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니엘, 다혜, 그리고 내가 개인적으로 치료하는 동현이와 한슬이 그리고 아이들 엄마와 함께 뮤지컬을 보러갔다. 작년에 오즈의 마법사를 보러갔을 때 다니엘이 조명과 음향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래도 연극을 보는 시간이 보지 않는 시간보다 많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다시 시도해 보기로 했다. 뮤지컬을 보러가며 아이들에게 '왕자와 거지'에 대한 줄거리를 이야기해 주었다. 뮤지컬이 열리는 동아쇼핑 8층에 올라가니 다니엘이 지난번에 와본 기억을 했다. 장기기억을 하는 것을 보니 녀석이 머리는 좋을 것 같다. 보러가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음료수를 사주고 반 강제로 데려갔다. 컴컴한 실내에서 다니엘은 연신 주위를 살피느라 바빴다. 두려워하는 아이를 내 무릎 위에 앉혔다. 뮤지컬 시작과 동시에 현란한 조명과 높은 음향이 터져 나오자 다니엘은 사시 눈을 흘기며 귀를 틀어막았다. 숫자를 좋아하는 다니엘에게 "다니엘아, 몇 번 불이 켜졌니?"하고 물으며 아이의 시선을 유도했다. 배우가 등장하고 조명이 안정되면 다니엘은 고개를 들고 열심히 관람을 했다. 다혜는 이미 스토리를 다 기억하고 연극에 심취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왕자와 거지가 옷을 바꿔 입은 상태에서 다니엘에게 물었다. 거지 옷을 입은 배우를 가리키며 저 사람은 원래 누구니? 하고 물으면 다니엘은 "왕자야"하고 대답했다. 연극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막이 바뀌고 조명이 현란해 지면 또 머리를 쿡 쳐 박았다. 요란한 음향효과가 날 때마다 다니엘의 두 손을 붙잡고 위로 향한 채 함께 춤을 추었다. 다니엘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혐오스럽지는 않았다. 또 내가 고함을 지르며 다니엘의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지만 다니엘이 거부하지 않았다. 오늘 뮤지컬 관람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