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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개 속에 가뭇가뭇히 생각날 듯한다.
언뜻 스쳐가는 얼굴이었고 핀컬파마한 긴머리여서
언뜻 다른사람일 수도 있으나 눈, 코, 입은 분명히 아는 얼굴이다.
머릿 속에 자동저장된 얼굴들을 순간다중 영상으로 떠올렸다.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아,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광인효영숙경영정순헌철고순종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은 내가 무엇인가가 기억나지 않을 사용하는 기억창출법이다.
사람의 이름이나 장소, 전화번호, 등 일일이 공책이나 수첩에 기록하지 않아도
머리 속에 저장했다가 깜빡 잊었을 때 기억나게 하는 나름방법이다.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해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가갸거겨고교구규그기, 나냐너녀노뇨누뉴느니 하는 식으로
생각해 나가면 비슷한 발음이나 비슷한 단어에 연결된 끈이 있어
그 끈을 잡아당기면 잊혀진 사물들이나 사람들의 이름이 생각난다.
영어단어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abcdefghijklmnopqrstuvwxyz라고 속으로 암송하다가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으면 apple, bank, cash, diamond, effort,
giraff, hamony, 하는 식으로 알파벳순으로 생각하되 쉬운 영어단어를
무작위로 조작하여 만들어 나가면 기억나지 않는 단어가 떠오른다.
일본어도 그렇다.
가기구게고, 나니누네노,다디두데도,라리루레로, 하는식으로
말을 이어가면 발음과 비슷한 부분에 내가 알아내려는 단어가
연결되어 잊혀진 기억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이것은 10초를 넘어가면 안된다.
기억이 나지 않는 사물의 이름을 알아내고자 할 때
수십억개의 뇌세포와 뇌신경과 뉴우런을 순식간에 연결하여야
하는데 최하 5초이내에 해결해야 한다.
10초가 넘어가면 손가락을 사용한다.
손가락을 사용하면 시간은 좀 걸리나 기억을 돕는데는
좋은 방법이다.
요즘아이들은 손가락질을 잘 하지 않고 편안하게만
사용하는 생활에 익숙해 있다.
나는 종종 아이들 연필을 칼로 깍아준다.
아이들은 칼로 연필깍는 일이 신기한가보다.
그리고 감탄한다. 무척 예쁘게 깍는다고...
감탄할거 하나도 없다.
초등학교다닐 때 연필을 칼로 깍았고
그것도 수십년동안 해온 짓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동연필깍이에 너무도 익숙해 있어서
칼로 깍는 일을 잘하지 못한다.
물론 연필을 깍다가 손을 베는일도 있고 다치기도 하지만,
그럴 때는 장갑을 끼고 하면된다.
한번은 일본인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대접을 한다며
그가 사과를 깍아준 적이 있다.
그런데 사과깍는 모습이 어찌 그리 힘들고 어설퍼 보이고
자칫 손을 다칠 것 같기에 내가 껍질을 깍고 속 씨앗을 파내고
사과를 반달모양으로 잘라서 접시 위에 올려놓았다.
일본인이 감탄한다.
"스고이네!!(대단하네요.) 이다다끼 마쓰(잘먹겠습니다.)"
(이쯤되면 눈치빠른 분들은 내가 일본어 실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고 감탄할 것이다. 하지만, 감탄하지 마시라.
일본어 사용하지 않은 지가 거의 15년이 넘는다.
오래 전에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지금 생각하면 분하고 원통하고 한탄스럽다.
한때 프랑스어에 미쳐서 프랑스노래, 프랑스영화, 프랑스시
프랑스소설... 그랬는데 지금은 '말짱' 황이다.
아까운 내 일본어실력, 내 프랑스어실력!
들인 돈이 얼만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을 때
절때로 나무젓가락, 플라스틱 젓가락, 포크,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가본데,
일본인들이나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에게 가장 부러워하는 일이
무엇인 줄 아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 한국인임을
우리는 안다. 그것도 쇠젓가락과 쇠숟가락을...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은 나무젓가락을 사용한다.
유일하게 한국인들만 쇠젓가락을 사용한다.
근래에 중국인들도 쇠젓가락을 만들어 파는데
한국의 쇠젓가락과는 비교가 안된다.
굳이 쇠젓가락을 사용하라는 이유는 별거 아니다.
사람의 손은 뇌와 직접 연결되어있다.
굳이 양의학이론을 들먹이지 않고 전통적사고로도
설명이 된다.
