무척 빠른 기록이라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나도 달리기 초년병시절 그러니까 99년 춘천마라톤을 달리고 나서
천마산을 오르는 중에 등산하는 사람을 만나서 동행을 하다가
마라톤 이야기로 화제가 모아졌고, 내가 춘천마라톤에서 47분으로
골인을 했다고 하니까 그렇게 느리냐고... 내가 군대시절 군장 매고
45분에 달렸노라고..... 그래서 무척 황당해 한 적이 있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일 이였다. 나도 현역으로 강원도에서 군 생활을
했으며 중대원 중에서 그래도 달리기나 행군에서 상위그룹에 들었고
중대전체가 군장 메고 45분에 달릴 때도 맨 앞에서 페이스를 조절했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군 시절보다도 마라톤을 할 당시가 더 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달리기 또한 많은 연습으로 더 빠른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군장이나 군화 소총이 아닌, 마라톤 화와 마라톤 복을 착용하고
달려서 전체 참가인원 3000여 명중에 77등으로 47분의 기록을 얻었는데,
이 기록이, 이 실력이 군장 멘 군인보다 못하단 말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는 노릇 이였다.
군에서는 여러 가지 훈련과 측정으로 인하여 구보가 포함되고 10키로
미터 군장 메고 달리기도 그러한 일환으로 실시된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군장을 메고 중대 원 전체가 10키로 미터를
45분이나 50분 이내에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 중대 원 중에
몇 명만이 통과를 했다고 해도 이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10키로 미터를 군장 메고 50분에 통과를
했다는 것은 어디에 문제가 있는가? 아마도 그것은 거리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9km나 또는 그보다 훨씬 적은 거리를
정해놓고 10키로 미터라고 가장하고 측정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렇게 무시무시한 기록이 나올 수 있겠는가????
출발 시간까지는 30분이 남아있다.
마라톤 대회장인 양평 강상공원에는 벌써 마라톤 참가를 위해 온
러너들과 그 가족들로 축제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동호회 회원들끼리 구호를 외치는 소리도 들리고 건너편 운동장에선
러너들이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돈되지 않는 대회장 분
위기. 그 무질서는 대회출발 직전까지 이어진다.
이제 대회도 4회 째로 접어드니까 대회본부에서도 대회를 주관하는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을 법도 한데, 여전히 출발선에서 주자들을
통제하는 것은 어설프기만 하다. 대회 20분전부터 출발선 뒤로
길게 늘어선 주자들을 다시 한쪽으로 이동을 하게 하고 그리고
출발신호도 어설프게 하여 다시 출발신호를 하는 촌극이 발생한다.
안개가 걷힌 양평의 9시 30분의 온도는 벌써 폭염을 예고라도 하듯이
러너들의 살갗 위에 이글거리는 태양의 빛을 강하게 내리쬐고 있다.
드디어 출발. 초반 5키로 미터의 페이스 조절이 전체의 기록을 좌우
한다고 했던가? 천천히 호흡조절을 하며 나의 위치를 잡아본다.
빠르지 않게... 느리지도 않게.... 적당히 호흡을 하며 컨디션을 점검해
본다. 좋지가 않다. 우선 허벅지와 종아리의 근육이 묵직한 게 영
기분이 좋지가 않다. 초반 5키로 미터를 20분 이내에만 통과하자고
다짐하고 페이스 조절을 한다.
속도는 빠르지 않는데, 호흡을 빨라지고 피로가 쌓이는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더위 때문이리라. 5키로 미터 표식을 확인하고 랩 타임을 체크
하니 19분 37초이다. 느린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주 화천보다
1분이나 늦게 통과를 했는데도 화천 보다도 더 힘이 든다.
이후로 나 자신과의 타협이 시작된다. '이런 날 빨리 달려보았자 기록
내기는 힘들고 어차피 완주에다 초점을 맞추어야 하니 힘들지 않는
페이스로 완주에 목표를 두자'
그리고 페이스를 늦추었다. 지난주 나보다 2분이나 늦었던 여성
최고수 김은정님이 나를 추월해 간다. 따라가 보려 하지만 내가
따라가기엔 페이스가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속도
대로 달려갔다. 그러나 그녀도 나의 10미터 앞에 달리면서 더 이상
거리를 벌리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다시 추월을 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내가 추월을 당했다. 날씨도 더운데 달리면서 그녀를
신경 쓰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무더운 날은 그녀가 더 유리할거야. 몸이 가볍고
땀도 많이 흘리지 않고... 더욱이 그녀는 여성특유의 지구력이
있으니까....' 나와의 타협은 그렇게 매듭지어 졌다.
그러나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내가 빨라졌는지 그녀가 느려
졌는지 내가 다시 추월을 했다. 그리고 골인 점까지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10키로 미터 통과시간. 40분 34초.
