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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제1회 재해예방 글짓기공모전
입상작품집
“중 등 부”
최우수상
지뢰밭에 서서
창선중학교
3 학년 이유정
몇 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나는 과학실에서 일어났던 소동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과 실험을 하다가 옆에 있던 친구의 실수로 책상에 불이 붙은 것이다. 난 너무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물만 흘렸고 친구들도 겁에 질린 채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그때 다행히 선생님께서 급히 소화기를 가지고 오셨지만 그 소화기는 어이없게도 너무 오래되어 안전핀조차 뽑히지 않았다. 다 해결 될 줄만 알았던 우리는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불은 계속 번져가고 있었으며 우린 더욱 겁에 질렸다.
다행히 여러 선생님의 도움으로 불을 끌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큰 화재로 이어질 뻔했다.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안전핀이 뽑히고 나서도 불 앞에서 아무 반응이 없던 그 오래된 소화기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난 아마 그 일로 인해 지금도 안전과민이라는 병을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변변한 소방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학교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생활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를 '울타리'라고 믿고 있다. 세상에서 이 보다 더 안전한 곳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생각해서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는 지뢰라고 해야 할 만큼 위험요소가 너무나 많다.
특히 화기를 다루어야 하는 과학실이나 가사실은 다른 곳보다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실과 가사실은 다른 곳과 구분되는 안전시설 하나 없다.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그 곳엔 조그만 소화기 하나가 우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벽에 녹슬어 있을 뿐, 어느 것 하나 안전시설이란 것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더 기막힌 것은 그 소화기조차도 사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언제 어느 중요한 시기에 안전핀이 제대로 뽑히고 작동해 줄지 아무도 장담 할 수가 없다. 가스누설 차단장치 하나 되어 있지 않는 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껴야 할지 알 수 없다.
오래 전부터 대부분의 학교들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불량시설을 장기 방치하거나, 소방시설의 전원을 아예 꺼놓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전국 초·중·고·대학교의 14%는 아예 소방시설이 없고, 그밖의 학교 시설물의 경우에도 76%가 넘게 소방시설이 없다고 하니, 이 정도면 학교는 위험이 어떤 것인 지를 보여주는 곳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학교는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들로 가득하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의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끊임없는 원인 제공자인 셈이다. 수 백명의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그 중 누구나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잠재적인 접근방법으로 대처하도록 교사와 부모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고, 교육을 실시하는데 있어 이론중심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 요령까지도 지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사고가 예상되는 장소 및 대상은 즉시 개선하거나, 개선 될 때까지 안전표지판을 설치하여 학생의 접근을 막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사고 예방법이다. 부주의나 안전불감증이 학교에서 증명되는 슬픈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복도를 지나다가 무심코 벽에 걸려있는 소화기를 바라보았다. 과연 저 소화기는 나를 위험에서 구해줄 수 있을까?오늘도 나와 내 친구들은 한가로이 지뢰밭 사이를 거닐며 결코 위험한 일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믿어볼 뿐이다.
우수상
"이래선 안된다.화재 예방 교육"
대구본리여자중학교
3 학년 박진화
최근 5년간 학교 화재는 연평균 19%, 건수로는 23건이 증가하였으며, 인명피해 30%, 재산 피해는 연평균 33% 증가하였다.
이렇게 학교 화재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도 전국 초·중·고·대학의 14%는 소방시설이 없거나 대피로에 장애물이 방치되어 있는 등 학교 화재 예방에 상당히 무관심하다고 한다. TV에서도 간혹 나오는 이런류의 화재 사고를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혹시 우리 학교가 저런 건 아닐까? 실제로 우리들은 학교에서 화재예방법 같은 것을 거의 배우지 않는다. 아니, 배우긴 배워도 그렇게 상세히 가르쳐 주는 게 아니기에 한 반에 소화기 사용법조차 모르는 학생이 허다하다.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홍경래의 난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가? 실학은 무엇인가? 등의 문제는 달달 외울 정도이지만 살면서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화재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관심하다.
아닌 말로, 몇 해 전 야영지에서 벌어진 유치원 화재참사도 조금만 화재에 대한 관심이 컸더라면 그렇게 어이없게 아이들이 죽어가진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화재 예방 교육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 중 대부분은 '화재 예방법'이라면서 유치원에서 단체로 소방서에 가 본 경험이 있다. 문제는 바로 여기부터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시절 딱 한번 현장에서 가르쳐 주고 그 뒤엔 "자 너희들 어릴 적에 한번 봤지?" 라며 달랑 화재 예방법 비디오 한 편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화재 예방 교육의 한심하기 그지없는 현실이다. 이러고 나서 "아하! 화재예방이란 이런 거구나."라고 깨달을 사람이 대관절 어디 있겠는가.
전국의 초·중·고 학생 모두에게 물어보라. "화재에 대해 한번 말해볼 사람?" 그 대답이 어떨지 정말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기껏 해봐야 '화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전기 콘센트를 한꺼번에 많이 꽂지 않고, 물 만진 손으로 전선을 만지지 않습니다.' 따위의 기초적인 대답만 나올게 뻔하다. 화재발생시 대처법을 아는 학생은 거의 전무할 것이다.
게다가 그 비디오조차도 학교 선생님들께서는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시간 때우기식 교육인 셈이다. 하다못해 그 방법에 대해서 따로 설명을 해준다든지 시험을 쳐본다든지 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왜 쓰지 않는 걸까? 하긴, 선생님들조차 그 중의 몇몇 분은 화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한다. 행여라도 학교에서 불이 난다면 학생과 선생님 모두 사이좋게 껴안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학교 공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기로 유명한 우리 나라가 왜 화재 같은 재해예방법 같은 것에 있어선 다른 나라에 한참 뒤지는지 정말이지 두고두고 생각해 볼 문제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화재 발생율을 줄이고 화재로 인한 사망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일년에 한두 번은 민방위 훈련처럼 화재 예방 훈련이란 것을 학교에서 실시하여 학생들이 화재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지니고, 그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장려상
뜨거운 선풍기
왜관중학교
3 학년 강아름
"소화기 어디 있어? 소화기!"
