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해년 새해 인사드립니다. 떡국은 드셨는지요? 날씨가 겨울답지 않게 따뜻합니다.
물론 아직 음력설이 오기 전이니 정해년이란 말에 어폐는 있습니다만, 다들 돼지해라고 미리 떠들썩하니 그저 따라갑니다.
운영자로서 카페 컨텐츠 확보(?)를 위하여 올해부터는 시음기를 자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자료는 추후 게시판 통폐합(2007년 1~2월 예정)시 시음기 게시판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앞으로 차 시음 자료는 한국차에 대해서는 되도록이면 제조사를 밝힐 것입니다. 물론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차를 이해하고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입니다.
첫 번째 시음차는 한국제다의 황차 되겠습니다. 보통 ‘잭살’ 혹은 ‘달빛차’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진 우리발효차(중국의 황차쪽과는 좀 다릅니다)입니다. 황차에 대해서는 맨 밑에 최성림님이 올리신 자료(우리 카페에 2004년 1월에 올리신 자료네요. 옛 자료도 조만간 정리해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하겠습니다. ^^) 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차 포장 상태입니다. 꽤 럭셔리합니다. 금박 글자라 반사가 좀 있네요. 사무실 제 책상 위에서 찍었습니다. 책상정리를 해야할텐데...



저는 사무실에서 차를 마실 때엔 저 알루미늄 보온컵을 애용합니다. 차가 나오는 입구가 좁아서 찻잎을 간단하게 거를 수 있고 우리는데도 편리하지요. 원래는 커피 용도로 나왔을 것 같군요. 마트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으니 회원님들에게도 권합니다. 또 최근에 나온 락앤락 차통도 편리하더군요.

탕색은 붉은 색에 가깝습니다. 비교적 진하게 우렸습니다. 중발효(重醱酵)한 청차나 홍차의 빛깔과 유사합니다.
맛은 무이암차 계열의 맛과 유사합니다.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단맛이 좋습니다. 마시고 나면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달큰한 맛이 입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지요. 향은 녹차 쪽에서 보이는 맑은 향은 아니고 발효된 향이나 중국 발효차에서 보이는 짙은 향은 아닙니다. 은은하면서 독하지 않은 향이지요.

차찌꺼기를 보면 발효차 특유의 색깔을 볼 수 있고 잎 가장자리가 붉게 발효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손바닥에 차찌꺼기를 올려놔 봤습니다. 전형적인 기계채엽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손으로 정성스럽게 따서 가공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지요.
이 차는 비싸지 않은 차입니다. 가격에 비하면 맛도 좋습니다. 예전에 즐겼던 고려다원의 발효차만은 못하지만요. 요즘 말로 2% 부족하다고 할까요. 녹차를 드시다가 다른 맛을 즐기고 싶은 분에겐 좋은 선택이겠지요.
아래 글은 최성림님이 올리신 우리 카페에 2005년도 1월달의 자료입니다. 재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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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1988년부터 부산의 다인들이 계간으로 발간한 '다심茶心'지 1991년 봄호에 실린 '달빛차'에 대한 '허심당虛心堂'(차문화연구가, 벽로다헌碧露茶軒 주인)님의 글입니다. 아마도 우리 황차에 대해 정리하여 소개한 글로는, 허심당님의 글이 아마도 최초 인것 같습니다.
지리산 인근에 사시는 할머니들께서 오랜동안 꾸준히 차를 만들어서 하동 등의 장날에 나와 됫박에 담아 파셨는데, 그 차를 1990년도 하반기에 진주의 차애호가이신 청산다인님께서, 우리 하이텔 차(茶)사랑 모임에 소개하시고 시음하시면서, 당시에 마땅히 불리는 이름이 없으니 청산다인님 스스로, '할머니차'라는 이름을 붙이신 차가 바로, 소위 아래에 소개할 '달빛차' '잭살차'였습니다.
역시 1998년도엔가 김해도자기 축제때 쌍계제다 부스에서 '자하차'(부산의 찻집에서는 가을노을차? 등으로 불림)라는 발효차를 팔기에 값도 비싸지 않아 한봉지 샀다가, 제 입에 안맞아 안먹었는데, 누가 아주 맛있다고 하여 봉지째 주면서, 역시 차는 기호식품임을 절감한 적도 있었는데, 1-2년전부터 작설, 잭살, 황차 등에 대하여, 많은 관심과 활발한 논의가 있었는데.... 혹시 참고가 될듯하여, 뒤늦게나마 달빛차에 대한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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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차> - 허심당(차문화연구가)
* 달빛차의 유래와 역사
달빛차는 화개동 황장산 보리암 마을 사람들이, 그 오랜 옛날부터 거의 만병통치적인 가정상비약을 겸한 좋아하는 마실거리로 사용해 온 반발효의 신비한 토속차로서, 깊고 부드러운 맛과 은은하고도 정다운 향기와 주황색으로 환히 나타나는 빛깔의 세계가 마치 달빛처럼 한없이 아름다운 정감을 불러 일으키는 차라는 뜻에서 '달빛차'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원래의 이름은 작설(雀舌)이 변화된 말인 '잭설' 또는 '잭살'로 불러 오던 것을 벽로다헌(碧露茶軒) 주인인 허심당(虛心堂)이 4321(1988)년 봄에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던 제다법을 정리해서 명문화하고는 달빛차라는 이름을 지어 붙인 것이다.