반환 점을 500미터 앞두고 선두그룹이 지나간다. 5-6명이 한 무리를
이루고 그 뒤로 점점이 대열을 이루며 달려간다. 나도 드디어 반환을
하고 건너편에서 달려오는 수많은 러너들을 바라본다. 달리면서
아는 러너들과 힘! 을 외치고... 그렇게 하기를 3km이상 계속되고...
14키로 미터 표식이 보이는 지점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다.
높은 온도로 인하여 과다한 땀 배출로 인한 체력소모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속도를 늦출 수는 없다.
지금부터는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 주위의 경관을 보면서
피로감에서 벗어나려고 시도도 해보고... 풀 코스 마라톤을
수 회 완주를 했는데 하프마라톤에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해 보고.... 그리고 다같이 힘드는 시점이기 때문에
누가 더 지구력과 인내심이 강하냐는 싸움일거라는 자기
체면도 걸어보고....
16km표식이 보고서 1키로 미터 랩 타임을 체크해 보았다.
4분 22초. 너무 느린 페이스다. 그러나 이보다는 더 느리게
달리지 말자는 생각을 한다. 다음 랩 타임도 4분 23초.
그러나 18km 랩 타임에서 4분 4초를 기록한다.
그리고 3키로 미터를 남겨 논 지점부터 속도를 높여 달렸다.
이후 골인 점까지 5명을 추월하고 드디어 골인. 1시간 27분
17초. 지난주 화천 대회보다 2분이 느린 기록이다.
그러나 무더위를 고려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남양주에서 함께 간 러너들과 옥천냉면을 먹었는데
내가 체질적으로 냉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러는지 몸이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음식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양평대회에 벌써 3번째 참가. 양평대회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무더위다. 내년에도 무더위와 싸우는 양평대회가 되겠지....
대회가 내일인데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고질적인 저 체온증. 지난겨울 저체온증으로 얼마나
몸살을 앓았던가? 그로 인하여 봄에 열린 동아대회에서
참패의 설움을 맛보고....
그래서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는 정말 몸 관리를 잘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했건만.... 그러나 내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번 절감하게 된다.
두꺼운 이불을 덥고 수면을 취하기도 하고.... 찜질 팩을 이용하여
목, 등, 어깨 등에 열을 가해 보기도 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내일을 기약한다.
내일은 컨디션이 좋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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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금요일(6km, 122km)
한국 축구가 드디어 16강의 쾌거를 이룬 날이다.
이 역사적인 순간을 이 천마산 기슭에서 가족과 함께
감정을 폭발시키면서 지켜보았다.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박진감 있는
경기였다. 세계5위의 포르투칼 팀을 완전히 압도하는 경기가
계속되었고 후반에 터진 박지성의 결승골은 지켜보는 국민들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 버리는 천금의 골 이였다.
이 골로서 우리는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갔고 또다시
8강을 위하여 4강을 위하여 국민들의 응원은 계속될 것이고
선수들은 승리를 위하여 온몸을 불사를 것이다.
짜릿한 감동.. 감격.. 흥분.. 거대한 환희의 파도가 일렁이는 기쁨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기를 간절히 고대해 본다.
헬스클럽에서 함께 운동을 하는 사람 중에 나의 전도로 마라톤에
입문한 사람이 있다. 이번 주 일요일 양평대회에서 10km로 대뷔전을
치른다.
2개월 전 처음 헬스클럽에 나와 기구운동만 하고 있는 그에게 달리기를
통해서만 체중감량이 가능하고, 달리기도 강약을 조절한 프로그램에
의해 적어도 3개월 이상은 달려야 체중이 점차 감소가 된다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귀담아 열심히 듣는 그를 보고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달리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또 내가 해주는 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고, 그는 내가 신발을
바꾸라는 말에 의해 새 신발을 신고 나에게 자랑하듯이 헬스클럽에
나타났다.
그러나 내가 설명해준 초보자용 신발이 아닌 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있어서 나를 조금 당황하게 했다. 마음속으로는 당장 가서 바꾸세요?...
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새로 산 신발에 무척 애착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자세와 착지만 괜찮다면 별 무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
약간의 우려 감을 표시하면서 이왕 샀으나 그냥 신고 달려보라고
했다.
그러나 나의 우려 감은 현실로 나타나고... 그는 2-3일 동안 열심히
달린 뒤 발목이 아프다고 했다. 나는 즉각, 신발 때문에 그러니 신발을
바꾸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또 2-3일을
달렸다. 이제는 발목이 아파서 도저히 달릴 수가 없단다.
그래서 달리기를 계속하길 원한다면 더 이상 이 신발에 미련을 갖지
말고 새 신발을 하나 구입하라고 했다. 그리고 신발의 제품명과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일러주었다. 그는 반신반의를 하면서 새 신발을
구입해 왔다. 그리고 발목의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한 일주일이 경과한
후에 다시 새 신발을 신고 달렸다.
