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에서 최고의 점술인은 71세의 호소키 카즈코였다. 한국 나이로 치면 72살이다. 호랑이 얼굴을 한 늙은 술사였던 그녀는 몇년전부터 방송에 거의 이틀에 한번씩 출연하여 화제가 되었던 여자였다.
즉 60대 중반부터 일본 방송에 출연하고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여자 점술인이었다. 일본에서는 점쟁이를 통칭 점술인이라고 한다.
한국처럼 무속인과 역술인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호소키 가즈코는 지금은 사이비로 몰려 방송출연이 금지되었지만 과거는 그녀의 전성기였다.
이 여자는 방송을 번갈아 가면서 출연을 했다고 한다. 즉 각 방송국에서 호소키 카즈코를 모시기 위해 노력을했으며 결국 각 방송국에 순서대로 나가는 인기를 누렸다.
한 방송에서 한 프로에 무려 3시간이나 4시간 특집을 하여 그녀의 실력을 선보였다.
마침 나는 일본에 잠시 체류할때여서 그녀가 방송에 나오는 것을 직접 볼 수가 있었다. 그녀는 방송 스튜디오에 가득 메운 사람들 앞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여자를 선택하여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다. 그 여자의 얼굴은 우라로 처리를 해서 안보이게 하였다.
물론 방송국 스튜디오에서는 그녀의 얼굴은 보였겠지만 하여튼 그 여자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았다.
"직장에서 남자를 사귀다가 임신을 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얼마나 사귀었나요?"
"한달이요..."
"키울 형편이 없나요?"
그 소리에 여자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더니 잠시 호소키 카즈코는 생각을 하더니 답을 내렸다.
"애를 지우세요..."
이 소리에 방송국에서는 짜짜짜 짠...이렇게 음악을 깔면서 그녀의 말을 극적을 표현했다. 그러자 방청석의 그 문제의 여자는 얼굴에 만면의 미소를 찌으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이제 그녀는 고민을 모두 털어버린 듯 홀가분하게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할지 모르게 그녀는 호소키 카즈코의 한마디에 슬픔을 떨쳐낸 행복한 여인으로 보이게 장면을 잡았다.
방송의 지대한 역할로 그녀는 졸지에 일본을 석권하는 신녀가 된 것이었다. 이런 방송을 무려 4년을 넘게 해 버리니 그리고 매일 하루 걸러 그녀가 유명 방송국에 서너시간씩 나와버리는 바람에 그녀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오죽했으면 아이들조차 그녀의 이름은 알아도 일본 총리의 이름을 모를 지경이었다. 방송 출연료만 한달에 10억이 넘었다고 한다.
이런 인기를 등에 업고 호소키 카즈꼬는 운명감정에 관한 책만 내면 빅히트를 쳤고 기네스북에서 점술책에서 최대 판매고를 가볍게 기록할 정도였다.
그녀의 책은 "육성점술"이라는 책이다. 이 책도 실제로는 내용이 없지만 그녀의 유명세에 잘 팔리는 책이 되었다.
그녀는 하루에 예약한 손님만 수십명이고 감정료로 1인당 수백만원이었다. 하여튼 너무 인기가 있는 그녀는 그녀를 만나는 것 조차 어렵게 만들어 인기를 유지했다.
최소한 그녀는 내가 알기로도 거의 5년동안은 일본에서 신으로 존재했다. 한국에서는 유명 방송에 5분을 점술인이 타도 수천명이 몰리는 것이 현실인바 신을 잘 믿는 일본에서 한번 출연하면 단독으로 그것도 3시간에서 4시간 특집으로 잡아주니 일본에서는 거의 신적으로 대우를 받았다.
그녀의 말은 법이었다. 그러나 이 늙은 노인 호소키 카즈키는 치매에 걸렸느지 아니면 노망이 걸렸는지 몰라도 방송에 출연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250년을 살 것이다. 아니 영원히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그동안 잘나가던 호소키 카즈키는 이런 망언을 하고 나서 전격 출연이 금지 당했다. 결국 그녀는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엉뚱한 말 한마디로 인해서 그녀는 몰락한 것이다. 아니 그녀는 이미 그녀의 몰락을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는 몰라도 하여튼 2년 전쯤 그녀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책이 출간 되었다고 한다.
즉 그동안 신의 여자라고 불리던 호소키 카즈꼬를 심판한다는 책이었다. 책 내용은 대강 과거의 잘못된 상술로 사기를 친 일들과 사례 , 증인들의 에피소드 등등이 나열되었다.
이는 정말로 그녀에게는 큰 일이었던 것이다. 그 책이 발간된 이후로는 방송도 시큰둥 하더니 소송을 당하고..
그래서 흐지부지 그녀의 카리스마 방송은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방송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점쟁이들을 물색하고 끊임없이 방송을 내보낸다. 그런 까닭에 그녀의 방송지배는 끝이 났던 것이다.
일본에 계신 분의 말로는 오랜만에 올해 새해에는 그녀의 모습을 텔레비전 광고로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핸드폰으로 접속하면 점사를 보내줄게 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 5년동안 확실하게 수천억을 넘게 번 통에 지금은 그나마 그 돈으로 겨우 품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예전같지 않을 것 같다.
대신 그녀는 베스트셀러 운명점술 작가로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250살을 산다고 하는 헛소리를 하기 까지는 그것도 방송에 나와 그런 헛소리를 하기 까지는 이미 그 전에 그녀의 과대망상증이 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녀의 과대망상을 키운 것은 방송이었다. 예수도 젊은 나이에 죽었고 부처도 90살을 넘지 못했는데 하찮은 점술인이 그 무슨 망발인가.
이 세상의 성인들도 다 100살을 넘지 못했건만 평범한 점술인에 불과한 그녀가 250살을 산다고 한 것은 돌은 여자의 말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도 전 국민이 다 보는 방송에서 그런 헛소리를 했으니 당연히 짤리는 것은 역시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