지금부터 5년전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그때는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는 한 여름이라서 교실마다 3~4개의 선풍기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와 같은 한여름이면 체육을 하거나 조금만 장난을 쳐도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기 일쑤이기 때문에 괜히 애꿎은 선풍기는 쉴 틈이 없었다. 이렇게 쉴새없이 돌아간다면 무슨 일이라도 터질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힌 어느 날, 결국엔 사고가 터진 것이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건물 3개가 따로따로 있는데 그 중 제일오래된 건물의 선풍기에서 불이 났다는 것이다. 선생님들께서는 빨간 소화기를 하나씩 들고서 그 건물 쪽으로 뛰어 가시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이에 선생님이랑 같이 뛰어가던 꼬맹이도 있었다. 아마도 그 반이 3학년 교실인 것 같은데 학생들은 놀라 교실 밖에 개미떼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덩달아 그 반 선생님까지도 놀라서 떨고 있었는데 선생님이랑 같이 뛰어가던 꼬맹이가 다른 선생님께 알렸나 보다. 그 덕에 작은 화재에서 더욱 번지지는 않았지만 선풍기와 천장은 불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새까맣게 타 있었다.
지금도 그대로 있을까?
그때 화재원인은 전기누전이라고 했다. 그 반 수업은 불나기 전시간이 체육시간이었다라고 하는데 선풍기는 켰는지, 껐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아마 끄지 않았으니까 불이 났겠지?!당연히 우리들도 여름이 되면 내내 선풍기를 붙들고 살아서 뭐라고 할말은 없지만 지금의 우리 학교는 반마다 강약조절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모교에서는 강약조절이 되므로 어른이나 아이나 할 것 없이 누구든 무조건 세게 틀어놓고 본다. 나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리고 1시간 정도는 선풍기를 괴롭히지 않아도 될 듯한데 멋도 모르고 계속 돌아가게 했으니 건조한 날씨에 불이 나기 안성맞춤이지...
정말 그때는 '우리 학교 다 타버리는 건 아닌지'하는 생각도 났었다.그 사건이 있는 후에 여러모로 그 사건에 대해 방송이 나왔다. 비록 선풍기와 천장이 새까맣게 타버렸지만 그 사건을 본보기로 해서 아이들이 선풍기를 안전하게 쓰는 계기가 되었다.
선풍기를 제일 세게 틀던 아이들이 알맞게 조절하고 체육시간에 제발 선풍기 좀 끄고 나가라고 방송으로 부탁을 해도 안 듣던 아이들이 체육시간 만큼은 선풍기를 꼭 끄고 나갔다.
그리고 돌아가는 선풍기에 연필이나 손가락을 집어넣는 몇몇 아이들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 무서움을 알았고, 선풍기를 껐다 켰다 장난치는 일도 거의 드물어졌다. 정말 신기하고도 기가 막혔다. 학교측에서는 더 좋은 일이 되기도 하였다. 이제 선풍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잔소리를 일일이 안해도 되니까...
이런 작은 사고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어디에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우려가 큰 일 들이다.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곳곳에 소화기를 설치하고 소화기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소화기는 있는데 사용할 줄 모르면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이니까...
조금 있으면 한여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덩달아 위에 뱅뱅 돌아가는 선풍기도 얼굴을 들이밀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선풍기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제품도 안전하게 사용해야겠다.
장려상
난로를 사용할 때처럼
대전 버드내 중학교
3 학년 박지현
"야. 여기다 치마 널어놓은 사람 누구야?"
"어. 그거 내 건데."
"여기다가 널어놓으면 어떡하니?"
"그럼 어떡하니? 빨리 말려서 입어야 하는데."
"이러다가 불나겠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겨울만 되면 치마나 외투가 온풍기에 걸려있는 광경을 가끔 보게 된다. 실수로 치마가 젖었다든지, 블라우스나 외투를 빨아야 할 일이 있을 때면 으레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교복은 온풍기 위에 널어놓기가 일쑤였다.
선생님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인식 또한 그다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알고 있음에도 행하지 않는 것보다는, 모르기 때문에 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위험할 수 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리학교는 난로를 사용했었다. 추운 겨울 아침에 학교에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창고에 있는 나무를 가져오는 일이었다.
아침마다 교실과 좀 떨어져 있는 창고에서 서너 개씩의 나무를 가져오는 일은 정말 귀찮기 짝이 없었다. 그것도 나무를 가져오자마자 바로 불을 때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오시기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이런 번거로움 속에서 불을 때고 나면 난로와 너무 가까이 있어 덥든지, 떨어져 있어 춥든지 둘 중 하나였다.
그때만 하더라도 난 키가 큰 편이어서 항상 뒷쪽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늘 추웠지만 어쩌다가 난로 옆에라도 앉게 되는 날에는 공책으로 난로 쪽을 가리고 수업을 들어야 했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학교의 난로가 모두 사라지고 온풍기가 들어섰다.
중학교에 올라와서도 학교 전체에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은 전혀 신기한 일이 아니었다. 매일 아침 가장 일찍 오는 사람이 온풍기를 틀어놓으면 하루 종일 추위에 떨거나 얼굴을 가리고 수업을 들어야하는 일도 생기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난로를 때던 옛날에 비해서 굉장히 편리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만큼 화재 예방에 대한 조심성은 낮아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아직 나이가 어렸던 탓도 있었겠지만 난로를 피던 시절 선생님께서는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시고 불조심에 대한 많은 강조와 당부를 하셨다.
그런데 지금 학생들은, 온풍기는 난로처럼 그렇게 위험한 것이 아니라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우연히 온풍기 뒤에 들어가 있던 걸레에 불이 붙어 큰 화재가 생길 뻔한 것이다. 우리 반에서 있었던 일은 아니었지만 그 소문은 순식간에 학교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 날 이후 선생님들께서는 온풍기 주위에 화기물질을 가까이 하지 말라고 강조를 하셨다.
'온풍기는 안전하다'라는 생각이 자칫 화재를 일으킬 수도 있다. 난로를 피울 때보다 온풍기를 사용하는 지금이 더 큰 화재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학교에서는 온풍기 때문에 불이 붙어 교실 몇 개가 타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언제나 화재의 위험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가 아니라 언제나 조심하고 살아가는 신중함일 것이다.
이제 난로는 교과서나 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지만, 난로를 사용할 때의 그 신중함처럼, 온풍기도 조심해서 사용하여 학교 화재를 줄이고자 모두들 노력했으면 한다.
가 작
소방훈련 받는 날
가평중학교
2 학년 왕수령
우리학교에서는 '가이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축제를 매년마다 열고 있다. 이 축제는 체육대회와 먹거리 장터 그리고 각 반의 특색을 살린 코스프레 행진, 방송제 등과 같이 다른 학교와 거의 비슷한 축제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들은 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하나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소방훈련'이다.
'소방훈련'은 우리 학교 전교생 모두가 좋아하는 축제 프로그램들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직접 소방관아저씨들과 같이 화재진압과 구조작업을 하면서 직접 자신들이 구조하는 사람이 되어보고, 불 속에 갇힌 사람이 되어봄으로써, 재미를 느끼고 실제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몸에 저절로 배이게 되기 때문이다.
