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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저녁부터 마음이 설렌다. 주태의 전화를 받고 그냥 일반적인 모임보다는 그래도 의미가 남는 만남이 좋을듯하여 등산을 제안했다. 주태는 이전에 등산을 많이 다녀서인지 흔쾌히 승낙한다. 연진과 희승은 운동을 제대로 안 해서 잘 오를 수 있을런지 걱정된다. 대학교때 4명이서 주왕산에 가본 이후로 4명이 모두 모여 등산은 처음이다. 심야버스를 예약하여 12시경 집을 나선다. 서울 가는 버스는 우등고속이지만 너무 시끄럽다. 잠을 뒤척이는 사이에 새벽 5시경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으아 생각했던것보다 너무 춥다. 이가 덜덜거릴정도로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저민다. 냉큼 주태차에 올라 북한산 방향으로 향했다. 일기예보에 많이 추울거라해서 단단히 준비해 왔는데도 춥다. 남부지방과 확실히 기온차이가 난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의 얼굴은 따사하다. 이런 저런 얘기로 금새 구파발역에 다다르고 연진은 아직 도착하질 않아 20여분 가량 기다린다. 희승은 너무 피곤하여 등산은 포기한 모양이다. 이윽고 연진 도착하고 바로 북한산초입부로 차량이동, 북한산 주차장에 도달하니 사람이 거의 없다. 너무 일찍왔나? 아니면 너무 추워서 나오질 않았나? 일단 배를 든든히 하기 위해 황태국밥을 한그릇 한다. 배가 든든하니 걱정할게 없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친구들 장비 확인하고 산에 오를 준비한다. 머리 위로 펼쳐지는 북한산 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백운대 인수봉 ... 친구들을 생각하여 최단코스로 오를 수있는 곳이다. 타박타박 하나둘 오르니 북한산성 초입부가 나오고 중턱에 마을이 있다. 등산객을 상대로 영업하는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배 고플일은 없지 않을까 한다. 본격적인 경사가 나온다. 아마 깔딱고개인것 같다. 잘 가던 주태가 덥다고 상의를 벗는다. 그리고 연진도 .... 나는 남부지방에서 와서 그런지 땀도 나질 않는데....여전히 춥다. 으흐흐.... 열심히 열심히 오르니 북한산성이 나오고 암벽이 펼쳐진다. 주태가 발발 거린다. 공부만 하고,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예전 체력이 아닌 모양이다. 걱정했던 연진은 너무나 씩씩하고 힘차게 잘 오른다. 점심시간마다 매일 스쿼시로 체력을 다져서 자신 있는 모양이다. 백운대에 오르니, 사방이 확 트인다. 저 멀리 조망이 되고, 인수봉 영봉 등등...그래도 확 트인 느낌에 참 좋다. 정상의 느낌은 언제나 좋은 것 같다. 마음 같으면 저멀리 보이는 능선을 따라 계속 종주 하고 싶지만 정확한 명칭도 모르고 지도도 없고, 우선 친구들의 체력도 걱정이 되고... 다음에 또 시간이 되겠지. 자 이제 하산 한다. 조금전 올랐던 길을 따라 내려간다. 바위 구간에서는 주태가 더욱 발발떨고, 주태가 빌려준 아이젠은 성능이 시원치 않아 내려가다가 떨어져 나간다. 아이젠이 벗겨진후 부터는 내가 애를 먹는다. 왠만한 길에서도 그냥 미끄러진다. 으아! 정말 피곤하다. 겨울산행에는 필수품 아이젠을 꼭 챙겨야지... 내려오는 길에 등산객이 많이 없다. 이상하다. 바글바글한 서울로 생각한 나는 의아하다. 근데 중턱을 지나니, 한 두명이 아닌 한무더기 한무더기 계속 떼거지로 올라온다. 사람 구경하려면 서울로 가라는 말이 실감난다. 너무 많다. 등산을 좋아하는 동질감을 느끼며 흐뭇한 마음으로 하산을 한다. 내려와서는 따뜻한 오뎅과 막걸리로 몸을 추스렸다. 맛있게 먹고 있는 사이에 희승한테서 구파발역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서둘러 먹고 희승이를 보러 갔다. 희승이와 안사람 같이 왔다. 친구 대접하느라고 고생이 많다. 각자 차량을 이동 인사동 거리 근처 마산 아구찜으로 향해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서울아구찜은 약산 달짝하면서 맛이 새롭다. 맛있게 먹고 인사동 근처 찻집에서 각양 각색의 차를 주문하여 하나씩 나누어 먹었다. 피다만 장미차, 이슬차, 솔잎차, 모과차, 커피...시간 가는 줄 모르고 따듯한 마음을 나누고 아쉽지만 헤어진다. 계련씨는 맛있는 인사동 떡을 챙겨준다 고맙다. 돌아오는 서울역까지 주태배웅을 받고 난생처음 KTX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역시 버스보다는 엄청 조용하고 진동이 없어 피곤한 몸 누이고 계속 자다가 도착역인 구포를 놓치고 말았다. 다시 부산역에서 동대구 가는 무궁화열차를 타고 구포로 돌아왔다. 많---은 경험하는 하루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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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가끔씩 밀양역을 지나치는 꿈을 꾸다 소스라치게 놀라 깨곤한다 대구쯤에서...물론 실제 그런적은 없지만. 그래서 밀양역 도착전 5분전 쯤 휴대폰에 알람 설정하지롱~
그냥 지나치니까 진짜 황당하더라... 역무원이 친절하여 부산역에서 구포로 가는 차에 제지를 하질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