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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문명과 경제성장은 아이들에게 과연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
산업화 과정에서 아이들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다.아이들은 어른들이 그토록 갖고 싶었던 TV와 장난감과 사탕과 신발을 얻었지만 사랑과 이웃과 친척과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와 푸른 숲을 잃었다.
가족구조와 기능의 변화로 인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과 너그러움을 잃었고, 엄마의 젖과 가슴과 사랑 대신에 우유와 잔소리와 돈을 얻었으며, 가정과 동네공터 대신에 시멘트와 벽돌로 둘러싸인 어린이 집을 얻었다.
또한 아이들은 밥과 김치 대신에 햄버그를 얻었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 대신에 농약에 오염된 과일과 햄버그와 피자를 얻었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대신에 TV와 동화책을 얻었고, 캄캄한 밤하늘과 별 대신에 밝은 빛의 전등을 얻었다.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다. 그 대다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오늘의 도시 아이들처럼 풍요한 환경 속에서 가장 각박하게 자라는 아이들도 없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아이들의 삶의 모습은 마치 '양계닭'의 처지와 비슷하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온갖 정성을 쏟고 있다.
그 결과 부모들은 자신이 보기에는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변의 많은 지각있는 사람들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이 걱정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은 심신이 나약한 아이, 버릇이 없는 아이, 이기적인 아이, 욕심많은 아이,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아이, 참을성이 없는 아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 마음이 조급하고 공격적인 아이,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진취성이 없는 아이 등으로 거의 비슷하다.
최근들어 우리 아이들의 양육, 보육환경이 참담할 정도로 나빠지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 2명 중 1명이 제왕절개로 태어나며, 아이들 10명 중 8명이 엄마 젖을 먹지 못하고 소젖을 먹고 자란다. 이 아이들은 이어서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을 먹고 자란다. 그 결과 아이들에게 소아비만, 소아당뇨, 아토피성 피부염 등 각종 신체적 질환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소아비만은 10명 중 2명정도이고, 초등학생의 비만은 10명 중 3.5명 수준이다. 육식 위주의 과다영양 섭취, 운동부족, 심한 스트레스 등이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아이들의 아토피성 피부염이 10명 중 2~3명 정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연령이 어릴수록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육류와 설탕은 물론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등 산성식품에 길들여지면서 매우 공격적이고, 산만하고, 정서불안, 신경증,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환을 앓는 아이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참담한 현실에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조기 특기교육, 문자교육을 위해서는 수십만원씩을 쓰면서도 아이들에게 아침 밥을 먹이지 않는 경우가 10명 중 4~5명 정도이다. 그리고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에서도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일보다 학습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체로 요즘 아이들의 경우 체격은 커졌을지 모르지만 체력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요즘 아이들이 잘 먹어서 크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즐겨먹는 음식물 속에 들어있는 성장호르몬의 영향이 더 큰 것인지도 모른다. 고기의 양을 늘이고 빨리 키우려고 성장호르몬이 든 사료를 먹여 키우는 소나 돼지나 닭처럼 덩치만 커진게 아닐까??
이런 아이들일수록 과자류, 빙과류, 탄산음료,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를 거의 입에 달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먹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 과체중 내지는 비만이 될 수밖에 없다.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그와 유사한 성분을 지닌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를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돈가스, 햄버그, 피자, 자장면, 라면, 햄, 소시지 등이고, 싫어하는 음식은 나물, 김치, 야채, 콩류, 생선 등이다. 그리고 아침을 안 먹는 청소년들이 46.3%에 달해 일반인 평균 35.1%보다 훨씬 높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의 과다섭취는 소아비만, 과잉행동장애(ADHD), 청소년 폭력, 뇌신경 장애,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아 아토피성 피부염 원인의 30%는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의 과잉섭취와 잘못된 식습관에서 온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환경오염, 불량한 먹거리, 스트레스, 생활리듬 파괴 등 외부자극에 대해 인체가 적절히 방어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약화되어 피부로 나타난 증상이다. 즉, 몸을 지키는 국방력이 약해진 것이다.
지금처럼 환경오염이 가속화되고, 제왕절개율과 분유수유가 증가되고, 오염된 먹거리 풍토 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의 증가는 불을 보는 듯 뻔하다. 현재 10명당 2~3명 수준에서 향후 10년 내에 일본의 10명당 7~8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아이가 돌이 지난 후에도 태열(胎熱)이 지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태열은 말 그대로 태아의 열꽃으로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흡수한 엄마 양수의 독성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그래서 대개 백일이 지나면 거의 없어지는데 요즘들어 두돌 혹은 세돌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것은 요즘 산모의 양수가 예전에 비해 8~10% 정도 탁해졌으며 출산과 수유환경의 악화로 인해 아기들의 면역체계와 건강상태가 매우 약해졌다는 것이다.
