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짜리 수표의 일생
2005년 10월 16일
비상금으로 자기앞 수표 10만원 짜리 한 장을 지갑속에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2005년 10월 17일
택시 타고 싶었지만 지갑에 10만원짜리 수표 한 장만 있다는 생각에 지하철로 퇴근합니다.
아직 10만원 수표는 그대로 건재합니다.
2005년 10월 18일
동료와 깉이 점심을 먹었지만 지갑에 10만원짜리 수표 한 장 뿐이라니까 동료가 대신 점심 값을 내주었습니다.원래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아직 10만원은 그대로 건재합니다.
2005년 10월 19일
지갑에 10만원 수표와 만원짜리 한 장 있다는 생각에 퇴폐 이발소 대신 4천원 주고 미장원에서 커트만 했습니다. 아직 10만원 수표는 그대로 건재합니다.
2005년 10월 20일
아내가 피자 시켜 먹자고 했으나 지금 가진 돈이 10만원짜리 수표 한 장이라고 했더니 그냥 라면으로 때우잡니다.
아직 10만원은 그대로 건재합니다.
2005년 10월 21일
점심 후 김대리와 커피 한 잔하려고 했으나 지갑에 10만원 짜리 한 장이라는 생각에 사무실에 가서 종이컵 커피로 해결했습니다.
아직 10만원 수표는 그대로 건재합니다.
한번 수표는 영원한 수표?
이렇게 살아간다면 지갑 속에 있는 10만원짜리 수표는 한 달이 가도 10만원 짜리 수표로 건재합니다.
10월 22일 날 아무 생각 없이 점심 먹고 커피숍에 들려서 커피 한잔 하고 잔돈이 없어서 10만원 짜리 수표를 내고 9만 2쳔원을 거슬러 받았습니다. 10만원 짜리 수표 한 장을 넣고 다닐 때보다 지갑이 두툼해졌습니다. 퇴근 길에 김대리가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자고 하길래 같이 한 잔하고 3만 6천원 냈습니다. 이제 지갑에는 5만 6천원.
지하철은 너무 북적댈 것 같아서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택시요금으로 1만 2천원 냈습니다. 이제 지갑에는 4만 4천원 남았습니다.
집에 가서가만 있는 꼬마 녀석에게 '오늘은 아빠가 기분~좋다~.피자 사줄까? 오늘 아빠가 쏜다.' 이렇게 기분 한 번 내고 피자값으로 2만 6000원 냈습니다. 이제 지갑에는 7,500원 남았지요.
어제 술을 먹어서인지 5분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통근버스 놓치고 택시 타고 출근했습니다. 택시 값 1만 2000원 냈더니 지갑에는 5,500원 남았습니다.
이걸로 오늘 점심값 5천원 내면 주머니에 딸랑 5백원짜리 동전 하나 남습니다.
교훈
돈을 부숴뜨리지 맙시다.
10년 후에나 쓸 돈을 당장 쓸 돈과 섞어서 단기 적금으로 저축하면 10만원이 5백원짜리 동전되듯이 돈이 부서집니다.
단기에 쓸 돈과 장기에 쓸 돈을 나누어 돈에 꼬리표를 붙여 저축합시다.
첫댓글 종자돈에 대한 이야기 같은데..ㅎㅎ 여기다 이런 것을 올리면 고전읽기 끝나고 십시일반할때 곤란해 질텐데... 그런데 글 중에서 갑자기 만원짜리 등장하는데 앞뒤가 안 맞아요...원래부터 십일만원이 있는것인지...ㅎㅎㅎ 잘읽고 잘 배우고 갑니다. 그런데 저는 카드만 한장 넣고 다닐 때가 많아서 십시일반 못할 때도
있고 밤이 늦어 택시타고 갈 때는 택시비도 얻어 갖고 가니 더 현명한 것인가요....아님 코메디에 나오는 구두 끈 매는 아저씨가 절까요.....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것은 돈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돈을 얻고 인심을 잃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 같아요...삼겹살 사주는 모습이 더 좋아 보입니다.
잼나는 얘기네요 ^^
여기서 10만원 짜리 수표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물론 삼겹살도 사주고 가끔은 아이들에게 기분도 내며 살아야죠 고전 읽기의 십시일반은 아주 바람직하게 돈을 사용히는 방법이고요... 그런데 돈은 항상 그 쓰임에 목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 목적이 비상금이었지요. 그런데 그 목적에 합당하게 쓰이지 못했고...
아마 또다시 비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힘들게 돈을 모아야 한다는 거죠.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것은 돈은 그 목적에 맞게 이름표를 붙여 단기, 중기, 장기로 포트 폴리오해야 한다는 거지요. 살다보면 그게 잘 안 된다고요? 그래도 실행을 해 보면 끌고 갈 수있는 실천력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