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우리 속담에
'사돈 모시듯 하다'
'사돈 남 말 한다'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와 같은 속담이 많다.
'사돈 남 말 한다'는 속담은
'자기의 잘못이나 허물은 제쳐 놓고 남의 일에만 참견한다.'는 뜻의 속담이다.
사돈에게 할 말을 어려우니까
직접 못하고 제삼자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무라는데
사돈이 눈치 없이 그 말에 맞장구를 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또 우리 속담에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가깝게 지내기에는 어려운 상대가 사돈이기에 '멀수록 좋은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돈의 팔촌'이라는 속담에서도
사돈은 남이나 다름없는 매우 먼 친척으로 대하기 어려운 관계로 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사돈이란
너무 허물없이 대하기도 어렵고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대하기 어려운 관계라고 본 것이다.
'사돈(査頓)'의 어원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고려 장군 윤관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얘기가 있다.
윤관(尹瓘)과 오연총(吳延寵)은 1107년 각각 도원수와 부원수로서 여진정벌에 나서서 승리하였다.
그 후 그들은 자녀를 서로 결혼까지 시켰고,
자주 만나 술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회포를 풀었다.
어느 봄날 술이 잘 빚어진 것을 본 윤관은
오연총의 생각에 술동이를 하인에게 지게하고 오연총의 집으로 향했다.
개울을 건너가려는데 지난 밤 비로 인해 냇물이 불어서 건너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연총도 윤관의 생각에 술을 가지고 개울 저 편에 와 있었다.
이에 윤관이 "서로가 가져온 술을 상대가 가져온 술이라 생각하고 마시자"고 말했다.
그래서 둘은 서로 등걸나무(査)에 걸터앉아 서로 머리를 숙이며(頓)
'한잔 하시오'하면서 자작하여 술을 마셨다.
여기서 유래하여 서로 자녀를 결혼시키는 것을 사돈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서로 등걸나무에 앉아 머리를 조아린다'는 한자어
'사돈(査頓)'을 윤관과 연관시켜서 지어낸 얘기로 언어유희라고 생각한다.
사돈이란 말이 윤관과 오연총의 일화에서 나온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에서는 사돈을 '친가(親家)'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적어도 사돈이란 중국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영어에서 장모에 해당하는 말은 'mother-in-law'이다.
태어나면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법적계약에 의해 맺어진 어머니가 장모라는 것이다.
사돈의 어원은 몽골어와 만주어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말에서 사돈은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이다.
그러나 몽골어 '사돈(xaдam)'은 일가친척을 일컫는 말이다,
몽골에서는 우리나라를 '사돈의 나라'라고 부른다.
이것은 칭기즈칸 시대에 몽골이 고려와 형제의 나라로 맺어진 것에서 유래한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돈의 어원은 한자어가 아니고
몽골어를 한자로 사돈(査頓)이라고 전사한 것이다.
몽골어에서 사돈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