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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10구간 산행기
일시 : 2006년 4월 2일
코스 : 88고속도로-봉황산-산불감시초소-서암산-민재-괘일산-무이산-과치재-연산-방아재
참석자 명단 : 네모, 한라남산, 장미, 항아, 등대지기, 수월, 마빡, 산꾸러기
어제도 비가 오고 오늘도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접하며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
정기산행이라면 비가와도 거리가 짧기 때문에 덜 하지만 산줄기 산행은 장시간에 걸쳐 먼 거리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오게 되면 신발과 옷이 젖어 질퍽거리고...
이번 구간에는 모처럼 등대지기님이 동참하시고 공산님은 집안일로 불참을 하셨다.
3시 55분 황실고수부지에 도착을 하니 벌써 백마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한 분 두 분 모여들고 4시가 되었는데 한라남산님이 보이질 않으신다.
전화를 하니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가고 있다고 하시면서 금방 도착하신다고 한다.
한라남산님이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모습이 보이고 자전거를 고수부지에 두려는 것을 안전하게 황실예식장 주차장에 가져다 놓으라 한 후 차가 출발하여 한라남산님을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
흐린 날씨에 출발하여 평소와 마찬가지로 건천을 지나면서 꿈속으로 파고드는데 동보님이 전화를 했다.
시간을 보니 4시 15분 출발해서 잘 가고 있느냐고 하신다.
이 시간에 전화라 깜짝 놀랐지만 동보님은 오늘 수도산에서 가야산까지 종주를 하기 위해 가고 있는 중에 전화를 했다고 하면서 합천을 지나고 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아직 그곳은 비가 오질 않는다고 한다.
서로의 안전 산행을 기원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고령을 지날 때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합천을 지나면서 비가 내린다고 한다.
빗방울은 거세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는 가운데 다시 잠을 청한다.
6시 7분 눈을 뜨니 지리산 휴게소이다.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어서 지리산 휴게소에서 비가 멈추기를 기원하면서 40여분을 기다려보다가 산행 준비를 하여 출발을 하는데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진 것 같다.
가끔은 멈추었다가 조금씩 내리기도 한다.
7시 27분 88고속도로 담양과 순창의 경계에 도착하니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로 옆 공터에 주차를 하고 백마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백마는 출발하고 우리는 절개지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로프를 타고 올라간다.
들머리에는 표지기도 많이 매달려 있어서 길 찾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34분 소나무와 백목련 묘목 밭을 좌측으로 우회한 후 농로를 따라 계속 진행하면 앞에 새로 조성한 인삼밭이 나오고 인삼밭을 지나면 좌측에 대나무 숲이 있고 우측에는 묘 4기(이천 서씨묘)가 나오는데 밑에 두기는 짐승들이 무덤을 파헤치고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리고 이목고개까지는 계속해서 농로길처럼 길이 좋으며 7시 47분 이목고개에 도착하니 마루금 바로 좌측 아래까지 민가가 들어서 있다.
그런데 비는 내리지 않지만 짙은 안개가 주위를 감싸고 있어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하기가 힘들며 네모님과 한라남산님은 선두에서 먼저 진행을 하여 보이질 않는다.
8시 2분 봉황산을 오르다가 갈림길에서 아무 생각없이 우측길을 따라 진행을 하는데 표지기도 없고 뭔가가 이상하여 주위를 확인하니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물론 네모님과 한라남산님도 길을 잘못 들어 많이 진행을 하였지만 다시 되돌아온다.
되돌아 와서 좌측길로 진행하니 8시 6분 소나무 숲 사이에 봉황산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으며 이름에 비해 정상은 초라하고 높이도 200m 남짓 되는 봉우리 같다.
내림길이 이어지고 8시 23분 좌측 사면을 개간하여 단풍나무를 심어 두었으며 8시 30분 가선대부 순천김씨 묘를 지나 8시 33분 일목고개 절개지가 나오고 2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내려서니 순창 담양 경계 표지판이 나오고 뒤따라오던 등대지기님은 절개지를 내려서다 사정없이 넘어진다.
모처럼 따라와서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지?
그래도 평소에 많은 운동을 해서 그런지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목고개를 뒤로 하고 맞은편 마루금 길을 따르면 잠시 시멘트 포장길로 이어지기도 하면서 주로 농로길 형태이다.
그러는 가운데 우측 저 아래로 상신기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빽빽한 대나무 숲이 나오면 좌측으로 돌아내려가다 다시 논이 나오고 우측으로 진행하면 내나무 숲길 사이를 지나면 비로써 상신기 마을을 넘는 고갯마루에 이르게 된다.
마루금 바로 우측을 차지한 주황색 지붕의 농가는 공중에 붕 떠 있는 집으로 이곳을 돌아서 진행을 하니 8시 47분 마루금은 복숭아밭을 지나 서암산을 향해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한다.
