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분위기였다. 참가하지 않은 기수도 여럿 보였지만 우린 주관기수이기 때문에 모든 종목에 참가하기로 하였다.
폐교된 학교만큼이나 진행도 허술하여 피땀을 흘려 준비한 '승부차기'와 '배구'는 아예 출전도 하기 전에 기권으로 처리가 되어 있었다. 실제 출전하는 팀으로는 우리가 가장 연장자였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여자 이어 달리기 예선에서 후배들을 물리치고 우리 기가 일등을 차지 하였다. 물론 결승에서 좋은 성적은 내지 못하였지만 17회의 저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15회와 16회가 출전하지 않아 두 번이나 부전승으로 8강에 오른 족구는 숙명의 라이벌 18기와 대전에서 매년 그랬던 것처럼 쉽게 이기고 준결승에서 22기를 만났다. 이 게임만 이기면 결승이지만 다섯의 나이차는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피날레는 보슬비 속에서 벌어진 노래자랑이었다. 한영자와 이미애 회원이 주관기수라는 덤으로 두 명이 출전하여 결국은 한영자회원이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빗속에 귀경을 서두르기에는 여운이 많았다.
만장일치로 하루 더 자고 가기로 하여 도내리로 돌아와 대충 씻고 저녁을 먹고 밤새 놀겠다는 마음과 달리 곯아 떨어지고 새벽 4시도 안 된 시각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4시 반경에 출발하였다. 서울에 1시간 40분에 도착하였는데 내 년은 기약할 수가 없다. 아마 변화가 있으리라. 그러면 우리끼리 모이자는 여론이 많았다. 주관기수도 지났으니 부담도 없어졌다. 좋은 방안이 나올 것 같다. 동참해준 의로, 학수, 용애, 영자, 미애, 난열과 당일에 참석해 준 기목, 풍우, 성호와 특히 찬조금을 보내준 덕천과 기목에게 회원 모두를 대신하여 감사를 말을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