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통 식욕이 없어서. 뭐 좋은 것 없나요?”
일상에서 우리는 이러한 말들을 곧잘 합니다.
대체로 기운이 없고 여러 가지로 고달프면 식욕이 없어지는데 이때 어려운 점이 많아집니다.
“요즈음은 식욕이 너무 있어서 걱정입니다. 체중은 불어서 걱정인데 어떡하지요?”
이렇게 호소하는 사람들은 요즈음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려웠던 시절 즉 1970년대 이전에는 절대로 이러한 행복한 고민을 한의원에 와서 털어놓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그야말로 소갈증이 아닌 이상 있을 수 없었습니다.
요즘은 비만에 대한 과민반응을 호소하는 세대여서 그런지 꽤 많은 숫자가 이러한 증상을 호소합니다.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식욕이 있고 없고를 말하는 때는 대체로 ‘입맛’, ‘밥맛’이라는 용어를 겸하여 씁니다.
‘속담에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먹어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식욕은 결국 밥맛과 입맛으로 귀결됩니다.
밥맛은 사람의 감각과는 달리 밥이 가지고 있는 맛을 의미하므로 입맛과 식욕을 같은 의미로 귀결시켜야 합니다.
이 두 가지 단어가 가지는 소속은 다릅니다.
입맛은 위에 매여 있습니다.
식욕은 비장에 매여 있습니다.
즉 비장이 허하면 식욕이 없으며, 비장이 실하면 식욕이 있습니다.
입맛이 있으면 위가 실하고, 입맛이 없으면 위가 허합니다.
비장과 위장은 표리가 되는 장부입니다.
입맛이 있으면 식욕이 있으며, 입맛이 없으면 식욕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꼭 이런 것만은 아닙니다.
입맛은 없는데 식욕이 상승하는 경우와 입맛은 있는데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과로하고 나서 입안이 깔깔한데 배는 고프니 입맛은 없으나 식욕은 있습니다.
오랜 질병을 앓고 나서 밥 먹고 싶은 의욕은 없는데 입맛은 점차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식욕은 마음에 있으며 입맛은 입안의 건강상태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개념을 우리의 조상님들은 적재적소에 분별하여 썼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정확한 내막을 모르고 사용합니다. 다시 말하여 혼용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은 이미 정확하게 분별하여 정확한 이론적 처치를 임상에서 시도하고 있으나 우리의 감각은 분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사실 분별하고 안하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위는 모두 토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표리가 되고 상호 보완하는 생리적 병리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위를 함께 보하거나 함께 사하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그러나 전문가는 정확하게 분별하여 치료의 길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식욕은 모든 욕심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식욕이 없으면 모든 욕구가 사라집니다.
식욕이 있으면 모든 욕구가 발생합니다.
식욕이 없으면 음식을 섭취하기 어렵고 그러다 보면 기운이 떨어지고 노동능력은 상실되기 시작합니다. 매사가 힘들고 짜증스럽기 시작할 것이며 쉽게 피로를 느낄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모든 삶의 의욕이 시들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매사에 의욕을 발휘할 경우 식욕이 떨어집니다.
일에 대한 욕구가 발동하면 식욕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일에 몰두하도록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욕구불만이 쌓이면 식욕이 왕성해 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욕구불만을 식욕으로 해결하려는 정신적인 조절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식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식욕에 얽힌 우리의 정서는 예전에 비하여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있어서 복잡해진 정서를 순화하고 식욕과 입맛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이 한의학의 특징입니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다.’
우리의 속담에 이러한 멋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식욕은 마음을 내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마음을 내면 입맛은 생기게 됩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만족할 줄 아는 사고는 비장의 사고를 편안하게 합니다.
순리에 따르고 헛된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섭취와 만족함을 아는 소박한 마음은 우리의 몸과 영혼을 편안하게 합니다.
금강산을 구경하는 것은 아주 대단한 유희 입니다.
그러나 식사하는 유희를 즐기는 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금강산을 구경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순리를 따르는 삶의 유희는 삶을 즐겁게 할 것이며 만족스럽게 할 것입니다.
참고로...
코끝이 아래를 향하며 코가 크며 살쪄서 두터우면 비의 선천이 큽니다.
코끝이 날카롭고 살이 없으면 비의 선천이 작습니다.
볼이 두터워 무거우며 처진 듯한 상을 보이면 비의 후천이 실하며,
볼이 없어 광대뼈가 드러나 보이면 비의 후천이 허합니다.
첫댓글 이상하다 위장 비장이 난 튼튼한가 ,, 아닌데 비장이 안좋다 했는데 왜 나는 식욕도 입맛도 다좋을깡 ㅡㅡ위장도 안튼튼한것 같은데 툭하면 체해서 고생하는데 ,, 그거랑은 다른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