초입은 잡목이 약간 우거져 있지만 아직까지는 진행에 큰 불편함은 없으며 곧이어 잡목이 없이 울창한 송림을 따라 오르게끔 되어 있다.
어쨌든 급한 오름길을 9시 5분 올라서니 서암산 정상을 대신하는 산불초소가 있는 봉우리다.
그러나 산불감시 초소에 도착하니 벌써 한라남산님과 네모님은 보이질 않는다.
간단히 간식을 나누어 먹은 후 출발을 하는데 길은 둘로 나누어진다.
좌측길과 우측길...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구분을 할 수 없으며 양쪽 길 모두 표지기가 달려있질 않다.
지도를 보니 좌측길인 것 같아 조금 내려가다 보니 아무리해도 이상한 것 같아 되돌아 올라와 우측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표지기가 보인다.
그런데 마빡님이 보이질 않는다.
선두에 서서 좌측길로 계속 내려가 버린 것이다.
전화를 해서 되돌아오라 한 후 한라남산님께 연락을 취하니 좌측길로 해서 너무 멀리 진행을 해 버렸기 때문에 되돌아가기는 힘들고 서흥고개에서 만나자고 한다.
계속되는 오름길을 올라서니 9시 33분 봉우리가 나오고 서암산은 이 근처에 높이 솟아 있을 것 같지만 짙은 안개로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마루금은 좌측으로 꺾여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길이 조금은 불투명하지만 몇 개의 표지기가 길을 안내하고 있으며 9시 43분 내림길을 내려가다가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길을 따르게 된다.
아마 산불감시초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좌측길로 내려가 버려서 그런지 다른 곳보다 길도 희미하고 표지기들도 적게 매달려 있으며 길을 잘못들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계속된 내림길을 내려가다 보니 반가운 구름나그네님의 표지기도 보이고 10시 5분 서흥고개에 도착하니 우측의 서흥 마을쪽은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지만 좌측은 비포장이다.
마침 이곳에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는데 한라남산님과 네모님의 발자국인 것 같아 연락을 취하니 서흥고개에서 다시 마루금을 따라 진행을 하고 있다고 하며 이후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조그만 봉우리 하나를 넘고 계속 진행을 하다보면 안부를 만나게 되는데 민치이다.
좌측으로 임도가 나 있으며 이곳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름길이 시작된다.
10시 23분 임도 오거리 좌측으로 송전철탑과 마을이 보이고 임도 따라 오르다보면 사거리가 나오고 계속해서 사면의 임도를 따라 진행을 하게 되는데 지난날 목장을 했는지 오래된 철망이 나타나고 정맥길은 그 철망을 우측에 두고 이어진다.
그 철망이 10분 쯤 지나 끝나고 능선으로 올라서면 다시 5분경 후인 10시 47분에 59번 철탑을 만난다.
이곳에는 많은 표지기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으며 우리도 기념삼아 표지기를 매달고 기념사진도 촬영한다.
다시 급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10시 54분 설산과 괘일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지금까지 마루금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계선이었는데 이제부터는 비로써 양쪽이 다 전라남도 땅
으로 좌측은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전라남도 곡성군으로 바뀌고 우측은 여전히 전라남도 담양군이 되는 것이다.
짙은 안개로 인해 설산 조망을 즐길 수가 없을 것 같아 포기를 하고 곧바로 우측 괘일산을 향해 내려서면 몇기의 묘지가 나오고 이정표에는 관광농원 2.4km, 수도암 1.8km, 괘일산 1.2km, 설산 1km라 표시되어 있는 임도에 10시 56분 도착하니 이곳부터는 괘일산의 일반등산로가 되는 듯 산길이 아주 뚜렷하며 멋진 송림 숲까지 이어지니 오랜만에 멋진 산길을 걸어가는 기분이다.
11시 18분 괘일산 첫 번째 봉에서 조망이 펼쳐졌다 가려졌다를 반복하면서 바람따라 운무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등대지기님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는 먼저 앞서간 줄로 알았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생리현상을 해결하다가 일행을 놓쳐 버리고는 사방을 헤매게 된 것이다.
괘일산 정상까지는 계속된 기암절벽에다 로프를 타고 오르내리기도 하고 그 웅장한 멋이 일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암릉미를 자랑하고 있으니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곳에서 기대 이상의 멋진 풍경을 보게 되었으며 생각보다 멋진 코스라는 것을 실감한다.
이러한 것이 호남정맥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좌측은 수십길 낭떠러지라 조심조심 진행을 하는데 등대지기님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린다.
하지만 짙은 안개와 바람 때문에 쉽게 방향을 알 수가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전화가 왔다.
등대지기님이시다.
우리를 찾고 있는데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고 하며 나중에 우리의 고함 소리를 듣고는 대충 알겠다고 한다.