* 달빛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와 차잎의 굵기에 따라서 다섯가지로 나눌수가 있는데, 첫째는 초승달빛차요, 둘째는 상현달빛차요, 셋째는 보름달빛차요, 넷째는 하현달빛차요, 다섯째는 그믐달빛차다.
1)초승달빛차:곡우(4월 20일경) 1주일전부터 곡우날까지 만든 차
2)상현달빛차:곡우후 1주일까지 만든차
3)보름달빛차:입하(5월6일경) 1주일전부터 입하날까지 만든 차
4)하현달빛차:입하후 1주일까지 만든 차
5)그믐달빛차:소만(5월21일경) 1주일전부터 소만날까지 만든 차
* 달빛차 만드는 법
달빛차는 날씨가 맑은 날 오전중으로 찻잎을 따가지고 와서 묵은 잎이나 꼬투리 등 불순한 것들을 말끔히 가려내고, 대바구니나 대소쿠리 같은데다 10cm 두께로 담아 그늘에서 약 2시간 정도 차잎이 시들기(숨이 죽어서 부드러워지는 것)를 기다린 후에, 돗자리나 고운 멍석위에다 놓고 으깨지지 않도록 매우 정성스럽게 두손으로 비빈다.
비비는 요령은 차를 비벼서 두 손바닥에 촉촉한 느낌이 올때까지 비벼야만 한다.
그렇게 비빈 찻잎을 털어서 그릇에 담고, 시들켜서 다시 비비고 비빈후에는 털고 다시 시들켜서 비비고 하는 일을 인내심을 가지고 4-5회 거듭하여 부드러울 대로 부드러워지고 촉촉할대로 촉촉해진 찻잎을, 오지 떡시루에다 삼베 보자기를 깔고 30cm 두께로 약간 다독여 담아 보자기로 위를 덮고는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온돌방 시렁위에서 띄우는데, 초승달빛차와 상현달빛차는 1시간 남짓 띄우고, 보름달빛차와 하현달빛차는 1시간 30분 정도며 그믐달빛차는 2시간 이상을 띄우면 된다.
이렇게 알맞게 띄운 찻잎을 다시금 멍석위에 펼쳐놓고 잘 털어서 20도 정도의 온돌방에서 돗자리 위에 한지를 펼쳐놓고 24시간 이상 말린 후, 마지막으로 장작불로 달군 무쇠솥에다 살짝 볶아내어 한지로 포장을 하고, 오동상자나 항아리에 담아 서늘한 그늘자리에 습기차지 않도록 보관하여 두고 일년 동안의 가정 상비약과 건강 좋아하는 마실거리로 삼는다.
(이 제다법은 화개동 황장산 보리암마을 김해 김씨 집안의 이점애(李點愛1904~1982) 할머니와 정춘옥(鄭春玉80세) 할머니의 고유한 제다법이다.)
* 달빛차의 효능
달빛차는 일상적인 좋아하는 마실거리로 보다는 황장산 보리암 마을사람들이 거의 일상적으로 가정 상비약(심심 산골에서 약이 매우 귀하던 시절의)으로 오랜 옛날부터 조상대대로 사용을 해온 약차(藥茶)였다.
요즘도 보리암 마을 사람들은 감기 몸살이나 배알이 두통 등에 약국이나 병원을 찾기보다는 솥단지나 주전자에다 달빛차(잭설차)를 절절 끓여서 한사발씩 마시고는 흥건히 땀을 내어서 치료를 하고있다.
우리나라의 한방에서 사용하는 차도 녹차가 아닌 반발효의 야생작설차인 달빛차인 것이다.
이 달빛차는 습기와 직사광선만 조심하여 잘 갈무리해 두면, 3~4년 묵은 차라도 색깔과 향기와 맛과 기운(효능)에 있어서 아무런 이상이 없는 차다. 갈무리만 훌륭하게 된 차라면 오히려 한방에서는 한 3년 정도 묵은 차를 약효가 좋은 차로 생각한다.
옛날 한방의 약물학 책에 나와 있는 차의 효능을 살펴보면 차에는 우리 인간에게 매우 유익한 약효가 들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1)차에는 독성이 없어서 거의 매일 마셔도 별 탈이 없다.
