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줌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일을 기대하라. 하나님을 위하여 위대한 일을 시도하라.”
- 윌리엄 케리 -
주님의 사랑과 은총 안에서 문안드립니다.
그간 평안히 잘 지내셨는지요?
저희 부부는 많이 부족하지만, 부족한 자를 다듬어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총회파송 선교사 업무교육을 잘 받고 또 총회 세계선교부 주관으로 파송예배를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업무교육은 분명 피곤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매우 유익했고 또 다른 의 미에서 행복했던 나날이기 도 했습니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있 습니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골똘히 무언가에 초인적인 의지로 집중을 하고 몸부림 을 쳐야 비로소 자신이 꿈 꾸는 세계에 다다르게 된다 는 뜻일 겁니다.
업무교육에 참여한 대부분 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에 흠뻑 취해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그물(?)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새 길을 나선 사람들이었기에 말없는 연대감이 그 속에 깊이 자리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모두들, 주님께서 이끌어주시는 새롭고도 멋진 하늘 길을 잘 거닐고 계시지요?
어느덧 2014년의 달력도 겨우 두 장을 남겨두고 있네요.
시작되는 한국의 겨울, 건강에 유의하시길 빌며,
벌거벗은 겨울나무처럼 빈 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서 그분의 어루만져주심을 누리는 행복한 시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담아 그간 있었던 작은 일들, 그리고 기도제목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1. 저희 가족소식
지난 9월부터 지금 11월말까지의 여정들은 이번 총회 교육과 파송을 위한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계신 어머님이 오셔서 아이들을 돌봐주시게 되었고, 저희 부부는 교육을 받으러 떠났습니다.
큰 불평 없이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동구 밖까지 걸어가서 트라이시클을 타고 학교에 다녔다고 하구요. 저희 부부에겐 좋았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어머님이 고생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한낮의 불볕더위를 용광로 같다고 하시는데, 무더운 날씨며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환경이며, 고립 아닌 고립의 시간들을 기도와 말씀읽기와 묵상으로 잘 견뎌주셨고,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아이들 도시락 세 개를 매일같이 다 싸주셨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실로 한이 없는 것 같습니다.
평소 가까이 지내는 정장로님 내외분과 여러 사모님, 집사님의 방문과 이모저모의 도움이 큰 힘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고해 주신 어머님을 고국에 모셔다드리고 이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봄, 가람, 샘이는 어쩌면 전에 보다 더 학교생활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 다. 저희 부부도 그간 분주했던 마음들을 잘 추슬러 서 곧 학원에서 영어공부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 려고 합니다. 업무교육을 받으며 선교지에서 20년 이 상 오랜 기간 사역하신 선배 선교사님들의 하나같은 조언이 사역보다는 언어를 먼저 하라는 것이었습니 다. 그 분들의 말씀을 하나님의 배려로 새기며 잘 실 천해보려고 합니다.
치유사역을 등한히 할 수 없지만 한편 이 사역을 더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언어를 먼저 넘어서야 할 것 같습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지나온 생활과 앞으로의 사역
99-1차 총회파송선교사 업무교육이 세계선교부 주관으로 연동교회 강화수양관에서 10월5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16가정, 31명의 후보생이 캄보디아, 베트남, 영국, 이스라엘, 인도, 코트디부아르, 일본, 동북아, 필리핀 총 9개국을 가슴에 품고 참여하였습니다.
이미 선교지에 나가 생활하며 사역을 하다 오신 분들도 계셨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낯선 땅을 향해 출발하기 전 마지막 하나님의 음성을 기다리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지난 10월 5일(주일) 늦은 오후, 난생 처음 가보는 강화도, 연동교회 수양관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그날 저녁부터 업무교육의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개회예배와 오리엔테이션을 통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결코 만만찮은 여정이 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매일 이른 아침 말씀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늦은 밤까지 진행되는 합숙훈련, 매일 밤 제출해야 할 레포트, 조별 발표 등등.
저는 혹시나 싶어 침통을 가지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많은 침들을 다 사용하고 왔습니다. 늦은 밤, 레포트를 작성하는 틈틈이 교수로 오신 선교사님들과 동기 후보생들을 치료해 드렸는데요. 아무래도 열악한 선교지에 오래 사시다보니 몸이 많이 망가진 듯 보였습니다.