모처럼 호남에 따라와서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11시 38분 괘일산 정상에 도착하니 조망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짙은 운무로 조망을 즐길 수가 없다.
그래도 여기서 점심을 먹는 동안 날씨가 맑아질 수도 있으니 여기서 조금 이른 시간에 점심을 먹기로 한다.
짙은 운무 속에서 좌측은 수십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는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날씨만 좋으면 너무 멋진 조망을 제공할텐데 조금은 아쉬움을 남긴 채...
추위 속에서 12시 6분 식사를 끝냈지만 기대했던 운무는 계속 주위를 가리고 있다.
하는 수 없이 출발을 하여 조금 내려가니 몇 사람이 바위 전망대에서 쉬면서 우리를 반긴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안부로 내려서는데 구름 사이로 햇볕이 나기 시작한다.
아직도 정상은 운무로 가려져 있는 상태다.
그러는 가운데 암릉미를 조금이라도 더 음미하기 위해 가능하면 릿지쪽을 택해서 내려선다.
그런 식으로 한참을 내려서니 비로써 암릉이 거의 끝나갈 무렵 좌측 사면길과 직진길의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정맥 표지기들은 직진으로 매달려 있어 무심코 그쪽으로 진행을 한다.
그러다 조금 후 진행방향이 마루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면의 무이산으로 오르는 능선 사이에 작은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돌아서기도 그렇고 해서 그대로 진행을 하니 골이 나오고 잠시 후 갈라졌던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많은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으며 길도 좋다.
12시 35분 임도 오거리 오름길을 지나면서 길은 다소 희미하지만 진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며 12분 후인 12시 47분 무이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은 별 특징이 없지만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작은 공터에서는 좌측으로 설악관광농원 보이며 우측으로는 마을과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고속도로도 보인다.
뒤돌아보면 괘일산과 설산의 운무가 걷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은 후 출발하여 17분 후에는 270봉을 지나게 되고 조금 후 벌써 네모님과 한라남산님은 방아재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온다.
우리는 아직 과치재에도 도착하지 못했는데...
별 특징 없는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지루하게 몇 개 더 넘어서 13시 38분 15번 국도가 가로지르는 과치재에 도착한다.
이곳 과치재의 좌측은 곡성군 오산면이고 우측은 담양군 무정면의 경계 지점으로 도로 건너편에는 신촌하나로 주유소가 있고 앞에는 호남고속도로가 가로 지르고 있는데 많은 차량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 관계로 바로 중앙분리대를 뛰어 넘어 갈 수가 없어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수로가 나오지만 마침 낮은 중앙분리대가 나오는 곳으로 무단횡단 하기로 하고 모두들 뛰어서 건넌다.
고속도로를 건넌 뒤 절개지 우측 둔덕으로 오르면 정맥 표지기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고 이곳에서 잠시 지나가는 차량들과 지나온 괘일산을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한다.
잡목지대를 잠시 빠져나가면 비로써 외길을 형성한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되고 한동안 계속 이러진다.
이어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14시 45분 잘 단장된 장춘 전씨묘 2기가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곧이어 연산 정상이다.
결국 오늘 산행은 방아재에서 마치기로 결정하고 이곳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남은 간식을 먹은 후 15시에 출발을 하는데 상당히 여유 있는 산행을 한다.
조금 진행하다보니 묘있는 봉이 나오고 마루금은 좌측으로 살짝 방향을 틀고 있으며 다시 조금 더 진행하면 이제는 무등산이 지척으로 조망되는 또 다른 묘를 만나게 된다.
계속해서 방아재로 내려서는 길에는 산불이 나서 벌목을 한 탓에 저 아래 방아재에 세워둔 마차와 한라남산님과 네모님 그리고 마부님이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금 더 내려오니 세분이 마중을 나오시고 마지막 내림길에는 대나무 숲을 피해 우측으로 살짝 우회하게 되어 있으며 이어서 밭으로 내려선 뒤 밭을 빠져 나오면 2차선 차도가 가로지르는 방아재에는 15시 24분에 도착하니 이동통신용 전신주 세 개가 나란히 서 있으며 밭에는 농부들 몇 명이 일을 하고 있다.
이것으로써 또 하나의 구간을 마친 것이다.
오늘은 한라남산님과 네모님은 거의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선두에서 먼저 진행을 하시고 모처럼 참가하신 등대지기님은 나름대로 고생을 하신 것 같으며 모두들 피곤해 하는 기색이라 방아재에서 마무리를 한 것이다.
대충 짐을 싣고 경주를 향해 출발을 한다.
오는 길에 약간의 길이 막히지만 그래도 무사히 경주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은 후 자기 집으로 헤어진다.
오늘도 산행하신 모든님들 수고하셨고 전화주신 회원님을 비롯하여 운전하신 마부님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