그러나 더 이상 발목의 통증은 없었고 그때서야, 그는 달리기에서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한 것 같았다. 그 뒤로 그는 양평
10키로 미터를 달리기 위해 맹연습을 하였다. 달리기 프로그램
역시 내가 일러 준 그대로 또는 조금씩 욕심을 부려가며
연습을 했다.
대회가 이틀밖에 남지 않는 오늘도, 이제는 근육의 피로회복을
위해서 조금 쉬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그는 트레드 밀에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이제 내일 모래면 그가 마라톤에 정식으로 입문을
하게 된다. 그는 마음이 무척 설렐 것이다. 처음 배 번호를 달고
달리기 대회에 참석했을 때의 나의 마음처럼......
5월에서부터 시작된 속도 훈련은 8월까지 계속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의 속도 훈련의 성패는 가을의 풀 코스
마라톤에서 기록으로 연결될 것이다.
일단 하프 기록이 1시간 23분대를 유지하기 위해선 트레드 밀에서
적어도 14(18)의 속도로 3분 5회를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나의 실력으론 2회까지는 무난한데 3회 시 2분을 경과하면
한계에 봉착했음을 느낀다. 호흡이 심하게 거칠어지는 것은 물론
이고 다리의 힘이 떨어지면서 자세가 흐트러진다. 이때부터 1분은
거의 10분과 맞먹는 기나긴 시간이 된다.
최근 훈련에서 3분 3회를 두 번 달린 적이 있다. 그 때마다 최강도의
훈련에 도달했음을 느꼈는데, '이게 바로 젖산 역치 훈련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버텨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훈련을 해도 다리 근육에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철저히 해 주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훈련에 돌입하게 전에 스트레칭과 근육운동을 한 다음 준비운동으로
7km-1분, 9km-1분, 11km-1분 12km-1분, 13km-1분, 13.5km-1분,
14km-1분 그리고 8km-2분을 달린다.
그런 다음에 14km-3분, 8km-2분을 1세트로 3세트를 목표로 하여
훈련을 한다.
그리고 마무리 운동으로 8km-2분, 12km 2분, 7km 2분, 10km 2분
6km 2분, 8km 2분, 5km 1분, 3km 1분을 달린다.
낮은 속도로 달릴 때는 겅중겅중 뛰면서, 몸을 위로 높이 들어올리면서
달린다. 이렇게 마무리 운동을 해주고 나서 전동벨트로 다리 근육들을
마사지 하면 훈련은 종료가 된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속도 증가 훈련은 트레드밀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 러너들이 속도연습을 트랙에서 많이
하는데, 트랙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트레드 밀에서 하는 것이
다른 어떤 장소보다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훈련 법이 문제인데, 자기의 몸의 부하에 걸맞은 속도를 선택하여
꾸준히 운동한다면 몇 개월 이내에 빨라진 나신의 몸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빠른 속도 훈련을 할 때는 항상 부상의 위험성이 따르는데,
이 문제는 지속적인 근육강화 훈련, 철저한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라톤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기록이 정체되기 마련인데,
이 때는 속도훈련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속도훈련을 트레드
밀을 이용해서 늘 즐겁게 하게 되면 기록은 또다시 이전의 기록을 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난 뒤에는 몸을 회복시켜 다시 점진적인
훈련을 소화 할 수 있도록 단계적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경우 월요일은 휴식을 취하고, 화요일은 중 강도의 훈련을...
수요일, 목요일은 고 강도의 훈련을... 그리고 금요일은 다시
중 강도로 훈련을 하고 토요일은 가볍게 조깅을 하고 일요일은
대회에 나가거나 장거리 훈련을 한다.
일요일에 하프정도의 거리를 달렸을 경우엔 월요일 하루만의
휴식으로도 충분하며 풀 코스의 거리를 달렸을 경우엔 이틀정도의
휴식이면 다시 운동을 재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훈련주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을 갖는
러너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각종 마라톤 이론들이
마라톤 완주 후 휴식을 위하여 대체적으로 몇 주나 또는 그 이상의
시간들을 할애하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 이론들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다만, 러너들마다 몸 상태가 다르며 또 자기 몸이 이겨낼 수
있는 부하의 몇 퍼센트의 강도로 달렸느냐에 따라 휴식주기
가 달라질 수 있으며 몸의 회복속도 또한 그에 비례하여 나
타난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러너는 늘 자기 몸 상태를 잘 알아야 하며 그에 맞게
훈련의 강도를 조절하고 휴식과 훈련의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여
피로가 누적되지 않는 훈련을 해야 되는 것이다.
