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약 600년이 지나면서 골프의 복장은 그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큰 변화를 했다. 의상학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격식이 점점 줄고 좀 더 실용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로 골퍼는 골프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것이다..
16세기~18세기의 골프 복장은 엄격한 격식의 정장으로 복장의 무게에 짓눌린 채 라운드를 했는데 높은 Silk Hat의 모자, 연미복이라 알려지는 제비꼬리 재킷과 몸에 꼭 맞는 바지.
마치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성장을 한 모습이었는데 이 시대의 골퍼들이 사회적 신분이 높은 귀족과 상류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한 날이면 복장은 더 화려해졌었는데 빨간 재킷에 흰 실크바지와 검정 모자를 쓰기도
했다.
18세기 중반 사교적 복장과 치장이 일대 변화가 시작 평범한 정장을 입고 라운드를 하기 시작하는데 골프 의상은 점점 규격화되기 시작하여 마치 유니폼 처럼 누구나 같은 복장을 하고 골프를 하게 되었다. 이렇게 규격화되기 시작한 복장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 오면서 모든 골퍼들의 복장이 넥타이를 매고 조끼까지 곁들인 복장으로 자리 잡았고 1920년 후반 일부 골퍼들이 재킷을 벗고 조끼차림으로 라운드를 하기도 했지만 2차 대전이 끝 날 때 까지 정장차림이 주된 복장이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요즈음의 골프 복장인 티셔츠에 면바지 스타일이 시작되었는데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든 골퍼들 복장으로 규격화 되었다. 다만 티셔츠의 칼라부분이 조금씩 바뀌거나 호주머니가 없어지는 모양의 변화가 있었다. 1997년 타이거 우즈의 출현으로 골프 패션은 본격적인 스포츠 웨어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 나이키사가 타이거 우즈와 물경 4000만불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계약을 하면서 기존의 골프용품 메이커들에 의해 주도되던 골프의류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되었고 전 세계의 골퍼들 사이에 타이거 우즈가 입었던 복장을 따라 입는 새로운 유행과 뒤이어 여성 골퍼들에게도 유명 프로들의 복장을 따라 입는 유행이 시작 되었다.
개중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복장으로 골퍼들의 인기를 얻은 프로골퍼도 있는데 고인이 된 페인 스튜어트의 니꼬보꼬 스타일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고 그 뒤 모자의 채양을 들어 올려 쓰는 독특한 모습의 에스퍼 파네빅은 연어색 바지 색깔과 몸에 짝 붙는 타이트한 티셔츠를 입는 것으로 유명하고 호주 출신 로저 데이비스는 6,70년전에 유행이 지나버린 골프용 넓은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함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타이거 우즈와 함께 골프 패션에 영향력을 끼친 골퍼로는 컬러풀한 의상 특히 흰색 벨트를 유행시킨 카밀리오 비제가스를 들 수 있는데 남미 출신으로 잘 생긴 외모로 그의 패션 특히 흰색의 굵은 벨트는 단번에 세계적인 골프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 골퍼의 복장은 남자들과 비슷한 유행을 보였는데 여성골퍼의 숫자가 급등했던 1870년의 유행은 자락이 길게 늘어뜨린 드레스(가운)에 화려한 꽃무늬 모자와 부츠였는데 바람부는 날에는 스커드 자락이 들춰 올라가 맨다리가 들어나기도 했는데 이를 막기 위한 벨트( 미세스 히긴스라는 별명 )를 두르기도 했다.
이러한 복장 탓으로 여성 골퍼들은 지금처럼 풀 스윙이 아닌 퍼팅하는 것처럼의 스윙만이 가능했었다. 풀스윙이 시작된 시기는 19세기 중반부터로 이때부터 여성골퍼의 복장은 간소해 지기 시작했는데 긴 스커트는 발목까지 짧아졌는데 이때부터 여성 골퍼들의 풀 스윙이 시작되었고 드레스( 가운 ) 대신 블라우스위에 조끼를 입고 꽃무늬의 화려한 모자도 밀짚모자나 트위드 캡 ( 헌팅 캡 )이 출현했고 1930년부터는 베레모가 유행하기도 했다.
