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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다른 피붙이 북녘의 동포를 만나며 글/사진: 이종원
장수왕릉에 올라 북한을 바라보며 '동방의 피라밋'이라고 불리우는 장수왕릉에 올랐습니다. 국내성이었던 집안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제 시선은 자꾸만 압록강을 넘어 북녘 산에 고정 됩니다. 네모난 밭이 기어서 산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나무 하나 없는 밭고랑은 누더기 처럼 보였습니다. 동방을 제패한 장수왕은 이 장면을 보면서 매일 눈물을 흘리실겁니다. 그럼 장수왕이 통곡을 멈추고 영면에 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주 간단하면서도 여려운 일이지요. 바로 남과 북이 힘을 합치는 겁니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남북은 물론 조선족까지 포함하여 국가를 만들고 옛 땅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을 어떻습니까? 서로 힘을 합치고 있습니까? 북측은 인민을 담보로 벼랑끝 외교를 펼치고, 남측은 북을 도와줄까 말까... 국론이 분열되어 티격태격 싸우고 있고, 조선족은 뿌리마져 잊은 채 중국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장수왕이나 광개토대왕이 현세에 나타난다면 이 꼴을 보고 한숨만 푹푹 내쉴겁니다. 저는 많은 한민족이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거나, 장수왕릉에 올라 이 어처구니없는 세상을 둘러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먼 미래를 생각하면 우리 민족이 나아갈 해답을 얻을 겁니다.
만포철교를 바라보며 먼 발치에서 만포철교를 바라봅니다. 기차는 커브를 그리며 585m의 만포철교를 만난답니다. 잠시 만포에서 쉼표를 찍고, 다시 기적소리를 내며 강계까지 달려갑니다. 묘향각 여인네들의 고향인 강계까지 말입니다. 하얀 눈이 북한땅을 덮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눈이 녹고 흉물인 산하가 드러나면 또다시 가슴앓이를 해야합니다. 철로를 통해 공산품, 전자제품이 들어가고...북한에서는 석탄과 약재 등이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압록강 너머를 300mm 망원으로 당겨보았습니다. 렌즈가 좋지 않아 많이 흔들렸네요. 마을 청년이 짐을 지고 눈길을 거닐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바로 내 핏줄입니다. 우리 시골의 기와집을 만나니 정말 반갑네요.
묘향각의 아가씨들은 변함없이 예뻤다. 올갠을 쳤던 윤경희 동무도 변함 없으며, 미인인 정윤경 동무(왼쪽)는 그동안 여드름이 부쩍 늘었네요. 고향에 두고온 애인 생각이 나는가 봅니다. 오른쪽 김혜영 동무는 머리를 새롭게 해서 처음엔 못 알아 봤어요. 가운데 김성희 동무는 변함없이 수줍음이 많고요. 김성희 동무가 저를 보고..."이렇게 멀리 왔는데... 좀 오래 있다 가시지...." 그들은 금년 봄에 북한으로 들어가면 이젠 영영 나올 수 없다고 합니다. 한번 외국물을 먹은 사람은 절대로 내보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통일이 되야 다시 볼 수 있겠군요... 그 생각이 들자 가슴이 아리더군요. 만약 통일이 안되면...오늘이 마지막 이별인 셈이지요. 작년 모놀답사때 찍은 사진을 뽑아 선물했어요. 어찌나 고마워하던지...몰래 쵸코렛도 손에 쥐여 주었구요. 통일되면 모놀 회원에 가입하겠지....
모두들 힘내시고 북에 가서도 멋지게 사십시요. (작년 모놀답사 사진)
2005년 8월 모놀답사때....우리의 소원을 다함께 불렀지요.
다락밭을 지켜보며 산이 찢어진 것이 아니라 제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배가 고플수록 인민들은 더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꼭대기까지 올라섰는데...더 이상 땅이 없는 겁니다. 배는 고프고 땅은 없고....설움이 얼어붙은 통곡의 산을 멍하니 쳐다봅니다.
작년 6월에 본 북한마을입니다. 97년 북에 큰 흉년이 들었지요. 그때 북한의 여러 산이 개간되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개방을 했으면 문제 없을텐데.... 글쎄요. 한 해는 먹고 살 수 있어도 다시 푸른 산으로 만들려면 수십년이 걸린텐데... 장마 때 산사태는 나지 않겠지요.
작년 8월경 찍은 북한 산하랍니다....옥수수를 심어 그나마 푸르게 보인답니다.
