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로 외친다 - I'm an Ironman !
누구나 철인이 된다는 꿈을 꿀 수는 있지만 실제의 철인이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2005년 철인에 입문하여 올해로 6년차가 되었다. 물론 1년 반 정도는 대학원 학위취득관계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과 같이 도전하고 성취하는 운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철인운동에 매료되어 담배처럼 끊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작년 9월 새롭게 운동을 시작한 나는 반성해 본다. 하프아이언맨, 킹코스 출전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는 한심한 생각이 엄습했다. 물론 2006년 철원대회에 참가는 하였지만 큰장마가 져 마라톤 경기만 한 적도 있었다.
2010년 상반기는 그럭저럭 보내고 올해도 올림픽 코스 정도로만 해야겠다라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바다누나, 알통공뭔이 제주도 킹코스 목표를 세우고 있지 않는가?
이런, 신입회원도 도전한다고 하는데 나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오기가 생긴다. 좋다! 제주도 도전!
5월말부터 1달 남짓한 기간 동안 운동계획을 세워본다.
서울대회, 대구대회, 춘천대회를 마치고 제주도 입성을 하는 훈련 맵이다.
그러나, 직장일을 하면서 3종 운동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서울, 대구 대회는 단거리이고 평소 늘 경험을 해 와서 문제가 없었지만 철원대회는 중거리라 걱정이 되었지만 조금씩 훈련양을 늘리고 제주대회를 위해 참가를 해서 철원대회도 무사완주를 하였다.(6:00:18, 싸이클 85k지점에서 펑크)
드디어, 제주도 킹코스가 기다린다.
제주도 대회일은 7.11이다. 운좋게도 학교 연수가 7.7~7.9로 연결이 되어 좋았다.
따라서 연수를 마치고 먼저 중문 근처에 가서 몸을 풀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토요일 오전, 드디어 클럽 회원 6명을 만나 출전 준비를 했다.
제주의 날씨는 토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내일은 반드시 수영을 할 수 있으리라 빌어본다!
우리는 경기설명회에 참가한 후, 숙소에서 편안한 시간을 가졌다.
드디어 결전의 날!
새벽 3시50분에 기상하여 준비를 한다. 씻고, 먹고, 물품 준비 완료!
중문 해수욕장으로 어둠에 휩사인채 가랑비를 맞아가며 걸어간다.
벌써부터 철인들이 분주하다. 넘버링, 종목별 물품 준비, 음료 및 스페셜 푸드 확인 등...
6시 30분 즈음에 우리는 수영출발지로 간다. 파고가 생각보다 높고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파고는 더욱 심해졌고 이어 본부석에서 수영경기가 제주전역 풍랑주의보로 취소되었다고 사이클 준비를 8시까지 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많은 철인들의 일제히 탄식과 함성을 외쳐댄다. 1년동안 준비한 것을 못한다고 하니...
어쨌든, 1000명의 참가자 중 300명은 외국인이니 안전사고에 중점을 둘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사이클은 8시부터 프로, 여자, 남자 순으로 배번 역순으로 3초 간격으로 출발 되었다. 나는 8시 35분경 출발한 것 같다. 처음부터 스피드를 내어본다. 수영을 하지 않아 힘은 남아 있고 몸은 풀리지 않은 상태이니 심장박동을 높여가야 했다. 초반 40K지점즈음 갔을까? 쭈순 형을 만난다. 열심히 하자고 외치고 아직 초반이니 힘을 안배하라고 격려를 한다. 50K지점즈음에 동훈이가 나를 지나가고 60K 지점에서 수환이가 또 지나간다. 70K 지점즈음에 쭈순형이 추월한다. 따라 가본다. 열심히... 수환, 쭈순, 나는 함께 다른 철인들과 어울려 그룹 라이딩을 약 20K정도를 하다가 90K지점 스페셜 푸드 장소에서 나혼자 남아 맛난 식사를 비를 맞으며 여유롭게 에너지를 보충한다. 다시 출발이다! 108K지점에서 돈네코 언덕을 만난다. 자봉응원단이 많이 있어 제 각자 파이팅을 외쳐준다. 쉬지 않고 댄싱을 쳐댄다. 보통 100개를 헤었는데 300개를 헤었으니 엄청 긴 언덕이었다. 경철의 자봉이 수박을 건넨다. 힘이 났다.