우리는 아마추어 마라토너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달리기 자체가
즐거움 이여야 하며 그것은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표한 기록을 위하여 몸을 몰아 부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휴식을 취하여 늘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한 달리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제 화천에서의 하프마라톤 참가는 오랜만에 느껴본, 하프마라톤
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역동 감을 생생하게 체득하였다.
작년 후반부터 풀 코스 마라톤에 심취를 하여 지구력을 연마하고,
마라톤을 완주하고.... 그러면서 한동안 하프마라톤을 멀리하게 됐다.
'마라톤 하면 풀 코스 마라톤이지, 그깟 하프를 달려 뭐해...' 하는
생각을 견지해 왔는데, 이번에 고무줄처럼 탄력 있게 하프를
달리고 나서 하프마라톤에 대한 생각을 재정리하게 되었다.
하프마라톤은 풀 코스 마라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가 없이
달린다. 생각할 겨를도 별로 없고, 물을 먹을 때도 새가 먹이를
낚아채듯이 날렵하게 잡아서 거친 호흡을 하면서 마셔야 하는 그런
경기이다. 또 하프마라톤은 순위의 변동이 풀 코스만큼 심하지가
않다.
물론 러너의 기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5키로 미터 이후에는 물이
흐르듯 골인 점까지 가는 것이 하프마라톤의 모습이기도 하다.
풀 코스 마라톤을 즐기는 러너들에게 하프마라톤을 멀리하는 까닭을
물어보면, 한결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쉼 없이 달려야 하고 호흡이
거친 상태로 역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풀 코스 마라톤은 30키로 미터까지는 그냥 소풍가듯이 쉽게
달릴 수 있으며 나머지 12키로 미터에서는 지구력으로 버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하프마라톤 보다 부담이 없다는 말로서 호감의
표현을 대신한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풀 코스 마라톤에 비해 하프마라톤이 늘 부담이
되어 왔다. 더 빨리 더 빠르게 자신을 몰아 부쳐야 되기 때문에
늘 고통스런 기억들이 떠올랐으며 그로 인해 풀 코스 마라톤을 더
선호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완주 후에는 풀 코스 마라톤은 일종의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뭐 그런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또 몸이 마취된 것처럼 얼얼한 것이
자신에게도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프마라톤은 달리고 나서 기록이 좋지 않으면 별 감흥이
없고 오히려 달리다 만 것처럼 찌부둥한 느낌도 들어서 풀 코스
마라톤만큼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견지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 화천에서의 하프마라톤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으며, 그 동안 인터벌 훈련으로 인한 몸의 탄력이 고무줄
처럼 팽팽하게 유지되어 마라톤의 묘미를 즐기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프마라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나의
하프마라톤 기록에도 좋은 영향이 미칠 거라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아무튼 16일 양평마라톤, 그리고 30일 보령마라톤에서 또 한번 하프
마라톤의 참 맛을 느껴보아야겠다.
5시 50분에 아내와 함께 출발을 하여 화천의 붕어섬에 도착한
시간은 7시 40분 이였다. 붕어섬은 섬 모양이 붕어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 논 이름인데 내가 보기에도 붕어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붕어섬은 온통 축제의 분위기였으며 하늘에는 애드벌눈이 떠 있고
섬 안에는 인공조형물들이 각가지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어 방문한
사람으로 하여금 들뜬 마음을 가누지 못하게 했다.
이른 아침부터 베스 낚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섬 안을
가득 메웠으며 그에 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온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가 않았다.
오늘의 마라톤 코스는 한국육상연맹에서 공인을 받은 코스라고 한다.
편도코스인데 화천의 북쪽 민통선지역인 풍산리 지점에서 출발을 하여
붕어섬에서 골인을 하는 21.0975km이다.
붕어섬 광장에서 스트레칭을 간단히 하고 대기해 있는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지점으로 이동을 했다. 도착한 지점은 풍산리에 있는 군부대
연병장. 그곳에서 간단히 행사를 하고 또 음악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였다.
그리고 도로로 나와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산이다. 하늘을 보려면 고개를 뒤로 젖혀야 한다. 길은 계곡을 따라
나있고 산은 대열을 이루어 계곡을 형성하고 있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녁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오늘 참가인원은 대략 500여명, 아마추어 최고수 여성러너 김은정님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참가를 했으며, 런클에서는 손수돈, 김동훈,
조규화님이 지난 춘천 기업인 주최 마라톤 대회에 이어 함께 참가를
하여 우정을 돈독히 하였다.
런클의 차세대 주자 의정부의 참돌고래 구자영님이 힘찬 모습으로
출발을 기다렸으며, 고수 이선호님은 입상을 기대하는 모습이 얼굴에
결연하게 나타나 있었다.
