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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서예, 트팝 집안의 가보, 영혼의 양식 |
베트남에도 서예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몇몇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번 호에는 ‘트팝’ (Thu Phap -서예)을 소개한다. 옛날부터 베트남에서는 명절이 다가오면 그 마을의 학자나 노인들 (Thay Ðo)에게 찾아가 집안의 가훈이나 소중한 문구 등을 붓글씨로 적어달라고 요청하곤 했다. 특히 인덕이 있거나 명필로 소문난 집은 언제나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며 선물 받은 서예작품을 집안 한 가운데 걸어두고 온 가족이 두고두고 감상하곤 했다. 지금도 일부 베트남인들은 서예작품을 영혼의 양식 (mon an tinh than)이라고 까지 표현하곤 한다. 이런 점은 한국이나 중국과 흡사한 면이 있다.
중국에서 처음 시작되어 일본, 한국, 그리고 이곳 베트남까지 전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적인 문화예술 활동인 서예를 베트남에서는 ‘트팝’ (Thu Phap)이라 부른다.(Thu phap은 어원상 글쓰는 방식을 뜻함) 서양에서도 서예가 여러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베트남에서는 몇몇 유교학자나 한자를 아는 몇몇 지식인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붓글씨 내용을 읽지 못하지만 요사이는 베트남어로 서예작업을 하는 풍조가 유행하고 있다. 이 사실을 반증이라도 하듯 서예연구가 윙탄선 씨도 한 때 “베트남어로 붓글씨를 쓰지 말란 법이 있던가. 베트남어는 한자보다 오히려 더 아름답고 이해하기 쉬워 대중들에게 접근이 용이하다.” 고 강조한 바 있다.
글 쓰는 자의 사상과 정신, 인격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여최근 10년 전부터 베트남에서도 서예가 붐을 이루고 있다. 호찌민 시나 하노이 등 베트남 대도시 여러 곳에서는 서예교실이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미술 전람회나 마찬가지로 붓글씨 전람회나 서예전 등도 수시로 열리곤 한다. 현재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서예는 기본만 알면 배우기 쉽고 쓰기도 편하다는 인식이 심어져 있다.
“서예는 주로 시나 문장을 문방사보를 통해 드러내는 것이지만 선이나 조형, 그리고 공간의 미를 이용하여 더욱 감동적으로 문장을 전달하는 예술 활동”이라고 한 베트남 서예가 Son 옹의 말대로 베트남 서예 ‘트팝’은 철학, 미학을 바탕으로 선과 문자를 조형하고 거기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공간을 통하여 사람의 내면의 감정을 시각화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각자의 작품에는 개성과 민족의 특질, 사회의 모습이 오롯하게 드러나 있으며 바로 그것이야말로 베트남인들의 삶의 진수이자 지혜임에 틀림이 없다. 이것은 또한 서예가 베트남에서도 변함없이 오랜 전통을 이어 오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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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chaovietnam.co.kr/board_view_info.php?idx=775&s_where=&s_word=&page_num=1&seq=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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