주로 구조하는 사람들은 3학년 학생들 중에서 뽑히게 된다. 3학년 학생들 중 뽑힌 사람들은 소방관 아저씨들과 함께 소방서에 가 있고, 뽑히지 않은 다른 학생들은 운동장에 있거나 강당으로 들어간다.
그 뒤 몇 분이 지나면 소방서에서 준비해 주신 연막탄을 소방관 아저씨 두 분께서 터트리신다.
첫 번째 연막탄의 색깔은 빨간색과 흡사한 색을 사용한다. 이 연기를 본 학생 중 한 사람이 소방서에 연락을 취하고 소방서에서 대기하고 있던 소방관 아저씨들과 우리학교 학생 소방관들은 소방차를 타고 와서 강당표면과 운동장에 물줄기를 시원하게 쏘기 시작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 학교 강당이 1년 중 한번 제대로 목욕하는 날인 것 같기도 하다. 몇 명의 소방관 아저씨들과 학생 소방관들이 연막탄의 연기 속을 뚫고 들어와 탈출을 도와주고 부상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른다.
이렇게 모두 탈출에 성공했으면 소방관 아저씨들은 다시 한번 부상자는 없는지 탈출하지 못한 사람은 없는지를 살펴본다. 모두 탈출을 하였다면 실전소방훈련은 마친 셈이다.
실전소방훈련을 마친 다음에는 소화기 사용법을 전교생 모두 앉아 있는 앞에서 소방관아저씨 몇 분이 나오셔서 가르쳐주신다. 소화기의 사용법을 일러주신 다음에는 전교생 중 스스로 지원하는 학생들에 한하여 앞으로 나오게 한 후 소방관 아저씨들과 함께 실제로 소화기를 다루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소화기 훈련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탓인지 경쟁이 매우 심하다. 그 심한 경쟁률을 뚫고 나는 개인적으로 직접 경험 해본 적이 있다. 설명을 많이 듣기는 들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소화기를 다루는 것이라 말도 못하게 힘들었다. 하지만 소방관 아저씨의 도움으로 소화기를 다루는 것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었다. 아마 평소에 소화기 다루는 방법을 많이 들은 것이 금새 익숙해질 수 있었던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그렇게 소화기로 작게 피어 놓았던 불을 금새 꺼버렸다.
소화기의 사용법 다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론소방훈련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다른 학교 학생들처럼 이론이라고 하여 모두 어려워하고 있었는데 소방훈련 이론은 소방관 아저씨들의 재치 때문에 너무도 재미있게 끝낼 수 있었다. 마지막에 이론을 끝내면서 소방관 아저씨들은 '어디서나 작은 불도 함부로 보지 말라'는 당부를 해주셨다. 그 날 소방훈련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소방훈련이 끝난 뒤 소방관 아저씨들은 곧바로 돌아가시지 않고 우리 학교의 소화기를 포함한 여러 장비들을 점검해 주셨다.
나는 아까 소방관 아저씨들께서 마지막으로 하셨던 말씀이 갑자기 떠올랐다. '언제나 어디서나 작은 불도 함부로 보지 말라'는 말씀이였다. 그 말에 '담뱃불'에서부터 시작되는 큰 산불이 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갔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장난으로 시작한 작은 불장난이 큰 산불처럼 우리 학교를 불바다로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나는 아찔했다. 만일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우리 학교에서 그런 화재가 난다면 그 불로 인해 학교만 타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친구들과 학교 구석구석마다 새겨놓은 추억과 나의 웃고 떠들어 대던 모습 슬펐던 모습 등 나의 몇 년의 시간까지도 함께 타버린다는 것을 우리는 유의해야 할 것이다.
담뱃불에서부터 시작되는 산불처럼 우리가 장난삼아 소지하고 다니는 라이터, 가스와 같은 인화물질들을 소지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또한 소화기를 가지고 장난을 하는 행동들을 삼가해 준다면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학교에서의 큰 재해를 막을 수 있는 든든한 방패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방훈련과 같이 실제 참여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학교에서나 단체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학생들 또한 그러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직접 참여하여 많은 것을 배워서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화재를 조금이나마 예방해야 할 것이다.
가작
우리 학교는 괜찮을거야! 과연?
수성여자중학교
3 학년 한민정
처음 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학교재해는 뭘까? 하고 궁금한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커져버린 호기심을 안고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한건, 여러 선생님들께 들은 학교재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고무공같다는 성질에 반해서였다.
그러나 지금 내가 화재란 것에 관심이 이렇게 무한대로 커질 줄이야.
그땐 몰랐었지 ……
언제였더라. 교실 난로의 좁다란 굴뚝에 허벅지보다 굵은 구불구불한 연통조각들이 못으로 이어지고 이어져 천장을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을때이니까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였을 것이다.
난 그때 학급주번이었고, 아이들이 모두 간 다음, 난로 주위에 쌓인 시커먼 재들을 조그만 쓰레받기에 조그만 빗자루로 정성껏 쓸어 담으며 기침을 콜록콜록하던 조그만 10살짜리 아이였다.
겨울이면 그 동그란 난로주위가 얼마나 따뜻하던지.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책상에 얼굴을 묻고 자던 나는 뭔가를 굽는 듯한, 그러나 좋지 않은 냄새를 맡고 말았다.
'무슨 냄새지 …… 그러고 보니 벌써 네시가 넘었네!'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불꺼진 난로에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러나 냄새는 계속 퍼지고 있었고, 교실밖으로 나가 다시 냄새를 맡았을 때야 저만치 떨어진 2학년 교실창문에 희뿌옇게 낀 검은 연기를 볼 수가 있었다.
가슴이 뛰고 정신이 없었지만, 1층 교무실에 가서 알려야겠다는 생각밖엔 나지 않았다.
3 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그 순간이 어찌나 그리 길던지!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눈물이 앞을 가려 계단을 껑충껑충 내려갔던 그 모습이 5년이 더 넘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교무실에 다다라서 헉헉대며 '불났어요'만 계속해대는 날 선생님들은 일으켜 세우며 '어디니? 몇 반이니?'하고 물었지만 난 무서운 충격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결국 아무말 못하고 있는 나를 뒤로 한 채 선생님들 몇 분이 뛰쳐 올라갔고 난 그제서야 긴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이미 바닥에까지 넘실넘실 파고들어 교탁에까지 번지는 불을 잡으셨다며 나에게 고마움을 표하셨고, 며칠 후 나는 처음으로 교장선생님 앞에서 '모범상'이란 걸 탈 수 있었다.