드디어 출발총성이 울리고 러너들이 힘차게 달려간다. 벌써 선두를
이룬 10여명은 저만치 앞서가면서 러너들을 이끌었고 뒤따라가는
러너들 역시 빠른 발걸음으로 초반 자기의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역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날씨는 더웠으나 바람은 시원했다. 달리는 주로는 약간의 내리막을
형성하였고 그 길은 계곡과 어울려 신선한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흐르는 물과 깊은 산 속에서 불어오는 솔바람과 더불어 러너들의
호흡소리도 점점 거칠어 질 때 2.5km 팻말이 보였다.
다른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정확하고도 확실한 거리표식이 버스
정거장의 팻말처럼 길옆에 장승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서 달린다고 했던가? 앞 주자를 따라 달리다가 나도
모르게 페이스를 오버하여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5키로 미터 통과 기록이 18분 34초. 순간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속도를 제어했고, 호흡과 자세 또한 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달리다가 내 앞쪽에서 달리고 있는 러너의 속도를 보니 내가
동반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러너와 보조를 맞추어
10키로 미터를 통과했다. 통과시간 38분 45초.
날씨가 더워서 인지 조금씩 피로해지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서
속도도 늘여지고.... 그래서 함께 달리던 러너와 거리를 두면서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다시 호흡과 자세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앞에 달리던 러너와 거리를 좁혀 발을 맞추어 달렸다.
조금 전에 나와 동행한 러너는 그린넷마의 황중창님으로 하프최고기록
이 1시간 21분이며, 풀 코스 기록이 2시간 55분인 베테랑 러너였다.
그리고 지금 함께 달리는 러너는 첼린저 마라톤클럽 소속의 김은범님
으로 그 역시 1시간 22분의 하프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고수이다.
김은범님은 황중창님과는 다르게 달리기 자세가 가볍지 않았으며
보폭도 무척 커서 같은 피치로 달리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길지 않은 피치를 사용하여 가볍게 달리면서 자세를 부드럽게
이끌어 갔다. 김은범님과의 10키로 미터 지점에서의 만남. 이것은
무더운 날씨로 인하여 후반에 힘든 레이스가 예견된 것 이였는데,
동반자를 잘 만나 레이스를 만족스럽게 끝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의 동반주가 흐트러진 것은 16키로 미터 지점이다.
그가 먼저 말을 건넸다. "이 속도로 가면 최고기록을 달성하겠지요"
내가 그의 최고기록이 얼마냐고 묻자, 그가 22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페이스는 1시간 25분 정도 된다고 하자 그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기록내기는 다 틀렸구나.... 하면서 속도를
늦추었다.
나는 그 속도대로 달려왔고 그는 내 뒤를 따라서 줄곧 뛰었다.
그렇게 골인을 했다. 1시간 25분 10초. 나의 하프최고기록을 세운
순간이다. 오늘의 기록수립은 최고조의 대회코스와 동반자를 잘
만나서 얻은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렇게 무더운 날 자기의 하프기록을 갱신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에서도 기록갱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쾌거이기도 하다. 이것은 나의 달리기의 생활화와 의지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마라톤에서는 역시 좋은 조건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회 코스, 날씨, 동반자 등등....
화천 하프마라톤 코스는 내가 달려본 국내의 어느 코스보다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코스의 고저가 거의 내리막과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언덕은 중간지점에 한 개가 있는데 그 길이도 아주
짧아서 가볍게 넘을 수 있는 언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느 마라톤 코스와는 달리 숲속을 달리는 기분을 달리는
내내 느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출발지점부터 17키로 지점까지 길
양옆으로 병풍처럼 드리운 산들 사이로 달리게 되며 도로 옆에는
계곡의 청정한 물이 흐르고 있어 달리기 내내 산 속에서 불어오는
솔바람을 호흡하면서 달릴 수가 있다.
또 앞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한국 육상연맹의 공인코스로 인정을
받은 코스이며 그와 걸맞게 거리표지가 버스정거장 팻말처럼
2.5키로 미터마다 세워져 있어 달리면서 자기의 구간 기록을 체크
하면서 페이스를 조절할 수가 있어서 좋다. 앞으로 하프기록갱신을
목표로 하는 러너라면 이곳에서 꼭 한번 달려보기를 권한다.
대회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내년에는 대회를 날씨가 무더운
6월이 아닌 봄이나 가을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니 사뭇 기대가
된다.
오늘 화천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급수 공급 이였다. 매 2.5키로 미터
마다 급수가 공급되었으며, 그것으로 부족한 러너들을 위하여 중간
중간에 자원봉사자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러너와 동행하면서
물을 공급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그 다지 덥
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며 한여름의 마라톤 대회에서 이렇게 갈증
없이 달려보기는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골인하고서 물 외에는 주는 것이 없어 허기를 느낀 러너들에게
는 조금 불만스런 점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함께 달린 손수돈님은 1시간 26대의 기록으로 골인을 하여 점차
옛날의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김동훈님은
아직도 옛 기량을 찾기 위해선 달리기를 위해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린넷마 황중창님은 1시간 23분대로 골인을 하였으며, 포천의
이선호님은 1시간 21분으로 아깝게 7위를 하여 입상의 염원을
다음기회로 미루었으며, 참돌고래 구자영님은 자신의 기록을 2분
단축한 1시간 27분의 기록으로 골인을 하였다.