1940년에는 여성골퍼들 사이에 바지가 대 유행하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전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2차대전이 끝난 뒤부터 여성골퍼들의 복장이 남성들 복장을 닮는 유행이 시작되어 티셔츠와 면바지가 관례화되었다.
기록상 최초로 면바지를 입고 골프를 한 여성 골퍼로는 1933년 영국 여성 챔피언 쉽 대회에서 남색 베레모와 노란색 터틀넥 스웨터에 슬랙스 차림으로 출전했던 글로리아 미노프리오( Gloria Minoprio )인데 당시 여성골프연합( Ladies Golf Union )에서는 공식적으로 골프경기의 전통적 복식례를 벗어난 행위라고 개탄을 했고 이러한 복장에 대해 논쟁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여전히 스커트를 선호하고 있으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스커트의 길이가 짧아져서 스커트 자락이 무릎 위까지 올라가고 있다(반바지와 치마가 합쳐진).
골프 복장에 관한 규정 ( Dress Code )은 타인에게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복장으로 라운드를 할 것은 규정하고 있지만 청바지에 대해서만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쾌하게 규정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사회 통념이 변화하면서 여성 골퍼의 치마 길이나 남자골퍼의 반바지 등에 대한 제한이 변화했고 최근에는 여성골퍼들의 민소매 셔츠도 허용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골프에 적합한 복장이어야 할 것이다. 외관상의 기능보다 경기에 적합하여야 할 것이다. 가끔은 여성 골퍼들의 지난 친 노출이나 얼굴의 마스크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 여성미라는 고유의 아름다움으로 묵인되지만 문제는 오히려 남성 골퍼들에게서 발견 되기도 하는데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골프장에서는 국내 골프장으로는 처음으로 반바지 차림으로의 라운드를 허용했는데 개중에는 반바지 차림에 요구되는 긴 양말( 사파리 양말 )을 신지 않고 평상복에 신는 양말을 신고 나오거나 긴 양말을 신어야 한다고 하니까 등산용 긴 양말을 신고 나오는 골퍼와 축구용 스타킹을 신고 나오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거기에 허리에 핸드폰과 열쇠꾸러미를 달고 나서는 모습에 어떤 골퍼는 수건까지 달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웃음을 참기 어렵다.
골프를 하기 위해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 중에 골프 기술과 규칙 그리고 복장과 행동은 흔히 말하는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에티켓과 매너가 아닐까 한다.
골프 복장에 대해 꼭 지적을 하고 싶은 것은 일부 골프장에서 클럽하우스를 들어가려면 정장 상의를 입어야만 한다는 규정이다. 스스로는 그래야 그들의 골프장이 품위를 지킬 수 있고 권위가 선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루 빨리 시정되기를 기대한다. 본래 클럽하우스에서 정장을 요구하게 된 유래는 클럽의 멤버임을 나타내는 표시로 클럽의 문장이 새겨진 상의를 입고 클럽하우스를 이용하였기 때문인데 이러한 유래를 잘못 이해(?)한 일부 골프장이 엉뚱한 발상으로 골퍼들에게 불편을 강요하고 있는 점이다.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는 내내 입어야만 된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잠깐 클럽하우스를 들어갈 때 꼭 정장 상의를 입어야만 한다면서 안 입고 온 골퍼들을 위해 누가 입었었는지도 모르는 몇 벌의 정장 상의 그것도 사이즈도 멋대로 걸어 놓고는 입고 들어가라 요구하는 현관 직원들을 보면서 도심에서 힘들게 일을 하다가 잠깐 대자연속에서 골프를 하면서 재충전을 하려는 골퍼들에게 간편한 복장으로 마음껏 편안한 휴식 시간을 갖도록 배려하지는 못할지언정 자신들만의 주장으로 불편하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친한 벗들과 함께 즐겁게 라운드 하는 골프의 즐거움이 몇몇의 잘못으로 훼손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끝) - 양찬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