그 교실은 까맣게 그을려 어린 내 눈엔 마치 지옥으로 가는 곳으로 느껴졌으며 화재의 원인은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선생님의 부주의로 돌려졌다.
난생 처음 겪었던 무서운 그날의 기억. 그 상태에서 조금만 늦게 일어났다거나 발견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모두들 생각한다. 설마 우리학교가, 내가 다니는 학교가 재해를 입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반 교실이 불길에 휩싸여 추억들과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질지 아닐지는 겪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것이다.
몇몇 학교들은 재해예방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수는 아니며, 제대로 된 교육을 학생들이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화재에 대해 너무 무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우선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화재를 예방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얼마만큼 신경을 쓰는지에 달려있다. 학교 아무곳에서나 불꽃놀이를 하며 교실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개의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것이야 말로 대형화재를 이끌어내는 데 한 몫 단단히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 하나쯤이야'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한 일을 자주 하면서도 '난 불장난 따위는 하지 않았어'한다.
사소한 것이라 생각되어도 우리 공동의 터전인 학교를 삼켜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음부터 실천하는 것이 행동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화재를 예방하는 다른 방법에는 직접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전열기구 가까이에서 화재의 위험성이 있는 물건으로 장난을 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난로 주위에 잘 타는 물건을 놓거나 외출시에는 난로를 꼭 꺼야만 한다. 가스온풍기를 사용할 때도 반드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며, 사용 후에는 밸브를 반드시 잠궈야만 한다.
단순히 성냥이나 라이터로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스나 전기로 인한 화재 역시 엄청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부터 먼저'란 생각을 가지고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화재를 가까이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그저 뉴스나 신문에 자주 보이는 기사들과 사진을 보며 놀라움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그것은 아주 가까이서 크게 일어날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것이다.
그때는 놀라움만이 아닌 아픔과 고통까지 섞인 참기 힘든 괴로움이 될 것이다.
화재시 대피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첫 번째로 비상구를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문을 닫아서 연기와 불의 확산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가구나 커텐에 물을 뿌리는 것이다.
책상이나 커텐은 불에 잘 타지만, 물을 먼저 뿌려두면 불이 쉽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불길이나 연기가 주변에까지 번져 대피가 어려울 경우에는 무리하게 통로를 찾을 생각을 하기보다는 우선 옥상에 올라가서 구조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피를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는 것은 바보같은 일이다.
우리에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만 있어도 잠시 동안의 판단만 있어도 화재라는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소하다고 느껴져도 우리는 조심한다는 것에 대해 행동보다 말이 앞서고 있진 않는지.
선진국보다 후진국이 30∼40%나 더 많은 학교재해를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 학교를 위해서도 우리는 다시 한 번 무서운 학교재해 중 하나인 화재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야 겠다.
가작
화재없는 우리학교
월성중학교
3 학년 노지권
우리는 하루에도 크고 작은 재해 속에 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예산의 부족으로 안전시설에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또 시설의 노후화로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학교에서의 사고도 다른 곳과 같이 예외일 수 없다.
학교에서의 재해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질 수 있다.
먼저 시설의 허술함을 들 수 있다. 1997년 10월 15일 국정감사에 의하면 서울 전체 학교와 연구시설 1,250개를 조사한 결과, 31%가 불량이었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5개, 중학교 10개 학교에는 소화기조차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시설의 학교에서 대형 화재가 일어난다면 대형참사는 불보듯 뻔하지 않은가? 씨랜드 사고 때도 시설의 허술로 수없이 많은 죄없는 어린 양들이 생명을 잃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제 학교에서도 시설 확충과 강화를 서두르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큰 사고가 날 것이고, 치명적인 피해를 볼 것이다.
다음으로 교육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재해에 관한 교육이나 캠페인은 다른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미미하다. 교육을 받음과 받지 않음의 차이는 크다. 같은 화재발생에도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운대로 대처만 한다면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도 구출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안전교육은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살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기에 2000년, 2001년 소방서에서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이해 약 3,000여명의 학생들이 훈련을 가졌다. 이런 교육을 좀더 넓혀서 실시한다면 사고로 사망하는 수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개개인의 부주의를 들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시설과 수많은 교육을 받더라도 자신이 자각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사고가 나기 마련이다.
실제로 일어난 K대 공과대 실험실 사고를 보면, 실험실에서 고분자물질 추출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기기과열로 생기는 사고에 대비한 학생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만약 실험실이 모여 있는 데에서 한 군데만 폭발하면 연속적으로 폭발해 큰 사고가 날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의식하는 대학생이 하나 없었다는 것은 부주의한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어떤 대학생은 수소가스통 옆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자랑처럼 얘기한 것을 보면 사람들이 위험에 대해 얼마나 부주의하고 관심이 없는가를 알 수 있다.
더구나 초등학교 교사마저도 자연시간에 실험도중 시약이 폭발해 아이가 화상을 입은 것을 보면 현재 어느 누구 하나만 조심해야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주의를 기울이고 예방해야 한다.
지금까지 시설, 교육, 안전의식에 대해 언급하였다. 시설이 낙후되면 자신의 의지와 교육에 상관없이 사고가 나고, 교육이 안되면 사고시에 죽을 확률이 높아지며, 부주의하게 되면 언젠가는 크게 사고가 나는 것처럼,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완벽하게 갖추어져서 화재 재해없는 학교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작
조그만 부주의가 화재의 원인
고암중학교
1 학년 이후민
4 월 17일인 어제, 학교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애∼앵, 애∼앵"
이 사태에 대해 알지 못하는 나는 순간 머릿속이 깜깜해지면서 허둥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너무도 태연했다. 나는 너무 놀랐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물어 봤더니 누군가가 화재경보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나는휴∼하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상황이 아니기에 망정이지 실제였다면 나는 소화기부터 찾거나 가방부터 챙겼을 것이다. 사실 우리 학교 뿐 아니라 다른 학교도 인화물질이 사방 천지에 널려 있다.
과학실에는 알코올램프가 있고 교실의 절반 가량은 목재이다. 바닥도, 책상도, 사물함도…. 게다가 가스배관은 폭발의 위험이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화재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어린양과 같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종례시간에 들은 것이지만 어제 화재경보기 장난 친 것 외에도 진짜로 불이 났었다고 하셨다.
구체적 장소는 듣지 못했고, 불을 갖고 무엇을 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 역시 선생님이 말씀은 해주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 불이 난 발화장소 전체가 그을렸다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불조심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사건이 교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았을 때, 조금만 부주의해도 이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학교 내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우리에게 인식시켜 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태에 대해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나는 그렇지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화재에 대해 경계심을 갖지 않고 그 경계를 소홀히 한다.
