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의 최근작이자 유작이 될 수도 있는 <필름 소셜리즘Film Socialisme)>(2010)에 나타난 정치의식, 특히 지중해 연안을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 즉 알제리, 이집트,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러시아, 이탈리아,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대한 고다르의 정치적 입장을 연구하는 것이다. 유럽뿐만 아니라 유럽이 개입한 세계현대사의 모든 지점에서 현대인의 불행과 고통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노장의 고다르가 지닌 견자의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2차례의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현대에까지도 그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 제국주의적 유럽정치와 인종 및 종교 분쟁을 볼 때 고다르는 유럽이 모든 악행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1980년대 이후로 고다르는 극영화를 포기하였고, 그의 저항적이고 고발적인 역사의식을 표현할 수 있는 비디오 작업에 몰두해왔다. 그 결과 즐거운 지식(Gai Savoir)>, 누벨바그(nouvelle vague)>, <아워 뮤직(notre musique)>, <사랑의 찬가(l'éloge de l'amour)>, <영화의 역사(Histoire(s) du cinéma)>와 같은 작품들을 선보였고, 이 작품들이 지닌 비디오아트와도 같은 영상형식으로 인해 상업영화나 헐리우드식 영화배급 방식과는 극명히 차별되는 독특한 영상형식을 정착시켰다. <필름 소셜리즘(Film Socialisme)>은 이 독특한 영상형식을 21세기에 맞게끔 더 완성되고 더 정밀하게 다듬은 작품이기에 고다르의 최근의 영상미학을 이해할 수 있는 적절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고다르는 그의 정치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영화의 주제면에서뿐만 아니라 영화의 형식면에서도 늘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주었었다. 60년대 누벨바그에서는 핸드헬드 카메라를 이용해서 카메라의 다양한 기술, 즉 카메라의 각도, 운동성, 트래블링 등의 시도를 꾀했다. 이런 시도는 기존의 영화계가 줄거리 위주로 만들어졌던 것에 대한 비판적 전복을 의미했으며, 촬영방법이 작품 주제와 개성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야 함을 의미했다. <필름 소셜리즘>에서도 카메라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골드베르그로부터 소년이 훔친 카메라, 콩코르디아의 승객들이 친구들과 가족들을 찍어주는 소형카메라, 콩코르디아 곳곳에 위치한 감시카메라, 팔레스타인에 처음 들어갔던 구형 카메라, 소녀 루시를 인터뷰하는 France3방송사의 미니HD카메라, 전쟁사진기자였던 로버트 카파(Robert Capa)에서부터 자기 모습을 직접 비디오로 담는 최신식 소형 디지털 카메라까지 온갖 다양한 형태의 카메라가 등장한다. 고다르의 카메라에 대한 애착이 드러나는 이 카메라 장면들은 100여년이 넘는 카메라의 역사를 하나의 영화에 담아보려는 고다르의 시도이며, 카메라가 수행해온 수많은 역사적 책무에 대한 시대적 보고이기도 하다.
<필름 소셜리즘(Film Socialisme)>은 고다르의 최근작이자 유작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인 만큼 그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2010년에 이 작품이 선보여질 거라는 예견에 많은 관객들이 기대에 차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그 해 칸느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을 때, 바로 주목받을 만한 시선 부문에 꼽히기도 했다. 고다르는 평소 영화배급 시스템과 프로덕션들의 영화시장 지배력에 대해 비판해 왔었다. 이 영화를 칸트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할때 무료로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지만, 영화제 제도상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대신 상영 전날 VOD파일로 관객들에게 6유로라는 가격으로 선보였다. 그만큼 고다르는 영화가 담당해야할 정치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는 감독이며, , <필름 소셜리즘>은 그의 정치적 견해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임을 공감할 수 있다.
이 작품에는 영화의 정치참여를 늘 염두해준 고다르의 영화인생이 녹아들어 있다. 고다르는 누벨 바그 이후로 영화매체가 고민해야될 제반의 모든 문제, 즉 상업화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그대로 반영하는 영화가 아니라, 불화와 분쟁의 역사를 관객들에게 고발하고 세계의 평화를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담당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다르의 고뇌가 들어있다.
유럽 현대사를 과거사와 연결되는 부분을 찾고 지중해 연안의 다른 대륙의 도시들의 역사와 연결되는 지점들을 찾는다. 금과 돈이 낳았던 수많은 분쟁들에 대한 성찰, 즉 유럽의 소외층들이 겪어야 했던 전쟁, 매춘, 질병에 대한 아픔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 대한 수탈, 유태인 학살,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대한 무관심을 지적하면서 세계가 나아가야할 공존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첫댓글 누벨바그 영화가 역시 조회수가 엄청 나오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몇 시간만에 조회수가 80회를 넘어서다니 ^^
놀랍네요. 현재 시각 고다르 관련 이 문건 조회수가 414회 ㅎㅎ
역시 한국 먹물들 지적이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