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좋은아침 방송 내용> 6
학교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2)
- 교장 승진 제도룰 바꾸어야 한다
Q. 지난 시간에 우리나라 학교가 왜 학생과 학부모에게 책임지지 않고, 오직 교육청에게만 책임을 지는 구조가 되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그리고 현 구조 하에서도 학교운영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을 통해 변화를 모색해보자는 이야기를 함.
오늘은 구조를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함.
A. 학교가 교육청에게 책임을 지는 구조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책임을 지는 구조가 되려면 우선적으로 단위 학교에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주어야 함.
즉 국가가 교육을 다 통제하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국가는 학교 혹은 학생들이 도달해야할 교육적 성취에 대한 기준과 교육과정의 대강만 정해주고, 나머지는 학교가 최대한 창의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구조로 변해야 한다.
Q. 학교에 권한을 준다고 할 때 어떤 권한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A. 우선 학교장에게 대폭적인 자율권을 주되, 학교장은 교육청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에 속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그것을 가지고 학교교육계획을 짜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사들에게는 교육과정 편성권과 평가권을 주어야 합니다. 지금은 교사들이 교과서에 갖혀 있습니다. 그리고 평가도 객관성이라는 명목하에 사지선다형 시험에 갖혀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도 학교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더 대폭 확대해 주어야 합니다.
Q. 하지만 이렇게 권한을 다 줄 경우 교육이 더 잘 되는 학교도 있겠지만 반대로 교육이 더 잘 못될 때 통제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A. 그러기 때문에 학교에 주어진 자율성에 비례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학교에는 교육청에서 하는 평가만 존재하고, 교사에게는 교장이 하는 근무평정만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평가는 교육청에서 지시한 것을 얼마나 했느냐 하는 것만 평가하게 되고, 서류에 의한 평가만 존재하게 된다.
교사에 대한 평가도 그 교사가 얼마나 수업을 잘 하고 아이들을 더 사랑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교장의 진시에 잘 순응했느냐에 따라 평가된다.
그래서 학교장은 자신이 경영하기를 원하는 학교 교육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그 교육계획서에 근거해서 실제로 어떻게 학교가 어떻게 경영되었는지에 대해 교육청 뿐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로부터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 즉 서류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실제 관련 당사자들이 느끼는 체감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사들의 경우에도 교장 1인에 의한 평가가 아니라 학생에 의한 수업평가, 학부모에 의한 학급운영 평가 등을 함께 받아야 합니다. 즉 이 경우에도 교사의 교육 활동의의 제1 당사자인 학생 평가가 제일 중요하게 취급받아야 합니다.
Q. 그런데 이 평가와 관련해서 평가 자체도 중요하겠지만 평가 결과의 활용, 즉 이 평가의 결과가 본인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쳐야 효과가 있지 않을까?
A. 이와 관련해서 제일 중요한 것이 ‘교장’에 대한 평가다. 즉 우리 나라 교장의 경우 정년을 4년 혹은 길어야 8년을 남겨놓은 분이 교장이 된다. 즉 교장은 학교의 경영자라기보다는 어른 개념이다. 그러다보니 혹 다양한 평가를 통해 나쁜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이 분은 거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그냥 다른 학교로 옮길 뿐이다.
사실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책임을 지는 조직이 된다고 할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교장이다. 그런데 우리 교장 제도는 승진 제도로서 오랫동안 교사 생활을 하면서 교육경력과 오랫동안 교육청이 요구하는 점수를 잘 받은 분이 교장이 된다. 물론 이 가운데는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안목을 가진 분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승진 구조는 이러한 승진 구조를 따라가다 보면 학생과 학부모에게 책임지는 창의적인 학교 경영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의 지시를 잘 따르는 성향의 교장이 양산되게 되어 있다.
이것이 제일 큰 문제다.
Q. 그렇다면 이러한 교장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은 없나요?
A. 최근 제시되고 있고, 지난 3-4년간 전국 100 여 개 학교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제도가 교장 공모제도입니다.
이 교장 공모제도는 교사 경력이 15년 이상만 되면 누구나 자신이 꿈꾸는 학교 경영계획서를 작성해서 학교에 제출을 하게 되고, 그러면 교육청에서 1차 심사를 하고, 2차로 그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 대표가 면접을 통해 교장을 선발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비교적 젊은 교장도 나오게 되고, 교육청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이 나오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선발된 교장은 자신을 선발해준 교사와 학부모들의 생각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그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 교장은 4년 임기 동안 자신이 제시한 학교경영계획서에 따라 학교를 운영하면서 교육청과 학부모, 학생, 교사들로부터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교장을 그만두고 다시 교사로 돌아가게 되죠.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그 학교에서 계속 교장을 할 수 있고, 혹 다른 학교로부터도 초청을 받게 되죠.
Q. 이 제도가 도입된 지 3-4년 정도가 되었고, 전국 100 여 개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A. 예 여러 학교에서 교육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학교는 주로 농어촌 지역이나 도시 외곽의 낙후된 학교가 대부분이었는데, 이 학교에 공모 교장이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자신의 뜻과 맞는 교사를 초빙해오고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조 가운데서 좋은 모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교사운동에 속한 선생님 한 분도 공모 교장으로 당선이 되어 올 해 2년째를 맞고 있는데, 벌써 그 지역 사회에서 그 학교의 이미지가 바뀌고 있습니다.
올해는 좋은교사운동에 속한 선생님들이 그 학교로 많이 지원해 들어가서, 좋은교사운동이 추구하는 학교의 모델을 만들려고 준비중에 있습니ㅏ.
Q. 그런데 왜 이것이 확산이 안 되나요
A. 현재는 입법화 되지 않았고, 시범 실시 단계.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
입법화 노력이 필요.
동시에 자신이 속한 학교가 낙후되고 발전이 없다고 느낄 때 적극적으로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교육청에 우리 학교를 공모제 학교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