실제로 내가 이 곳에 이사오기 전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알코올램프에 불을 붙이고 장난을 치다가 알코올램프를 엎어 나무로 된 마루바닥이 시커멓게 타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다행히 소화기를 사용할 줄 아는 학생이 있어서 초기에 진화가 가능했었다.
위의 이야기를 봐도 알 수 있듯이 학교는 배움의 전당이기도 하지만 조금만 부주의하면 이 배움의 전당이 잿더미가 되는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방과 대처 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떠한 실정인가?불조심 강조의 달에 선생님이 간단한 소화기 사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시기만 할 뿐 학생이 직접 실습하는 기회는 별로 없다.
게다가 국가에서는 화재예방교육이 미비한 실정이라, 기껏해야 불조심 강조의 달에 불조심에 대한 내용의 글짓기나 그림, 포스터 등을 써서 출전하게 하여 잘 된 출제작을 뽑아서 상을 주고 끝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궁극적으로 예방하기가 힘들다.
한번 실제로 학교에 화재가 났다고 가정해 보자.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아이들은 너도나도 자기 집에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하여 연락을 하거나, 자기만 살겠다고 앞다투어 사고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과정에 서로 밟고 밟히는 아비규환일 것이다.
서로 탈출하기에 바쁘면 소화기는 무용지물이 아니겠는가?또 누군가가 소화기를 들고 분사를 하려고 한다고 가정을 하자. 하지만 소화기도 작동되지 않는다면 이것 역시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얼마 전 우리 아파트 단지의 집집마다 소화기를 비치하게 해 주었다. 소화기를 배급받은 날 아버지는 소화기 사용법과 소화기 관리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특히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소화기는 분말상태라 자주 흔들어 주지 않으면 굳어서 사용을 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러나 학교나 공공기관에서는 이 소화기의 보관은 잘 되어 있으나 관리 및 사용방법에 대한 인식이 허술하고 미비한 실정인 것 같다. 이러니 화재시 소화기는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이라는 것에 대하여 사용 용도를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불은 매우 유용한 것이나 잘못되었을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뒤따르므로 학교에서 우리는 정확하게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화재 예방 및 화재 발생시 화재진압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정확히 익혀야 할 것이며, 학교 내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우리는 어른들의 경험에 비춰진 가르침에 따라야 할 것이다.
가작
학교는 과연 안전지대인가?
부산 용호중학교
1 학년 주민경
요즘에는 언제 어디서나 불조심이다. 특히 화재가 나는 장소를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나 산을 떠올리는데 여기에 또 하나가 덧붙여진다. 그 곳은 학생들이 배움을 얻는 곳, 바로 학교이다. 학교에서 무슨 화재가 일어나겠느냐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학교 화재는 우리에겐 그 어떤 화재들보다도 더 큰 의미를 가져온다. 대한민국 미래들의 제2의 가정인 학교에서 일어나는 화재는 무엇일까?첫째, 불로 가열해서 실험 결과나 과정을 적는 시간인 과학시간이 빠질 수 없다. 특히 알코올램프 사용시에는 지겹도록 아니 귀에 못이 박혀 따가울 만큼 주의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 많은 말들 중에서 핵심은 단 하나였다. 잘못 사용하면 화재가 일어나니 조심해서 다루라는 것. 같은 말들을 수십 아니 수백 번씩 들어 오면서 알코올램프는 자연히 학교 화재의 중요원인이 되었다.
둘째, 학생들의 불장난으로 인한 화재이다. 이것은 아무리 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것이다. 불장난은 인간의 천성인가? 내가 초등학교 때에는 불을 붙이는 실험을 많이 했었는데 그 당시 남학생들은 선생님이 설명하고 계실 때 언제나 몰래 성냥을 긋곤 했었다.
내가 아는 남학생은 성냥을 긋다가 하마터면 옷에 불이 붙을 뻔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불장난을 해댔다. 성냥이 필요했던 수업 뒤의 모래 상자엔 언제나 다 탄 성냥이 가득했다. 아이들의 그런 행동은 졸업할 때까지도 고쳐지지 않았다. 모 중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의 불장난으로 학교 전체가 탈 뻔 했다고 한다.
셋째, 전기가 있는 곳이면 화재가 있다라는 말의 주인공인 '누전'을 꼽을 수 있다. 누전은 학교 뿐 아니라 집이든 다른 건물에서 화재 원인 1위이다.
비록 학교에서는 누전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화재가 일어나는데 있어서 주요원인이다.
누전의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콘센트에 플러그를 많이 꼽아 놓을 때가 굉장히 위험하다. 일반 가정에서는 플러그를 많이 꼽아 놓는데 그 점을 고쳐서 누전을 막아야 할 것이다. 조금은 귀찮지만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는 반드시 빼어 놓아야 한다.
넷째, 가장 위험한 화재인 가스이다. 가스는 화재뿐만 아니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건물이 붕괴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네 가지 외에도 학교의 화재원인은 많이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것은 앞에서 설명한 네 가지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화재의 위험이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화재의 무엇도 있다. 과연 이 무엇은 무엇일까? 답은 예방이다. 옛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집에 불이 나고 나서야 불의 무서움과 파괴력을 깨달아 후회해봤자 어떻하겠는가. 이미 지나간 일이다. 한마디로 불나고 나서 울고불고 하기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낫다는 얘기다. 불을 예방하는 방법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지켜야 할 규칙이다.
첫째, 제일 중요한 것은 불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불의 이중성. 잘 사용하면 우리에게 더할나위 없는 선물을 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더할 나위 없는 피해를 주는 이중성을 가진 것이 불이다. 언제나 이 점을 생각해서 불을 다룰 때 조심해서 다룬다면 화재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둘째, 기구를 다룰 때는 항상 안전수칙을 알고 나서 기구를 쓴다는 것이다. 안전수칙을 모르고 썼다가는 불나기 십상이다.
셋째, 아이들에게 불의 위험성을 심어주어야 한다. 불의 위험성을 모르는 아이들은 불을 장난감정도로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불은 인간에게 주는 것만큼 앗아가는 것도 많다는 것을...
넷째, 석유 같이 불이 잘 붙는 종류는 조심해서 다뤄야한다. 겨울에 난방연료로 쓰이는 석유가 있는데 특히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석유는 인화성이 강한 유류이기 때문이다.
