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7코스-1(20201028)
제덕사거리-제덕선착장입구-공구지고개-'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삼포항-명동항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리움으로 그 날을 추억한다.
날씨가 잔뜩 찌푸렸다. 제덕사거리 아래 제덕만택지 버스정류장 위 남파랑길 7코스 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남파랑길 이어걷기를 시작한다. 7코스는 이곳에서 삼포항, 명동항과 행암항을 거쳐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까지 이어진다. 찌푸린 날씨 탓에 마음이 활짝 열리지 않는다. 걸어갈 未知의 길은 언제나 새로움으로 가슴을 부풀린다. 가슴 부풀림은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미지의 지명들이 머리에서 떠돌 때 그 구체적 모습은 그곳에 걸어가서 직접 확인하며 발견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그때 부풀린 가슴은 풀어진다.
이 구간에서 처음 보는 풍경들 중 몇 지점이 아직도 가슴에 짙은 빛으로 남아 있다. 공구지고개를 오르며 내려본 제덕사거리 주변 풍경과 제덕만매립지 제덕동괴정마을과 제덕선착장 풍경이 첫째로 어른거린다. 제덕만 앞과 동쪽으로 건설될 진해신항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새로운 진해 제덕만의 풍경을 상상하면서 공구지고개를 넘는다.
삼포마을 입구에 조성된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공원이 두 번째로 떠오른다. 강은철의 노래 '삼포로 가는 길'은 예전에 노래방에서 많이 불렀었다. 삼포가 어디일까? 삼포는 구체적 지명이라기보다는 산업화에 의해 변화된 일반적 어느 농촌 마을이겠지? 이런 생각을 품고 노래를 불렀을 뿐이다. 그런데 그 삼포가 진해의 삼포임을 노래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작사와 작곡자인 이혜민이 이곳 삼포마을을 찾아와 본 뒤에 이 곡을 만들었다고 노래비 건립비문에 적혀 있다. 노래비 공원에서 내려가 삼포항을 둘러본 뒤 언덕을 올라와 명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내려보는 삼포항과 마을, 고개 위의 송월순두부집이 인상적으로 새겨져 있다.
명동항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동백나무에 때이른 동백꽃 몇 송이들이 붉게 피어서 날씨 때문에 쓸쓸해진 마음을 달래준 모습도 눈에 선하다. 고개를 넘어 내려가며 바라본 음지도의 진해해양공원 솔라타워와 창원짚트랙99타워는 진해 명동항을 새로이 바꿔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해해양공원 앞쪽으로 진해명동 마리나항만이 2022까지 개발된다고 하니, 그 개발사업이 완성되면 명동항-삼포항-제덕만-와성만으로 이어지는 진해의 해안은 진해신항과 하나가 되어 부산신항과 쌍벽을 이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음지도와 왼쪽으로 우도, 그 뒤 오른쪽으로 소쿠리섬이 들어온다. 그 풍경도 아름답다. 음지도의 창원짚트랙 라인은 소쿠리섬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명동다방 앞 명동선착장에서 우도와 소쿠리섬을 돌아오는 여객선이 운행되고 있다. 언제 이 유람선을 타볼 수 있을까? 명동선착장 앞 작은 섬은 동섬, 걸어서 동섬을 돌아볼 수 있다.
명동선착장이 있는 마을은 신명마을, 신명동이다. 신명동에서 진해해양공원 가는 명동로를 따라가면 이전부터 명동이라 불리는 명동마을과 명동항이 나온다. 앞으로 이 두 지역 모두 명동이라 불리겠지만 신명동이 화려하게 변모될 것임이 분명하다. 음지도의 솔라타워와 창원 짚트랙 건물이 우뚝 솟아 명동의 새 명물로 보인다. 음지도 입구까지 걸어가 보았다. 이곳에서 발길을 돌린다. 진해해양공원으로 들어가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점심 식사를 한 명동다방 앞으로 되돌아왔다. 흰색의 명동다방이 우아하게 낭만적 인상을 풍긴다.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다. 명동마을 입구에서 STX 조선해양소 방향의 명제로를 따라 남파랑길을 다시 이어걷는다. 찌푸렸던 날씨가 밝게 빛나니, 마음도 덩달아 밝아지며 다리에 힘이 난다.(2부로 이어짐)
명동다방 앞 쉼터 정자에서 20분 동안 점심 식사
식사 뒤 음지도 입구까지 걸었다.
이 길은 명동로, 명동다방과 도선장을 거쳐 신명(동)마을 입구로 되돌아와서 STX 조선해양소 방향으로 명제로를 따라간다.
(2부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