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빨리 배워야 하는 개념중에 하나는 미국 생활은 소위 전문인 “specialist” 의 서비스를 받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법치 국가의 수준을 넘어서 일상 생활 용어에 법률적인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이며, 법률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은 평소 일어날 수 있는 수 많은 문제들에 대해 방어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큰 계약을 위해서는 보통 적합한 전문 분야의 변호사, 회계사는 물론 은행, 크레딧 점검 회사, 비즈니스 브로커, 보험 회사, 정부 라이센스 담당 기관등 거쳐야 할 문턱과 사용해야 할 전문 서비스가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다.
미국 문화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인의 법에 대한 옵세션은 먼저 TV를 켜 보면 알 수 있는데, 재판과 변호사 생활을 다루는 수많은 영화와 TV 시리즈를 비롯, 뉴스 등지에서 가장 촛점을 두고 다루는 분야가 바로 법과 개인의 관계이며 개인의 권리 지키기이다.
*출처: 코리안네트워크
권리 토크
예를 들어 지하철 대화를 한 번 들어 보자. 좌석 가까이 두 여자가 서 있었는데, 좌석에 앉았던 분이 일어나자, 좀 더 멀리 서 있던 아줌마가 재빨리 좌석에 앉았다. 그러자 더 가까이 서 있던 두번째 아줌마가 “내가 더 가까왔으니까 이 자리에 앉을 권리는 내게 있는데요.” 라고 설명을 한다. 이미 자리에 앉은 아줌마는 “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지, 가까이 서 있는 사람에게 권리가 있다고 써있는 법 갖고와 봐요.” 라고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대응한다. 재미 있는 점은 두 사람 다 외국인 억양을 갖고 영어로 대화하는 본지 출신이 아닌 미국인이었다는 것인데, 이민자들이 미국에 와서 가장 빨리 배우는게 점잖은 매너가 아닌 본인의 권리를 따지고 법으로 응수하는 방법이라는 게 씁쓸했다.
정작 미국인들은 대화 속에서 유식한 척 법률 용어를 섞어 가며 말하고 기회가 되면 소송도 잘 할 망정 자리가 비면 먼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한 후 천천히 자리에 앉는 매너 정도는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륙에 인구가 하도 많다 보니 거리에서 사람 사이로 치고 지나다니기로 유명한 중국 본토인들이 길에서 스치고 지나가며 “실례합니다”라고 하지 않으면, 미국인들은 눈을 한 번 돌리고 조용히 가는데, 정작 미국에 와서 “실례합니다”를 배운 외국인들은 “실례 안 합니까?” 라고 크게 소리치며 화를 내는 게 또 다른 예이다. 겉으로 표가 나는 매너는 배웠지만, 원래 매너가 본인의 우세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또는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 생긴게 아니라 다른 이에게 존경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기본 정신은 아직 배우지 못 했기 때문이다.
예의와 친절로 치면 미국인 보다 한 수 더 뜨는 민족이 캐다다인들인데, 북미에 이런 농담이 있다. 미국인과 캐나다인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아시오? 어떻게요? 발을 밝아 보면 되요. 미국인은 아프다고 하는데, 캐나다인은 도리어 제가 당신 길을 막아서 미안하다고 하죠.
모든 캐나다인이 위 사람처럼 예절이 지나쳐 피해를 입을 정도인 것은 물론 아니지만, 캐나다나 미국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실례합니다, 미안합니다가 보통 입에 달려 있기 때문에, 본인이 실례를 당한 경우에도 실례했다고 대신 용서를 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송하기 좋아하는 미국인
이처럼 평소에는 친절하고 예의를 갖출지 모르지만 열 받으면 소송하기 좋아 하는 게 미국인이다. 또 운 좋으면 소송을 통해 갑부가 된다는 인식이 있다. 오죽하면 미시시피 아래 한 남부 소도시에서는 민사 소송에 시달리다 못해 약국와 병원이 다 문을 닫았을까? 새 약이 개발되어 FDA (Federal Drug Administration) 검사를 거치고 통과 되어도 미처 예측 못 했던 부작용등이 일어나게 되면, 가장 돈이 많은 제약 회사는 물론, 의사, 약사들이 다 소송을 당할 수 있는데, 경제가 미약한 소도시 지역의 배심원들은 자세한 상황 검토 없이 소송인에게 큰 보상금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건이 거듭해서 일어나게 되면, 결국 의료 서비스 받기가 어려워 져 제 살 뜯어 먹기라는 것은 생각해 보기에 너무 먼 훗날의 결과일까?