모 초등학교 도서실에서는 난로를 켜놓고 장시간 방치해 두는 바람에 난로 과열로 도서실이 불에 탔다고 한다. 난로에 석유를 넣을 때는 항상 전원 스위치를 끈 다음에 넣고 주위에 인화물질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가스는 특히 안전점검이 중요하므로 항상 가스를 켜고 끌 때 노즐의 상태를 확인하여야 하며 정기적으로 가스가 새고 있는지 점검을 해야 한다.
이처럼 화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도 하지만 그 모습을 감출 수 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추게 할 때는 과연 언젠지 궁금하다.
그리스 신화을 보면 프로메테우스가 신만이 쓰는 것을 몰래 훔쳐 인간에게 준 값진 선물이 불이다. 하지만 그 선물 안에는 우리가 예상치 못한 위험도 들어 있었다. 신은 과연 이 위험을 알고 주신 것일까, 모르고 주신 것일까? 내 생각으로는 일부로 위험을 추가한 것 같다. 비록 인간을 위해 가져다 주긴 했지만 부주의한 인간을 깨우치기 위해서, 좋은 것 안에는 나쁜 것도 있다는 것을 깨우치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아직도 인간은 신의 그 뜻을 모른다. 뉴스를 보면 항상 화재에 대한 사건이 나온다. 왜 그럴까? 아직도 인간이 부주의하다는 걸 보여주려고?화재는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모르고 동시에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위험한 존재이며, 예상할 수도 없는 그 위험 앞에서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배움을 얻는 학교는 안전하게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입 선
안전한 학교, 즐거운 학교
순천별량중학교
3 학년 현유진
얼마 전 김해공항에서 중국의 민항기가 악천후 속에서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다가 130여명의 인명이 사망하는 큰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 역시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대형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대형사고는 삼풍백화점 사고를 비롯하여 성수대교 사고, 목포에서의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각종 가스폭발 사고 등 이루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이런 사고가 터질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따갑게 질타하지만, 국민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만 하면 이런 대형사고들이 터지곤 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우리 학교는 본관 외벽 방수공사, 교실 바닥재 교체공사, 별관 페인트 공사, 우천로 공사, 자전거 보관대 공사등 이런 저런 공사들로 인해 매우 소란스럽고 동시에 안전사고의 위험에도 위태롭게 노출되어 있었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연일 조회 시간과 수업 시간을 통해 철저하게 학생들에게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아무런 불상사 없이 이 모든 공사들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
사고의 위험은 항상 우리의 생활 주변에 도사리고 있기 마련이다. 학교라고 해서 화재, 수해, 풍해를 비롯한 여러 위험 요소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항상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 바로 화재이다. 전기 누전 사고를 비롯하여 위험한 화학 약품을 다루는 과학 실험실, 학생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급식실등이 일차적으로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과학 시간에 실험을 하기 전에 선생님께서 근무하셨던 학교에서 있었던 경험을 말씀해 주셨다.
한창 실험을 진행하던 중, 약품을 다루던 학생들의 부주의로 인해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모두 크게 놀라고 당황했다고 한다. 재빨리 선생님께서 과학실에 비치되어 있던 소화기로 불길을 잡아 다행히 사고는 면했지만, 만일 그때 소화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실험에 임하는 우리들에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하시며 학생들의 주의를 재삼 당부하셨다.
이처럼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해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주의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각종 전열기, 난방기를 비롯한 전기 제품들에 대한 꼼꼼한 관리에서부터 화재에 대비한 각종 장치들, 예를 들면 화재 감지기라든가 누전 차단기, 소화기, 소화전 등이 비상시에 곧 바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따갑게 들어왔던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빛바랜 구호가 주는 교훈을 무심코 흘려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안전한 학교가 우리에게 즐거운 학교를 보장해주는 전제 조건임을 가슴깊이 되새겨야 한다.
입선
내일을 대비하는 지혜
동방여자중학교
3 학년 김수빈
나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 너무 부정적인 말인지는 몰라도 우리의 목숨은 내일 당장 끊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우리 머리 위의 파란 하늘은 언제 두 동강 나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던가. 인간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혹시나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대비할 수 있다.
어제의 그 예비책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의 존재처럼 재해란 것도 마찬가지다. 수명을 조금이라도 더 늘이기 위해 질병 예방이란 것을 하듯, 우리는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재해를 대비하기 위해서 재해 예방을 한다.
재해를 단순한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한 해에 발생된 화재로 마을 전체가 까맣게 재로 변하기도 하고, 건물 한 채가 모두 타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여름마다 뉴스와 신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홍수까지, 재해는 순식간에 죽음이란 극한 상황까지 몰고 갈 수 있는 그런 끔찍한 존재인 것이다. 죽음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람은 예기치 못한 재해의 예방을 위해 무던히 노력해 왔으며, 과학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노력으로 이제는 계절마다 일어나는 수해정도는 예견하고 어느 정도의 대책을 세울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화재 같은 경우는 손을 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일 어디에서 불이 난다고 장담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특히 학생들이 있는 학교 같은 곳에서의 재해는 속수무책이다. 그러나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더라도 발생했을 경우에 해야 하는 행동과 대피 방법을 배운다면 피해를 줄일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에선 1년에 한번씩 소방훈련을 한다. 소방서에서 오신 소방관 몇 분께서 화재시 대피의 방법과 소화기 사용법 등에 대해 알려주신다. 그것은 그저 1년에 한번씩 하는 행사이기 이전에 실제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구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일종의 재해 예방이 되는 것이다.
말로만 불이 나면 도망가라, 소화기를 들어라하는 식의 형식적인 예방보다는 소방 훈련처럼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것이다.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훈련에 임하는 학생이나 소방관 분들 모두 조금 더 진지하고, 재해 발생 시 적절히 대처 할 수 있는 그런 효율적인 훈련을 했으면 하고, 또 그런 기회가 자주 이루어졌으면 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재해 예방의 방법은 많다. 소방 훈련은 그 방법 중의 하나인 것이다. 재해 발생시엔 어쩌면 가장 큰 피해를 낼 수 있는 곳이 학교일 것이다. 그런 만큼 조금 더 재해 예방에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재해란 것을 100% 막기란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봐야 하는 것이다. 목숨은 소중하다는 걸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위험한 상황에 닥치면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에만 급급해지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재해예방은 혼자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한순간 순간마다의 뜻하지 않은 재해를 항상 대비하는 그런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재해의 피해를 가장 적게 줄이는 것이 재해 예방의 가장 큰 목적이듯 우리도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재해 예방법을 익히고 실천하자. 우리의 작은 노력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입선
적을 알고 나를 알자
강하중학교
1 학년 박은영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 나는 내가 잘 알고 있는 학교, 자세하게는 알지 못하더라도 많이 들어 본 재해라는 주제를 왜 처음엔 어렵게 받아들였을까? 그것은 우리는 재해가 발생하면 많은 후회를 하지만 발생하기 전에는 '설마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겠어?'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난 지금까지 여러 재해로 인한 많은 사고들을 TV나 신문 등으로 접했지만 난 한번도 심각하게 '나에게 저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난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인터넷의 여러 정보와 사진자료를 찾아 보았다. 그런 과정에서 재해로 인한 많은 피해 현장을 보았다. 작은 피해부터 큰 재해까지... 난 늦게나마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문득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것은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때 배운 화재가 발생하면 줄서서 차례대로 밖으로 나간다거나 그밖에 아주 기본적인 지식뿐이다. 물론 커 가면서 그밖에 것들을 배웠지만 학교에서는 자세한 내용을 배우지는 못하였다.