사람의 중지와 약지에는 사람의 뇌를 주관하는 신경이 있다.
동양학적 용어로는 장지(長指-영화에서 "엿먹어!"라고 욕할 때 사용하는손가락)의
손톱아래, 약지 쪽 방향에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12경락(經絡)의 하나인 심포(心包-마음주머니)경락이
끝나는 중충(中衝-기운이 크게 일어난다는 뜻)이 있다. 이경락은 사람의 마음, 오호칠정,
희로애락, 등을 관리하는 신경이다.
사람이 불안하고 스트레스받고 초조하고 긴장하면 손을 바들바들 떠는 이유가
바로 심포경락에 이상이 생겨서이다.
다음으로 약지(반지끼는 손가락)에는 심포경락과 짝을 이루는 삼초(三焦-생각(상초), 마음(중초)
몸(하초)경락이 시작되는 관충(關衝-중요한 문고리라는 뜻)이라는 침자리가 있는데 이것은
생각, 판단력, 마음의 결정, 행동유발, 추진력, 적극성을 관리하는 경락이다.
그래서 심포경락과 삼초경락이 있는 장지(*지가 결코 아님. 발음조심하시길...) 약지를
자극하고 운동시키면 뇌관련 기능이 좋아진다.
두번째로 사람의 손과 어깨를 지배하고 관리하고 통제하는 부분이 심포와 삼초이다.
그래서 손을 많이 사용하면 뇌가 좋아진다.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15년 전의 이야기이다.
산속에서 땅굴을 파고 흙파먹고 지내던 시절.
고스톱을 좋아하는 할머니가 계셨다.
먹고 할일 없으니 노인회관에 가서 하루종이 고스톱만 쳤다.
아들은 모대학교 학장이고 며느리는 의대교수이고
손자는 모 한의대 학생이고...
아뭏든 한국의 극상류층을 이루는 성골족.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어떤 거시기한 비애를 의도적으로 가지게 하려는
정말 잘난 한국인 들 중, 몇프로 안되는 그들.
텐프론가????????
암튼, 그들이 저마다 생활을 하는 가운데 할머니는
아침먹고 노인회관에 출근하시고 거기서 점심드시고
저녁때 퇴근하시고 혼자방에서 티비보시고 주무시고 하신다.
그런데 풍을 맞았다.
할머니는 서럽게 우셨다.
수십년동안 남편없이 살아온 것만도 슬프고 힘들었는데
이젠 중풍이 들었으니 꼼짝없이 죽게 생겼구나.
어떻게 알았는지, 아는 친구가 찾아왔다.
일없어, 개슈캬! 속세를 떠난 지가 언젠데...
"이론 she belle sky.(그녀는 아름다운 하늘이다는 뜻)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속세는 얼어죽을...
며느리가 의대교사라매!!
"야이, she bang sky(그녀는 하늘에 총을 쏘았다.)야!
소아과에서 중풍고치냐?"
그친구는 대학행정실에 근무하는데 학장이란 교수에게
잘보이고 싶은 구석이 있었다.
자기의 평생꿈은 섹시교를 창시해서 자기조의 모든 남녀를
홀랑벗겨서는 자유롭게 거시기하면서 살다가게 하고 싶다나?
웃겼다. 웃겨주어서 늘 고마운 친구였다.
사정이 그렇고그러니 침통을 들고 하산을 했다.
할머니가 뭔 죄가 있나?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야...
내가 사용하는 침법은 세가지이다.
하나는 내경침법. 양손이나 양발에 침을 딱 세개만 꽂는다.
나쁜 기운이 강한 병이 있는 쪽에 2개, 약한 쪽에 1개
이것을 2瀉 1補라고 한다. 주로 가벼운 병에 이용한다.
두번째는 기경침법
오른팔 왼팔에 4개의 침, 오른발 왼발에 4개의 침
도합 합쳐서 16개를 놓는다.
이것은 고혈압, 중풍, 정신이상, 만성질병, 등의 중증병에 이용한다.
하지만, 짜증나서 잘 이용하지 않는다.
세번째는 벽해(碧海)선생 사관침법이다.
벽해선생은 스님이다. 생몰(生歿)연대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그냥 떠돌이 중이고 제자도 없이 그렇다 살다 죽으신 분이다.
물론 한국인이다.
벽해선생이 사관침법을 전수해준 분은 자기보다 나이가 20살도 더 많은
전주에 살던 50이 다되도록 장가도 못간 노총각 절름발이 였다고 한다.
