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 그날 토요일인데, 친한 동생이자 수영코치였던 탁쌤..
오후 1시에 결혼식이 있어..축하를 해 주고..식사는 그날따라 땡기지 않아..
하지 않은 채 운전을 하고 다시 정원으로 돌아오던 찰나였다.
그 시간은 오후 1시 20분 경~
핸드폰이 갑자기 울리며..급박한 목소리가 들리고....나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대구국제공항결혼식장인데..급히 꽃다발이 필요합니다..2시에 결혼식이 있는데..그때까지 가져다주실수 있나요?"
나는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지금 시간이 몇신데...
지금 내가 정원에 있는것도 아니고, 정원과는 거리가 엄청 먼 데다 주말이라 차도 많이 막히고.,.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이렇게 대답해야만 했다.
"고객님, 죄송하지만..시간이 너무 촉박해서..어려울거 같습니다.. 최대한 빨리한다해도..2시까진 도저히~...주변 가까운 꽃집이 없던가요?"
그랬더니..
다시 고객은,
"다들 안된대요..여기 대구오면 쉽게 구하겠지 했는데..
정말 다급한데..부케식꽃다발로..많이 크지 않게..잘 좀 부탁합니다."하며..간절하게 애원하였다.
그래서 나는..
"음..정말 당혹스럽긴 한데...
그럼 최대한 애써 볼께요. 2시까지 무조건 들어가야 하나요?"
그러니 고객은,
"아뇨..2시부터 예식인데..주례사후 전달될 꽃다발인데..그때까지만이라도 도착되면 됩니다.."
다시 나는,
"알겠습니다. 최대한 그럼 준비해보겠고, 장담은 못하겠습니다만..시간적으로 봤을 땐 퀵서비스를 쓰던가..해 볼께요"
고객은,
"결제는 어떻게 할까요? 나중에 해야하는데..지금 처리할 여건이 아니라서...ㅡ.ㅡ;;"
다시 나는,
"네..그렇게 하세요.그게 급한 건 아니니..일부터 빨리 해결해보자구요.."
...
이렇게 해서..나는 1시35분에 정원으로 도착,
바로 몇군데 오토바이 긴급 퀵서비스를 조회해 알아보고 대기 시킨후,
꽃다발을 부랴부랴..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촉박하다보니..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손은 마음만큼 빨리빨리 움직여지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 와중에..또 문제가 생겼다.
꽃냉장고에..꽃다발 만들 생화가 '국화종류'밖에 없던 것이었다.
(평소에 생화는 주문있을 때 바로바로 해오다보니..)
헉...ㅡ.ㅡ;;
이 때....번떡이며 뇌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
'아~ 비누꽃!!!"
하며..핑크빛 비누꽃을 함께 사용해 얼른 만들기 시작했다.
..
아주 화사하면서도 향긋함과 함께.. 깜찍한 부케식꽃다발이 탄생되게 되었다.(ㅋㅋㅋ~~)
긴급퀵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48분.
바로 상자에 넣어 대구국제공항결혼식장으로 출발시켰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제대로 갈수 있을까하는 염려도 되고,
꽃이 맘에 들려나 무척 염려스러웠다.
시간이 15분 정도 흘러..전화한 통이 울렸다.
역시 그 꽃다발을 주문했던 고객이었다.
"제 시간에 도착되어..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꽃이 크기도 색상도 모두 맘에 들어요..결제는 꼭 내일모레쯤 해드릴께요. 감사합니다" 하는 것이었다.
그 때야..나도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휴~~
그 순간..이 일을 하는 보람과 뿌듯함을 느끼면서, 등에 흐르던 땀이 멈추고, 내 얼굴엔 미소가 가득 번져졌다..^............^
그 이후,
이 사실을 남편과 주변 동료들에게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들 나에게 이렇게 반응했었다.
"너니깐..이렇게 할 수 있었지, 다른 이같음..못한다 했을거야....^^;; 요즘 시국이 어떤 시국인데..
뭘믿고 송금도 안된데..꽃을 보내준다하냐, 게다가 시간도 안되는데..아이구 힘듭니다. 미안합니다. 그랬을걸.."
"너 별명처럼 슈퍼우먼같은 민첩함과 대처능력이 다른 이보다 뛰어나 그 능력을 발휘한거 같으네.."......
난..그렇게 뛰어난 능력도, 그렇게 잘난 민첩함도 사실 없다.
단지, 그 사람의 시급한 상황과 애절함에..방법과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맘만 컸을 뿐이었다..
이 일이 있고나서..이튿날
꽃값은 송금되었고, 감사 문자와 함께 인터넷 네이버에 '꽃향기정원 고객평'으로 아래글이 등록되어 있었다.
==>
"대구국제공항에서 가족결혼식때 꽃다발 급히 주문한 사람입니다. 주변 다른 꽃집에 모두 전화해 부탁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사설 퀵서비스도 이용이 어렵다고 거절해서 절망에 빠졌을 때 꽃향기정원 사장님께서 너무 친절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응대해주시고 예쁜 꽃다발 제시간에 보내주셔서 식 잘 치르고 정말 눈물나게 감사했습니다...경황이 없는지라 입금도 나중에 하라고 먼저 선뜻 말씀해주셔서 더더욱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쭈욱~번창하시고 사장님 건강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서울에 살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꽃향기정원 많이많이 홍보해드릴께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
세상은 그래도 이런 신뢰와 도움과 인정이 있기에..살맛나지 않나 싶다. 더불어 사는 세상~@@
첫댓글 설마 ~ 소설은 아니겠지.ㅎㅎ ㅎ 잠시 머물다 갑니다.
ㅋㅋ..실화랍니다..ㅋ 늘..방문해주셔서..감사합니다..주말..즐겁게 보내십시오~~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듯하네요..^^ 이 글을 읽어면서 내가 긴장감이 느껴지는건 왜일까요..^^;; 역시 넉서리님이니까 할수 있었던것같네요..ㅋ 다시금 사장님의 따뜻하고 배려심깊은 마음에 감동~~^^ 역시 세상은 살아갈만합니다..따뜻한 정을 느끼고갑니다..행복한 주말저녁되시길~~^^
햇살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구요..(제 과찬은 쪼끔..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