화천을 뒤로하고 서울로 가는 차안에서 호수와 어울려진 풍광을
보면서 마라톤 여행이 안겨준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며
내년에도 화천 비목마라톤 대회는 꼭 참가를 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일 화천 비목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오늘은 달리기를
생략하고 휴식을 하였다. 내일은 날씨의 여하에 따라 기록을
체크하며 달려보아야겠다. 최근에 인터벌 훈련을 많이 해서
스피드가 조금 빨라졌다고 생각되나 그게 곧바로 기록으로
연결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날씨가 무더우면 1시간 30분 이내를 목표로 해서 달리고
달리기에 그다지 무덥지 않다고 생각되면 기록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본래 화천 마라톤에 접수하게된 동기는 마라톤에 점차 흥미를
잃어 가는 아내를 위해 함께 달려주면서 마라톤에 대한 재미를
유발시키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지난번 춘천 기업인주최 마라톤
대회에서 입상을 하여 이번 화천까지 입상을 노리고 함께 달린
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라톤이라는 게 누구에게 의지를 하여 보조를 맞추어
달린다는 것도 우수운 이야기며, 혼자 달리면서 고통도 감내하고
환희도 느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자신을 낮추는 그런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아내의 마라톤 페이스 메이커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며, 대신 연습시 동반주를 많이 해주는 것으로 부부의 정을
키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철저히 아내는 혼자서 달려야 된다.
그리고 그녀가 입상을 하던 안 하던 그건 나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오직 그녀의 실력에 의존한 것이므로....
사실, 입상이라는 게 해보기 전까지는 꼭 한번 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러나 입상을 한 번 해보니 입상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그렇게 큰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 나의 달리기 인생에서 입상을 염두 해 둔 달리기는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내가 원하는 대회,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달리고 우연찮게 입상을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일부러
잘 알려지지 않은 대회니까 고수들이 나오지 않겠지 하면서 입상을
겨냥한 달리기는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에 아내가 지나간 사진들 중에 몇 장을 꺼내 거실 벽에 붙여
놓았는데 거기에 나의 시선을 집중시킨 사진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가 최초로 마라톤 대회에 나가서 골인하던
장면이다.
그러니까 때는 바야흐로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99년 9월 하남
환경마라톤 대회. 그 때도 하프와 10km ,5km 이렇게 세 종목이
열렸는데, 나는 첫 참가이면서도 10km 부분에 참가를 했다.
2개월 정도 연습을 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마라톤 대회의 출발선에
선 나의 마음은 마냥 떨리기만 했다. 운동화도 집에서 신던
무거운 운동화이고 복장은 반바지에다가 대회 측에서 제공해준
면티를 입고 달렸었다.
그날 따라 달리는 내내 비가 내려 비를 맞으며 달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거구(90kg)의 몸으로 참가했던 첫 10키로 미터
마라톤 대회.... 그날의 고통과 환희의 느낌은 어느 마라톤 대회
보다도 더 오랫동안 기억되는 것 같다.
첫 출발에서부터 1키로 미터까지는 순조롭게 잘 달렸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뒤로 이어진 달리기는 고통 그 자체였다. 달려도 달려도
반환 점은 나타나지 않고.... 왜 그렇게 반환점이 멀기만 한지.....
반환을 하고 나서는 골인점이 빨리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한발 한발을 내 딛었던 숨가쁜 달리기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
장면으로 나의 머리에 스친다.
여성들과 노인들이 추월해 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달리면서
나의 체력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 하는 한심한 생각을 해보았던
그 때의 그 순간들이 벽에 붙은 사진 한 장 속에서 다시 되살아
나고 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나의 초보시절, 그리고 그 아름다운 기억들...
그 때의 첫 마라톤 참가로 인하여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아내와 함께 하계동의 처가댁에 갔다.
장인어른이 올해 82세인데 2.3년 전까지만 해도 정정하셨는데
요 근래 들어 건강이 무척 안 좋아 보이신다.
그래서 많이 걱정이 된다. 사람이야 늙으면 다 죽기 마련이고
나이가 들면 노쇠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얼마 전까지
아무렇지 않던 어르신이 저렇게 기력이 없어 보이시니 그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기만 하다. 건강이 회복되셔야 할텐데......
9시쯤 장모님을 모시고 김포의 처형 댁에 갔다.