맥도날드 커피를 마시다 쏟아 손을 데은 후 지나치게 뜨겁게 커피를 만든 회사측에 책임이 있다고 소송을 걸어 퇴직해도 편안할 만한 보상금을 받고, 계약한 내용과 다른 색상의 BMW 차를 덧칠해 팔았다고 소송해 새 차를 사는 가격의 몇배의 보상금을 받았던 지난 사례들이 미국인의 소송 좋아하는 생리에 부채질을 했었다. 하지만 지나친 보상금에 대한 대중의 항의 소리가 커지자 이제 지나친 보상금은 판사가 조정해 적당선으로 내리는 추세이다.
변호사 고르기와 좋은 관계 맺기
변호사 중에 직접 전화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즈니스를 위해서 또는 사회 서비스 차원에서 직접 전화를 받는 변호사들도 가끔 있는데,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분들이 대부분인 반면 악용하는 분들도 물론 없지 않다. 이런 분들은 다행히 아직 법률 문제로 고생해 보지 않으신 운이 좋으시거나 어떻게 변호사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모르는 순진하신 분들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첫전화 상담을 위한 기초 매너를 배워 두면 나중에 변호사가 필요할 때 도움이 된다.
정작 중요한 문제를 앞두고 정식 상담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또는 본인이 이미 결정내린 판단에 대한 확인을 듣기 위해 변호사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북미에서 전문 서비스는 보통 분당 시간당 계산이 된다. 시간이 금인 전문인에게 전화를 해서 관련없는 질문을 한다던가 상식적인 예의에서 벗어나는 대화를 요구하거나, 본인의 변호사가 답변을 잘 해 주지 않아 궁금한 점을 다른 변호사에게 묻는 등은 전화를 받는 이에게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다.
무례하게 행동했던 사람이 나중에 같은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일이 생기면 과연 그 변호사가 친절하게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들까?
변호사가 많은 것 같지만, 정작 본인의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변호사를 찾으려면 쉽지 않다.
주변의 가까운 인물들 중에 안타깝게도 변호사를 네번 바꾸고 회계사를 세 번 바꾼 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몇십만불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고도 제자리 걸음을 하며 계약 관계를 해결하지 못 한 친구가 있다. 정신적, 경제적, 시간적 손해가 처음 계약 관계에 걸린 금액을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며 변호사를 고용하라는 주변인들의 조언을 물리치고 혼자 해결하려다 일이 꼬였고, 그 후에는 담당 변호사가 일 진행이 너무 느려 발전이 없다고 바꿨었고, 그 다음 찾은 이름 있는 유명한 변호사는 일 진행중 어머니가 돌아 가셔 시간이 없다며 밑에 경험을 쌓고 있는 젊은 변호사에게 넘겼다 실수를 저질렀고, 그 다음에는 이 변호사를 상대로 배임 행위에 대해 소송하겠다고 찾은 변호사가 본인의 전문 분야가 아닌 계약 문제까지 함께 다루겠다고 해서 함께 맡겼다가 제자리 걸음을 한 후 결국 찾은 변호사가 소위 변호사 협회 회장까지 맡고 있는 유명 로펌의 파트너인데, 별로 큰 건이 아니라 별 관심을 두지 않으며 안일하게 다루다 아무 해결도 보지 못 한채 상대편 변호사에게 터지기만 하면서 보낸 시간이 2년이다.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 도와 주지 못 하고 옆에서 지켜 보았지만, 운이 지독하게도 없는 친구이다. 주변에 절친한 변호사들이 많지만 이 분야를 다루는 사람이 없어 수소문을 해서 좋은 변호사를 찾는다고 했는데도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 현재의 변호사 또한 상황 설명을 해 주지도 않고, 고객을 믿어 주지 않고 도리어 상대편 측에 서서 역성이니 머리가 돌 지경이라고 한다. 필자가 객관적으로 보아도 고객의 변호인이 되는 것 보다 정치가처럼 여기 저기에 나서기를 좋아하며 빨리 일을 해결해 고객의 편리를 도모하는 것 보다 질질 끌면서 수임료를 챙기는 변호사계에 먹칠을 하는 상대하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변호사이다.
그러나 이 친구에게도 잘못은 있다. 처음에 문제가 발생했다 싶을 때 신뢰하고 맡길 수 있는 변호사를 물색하는 데 정성을 들였어야 했다. 돈 좀 절약 하겠다고 일을 끌다 몇배로 터지는 결과를 일으켰다. 또 변호사를 너무 자주 바꾸었으니 다음 변호사로 부터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는 다른 변호사를 찾고 싶어도 아무도 받아 주지 않을 복잡한 단계라 현재 변호사에게 매달릴 수 밖에 없다는 무척 안타까운 지경에 있다.
좋은 변호사 찾기가 어려운 사실은 변호사들 자신과 변호사가 필요했던 분만 아는 알려진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