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허준과 허준 외삼촌 그리고 미암 유희춘의 관계
미암 유희춘은 허준을 내의원에 추천했다.
어떤 인연이 있었기에 미암은 허준을 이조판서 홍담에게 추천했던 것일까?
미암 유희춘은 전라도 해남 출신으로 유양수의 증손이고, 할아버지는 유공준이다. 아버지는 유계린이며, 어머니는 사간 최보의 딸이다. 처부는 송준이며, 하서 김인후와는 사돈간이고, 김안국·최두산의 제자이다.
김안국은 누구인가?
김안국의 아버지 참봉 김연은 허준의 증조부 허지의 사위로 허준의 조부 허곤과는 처남 매부 관계이다. 김안국은 허준의 부친과 외사촌이다. 김안국은 외조부 허지의 행장을 직접 저술했고, 1517년 의서 <창진방>, 1518년 의서 <언해벽온방>을 간행한 의학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다.
미암 유희춘은 1538년 별시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1544년(중종 39) 사가독서·수찬·정언·직강·응교·교리 등을 거쳐 지제교를 겸임했으며, 이어 장령·집의·사인·전한·대사성·부제학·전라도 관찰사 등을 지냈다. 1575년(선조 8) 예조·공조 참판을 거쳐 이조참판을 지내다가 사직 후 낙향하였다. 시호는 문절(文節)이다.
유희춘은 경전에 널리 통했고, 제자(諸子)와 역사에도 능하였다. 시강원설서 재임 시에 세자(후의 인종)의 학문을 도왔고, 선조 초에는 경연관으로 경사를 강론하였다.
성격이 소탈해 집안 살림을 할 줄 몰랐으나, 사람들과 세상 이야기나 학문, 정치하는 도리에 대한 투철한 소견과 해박한 지식은 남들이 도저히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었다고 한다.
외할아버지 최보의 학통을 계승해 이항·김인후 등과 함께 호남 지방의 학풍 조성에 기여하였다. 좌찬성에 추증되었으며, 담양의 의암서원, 무장의 충현사, 종성의 종산서원에 제향 되었다.
유희춘의 저서로는 <미암일기>·<속몽구>·<역대요록>·<속휘변>·<천해록>·<헌근록>· <주자어류전해>·<시서석의>·<완심도>등이 있으며, 편서로 <국조유선록>이 있다.
미암은 스승 김안국의 5촌 조카이며, 아들보다 나이 어린 허준에게 자신은 물론 가족, 친지, 친구, 지인의 병을 돌보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다. 또한, 미암이 허준의 외가와도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준의 외가는 영광김씨다.
외증조부는 정3품 벼슬을 지낸 김유성이고, 외조부는 영광군수를 지낸 김욱감이다. 김욱감의 정실에서 낳은 아들은 김시흡이고, 첩에서 낳은 서녀(庶女)가 허준의 어머니이다.
<미암일기>에 김시흡이 기록되어 있다.
1569년 11월 26일 <미암일기>에 “김시흡이 찾아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5일 후에 미암은 그의 일기에서 김시흡이 허준의 외삼촌 관계, ‘김유성의 손자이며 허준의 적삼촌(嫡三寸) 숙부’라고 기록하고 있다. 유희춘은 김시흡을 군관으로 임명하기도 하였고, 김시흡의 사위에게 먹을 보내기도 하는 등 김시흡과는 일찍이 왕래가 있었던 보인다. 그래서 허준은 외삼촌 김시흡을 통하여 유희춘과 안면을 익힐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1569년(기사-선조 2) 11월 26일.
민구, 영성정(寧城正), 정강옥, 소의(蘇義), 김시흡, 박응정이 잇달아 찾아왔다.
○ 1569년(기사-선조 2) 11월 27일.
박대재, 정강옥, 영성정(寧城正), 소의(蘇義), 김시흡, 임희성도 따라왔다.
○ 1569년(기사-선조 2) 12월 1일.
김시흡이 효자 부정(副正) 김유성(金有誠)의 손(孫)이며 허준의 적3촌 숙부이다.
○ 1569년 12월 11일
관사에 있을 때 봉사 김시흡을 보았다.
관사에 갔을 때 민희중(閔喜重)을 만나 상경할 일을 부탁했다.
○ 1569년 12월 29일
아침밥을 먹고 길을 나서 오시(午時)에 광주에 도착하니
판관 양사기가 나와 만났으며 공손히 대하였고,
김시흡과 민개(閔漑)도 와서 만났다.
○ 1571년 5월 2일
훈련원봉사 전(前)만호 김시흡이 광주에 왔다. 내가 군관으 로 부른 것이다.
○ 1571년 5월 13일
태안사가 김시흡을 보내 준향(峻香)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므로
나는 그 집에 식물(食物)을 주었다.
○ 1571년 4월 30일 김찬, 오덕홍, 곽희성, 김시흡이 와서 인사를 하고
유생 이 위가 글을 올려 양곡을 청하므로 나는 광주 판관을 시켜 주게 했다.
○ 1573년 2월 10일
회시(會試)를 보러온 김시흡의 사위에게 먹을 보내 주었다.
허준과 유희춘의 관계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허준의 외삼촌 김시흡과 유희춘은 지인이고, 유희춘의 스승 김안국은 아버지의 고종사촌이다. 즉, 유희춘의 스승 김안국은 허준의 5촌 당숙이다. 그런 연유로 유희춘이 허준을 내의원에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가 돈독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허준을 중심으로 유희춘, 김시흡, 김안국, 양예수를 연결고리를 그리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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