3년 전 새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최근에 많이 번성하여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한번 놀러오라고 하여 가게 된 것이다.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하여 월드컵 경기장을 지나 성산대교를 건너서 김포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순환도로 덕분에 지체없이 짧은 시간에 서울을 빠져
나온 것 같다.
들판이 아파트와 상가들로 채워져 이제 시골보다는 도시의 냄새가
많이 나는 고촌과 김포를 지나서 대명 포구쪽으로 한참 달리다 보니
처형네가 일궈놓은 회사 간판이 보인다.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형님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서로의
안부도 주고받았다. 예상했던 대로 형님은 나의 얼굴을 보고 어디
아프냐고 했고 나는 대답하기가 그래서 그냥 웃기만 했더니
오늘 보양식으로 장어구이를 먹자고 했다.
장어를 먹으면서 마라톤에 심취해서 몸무게가 많이 감량이 되었으며
얼굴도 그와 비례해서 이렇게 됐노라고 했더니, 그래도 적당히 운동을
해야지 말라도 너무 말랐다고 걱정 어린 말을 건넸다
형님은 얼굴은 부은 것 같고 배도 많이 나오고 내가 보기에 이건
무척 심각한 상태로 건강이 안 좋아 보이는데, 누가 누굴 걱정
하느냐고 농담석이 말을 건넸는데, 도무지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은 것 같았다.
건강이 최고지... 건강을 잃으면 모두 다 잃은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헤어지면서 장인어른의 건강상태를 말하면서 형님도 건강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작별인사를 했다.
인근에 대명포구로 가서 바다를 보았는데, 바다인지... 하천인지....
물은 노랗고 기름은 둥둥 떠다니고..... 거기다가 날은 더운데 사람은
많고.... 채 10분도 있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월드컵 하늘공원... 왜 하필이면 하늘 공원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월드컵 공원을 찾았다. 공원을 들어서자 얼마지 않아 언덕이 시작
되고..... '이 언덕을 환경마라톤 대회 때 달렸단 말이지?' '별거 아니네..'
라고 혼자 생각을 했다.
그러나 차량이 통제된 지점부터 시작되는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기에는 너무 가파르고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길을 마라톤 코스라고 잡아 논 대회조직위 놈들은 도대체
누구야?' 라고 써놓은 것을 환경마라톤 게시판에서 보면서 얼마나
힘들면 이렇게 써 놓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내가
걸어서 올라가 보니 욕이 나올만한 언덕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을 다 오르니 산의 정상이다. 그러나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산 정상에 엄청나게 넓은 평평한 분지가 조성되어 있었고 그곳에
아름다운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아름다운 꽃들과 잔디, 그리고 잘
단장된 흙길들.... 세상에나! 이렇게 멋진 곳이 이곳에 있다니...
쓰레기 매립장이 이렇게 거대한 산을 만들어 그 산 위에 커다란
공원을 이렇게 아름답게 조성을 하다니.... 가족들과 사진을 찍고,
또 멀리 펼쳐진 서울시내와 한강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늘 공원! 하늘에 맞닿은 곳에 위치한 공원이라서 하늘 공원이구나!
6월 6일 현충일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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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수요일(20km, 66km)
오전에 헬스클럽에 가서 8km를 달리고 저녁에 마석지구에서
12km를 달렸다. 날씨가 무척 덥다.
더운 날은 생각만큼 원활하게 달리기가 되지 않는다.
속도도 늘려지고 피로감도 쉽게 느껴진다.
2-3월의 선선한 날씨 때의 달리기와 비교하면 정말 나의 달리기
실력이 퇴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감 마저 든다.
그러나 달리기 경력이 올 해로서 만 3년째인 나로서는 그만큼
여름도 3회를 맞이한 셈이 된다.
99년 9월 달리기에 입문해서 그 해 가을과 겨울을 달리기에
빠져서 열심히 한 결과 2000년 봄에 실시된 마라톤 대회에서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4월부터 날씨가 더워지고 기록은 뒷걸음치기 시작했을 때
무엇이 문제인가하고 골몰하게 생각했었으나 기온상승이 원인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몸을 몰아 부쳤고 결국
나에게 돌아온 것은 부상 이였다.
그 부상으로 얻은 것은 더운 날씨에서는 기록이 절대로 향상될
수 없다는 것 이였으며, 그래서 기록 향상의 기대는 이른봄이나
늦은 가을에 가능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6월의 초순인데도 한여름의 무더위만큼이나 뜨거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 봄의 달리기와 비교를 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체크한다면 내가 겪은 그 이상의 아픔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요일 청평에서의 달리기는 달리기의 즐거움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갖는 계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3월 달의 과다한
언덕훈련으로 인하여 고 관절에 부상을 입어 4월, 5월 두 달 동안
언덕훈련은 고사하고 평지에서의 연습도 자제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 동안 트레드 밀에서 속도위주의 인터벌 훈련으로
훈련을 대신했는데, 그 훈련의 결과가 궁금하기도 하고...
