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와 문장

[경영정보04 이현숙]

길드와 문장

 중세의 수공업자들은 도제제도에 의해 보통 도장인, 장인, 도제의 신분으로 구분되었다. 그들은 12세기경부터 길드라고 불리는 동직 조합을 만들었다. 이것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 동직 조합은 음식과 섬유 관련 업종의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곧 중세의 신분 제도와 그리스도교의 형제애 등을 배경으로 확대 정비되었다.

 길드는 이른바 수공업자의 이익을 지키는 일종의 닫힌 공동체로 주문 알선, 재료 수배, 품질 관리, 독점 판매 등의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환자가 고령의 직인에 대한 부조 등의 사회보장이나, 도제와 장인 양성, 자격 인정 등의 교육적인 면도 통괄했다. 또, 그리스도교에 뿌리를 둔 윤리, 도덕을 익히게 하는 한편, 도시부에서는 시 참사회 등에 권리를 요구하여 정치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고 건축, 토목, 섬유, 의류, 피혁, 금속 가공,식품 양조 등의 분야를 체계적으로 조직화하여 중세에 가장 큰 세력을 형성했다.

 직종별 독점을 맡은 길드가 인장, 문장, 기 등을 제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심범에 의해 조직 내의 결속과 연대를 꾀하면서도 책임 소재와 특권은 명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14세기경부터 길들에 인장이 나돌게 되었는데, 이 것은 도장인의 면허장, 아랫그림의 인장에는 가위 심벌을 확인 할 수 있다- 도제 수료증, 편력하는 직인의 통행증서 등과 같은 각종 길드의 증명서 발행과 계약 체결 시에 사용되었다. 게다가 14~15세기에 걸쳐 기사 문장의 영향을 받아 길드 문장이 제정되는데, 그 경위는 도시 인장과 도시 문장의 경우와 유사하다.

 길든 문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목수는 도끼와 자, 대장장이는 불집게나 망치, 재단사는 가위, 제빵사는 빵 모양, 광부는 정과 망치, 뱃사공은 노와 닻이다. 그들은 각각의 직종을 연상시키는 도안이나 마크를 그렸으며, 그중에는 자신의 군주의 문장을 덧붙여 군주의 비호를 나타낸 예도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본래의 문장과 달리 혈연이 아닌 길드라는 공동체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이런 모습에서 중세 이후 공동체 내에서의 긴밀한 인적 관계를 느낄 수 있다. 단, 도장인의 아이들이 도장인의 권리를 그대로 취득하고 도장인이 된경우도 상당히 있다.  이 경우는 길드 문장이 혈연관계에 의해 상속된 것이다.

 길드가 도시 공동체 내에서 역량을 더해가자, 일찍이 지배 세력이던 도시 귀족과 알력이 생겨났다. 도시 귀족 간의 대립이 이른바 '길드 투쟁' 으로,특히 14세기에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다발한다.

 쾰른에서는 1369년부터 1371년에 주로 직물 길드가 중심이 되어 '길드 투쟁'이 일어나는데 길드가 승리한 결과로, 아랫그림에서 보이듯 새로운 도시 통치체제가 성립한다. 국왕과 두 명의 시장- 복수사례는 다른 도시에도 있다- 밑에 왼편에 49명의 참사회 구성원이 그려져 있다. 그 내역은 문장도로도 알 수 있듯이 직물을 비롯하여 대장장이, 피혁, 금세공, 비철, 어상, 양조, 재단사, 도장, 빵, 통, 석공, 고기, 구두, 아마편직 등 22업종의 대표 36명과 임의로 선출된 13명이다.

 직물 길드가 4명의 시 참사회 대표 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길드 투쟁'을 지도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오른편에는 시 참사회를 보완하는 재판관과 44며의 사람들이 그려져 있고,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길드가 큰 세력을 차지하고 있음을 문장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길드는 점차 직종이 세분화된다. 아랫그림에서는 스위스 정육업자의 길드 문장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들 직종을 통합하고 연합하는 경우도 있어, 그것을 심벌화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또, 길드 투쟁이 확대되어 그들이 단합해 정치 투쟁을 일으키면, 봉건 영주도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1430년에 코블렌츠에서 황제 지기스문트는 봉기한 길드에 대해 "길드는 독자의 기를 가져서는 안되고, 도시의 기 표시에서도 벗어나지 마라."로 명했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길드는 인장과 문장뿐 아니라 독자의 기도 제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길드는 길드 회관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었다. 아래그림은 아우크스부르크에 있는 14세기말의 직물 길드 소유의 회관 내부이다. 좌우에 중요 문서, 인장, 심벌 등을 보관하는 궤가 보이고, 벽에는 도장인들이 문장과 함께 그려져 있다.

▽ 도장인의 면허장
▽▽ 길드의 문장
▽▽▽ 퀼른의 도시 통치와 길드(14세기 말)
▽▽▽▽ 정육업과 길드 문장

▽▽▽▽▽ 길드 회관의 내부(아우크스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