그렇지만 우리 이웃나라인 일본은 지진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인지 재해 대처법을 많이 배운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지진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방석을 머리위로 올리고 벽 밑에 쭈그리고 앉아있기 같은 것을 실제로 해본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학교에서는 이런 교육을 많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작은 것이라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해를 막을 수는 없어도 예방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해는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제일 위험이 많은 화재, 그리고 수해와 풍해, 설해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은 화재에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청소년 흡연율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 만큼 담배꽁초, 라이터의 불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우리들은 담배를 피워서도 안되겠지만 불장난이나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려서도 안될 것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우선 침착한 마음으로 흥분하지 않고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선생님이 계시지 않을 경우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물이 있다면 커튼이나 주변에 물을 뿌려 놓으면 좋지만 물이 없다면 연기가 새어 나오거나 손잡이가 뜨거운 문은 열지 않는 것이 좋고 창문을 열고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리거나 전화로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를 할 때에는 위치를 자세히 설명한다.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번졌을 경우 옥상으로 올라가서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고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수해는 갑자기 닥치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대비를 해야 한다. 수해가 났을 경우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구조요청을 빨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풍해와 설해는 건물에 영향을 주거나 주변 물건에 영향을 주므로 안전한 곳 밑이나 튼튼한 건물 안에 있는 것이 좋다. 내가 조사한 것보다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재해는 예방이 우선이고 대처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기억해 놓아야 할 것이다.
이번 글짓기로 많은 것을 배웠고 학교 구석구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뿐만 아니라 재해 예방을 위해 나부터 노력 할 것이다.
입선
열네살의 쓰라린 아픔
신철원중학교
3 학년 최원석
나는 지금도 바람 살랑이는 '봄'이란 계절이 슬프기만 하다. 아니 아프기만 하다. 2000년 4월 11일. 2년이 지난 지금이지만...
그 날이 돌아오면 한번씩 머릿속 아픈 기억들이 생각나곤 한다.
그 당시 나는 천안에서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었던 너무도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겨울이 지나 봄의 따뜻한 온기와 봄바람이 찾아올 무렵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일이 일어났다.
다른 때와 어김없이 엄마의 차를 타고 학교에 등교했다. 엄마는 자동차 면허증을 딴 지 얼마 안된 초보운전자였다. 그런 엄마의 차를 타기 싫었던 나는 그 날 역시 고개를 푹 숙이고 학교에 등교했다. 내심 불안한 마음에 뒤를 쳐다 보았다. 역시 초보운전자라서 그런지 한참 있다가 돌아간다. 그런데 그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었을 줄은 ……그 날 역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공부도 하고 쉬는 시간이면 다른 반에 가서 놀기도 하였다. 바람이 몹시 거칠었고 4교시 무렵 아이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왠지 이상하고 씁쓸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었다.
반찬은 돈가스와 총각김치,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엄마가 해준 마지막 밥이었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점심시간에 활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이들은 그저 나의 눈치를 보면서 밥만 먹고 있었다. '왜 그럴까?'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수업시간이 다 끝나고 집에 갈려고 할 무렵 친구들은 집에 갈 생각은 안하고 내 곁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조용히 부르셨다.
"원석아 놀래지 말아라. 오늘 너희 집에 불이 났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멍했다. 주위에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울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것이 첫 번째 화재도 아니었다.
우리집은 축산업을 하였다. 그래서 축산농가에 몇 번 불이 나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농가에만 불이 난 거겠지'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집에까지도 불이 났다고 하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곧장 집에 갔다. 내 친구들과 함께 집에 도착하니 그건 우리집이 아니였다. 집은 앙상한 나무와 철근만 남은 채 모두 검게 변했다. 차도 타고 몇 마리 키우던 강아지들은 까만 잿더미에 같이 묻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죽어 있었다. 나는 엄마와 아빠를 찾기 위해 집 주위를 돌았다. 집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나와 친구들 뿐이었다.
그런데 내 친구 한명이 나에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너 우리집으로 오래!"
그래서 난 그 친구 집으로 갔다. 친구 집으로 가니 그 당시 10살이었던 내 여동생 은희는 울면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 광경을 보면서 멍해졌다.
'이제 어떡해야 할까? 또 아빠와 엄마는 어디로 가셨을까?'그 때였다. 나를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으니 교회에 목사님과 선생님들이었다.
"걱정 말아라 하나님이 도와 주실거야. 원석아, 우리함께 기도하자!" 나는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몰랐다. 그저 네, 네, 네……또 전화가 걸려왔다. 아빠였다. 아빠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목이 잠긴 듯 나에게 말하였다.
"원석아! 여기 병원이야. 엄마가 은희랑 싸우지 말고..."이 말을 몹시 힘들게 말한 뒤 아빠는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전화가 끊겼다. 나는 도대체 뭐가 뭔지 몰랐다.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엄마와 아빠가 병원에 계신걸까? 아마 큰 충격으로 그냥 병원에 계신 걸꺼야.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낮에 그 매서운 바람은 이제 서서히 모습을 숨기고 해가 오렌지빛 붉은 석양과 함께 지고있을 무렵. 고모는 내가 있는 친구의 집으로 찾아왔다. 고모와 고모부를 따라 어디론가 나와 내 동생은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게 천안 친구들과 천안과의 이별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안에서 잠을 청했다. 깊은 잠에 빠지고 일어나니 큰아버지 댁이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자 마자 나와 내 동생은 다시 어디론가 가게 되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지하철을 타고 40분쯤 지나서였을까? 지하철 밖에 보이는 것은 63빌딩이었다. 아 서울이구나......
그런데 서울은 왜 가는 거지? 지하철을 내리고 택시를 탔다. 큰어머니는 한강 성심 병원에 가자고 하셨다.