조금전 6월에 본 그 마을입니다. 이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느라고 눈물겨운 고생을 했을겁니다. 이 곳엔 땔감도 하나 없어요. 석탄이라도 제대로 배급받았는지 몰라요. 눈이 녹고, 땅이 녹으면 다시 산으로 올라가 옥수수를 심을겁니다. 슈퍼옥수수를 심어서 모두를 배부르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문익점이 되어 대학 찰옥수수 씨앗을 전해주고 싶네요. 저는요. 통일되면 이 마을을 가장 먼저 찾을겁니다. 예전에 내가 강 건너에서 당신들을 애타게 그리워했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념이 어떻게 돌아가든 정치가 어떻게 굴러가든, 민초들이 굶주리든 배가 부르든.....무심한 압록강은 멈추지 않고 흘러갑니다. 민족의 한을 품은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버스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생각보다 잘 나왔네요. 집안에서 단동가는 길...2km 는 압록강을 따라가는 순례코스랍니다. 짧은 시간에 북한의 현실을 가장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곳.
압록강변에 총을 든 북한군이 보초를 서고 있네요. 강이 얼면 도강할 수 있답니다. 솔직히 배가 부르면 넘으라고 해도 넘지 않을겁니다. 강을 건너온 북녘동포 대부분은 중국말을 할 줄 몰라 현장에서 잡힌다고 합니다. 그럼 밥을 실컷 먹이고 북한군에게 인계한다고 합니요. "괜찮아요. 3일정도 두들려 맞으면 풀려나요." 제가 지금 그런 땅을 바라보고 있으니 얼마나 제 오장이 부글거리겠어요.
저 강 너머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답니다.
한걸음이면 북한땅-일보화 단동지역 압록강 일보화랍니다. 바로 물건너가 북한땅입니다.그러니까 한 발자국이면 넘어갈 수 있지요. 지금은 꽝꽝 얼려 있어 걸어가면 월경입니다. 작년 6월. 저 나무 밑에서 북한군이 제게 손짓을 했답니다.. 담배 한 갑 달라고... 16살쯤 먹은 애였습니다. '아이가 감히 어른한테 담배를 달라고 하다니...' 그래 너는 애가 아니라 군인이다. 세상에서 제일 운수 사나운 북한군이야. 담배라도 입에 물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겠니? 그리고는 담배와 사탕, 초코렛을 봉지에 싸서 숲에 휙 던져주었습니다. 그는 그걸 땅속에 파묻고 밤에 찾아간다고 합니다. 지금 가져가면 고참들에게 빼앗기니까...
압록강 유람선을 타고 북한사람들을 만나다. 단동과 신의주를 잇는 조중철교랍니다. 북한으로 물자가 들어가는 트럭이 지금 철교를 달리고 있군요. 김정일도 중국순방시 이 다리를 건넜답니다. 김일성 생일이 임박한 3월 쯤이면 부쩍 많은 물자가 북으로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원 '
조중철교에서도 왼쪽이 중국, 오른쪽이 북한입니다. 철교모양이 조금 다르지요.
이거이 그 유명한 위화도랍니다. 이성계가 이곳에서 딴 맘을 품고 다시 되돌아 가서 고려를 멸망시켰답니다. 북한도 이렇게 비참하게 사느니 차라리 이성계가 나와 새 나라를 건설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위화도 농촌풍경.
밭 가는 여인. 군인들이 총을 메고 감시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저 기러기들이 더 부럽습니다.
신의주 종이공장이라는데.... 3번이나 단동을 찾았는데....한번도 굴뚝연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놀이기구 역시 돌아가지 않습니다. 그나마 여름에는 멱감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는데.....
청량음료 간판을 보니까 더 썰렁
발음하기도 힘든...압록강각. 붉은 팔작지붕이 잘 어울리네요.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혁명의 수뇌부가 무지 불안한가 봅니다.
사람사는 곳에는 늘 정이 있지요. 선창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북한사람들
북한 해군입니다.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 만세'를 위해 달리고 있어요.
배에 탄 북한 군인이 얼마나 인상을 쓰는지 모릅니다. 저 불만에 가득찬 얼굴 우리가 계속 사진을 찍어 신경을 건드렸나 봅니다. 기분 나쁘다고 배를 나포하면 저는 어떻게 되나요? 그런 생각이 들자...슬그머니 카메라를 뺍니다.
소라를 배에 싣습니다. 강 건너 단동으로 수출할려고 하나 봅니다.
로동과 국방을 위하여...21세기의 태양 김정일장군 만세 !
불조심을 북에서는 '불엄금'이라고 합니다.
앳된 모습의 북한군인. 순찰 돌고 있어요.
'3대혁명 붉은기 쟁취 전투장'을 지키는 여군. 북한여군을 흔히 볼 수 있지요. 날씨가 추운가봐요.
강아지도 삐쩍 말랐어요. 평양에는 개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던데....개를 먹일 식량이 없어서 그렇다고 합지요. 대신 닭이 많이 보이는데...그것은 달걀 때문이지요.
북한군도 사람입니다. 배드민턴를 즐기고 있답니다.
공포의 검은 가방...바로 도시락이지요. 도시락에 밥이 적게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북에 간 사람이 말하길...저걸 먹고 어떻게 일을 하는지...의심스러울 정도랍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는 북한 군인
일터로 가자.