그 후로는 안개와 비바람과 싸워야 했다. 가시거리는 5M를 보지 못할 정도여서 주로의 중앙노란선만 보고 갔다. 요철이 너무 많아 펑크 걱정이 많이 되었고 비바람에 경사로에서 고글이 벗겨져 50M를 뒤로 뛰어가서 주워서 또 패달링을 시작한다. 먼저 지나간 우리 클럽 철인들을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열심히 패달링을 한다. 스페셜 푸드 지점이후에는 외로이 90K를 탔다. 아! 이젠 종점이다. 아직 힘은 남아 있는데 허리는 끈어질듯이 아프고 발바닥도 너무 아프다. 런 준비를 하고 뛰어나갔다. 회장님, 수환, 동훈, 주현 순으로 약 1~3K지점 앞에서 뛰고 있었다. 나는 풀코스를 5회나 한 경험이 있어 걷지않고 끝까지 뛰겠다는 신념으로 런을 진행했다. 보급소는 약2K지점마다 있었고 충분한 음료와 바나나가 제공되었다. 런 코스는 한 바퀴가 14K로 계속되는 언덕의 연속이었다. 힘들다! 발바닥이 퉁퉁 부었다. 하프를 지나 힘을 내어 보지만 제대로 달릴 수가 없다. 완주하는 시점까지 처절한 인내와 정신력으로 싸우는 수밖에는 없다.
1바퀴를 돌아오는데 호민이가 보인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밝게 들어오는 모습에 반갑다!
우리는 주로에서 6명을 모두 보면서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보탠다.
드디어 결승점! 준비한 수건(?)을 들고 50M를 천천히 걸어간다. 너무나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웠다. 결승점에는 먼저 골인한 우리클럽철인들이 사진을 찍어주고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준다.
너무도 고맙고 감사했다. 물대포로 샤워를 하고 마른옷으로 갈아입고 마사지를 간단히 받은 후 호민이를 마중하러 간다.
아직도 1바퀴가 남아 있었다. 수환이가 9시 30분경에 마중을 나가본다. 10시 30분이 지나 호민이가 들어온다. 우리 클럽회원 전체는 준비한 현수막을 들고 함께 골인을 한다. 보철을 위해 아나운서의 격려 멘트와 관객들의 축하 함성이 귓전에 맴돈다. 그 후 하루를 편히 쉬고 뒷날 ICC 폐회식에 참석 후 남아있는 4인의 철인들은 용두암에 가서 맛난 횟거리에 쇠주를 마셔댄다. 여유로운 마음에 바다가 정겹고 쇠주맛이 좋았다.
신제주로 가서 숙박 장소를 결정 후, 오겹살에 쇠주를 계속 마셔댄다. 난 7:10 비행기로 김해공항으로 출발했고 경주리무진을 타고 10시경에 집에 도착한다. 가족 품에 돌아오니 너무도 반갑고 좋았다. 세상을 모두 얻은 느낌이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철인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가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또다시 목표가 생겼다. 영암마이티맨 출전! 파도를 헤치고 바람을 가르며 대지를 박차는 일을 얼마나 해야 할까?ㅎㅎㅎ
끝으로 제주도 킹코스에 무사완주 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보철회원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보철 파이팅!!!
* 기록: 사이클 6:36:05, 바꿈터 3:26, 런 5:02:25, 종합 11:41:56, 순위 337/1,000
☆ 기억하고 싶은 재미난 추억
1. 등록팔찌 사건: 두번이나 종합경기장을 찾아 감.
2. 앞치락 뒤치락: 싸이클과 런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페이스를 끌어감.
3. 퍼팅 경기: 실력자 이동훈, 다크호스 윤주현
4. 대단한 호민: 싸이클 유바만 잡고 완주하다(30K지점 핸들 크랙 후 깨짐)
5. 회장님 발목 칩을 직접 제단하다: 찍찍이가 없어 실과바늘 사서 직접 제단
6. 용두암의 추억: 횟거리+쇠주 만찬 일품!
7. 맛난 전복삼계탕: 30분 이상을 기다리다 허기져서 더 맛있게 먹다!
8. 멋진 분: 그랑빌 팬션 사장님과 사위는 자상하고 멋진 분이었다.(음료 제공, 차량 운행)
첫댓글 선배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잘 쓰셔서 저도 후기 쓸려면 신경 좀 마니 써야겠습니다.
완주기 잘 읽었습니다.
연말 후기시상 후보작으로 등록되셨습니다.
지선아빠 멋찐까스명수
야~ 그 체력은 어디서 나오는것인지..너무너무 궁금타!!
다시한번~~축하드립니다용 ㅎㅎ
방문해 주신 철인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하여 철마는 달린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