2)혈압을 내리게 한다.
3)소화를 도와주고 입맛을 돋구어 준다.
4)소변을 편하게 한다.
5)잠을 쫓고 정신 집중을 잘되게 한다.
6)갈증을 풀어준다.
7)대장과 소장의 기능을 깨끗하고 원할하게 해 준다.
8)눈을 밝게 한다.
9)기운을 나게하고 마음을 맑고 기쁘게 한다.
10)신경을 튼튼하게 한다.
11)술을 깨게하고 중독을 풀어준다.
12)입냄새를 제거하고 충치를 예방한다.
13)몸 속의 기생충이 없어진다.
한국의 다성인 초의선사의 제자 범해각안도 이질로 사경을 헤매다 도반이 갖다 준 차를 끓여마시고 거뜬히 살아났다는 내용을 그의 다약설(茶藥說)이란 글에다 남겨 놓았다.
* 달빛차 끓이는 법과 달이는 법
끓인다는 말은, 어떤 액체에 매우 높은 열을 가해서 부글부글 소리가 나도록 하는 것을 뜻하고, 달인다는 말은 어떤 액체를 오랫동안 끓여서 아주 진하게 하거나 약제나 약초 따위를 잘 우러나도록 오랜 시간을 끓이는 것을 뜻한다.
옛날의 차책(茶冊)이나 차시(茶詩)에 보면, 팽다(烹茶)와 자다(煮茶)와 전다(煎茶)라는 말이 자주 들어 있는데, 이는 다른 뜻이 아닌 차를 달인다는 내용이다.
그 옛날 우리나라의 차들은 떡차나 돈차나 잎차나 할것없이 대부분 끓이거나 달여서 먹은 것이다.
달빛차는 좀 진하게 마시고 싶은 사람은 달여서 마셔도 되고, 보통으로 마시고 싶은 사람은 물이 끓어오르면 차를 넣고 30~60초동안 끓여서 마시고, 약하게 마시고 싶은 사람은 차관에다 달빛차를 넣고 끓인 물을 부어 울궈 마셔도 되는 차다.
달빛차는 반발효차이기 때문에 색깔과 향기와 맛이 빨리 돋아 오르니, 초승달빛차에서 보름달빛차까지는 끓기 시작하면 이내 곧바로 찻종발에다 따루어 마셔야하고, 하현달빛차와 그믐달빛차는 앞의 차보다는 1~2분 더 끓이면 된다.
달빛차는 차를 만들때, 띄우는 과정에서 탄닌 성분이 산화작용을 일으켜서 탄닌성분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한 사발씩 마셔도 위장에 큰 자극을 주지 않아서 좋다.
초승달빛차에서 보름달빛차까지는 세번째 탕까지도 무방하고, 하현달빛차와 그믐달빛차는 첫탕이나 두번째탕까지 할수 있다.
그러나 차관에다 달빛차를 넣고 끓인 물로 울궈 마실 경우에는 네째 탕이나 다섯째 탕까지도 괜찮다.
* 달빛차에다 다른 재료를 넣어 끓이기
달빛차는 원래 화개동 황장산 보리암마을 사람들이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일종의 민간요법적 차원에서 약차로 사용해 온 것이기 때문에, 달빛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서 일반적으로 무독성인 재료(약재나 꽃 따위)를 조금 넣어서 끓여 마셔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보리암마을 사람들이 달빛차에 넣어서 끓이는 재료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오미자,오미자 넝쿨,인동꽃,인동넝쿨,칡꽃,어린칡순,칡뿌리,모과,생강,돌감똘개,감껍질,돌배똘개,시누대잎,박하,대추,토종꿀,탱자,유자
위에 든 열여섯가지 재료 가운데, 현재 전통찻집에서 대용차로 사용하고 있는 것만도 10여가지가 된다
* 화개동 황장산 보리암마을 사람들의 차를 이용한 민간요법
1)감기,몸살,두통:달빛차에다, 생강 몇 쪽과 인동넝쿨, 시누대잎, 돌배똘개 등을 함께 넣어 끓여 마시고, 땀을 흥건하게 낸다.
2)기침,가래,천식:오미자,모과.달빛차,대 추울배, 대추 등을 조금 넣어 끓여서 토종꿀을 한 방울 떨어 뜨려 마신다.
3)숙취,주체,설사,이질:달빛차에다 칡꽃이나 칡순이나 칡뿌리, 감똘개 등을 넣고 끓여서 토종꿀을 타서 마신다.
4)갈증:오미자,돌배똘개 등을 넣어 끓여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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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황차가 맛있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시간날 때마다 차연구소 글들을 찾아읽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감사합니다 메뚜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