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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불기 시작한 쌍춘년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2006년 병술년은 입춘이 두 번 있는 쌍춘년(雙春年)이라, 올해 결혼하면 복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쌍춘년 열풍 덕분에 예식장 업계 매출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가 하면 일부 의류업계나 혼수 관련 업계는 쌍춘년 특수 상품을 내놓고 있다.결혼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여러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예식장 업체가 약속된 예식 날짜를 강제로 미루거나 끼워팔기·바가지 요금 횡포를 심하게 부리고 있다.
병술년은 음력으로 2006년 1월9일부터 2007년 2월17일까지인데 그 사이 입춘(2월4일)이 두 번 끼어 있다.쌍춘년은 2백년에 한 번 꼴로 찾아오는 드문 현상이라고 한다.거의 모든 국내 언론사들이 쌍춘년을 설명하면서 ‘20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소동은 잘못된 정보에서 출발한 것이다.쌍춘년은 200년이 아니라 2~3년마다 꼬박꼬박 돌아온다.
이는 간단한 달력 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1996년부터 2026년까지 30년간 음력 달력을 뒤져보면 1998년·2001년·2004년을 비롯 모두 11번이나 쌍춘절 현상, 즉 한해에 입춘이 두 번 걸리는 일이 발생한다(표 참조). 3년에 한 번 꼴로 쌍춘절이 돌아오는 셈이다.음력 설 날짜와 양력 입춘 날짜가 비슷한 시기에 겹쳐 때문에 쌍춘절이 자주 돌아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2백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언론 보도는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한국언론재단 뉴스 데이터 베이스(KINDS)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초로 쌍춘년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때는 2006년 2월2일 ㅈ일보가 ‘올해는 입춘 두번 낀 雙春年(쌍춘년)…中 결혼식장 하늘의 별따기’라고 보도하면서 부터다.중국 베이징 특파원이 쓴 이 기사 말미에는 ‘특히 이번 개의 해(2006년)는 7월 윤달이 끼어 있어, 한 해가 385일에 달한다.
1년(음력 기준)이 385일인 경우는 기원전 221년부터 서기 2100년까지 2300여 년 동안 불과 12년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드물다‘라는 대목이 있다. 쌍춘년이 2백 년에 한 번 씩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385일 윤년이 2백년에 한 번 씩 돌아온다는 기사였다.기사를 잘 못 읽은 독자들과 결혼업계 종사자들이 잘못된 쌍춘년 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중국인들이 왜 2~3년마다 한 번 씩 돌아오는 쌍춘년을 기리는지는 알 수 없다.다만 입춘을 끼지 않았던 2005년 중국에서 ‘무춘년(無春年)’ 혹은 ’과부년(寡婦年)‘이라며 흉하다는 소문이 돈 적 있고, 당시 중국 언론들은 ’무춘이니 쌍춘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미신이다‘(항주 일보, 2005년 2월18일자)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