병원!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이 싸늘함. 혹시 엄마 아빠가 크게 다치신건가?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병원에 가게 되었다. 병원 입구에 들어섰다.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큰엄마는 어느 간호사와 이야기를 한 뒤 나에 말했다.
"원석아 놀래지마라. 알았지?"
그렇게 나에게 몇 번이고 계속 말했다.
한참 그렇게 말하고 망설이는 모습에 내가 말했다.
"큰엄마! 엄마 아빠 크게 다치셨어?"
그러자 큰엄마는 눈물이 고인 채
"원석아 오늘 엄마가 돌아가셨어."
순간 내 눈에 눈물이 핑 고였다. 내 동생은 다시 울었다. 눈물을 애써 참으며 다시 말했다.
"아빠는요?"
"아빠는 괜찮으셔."
나는 눈앞이 눈물로 가려져 안보였다. 머릿속은 온통 까맣게 물들여져 있어. 그저 멍하니 있었다. 그렇게 5분 뒤 큰엄마는 나의 고여있는 눈물을 닦아주며 "자 원석아 엄마한테 가야지"
나와 내동생은 영안실로 갔다.
영안실에 들어가 엄마의 사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털썩 주저않아 끝내 참고 있었던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울부짖었다. 나는 그렇게 쉬지 않고 3시간은 울었던 것 같다. 3시간정도를 쉬지 않고 우니 눈물도 더는 나오지 않았다.
나도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하나님 왜 하필 우리 인가요? 왜 하필. 우리가 무슨 죄가 있길래 왜! 왜! 왜 …… 기도라기 보다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나의 작은 소리였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나와 아빠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또 다시 해는 떴다. 이 시간이 꿈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나는 이미 어둡고 모든 사람들의 울음이 들려지는 싸늘한 영안실 엄마 사진 앞에 있었다. 그리고 나와 멀리 떨어져 아빠와 이모부 이모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
이제 엄마의 시신은 버스 밑에 어두컴컴한 곳에 놓여지고 철원으로 가게 되었다. 철원으로 가는 도중 찬송가가 나오고. 이모와 이야기도 하였다.
"원석아 엄마 없다고 기죽지 말고 생활해라. 알았지"이모는 또 다시 울으셨다. 나는 눈물이 안나왔다. 더 이상 나올 눈물은 이미 메말라 버렸다. 나는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철원에 도착하여 우선 할머니댁에 갔다. 버스 타는 곳에 할아버지가 서있으셨다. 할아버지 역시 울고 계셨다. 할아버지 우시는건 처음 보았다. 그리고 나는 엄마의 사진을 들고 할머니댁에서 멀지 않은 산으로 서서히 서서히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갔다.
내 뒤로는 많은 사람들과 엄마의 시신이 있는 관이 내 뒤를 따르고 있었다. 엄마는 이제 땅속 깊이 어둡고 서늘한 곳에 혼자 외롭고 쓸쓸히 긴 여행을 하게 되었다. 흙을 한삽 한삽 묻을 때마다 내 눈물도 하나하나 흐르고 있었다. 이모는 나를 꼭 껴안아 주었다. 이렇게 1시간쯤 지나서 엄마의 산소가 만들어졌다.
이제 다들 갔다. 아빠는 할머니댁에서 잠을 청하였고 내동생은 울기만 하였다. 이런 우는 동생을 달래는 할머니도 함께 달래다가 함께 울었다. 나도 큰 소리로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무슨 이유였을까......? 나는 엄마산소로 다시 갔다. 이제 나와 엄마 단둘이었다.
"엄마 무섭지 않어? 엄마. 나 엄마아들 원석이에요... 엄마! ~~~"아무리 울먹이는 소리로 크게 소리질러 외쳐보지만 엄마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이렇게 2년이 지나 나는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되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버스를 타고 학교를 등교할 때면 나는 엄마가 계시는 산소를 바라보며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하고 속으로 인사를 하고, 집으로 올때는 '엄마, 학교 다녀왔습니다'하고 지금까지도 문안인사를 드리고 있다.
그리고 아빠는 한동안 할머니댁에서 잠만 한없이 주무셨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 아빠도 이제 새로운 다짐을 하며 천안으로 다시 직장을 다니신다. 나와 내동생은 여기 철원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같이 산다.
2 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믿겨지지가 않는다. 집에 있다보면 대문을 열고 엄마가 오실것만 같고 잠을 자고 깨면 이 모든게 깊은 꿈이길 바라며 일어나보지만 여기는 천안이 아니라 할머니댁이다.
이렇게 한 순간에 화재는 우리 가족을 칠흙같은 절망속으로 빠지게 하였다. 평범했던 우리 네 식구는 한 사람은 껌껌한 땅속에서 슬퍼하고 있고, 한 사람은 천안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동생과 나는 할머니 댁에서 서로 헤어져 살고 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아픈 기억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2000 년 4월 11일 바람이 몹시 거센 어느 날 작은 불씨가 우리 집을 앗아갔다. 2000년 4월 13일 한강성심병원 새벽 3시 12분경 엄마가 돌아가심. 그리고 우리 가족의 헤어짐. 그리고 영원한 그리움.
한순간에 방심했던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우리 가족에게 아픔으로 다가왔고,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그리움을 안겨주었다. 이 모든 아픈 기억들이 왜 기억나는 것일까. 잊어야 할텐데 또 왜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 속썩여 드린것 밖에 생각이 안날까? 이런 생각으로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2002 년 음력 3월 8일 오늘은 엄마의 기일이다. 아빠, 할머니, 동생과 나는 엄마에게로 갔다. 가서 철쭉도 심고 국화도 심고 매화나무도 심고 장미도 심었다. 그리고 또 다시 엄마를 불러보지만 엄마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런데 엄마산소 주변에서 토끼가 우리 옆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 그 토끼가 엄마였을 거라고 뚱딴지같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우리 가정은 조그마한 불씨가 바람을 만나서 우리집을 앗아갔고 그로 인해 엄마의 큰 빈자리가 생겼다. 그 아픔으로 인해 생긴 세심한 버릇이 생겼다. 이제는 가스밸브도 꼭 잠그는 버릇도 생겼고, 작은 불씨만 보면 꺼버리는 버릇이 생겼다.
현재 나는 힘들어하지 않는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 세상 밖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작은 상처로 인해 나보다 더 큰 아픔과 고통을 가진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나는 크게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하늘에 계신 엄마와 세상사람 모두에게 약속한다. 후회하지 말자. 방심하지 말자. 한순간의 방심이 아픔을 불러오기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