또 두 달여 언덕훈련을 못했던 결과가 언덕을 달리는데 있어서
어떤 어려움으로 나타날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덕을 달리는데 그다지 힘들지 않았으며, 호흡도 비교적
원활하게 할 수 있어서 최대 산소 섭취 량도 증가되지 않았나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튼 어제의 훈련은 만족
스러웠고, 작은 진척이지만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고무
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 이였다.
이것은 두 가지의 훈련방법이 운동능력의 신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트레드 밀에서의 인터벌 훈련이다. 매일 지속적으로 인터벌
훈련을 하면서 심폐기능과 다리 근력이 좋아져서 언덕을 달리는데도,
또 빠르게 달리는 데도 많은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한 운동량과 시간에 맞출 수 있었고 원활하게 훈련을 진행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는 종아리와 대퇴부 근력강화이다.
그 동안 헬스클럽에서 기계에만 의존하여 상기부분의 근육강화를 해
주었는데 4월부터 뒤꿈치를 들고 기마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하루에
100개씩 앉았다 일어났다 를 반복했는데, 이 운동이 종아리와 대퇴부
근육을 강화하여 언덕을 오르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일요일 청평에서 달리기는 나에게 있어서 여러 가지 즐거움을
제공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반드시 청평에서 장거리를 달려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장거리 달리기 후 몸의 회복차원에서 가볍게 2키로 미터를 달렸다.
내일부터 일요일 참가할 하프대회에 맞추어 훈련을 해야겠다.
아침 5시 20분쯤 아내와 함께 달리기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늘은 청평에 가서 몇 명의 러너들과 함께 장거리를 달릴 것을
계획하였다. 떼제베에게 전화를 하니 지금 오고있는 중이란다.
운 좋게도 오는 도중에 치우, 마생형, 바이킹을 만나서 같이 오는
중이라고.... 들뜬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흘러온다.
잠시 후 쉼터 휴게소에서 조우를 하여 청평으로 향하였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청평 호수는 아침의 신선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호명휴게소 앞에서 젠마라톤을 20여분간 기다려 만난 뒤
달리기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달리기 코스는 긴 언덕 두 개로 이루어진 왕복 6키로 미터 이다.
갈 때 언덕 두 개를 넘어야 되고 올 때는 한 개만 넘으면 된다.
갈 때가 힘이 많이 들고 올 때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첫 세트를 다 함께(아내를 포함한 7명) 달리고 두 세트부터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 달렸다. 나는 떼제베와 시종 함께 달렸으며, 치우와
바이킹이 한 조를 이루었고, 아내는 마생형과 함께 달리다가 나중에는
거리를 두고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젠마는 주인답게 이곳저곳에 동참하면서 달리기의 흥을 돋구었다.
나의 조는 5세트, 젠마는 4세트, 아내는 4세트, 치우와 바이킹
마생형은 3세트로 달리기를 마쳤다.
이른 시간에 달리기를 시작해서인지 달리기가 끝났는데도 9시 20분
밖에 되지 않았다. 벌써 해는 중천에 떠올라 기온을 상승시키고....
근처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백암온천으로 이동
하였다.
달리기의 피로를 온천으로 제거하고 아침 겸 점심식사는 호명산
자락에 자리한 통나무집에서 매운탕으로 하였다. 반주와 마라톤
이야기를 가미한 식사시간은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
되었다.
다들 이 청평 호수에서의 달리기가 너무 좋은지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원정 달리기를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래서 다음달은
6월 24일 아침 5시 30분으로 시간을 잡았다.
젠마는 오늘 무척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식사시 반주 한잔으로
얼굴이 불그레해지며, 호명산의 장점에 대해 쉼 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래도 처음 찾아온 런클 식구들을 보내기에 아쉬웠는지 근처 생맥주
집으로 가서 시원한 맥주를 제공했다. 오늘 우리가 달린 오르막에
위치한 생맥주 집은 오르막을 오르면서 느꼈던 고통을 시원한 맥주로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많은 이야기 그리고 많은 웃음과 함께 일요일 청평의 호명산자락에서
갖은 달리기 모임은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했다. 6월 24일 일요일에는
더 많은 런클인이 참여하기를 고대하는 마음을 가슴에 안고서......
6월 1일(5km,)
트레드 밀에서 5키로 미터를 달렸다.
이번 주에 인터벌 형식으로 매일 달려서 그런지 다리가 묵직하다.
어제는 휴식을 했고, 오늘은 가볍게 낮은 속도를 택하여 달렸다.
20여분을 달리고 나니 몸이 가벼워진다. 묵직했던 다리도 많이
이완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