절대 침술을 누설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침술을 전수받았다.
이 할아버지는 여기저기 다니며 침을 놓다가 어느 노인에게 침을 놓아주었는데
그노인들에게 미쳐서 여태 시집도 못간 딸이 있었다나?
침을 놓아준 댓가로 "니가 데리고 살아라."하면서 주었다는데
절름발이 노총각은 그미친처녀를 데리고 살다 쌍둥이 딸을 낳았고
쌍둥이 딸이 중학교 다닐 때 60넘은 나이에 그때까지 가족을 먹여살린다며
여기저기 침을 놓으러 다니다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 어떤 월남 전에서 고엽제 피해로 죽어가던 젊은이에게
사관침술을 전수해주었고 그는 절름발이 노인에게 침술을 일반인들에게
전수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자기에게 침술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었다.
허준선생이 지은 "동의보감"에 보면 사관(두손에 있는 합곡, 양발에 있는태충)에
침을 제대로만 놓으면 만병을 치료한다고 기록하였다.
이침술은 주로 고질병, 급성병, 불치병, 등, 현대의학으로 치려가 어려운 질병에
사용한다. 사람에 따르지만, 효과를 본 사람도 있고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간사람도 있다.
할머니의 중풍을 치료(나같은 돌팔이가 이런 말을 하면 의료법위반으로 직빵걸린다.)
한답시고 일주일에 3번씩 사관침법을 시술(나같은 돌팔이가 이런말을 해도 의료법위반이다.)했다.
할머니가 그런다.
중풍이 나았는 지 안나았는지는 화투를 쳐보면 안다나?
그러더니 중풍이 나았다고 한다.(이렇게 말해도 의료법위반에 걸린다.)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다. 중풍에 걸리면 팔이 어떻게 되는지...
그런데 고스톱을 자유롭게 칠 수 있다면 팔이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를...
누가 그러더라.
고스톱을 치면 치매를 방지할 수 있다고...
사실일 것이다.
고스톱은 끊임없이 손과 머리를 쓰는 일이고
몇시간이고 쭈그려 앉아있는 것은 체력단련하는 것이다.
그러니 고스톱을 하면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고 건강해진다.
소설가 이외수선생 말대로 고스톱을 국민오락으로 선정해야한다는 것은
천지당, 만지당하신 말씀이고 조용기목사나 진중권의 말쌈보다 살이되고
피가되는 교훈이다.
오늘도 또한 삼천포로 빠졌다. 다시 제길로 가자.
아! 쇠젓가락 이야기하다가 말았다.
쇠젓가락은 무겁고 무게가 느껴진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뇌신경을 통해서 세밀하고 섬세하게
느껴지는 쇠젓가락의 무게와 작동을 통해 우리의 뇌세포와 뇌신경은
쇠젓가락으로 음식을 먹을 때 세게잡고 약하게 집고 상하좌우로 돌리고
빼고 흔들고 찍고 찌르고 하는 등, 수도없는 여러가지 동작을 조종한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쇠젓가락의 놀림으로 우리들의 뇌는 기능이 좋아지고
향상되고 재주가 늘어나고 머리가 영특해지는 것이다.
나무젓가락, 플라스틱젓가락, 혹은 포크를 가지고 뇌가 쇠젓가락을 움직일 때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무게를 느낄 수있을 까?
천부당만부당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되도록 쇠젓가락을 사용하라는 이유는 위생적인 측면도 있지만,
뇌기능을 좋게 하는 가장 손쉽고 직접적인 방법이고 손놀림을 잘하면
손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나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안본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지만, 유튜브에 가면 유독 어려운 음악연주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들의 동영상이 주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처음으로 돌아가자.
어렴풋이 기억나는 얼굴을 가나다라마바사~하며 추적해보니 기억이 난다.
경숙이였다!!! 정경숙!!
내가 대학 1학년 겨울방학 때 영어를 가르쳐준 중3여자아이!!!
첫댓글 글 솜씨 대단 대단~ (5)편 올해 안에 부탁 드립니다 ㅎㅎ
글에 은근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날마다 시골버스님의 글을 기다리게 되는군요,,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그런데 진짜직업이 무엇인지요???
오늘은 삼천포가 넘 먼길이었네요 ㅎㅎㅎ 다음 글 기다립니다.
글쟁이가 되라고 권하고 싶었는데 한의학이 나오네요. 팔방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