아주 인상 깊었던 것은, 세계 각지에서 선교하시는 선배선교사님들이 교수선교사로 참여하여 함께 동고동락하며 격려해주고 때론 따끔하게 질책도 하시면서 생활해 주신 점이라 하겠습니다. 20년 이상을 사역하시면서 그 기간을 묵묵히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았던 것이며, 경건의 연습을 단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고백 앞에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교육원장으로 태국에서 오셔서 섬겨주신 염신승선교사님의 열정과 헌신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모님이 편찮으신데도 불구하고 가정의 아픔을 뒤로 하고 오셔서 교육생들보다 더 먼저 일어나셔서 새벽을 여시고 교 육생들보다 더 늦게 주무시는데도 얼굴에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늘 해맑은 표정으로 모두에게 웃음과 여유를 주셨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찌나 뜨겁게 찬양을 드리고 기도를 하시는지 그 열정과 순 수함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4주간의 일정을 은혜가운데 잘 마치고 11월 12일(수) 저희가 필리핀에 오기 전 섬겼던 쌍샘자연교회에서 총회 세 계선교부 총무이신 이정권 목사님을 모시고 파송예배를 드렸 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인 13일(목)에 선교지인 다바오 에 돌아왔습니다.
그 동안 애써주신 어머니를 모시고 바람 한 번 쐬어드리고 아내인 손희종선교사가 어머니를 고국에 모셔다 드리고 왔습니다.
이제 정말 모든 과정을 잘 마치고 일상으로 그리고 사역지로 복귀를 마쳤습니다.
총회 업무규정에 의하여 앞으로 2년간은 수습선교사로 생활하게 됩니다.
이 기간은 선임 선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충실히 익히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언어란 소통을 위한 첫 관문이기에 총회 차원에서 이 기간을 할애해 둔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제가 누군가의 부탁을 잘 거절을 못하는 연약함과 점점 감당이 안 되는 현실을 아시고 좀 더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신 것 같습니다.
11월 26일(수)에는 총회 파송장을 복사해 가지고 UCCP 민다나오교구의 비숍(감독)인 하무엘 목사님과 SMDC(남부민다나오노회) 노회장인 로프랑코 목사님, BROKEN SHITRE
HOSPITAL CEO인 루벤 목사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병원사역에 있어서 제가 선교사가 아닌 일반인이라면 특별한 절차 없이 서류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선교사의 신분으로 또 UCCP교단 산하에 있는 병원이다 보니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병원 측에선 당장이라도 제가 와주었으면 하는데, 노회나 교구차원의 또 다른 이해관계가 서로 있는 듯합니 다.
총회 파송장을 비숍에게 주었더니 비숍은 자신이 마닐라에 갈 때 UCCP총회에 보고한다고 하고, 노 회장은 지난 번 노회파송장이 아닌 총회파송장이 왔으니 회의를 한 번 더 소집해야 한다며 저를 12월 3일 에 노회사무실로 오라고 하는군요. 그러면서 정기노회때 전 노회원의 동의를 거쳐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책임 부분에서 최대한 신중을 기하려는 것 같습니다.
우선은 성실하게 언어준비를 하며 사역의 문이 열릴 때까지 좀 더 기다려야 될 것 같습니다.
필리핀은 많은 인내를 요하는 곳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성질 급한 한국인 특유의 불같은 마음을 다듬어 가시는 하나 님의 손길이라 여겨집니다.
총회파송 선교사 업무교육을 잘 마 치고 오도록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 니다.
부족한 종의 지나온 길도 모두가 하나님의 은총이었고 긍휼이었듯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 역시 그 분의 가없는 은혜 속에서만 가능함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놓치지 않고 잘 따르길 소원해 봅니다.
부족한 저희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
귀한 물질과 마음을 나누어주시는 여러 교회와 공동체들, 개인 분들,
여러분들의 귀한 사랑에 머리 숙여 감사함을 전합니다.
한 해의 끝자락,
아름다운 마무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시기 바라며, 언제나 영육 간에 강건하십시오.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1월 29일
선교지 다바오에서 이영일, 손희종 올림.
* 기도제목 *
가족모두 성령 충만하도록
2.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치유사역이 은혜롭게 준비되도록
3. 언어공부에 열심과 성실함으로 임하도록
4. 내년 봄 아이들 페이스아카데미 시험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