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주고 싶은 선물은?

[로사]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딸을 바라보며 여러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입학식이였던 오늘 아이들은 각 학급으로 담임 선생님과의 만남을 갖는 동안 교감 선생님의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이 약 40분 가까이 간략하게 진행되었어요. 앞으로의 고등학교 3년 동안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 할 것이란 말씀도 해주시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중학교 생활과는 180도 다른 공부 양과 빠듯한 시간으로 바쁜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씀까지 들으니 덜컥 걱정이 되었답니다.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해야만 할까 하는 의구심과 언제 다양한 책 읽고, 서로의 의견을 토의하며 공감할 수 있는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민과 생각은 언제 할지…

나름 여러 생각과 고민이 많다보니 다른 학부모님이나 선생님들 그리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라는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답니다. 며칠 전 구글 코리아의 김태원이라는 분의 강연을 들었어요. 20대 후반이거나 30대 초반의 젊은 분이였고, 강의가 아주 맛깔스러웠답니다.

이 분의 강연 주제는 ‘새로운 관점과 미래를 선물하는 교육’이란 제목에 나와 있듯 아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였어요. 지금처럼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되고자 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다름이 인정되고 창의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점점 다양해지고 세계화와 융합화가 이루어지는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거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관점이란 이야기를 했답니다. 아이가 여러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생각의 방식을 결정한다’고 해요.

가장 좋은 질문은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질문인데, “질문에게 질문하라”는 말이 실천 될 수 있는 질문이라고 하네요.

예를 들어, 아주 단순화해서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보다 “너가 읽었던 책중에서 세번째로 감명 깊었던 책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면 “왜 세번째 인가?”라는 질문이나 생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스마트폰의 구글 검색에서 “tilt”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화면이 기울어져서 보여져요. 바로 “tilt”라는 단어가 “기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폰에서 그렇게 화면에 구현했다고 해요. 이제까지 영어 단어는 이성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tilt” 처럼 감성적 관점에서 접근 할 수 있다면 그렇게 구현해보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것이 구글의 생각이라고 하더군요.

바로 앞으로의 미래 사회는 감성과 인문학 관점이 필요한 시대이고, 이성과 감성이 융합되는 시대가 될 것이기에 더욱 다른 관점과 방식으로의 접근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하고 또 학교의 교육 마인드가 바뀔 수 있도록 학부모님의 요구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이분이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강연을 다니는데 요즘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 아냐고 묻더군요. 바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른다는 것이라고 해요. 현재와 같은 교육 시스템에서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정작 자신이 왜 달렸는지를 모른다는 거죠. 대학에 진학하는 많은 아이들이 전공을 선택한 순간 그 전공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답니다. 그 전공이 자신의 남은 인생을 이끌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자신의 인생을 통해, 선택한 전공을 끌고 가려고 하는 관점이 필요한 거죠.

이 분 강연 듣기 얼마전에도 SBS 지식나눔콘서트로 ‘I love 人’이라는 청춘을 대상으로 한 재능기부 강연 프로그램을 보았어요. 4회로 진행된 프로그램이고 1회는 최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김난도 교수님의 강의 였는데 저는 이분 보다는 서울대 3대 명강의로 유명하신 최인철 교수님의 3회 강연이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보고 딸과 함께 다시 또 보았지요. 워낙 이 스페셜이 인기가 있었는지 다시 재방송을 한다고 하네요. 최교수님도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어떻게 보느냐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한다’는 말씀이였는데 아이에게도 제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이미 재방송이 끝났다면 다시보기로 중고생 자녀와 이 강연을 같이 봐도 좋을 듯 해요.

특히나 오늘 생각이 많았기에 여러 생각이 많았던 강연에 대해 소개해봅니다. 후기도 아니고, 내용요약도 아니고 좀 어설프지만 글 올립니다. 그리고 … 이제 막 대한민국의 고교생이 된 딸에게 가장 멋진 선물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봅니다.

[기쁨무한]

앗, tilt 정말이네요. 신기해요!!!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아이들.. 어른들.. 그러니까 눈에 보이는 돈과 지위 같은 것만 추구하게 되는 거겠죠. 내면의 가치가 아니라 남들이 인정해주는 것을 좇아가니까. 좋은 강연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olive]

교육이 본성을 흐트러트리는 것 같아요. 키워지다보니 실제로 뭘 좋아했는지를 모르게 되는거죠. 저희 아이가 사춘기에 반항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제가 원하는 취향이었던 것 같은데 이것이 모두 부모의 유도에 의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저를 비롯해서 부모님 뜻에 맞추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는거죠. 저희 남편은 공부를 잘해서 칭찬받는 것을 좋아했는데 공부만 하는 연구원이 되고는 한동안 늦 사춘기를 겪었답니다.ㅋㅋ 우리시대의 비극이죠~

[이슬기]

조곤조곤 로사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시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희에게 멋진 선물 주셔서 감사해요^^

[승후니]

고등학교 자녀분을 두셔서인지 글의 내용도, 관점도 좀 위에(?) 계신 듯하네요. ㅎㅎㅎ
로사님의 경험 자주 듣고 싶어요.

[bora]

요즘 관점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나 어떤 실을 잡아 당겨야 할지 몰라 자연과학 인지학 비고츠키 꿈해석 을 잡아 당겨더니 엉킨 실만 나오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