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하느님께선 안식일에 쉬셨을까.
혹 '낳음 짓'은 그만두셨을런 지는 몰라도
'돌봄 짓'만큼은 쉼없이 계속하셨을 것이다.
즉 안식일의 '안식(安息)'이란
나 스스로에 대한 '안식'일뿐
오히려 타인에 대해선 더욱 온전히 개방되어야 할
탈이기적이고 탈자기중심의 섬김이
함께 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섬김의 날이기에
또한 성찬(聖餐)의 나눔이 펼쳐지는 날이기도 하다.
성찬의 참된 의미는
내 몸을 살찌우거나 나를 위한 행위를
멈추고(안식-安息)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그야말로 더불어 사는 삶을 펼치는,
아니 더 나아가
너를 살리기 위해 나를 죽이는
아가페의 증거행위이다.
즉 일종의 '포틀라치'와 흡사한
생존경쟁의 멈춤(안식)이다.
어떻게 보면 모든 불길이 꺼진
집멸(集滅)의 열반의 시간일 수도 있겠다.
그러기에 안식일의 주인은 사람의 아들이 된다.
곧
참사람(벤 아담 - 시편 8,4-6의 인간)으로
되돌아 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 바로 안식일이다.
뿐만 아니라 안식일은
안식(安息)이란 말 그대로
숨을 돌리는 날이다.
즉 첫사랑(묵시 2,4)을 되살리는 시간이다.
그러기 위해
근본과 원천의 하느님에로 복귀하는
그런 본질화 작업이 요구되는
내적 안정과 자기성찰이 필요한 것이다.
자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
처음에로 되돌아감으로써
아무 것도 생기지 않은(창세기 1,2)
무(無)의 상태가 된다.
그리고 그 깊음의 상태 심연에서
순수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빛이 태어나게 되고,
그로써 새로운 창조행위가 펼쳐지며
새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그 빛이 태어남으로써
삶의 온갖 것은 힘을 얻는다.
이것이 안식일
곧 우리들의 주일(主日)의 참된 의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