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보금회
12월 13일 금요일 1시 두림에서 보금회 마지막 모임을 엽니다.
올해 마지막 모임이지요.
한해를 돌이켜 봅니다.
아쉬움 넘치는 시간이었지요.
굳게 닫았던 마음의 빗장 열고
지난날의 허물 벗어던지며 용서를 구하고
받았던 고마운 마음 가슴에 새겨둔 채
이제 겸손의 길, 그 새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오늘을 사랑하는 만큼 사랑할 내일을 기다리며
때로는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 물으며 그렇게 살아야 겠습니다.
안부 물어오는 사람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 떨리게 행복한 일이니까요.
새해에는 즐거운 소식
기쁜 일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
11월 보금회 이랬지요
살다가 그냥 살다 보면 어쩌다 혼자있을 때가 있게 마련이지요.
들리는 것 없고 보이는 것 없는 조용한 시간.
그때 문득 지난날을 돌이켜 봅니다.
실타레가 엉긴 것처럼 무수한 일이 다가왔다 사라지곤합니다.
그중에 떠오른 건 좋지 않은 일보다 좋았던 일이지요.
아무리 나빴던 일이라도 좋게 느끼는 건
그것을 돌이킬 수 없다는 속성 때문이겠습니다.
그래서 과거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하는거 아니겠는지요?
지난 11월 보금회 일을 떠올려 봅니다.
가물가물합니다.
그날 곧바로 보금회 있었던 일을 정리했다면 좋았으련만
천성이 게으른지라 차일피일 미루다 급박한 상황에 처해서야
부랴부랴 챙기려드니 그럴밖에요.
치메 걸린 사람의 공통점이 가까운 일부터 잊는다는데
한달 전 일이 생각나지 않는걸 보면 .... 살짝 겁이 납니다.
시간이 갈수록 보금회에 모이는 친구들도 차츰 줄어들고 있습니다.
본인 건강 문제도 있고, 마눌님 치다꺼리 할 일도 있고,
손자 손녀 챙겨야할 일도 있고....
이제 전화나 메시지 할 힘도, 여유도 없는 분이 느는 모양입니다.
이달에 강성구, 최재흥, 김종욱, 김성준이 연락을 주었습니다.
작은 일에도 신경 쓰는, 예약문화를 솔선수범하는 시민정신.
그들에게 정중히 머리 숙여 고마움 표합니다.
평소 입 무거운 친구들도 친구들 수다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입 열기 마련이고
그래서 자리에 앉자마자 ‘수다잔치’는 벌어지게 되는게지요.
분위기 높아지자 만능가수 이수봉이
친구들의 ‘간곡한’ 청에 의해 멋들어지게 노래합니다.
술 마시고 세월의 무게에 눌려 성대의 결이 예전 같지 않지만
옛 실력은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앞장서는
‘작은 거인’ 김일권이 공지합니다.
“월백회는 통상 12, 1, 2월은 쉽니다만 아무래도
12월 송년회는 열어야 겠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총무는 일상에서도 총무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보금회가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 건
오로지 이정인 회장의 폭 넗은 리더십 때문이겠습니다.
“회장이 할 수 있는 건 밥값 잘 내는 일이라고 해서 맡았다.”
며 그때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 초심은 본심이었습니다.
이제 이정인 회장 지갑 여는 건 일상이 되다시피 했지만요.
2012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보금회 회장 이정인.
일년을 회고하듯 작은 소리로 일갈합니다.
“낙화인들 꽃이 아니랴. 쓸어무삼하리오 라는 말이 있다....”
“여름 내내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꽃이 세월의 무게 이기지 못하고 떨어지지만
그걸 쓸어낸들 그 또한 꽃이 틀림없는 것처럼
나이 먹었다고 탓하거나 자책하지 말아라.
우리도 쓸모 있는 인간이지 않느냐”
뭐 그런 뜻으로 받아들여 무방한 것입니다,
우리도 한때는 ‘영화로운 젊은 시절’을 영위했는데.....
우리 나이 먹어도 ‘오래 숙성된 본성’의 가치는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뜻 아닐는지요?
올해가 서서히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만날 날 몇 번일는지요?
적어도 미수나 졸 수연을 하고 가면 좋으련만.....
박동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