하나의 원인을 더 꼽는다면 부모들이다. 요즘 아이를 낳는 부모 세대들이 대개 70년대 생이다. 이들은 경제개발의 '혜택'을 제대로 누린 세대로서 그들의 지난 생활사를 살펴보면, 초등학교 상급학년부터 도시락 반찬으로 김치 대신 햄과 소시지를 싸 간 세대이고, 중학시절에는 라면을 즐겨 먹던 세대이다. 또한 이들은 상징적이긴 하지만 고교시절에는 햄버거를 즐겨 먹던 세대이고, 대학시절과 연애시절에는 피자를 즐겨 먹던 세대이다. 이런 식으로 커 온 남녀가 결혼해서 낳은 아이들 10명 중 2~3명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들의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유하는 길은 지기(地氣)와 천기(天氣)를 받도록하는 것, 즉 살아있는 흙을 밟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먹거리를 먹고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인류가 자연과 친하게 살 때는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이 드물었고, 질환이 있어도 그저 관리만 적당히 하면 자연스럽게 치료되었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나 깨끗한 물과 흙과 공기 속에서 엄마 젖과 신선한 제철 먹거리를 먹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자란 예전의 아이들은 아토피 피부염을 겪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한다. 아이들이 아침을 거르면 혈당치의 저하로 무기력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요즘 신세대 가정의 식사문화는 미국식이다. 아침은 안 먹거나 토스트와 커피 한 잔 정도이고, 아이는 콘프레이크에 우유를 넣어 먹는다. 점심은 햄버그와 콜라로 때우거나 도시락을 가져가도 햄이나 소시지 반찬이다. 저녁은 외식을 하거나 육류 위주의 음식이 주종을 이룬다.
아이들의 식습관은 부모, 특히 엄마로부터 물려받는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모유대신 분유로 배를 채우고, 간편하고 달짝지근한 시판 이유식으로 또 일년을 보내며, 그 때 길들여진 입맛으로 과자나 탄산음료, 각종 인스턴트 식품만을 선호하게 되는 순서를 밟아간다. 아이들의 모든 질병의 원인은 출생 이전 임신기간과 부모의 처녀, 총각시절의 식습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녀, 총각의 건강과 식습관이 이처럼 중요한데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를 잇는 식습관 다음 세대가 문제다...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가 설립되고 '생태유아공동체'가 만들어진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들은 생태론적 세계관으로의 문명전환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세상,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꾸리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최선의 길은 농촌과 농업을 살리는 것이며 이는 유기농산물의 생산과 소비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의 녹색화', '농촌의 청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이 내건 구호는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유기 농산물을 먹입시다!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살리고, 우리 농촌을 살립시다!'이다.
특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어릴 때의 먹거리와 식습관이 일생동안의 식습관과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때문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수십 혹은 수백 명의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므로 유기농산물의 소비량에서 일반 가정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으며, 원장의 의지와 결단, 학부모의 이해와 호응이 있을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수 있다.
유기 농산물을 먹이고 먹거리 교육을 실시한 후 아이들에게는 2가지 변화가 일고 있는데 하나는 아이들이 잘 먹고 많이 먹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해먹거리 안먹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올 3월부터 유기농산물을 먹이기 시작한 부산대 부설 어린이집의 경우 쌀 소비량이 평소 2포대에서 3포대 정도로 증가하였고 소풍이나 현장학습 가는 날, 사탕이나 과자 혹은 탄산음료를 가지고 온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대신 생수나 보리차, 삶은 고구마, 땅콩 등을 가지고 온다고 한다.
예로부터 아이들이 건강하다는 것은 '밥 잘 먹고 똥 잘 싸면 건강하다'고 한다.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싸면, 잘 놀고 잘 자게 되어 자연적으로 건강하게 되어 있다. 요즘 아이들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밥을 잘 먹지 않고 똥을 잘 싸지 못해 몸의 기혈(氣血)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 몸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와 혈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건강하려면 우선 밥을 잘 먹고 야채를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땅과 하늘의 기운이 들어있는 유기순환적인 먹거리를 먹고 잘 소회해서 똥, 오줌, 땀으로 잘 배출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땅을 딛고 하늘을 이고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교감할 때 자연의 기운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생기(生氣)와 원기(元氣)를 불어 넣어 건강해지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장수촌들이 좋은 공기와 물, 그리고 자연적인 식생활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수명이 연장되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존재할 수밖에 없고 더 이상 우리가 숨쉬고 살아가고 있는 환경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우리가 먹는 음식물 또한 지극히 자연적인 것들로 이루어졌을 때 만이 신체는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과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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