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천방조제의 시작이 ‘해당화길’ 비석이라면 끝에는 커다란 조형물이 있다. 국민가수 이미자의 ‘섬마을 선생님’을 기념하는 조형물이다. 높이 13.5m의 대형 조형물에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이라는 노래가사가 새겨 있고 바로 옆에는 500원을 넣으면 노래를 들려주는 기계도 설치돼 있다. 이미자를 잘 모르는 젊은 세대도 노랫가락을 들으면 ‘아! 이 노래’라고 무릎을 칠 것이다. 국민가수의 노래는 해당화 꽃길과 함께 함평만의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안악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있지만 아직 물이 차가워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바다를 느껴보지 않을 수도 없는 법. 서해는 갯벌이 있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다를 느끼기 충분하다. 아이들은 갯벌을 두려워하다가도 그 부드러움을 알고 나면 옷이 더러워지는 줄 모르고 뛰어논다. 작은 게들이 둥지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갯벌은 자연이 아이들에게 준 놀이터다. 붉게 물들어가는 낙조를 바라보고 있자니 동해의 철썩이는 파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부드러운 감동이 밀려온다. 꽃구경, 갯벌구경, 바다구경을 했고 노래까지 듣고 있으니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한다. 함평만의 낙조는 사진 찍는 이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곳이다. 산과 바다와 갯벌이 어우러지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한다. 아침 일찍 시작한 여행이 끝나간다. 낙조까지 감상하고 기념사진 한 컷 찍고 나면 이제 함평만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