북한 어린이들입니다.때가 잔뜩 묻은 잠바에 장화를 신고 있더군요. 저희를 보고 생끗 웃고 있어요. 어찌나 고마운지.... 정말 예쁘지요?
그런데...이 아이들이 압록강가에 놀러 나온 것이 아니랍니다. 무엇인가 열심히 줍고 있어요. 고철이 아닐까요.
이제는 저희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고 오로지 땅만 보고 있어요. 남한에 태어나면 온갖 귀여움 다받고 성장하고, 북한에 태어나면 이런 강제노역에 시달려야 합니다. 운대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습니다. 이 아이들과 자꾸만 멀어집니다. 아-- '독재자를 미워하되 우리 동포들을 미워하지 말자.'
신의주 아이들이 늘 바라 보는 단동시내랍니다. 이 화려한 건물을 보고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절망..포기..아니면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 휴-
청류관의 여인들 단동에 있는 북한식당 청류관입니다. 전연화 동무는 저를 보더니.... "어서오셔요. 이번이 세 번째지요?" 북에서도 알아주는 대장의 명성.^^
전연화 동무는 특이하게도 이국적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해외에서 북한 여인들을 만나면 늘 즐겁습니다. 남남북녀란 말을 실감합니다...남의 대표는 대장이구요.
제게 미소를 던지더니...기어코 꽃다발을 제게 선사합니다. 어찌나 놀랍고 고맙던지....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도 좋아서.....정수에서 선물하려고 샀던 호리병 피리를 그만 밟아 버립니다. 일행이 저보고 '쪽박을 깬 사랑'이라고 자꾸만 놀립니다. 엉엉
작년 8월 모놀답사때 가장 인기 있었던 여인인 리남미동무. '앞짱구 동무'라고 제가 별명을 지어주었어요. "작년에 하늘찌르기(모놀포즈) 한 것 기억나세요?" "모르겠는데요..." 그리고는 제가 시범을 보여줬어요. "아..."
분위기가 좋습니다..아리랑,....반갑습니다...신나는 북한노래가 흥을 돋굽니다.
그런데 갑자기 '민족의 태양...김일성장군' 노래를 하더군요. 이 식당에 3번을 왔지만 이런 노래 듣는 것은 처음입니다. 우리 일행도 신나게 박수치다가 내용을 듣다보니.....박수소리가 작아지더니...기어코 침묵. 왜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요?
바로 이사람 때문지요. 북한 고위층인가봐요. 황금시계를 차고 비싼 회를 시켜먹고 있었어요. 솔직히 화가 납니다. 북한의 여인들은 뼈 빠지게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는데...이렇게 호화음식을 즐기고 있으니...민족의 태양 김일성 노래 듣고 제일 흐믓해 하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리남미 동무...모놀에서 제일 인기 있어요. 저희 홈페이지에서 예쁘다고 소문났어요." "그래요?" 수줍게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열창
북한의 여인네들과 함께....북한의 아름다운 꽃밭속에서..'아이 행복해'
"이렇게 팔짱끼면 저 마누라한데 혼납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찢어지는 입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일 없습네다.(괜찮습니다.)"
봄故鄕의 봄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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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네요 멤버들 다 있네요...
기억이 새록새록~^^ 익숙한 언니들 얼굴을 보니 반가움이 몰아쳐와요. 이렇게 가까운 우리 사이인데... 통일은 언제쯤이나 올런지. 고철을 줍는 아이들 모습, 고생스런 생활을 덮어버리는 환한 웃음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대장님~ 고생하셨구요, 넘 감사해요^^b
눈시울이 자꾸 뜨거워지네요. 귀한 사진... 대장님 덕분에 정말 잘 보았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누더기 밭===> 다락밭이라고 합니다...산을 개간해서 밭으로 만든 것이지요.../ 저도 작년 여름에 갔다왔는데 청류관의 식구들을 보니 반갑고 맘이 아리네요...
ㅋㅋㅋ 남자들은 다 똑같아 대장님 어쩔라고 입이 귀에 걸려서 정수엄마 질투 나게~~~ ㅎㅎㅎ
다시보는 얼굴들.. 참 반갑네요. 북한의 겨울 모습이 더욱 황량합니다.
정말 재밋게 잘 봤습니다... 계속 보니까 가고싶네요....ㅠ.ㅠ
대장님, 비 내리는 봄 밤에 이 글 읽으니 맘에도 비가 내리는 듯 합니다. 여름에 압록강에서 보트 타던 기억도 새록새록 나구요. 아, 맘 아리다.
아............정말 가보고 싶습네다...ㅎㅎ 대장님 입 보세요 어쩔줄 모르네요..
음..지난 시간이 까맣게 잊혀져 있었는데, 반가운 얼굴 들...찢어진 입 봉합 수술은 잘 하셨는지요..^^
반가운 얼굴들, 변함없네요. 대흐미님의 그녀였던 동무는 더 예뻐진듯~ㅎㅎ 다시 가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