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용어 '신 세계질서' (3) : 유형별 고찰 ㊦
New World Order (conspiracy theory)
2.5. 원탁회의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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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태어난 세실 로즈(Cecil Rhodes, 세실 로데스: 1853~1902 우측사진)는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의 사업가로서, 다이아몬드 광산 거물이자 정치인이었다. 1815~1914년 사이 영국의 제국주의 시대 중, 로즈는 그 후반기에 대영 제국이 다시 한번 미국을 병합하면서, 세계평화를 유지할 초강대국인 "제국 연합"(Imperial Federation)으로 거듭나야만 한다고 주창했다.
1877년, 로즈는 그에 관한 첫번째 의지를 자신의 나이 23세에 글로 써서 표명했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진전시킬 비밀 결사(secret society)에 자금을 대고 싶다는 바램을 피력했는데, 그 단체가 '선출직 당선자 협회'(Society of the Elect)라고 알려져 있다. 로즈는 당시의 글에서 자신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비밀결사체'(Secret Society)의 진정한 목적과 목표는 영국의 지배를 전세계로 확대하는 것이며, 영국인들의 해외 이주 시스템을 보다 완벽히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 노동력, 기업들을 이용해 획득 가능한 모든 생계수단들은 대영제국의 신민들이 식민화시킬 수 있어야만 한다. 특히 영국 출신 정착민들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와 성지(Holy Land: 현재의 이스라엘 땅), 유프라테스 강(Euphrates)의 계곡, 키프로스(Cyprus)와 칸디아(Candia: 크레타 섬)의 섬들, 남미 대륙 전체, 그리고 지금까지 영국이 소유할 수 없었던 태평양의 섬들, 말레이 군도(Malay Archipelago), 중국과 일본의 해안지역,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수복하여 대영제국의 통합적 일부로서 장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런 후 식민지에 대의정치 시스템을 출범시켜 [각 지역 대표들을] '제국의회'(Imperial Parliament)에 참여시키면, 이 '제국의회'가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대영제국 내 여타 세력들까지 융합하게 될 것이다. 그후 최종적으로 대단히 위대한 단일 강대국이 출현하여 더 이상 전쟁의 발생조차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며, 인류의 최선의 이익을 증진시키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 비밀결사체의 목표이다.(주45) |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1902년 기사에서, 로즈가 1877년에 자신의 의지를 밝힌 데 이어 1890년에도 동일한 생각을 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로즈가 1890년의 발언에서 자신의 비밀결사가 "세계의 부를 점진적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주46)
로즈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유학생 장학금이 된] '로즈 장학금'(Rhodes Scholarship)에도 공을 들였다. 유력 정치가였던 알프레드 밀너(Alfred Milner: 1854~1925) 역시 이 장학기금의 수탁자 중 한명이었다. 1902년에 설립된 '로즈 신탁기금'(Rhodes Trust)은 원래 훗날 자국의 지도자로 성장할만한 영국, 미국, 독일의 우수한 학생들이 영국 '옥스포드 대학'(University of Oxford)에서 무료로 공부함으로써 그들의 사교클럽을 형성하고 미래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게 만들어, 강대국들 사이의 평화를 증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주45)
알프레드 밀너와 영국 관리였던 리오넬 커티스(Lionel George Curtis: 1872~1955)는 1909년 '원탁회의 운동'(Round Table movement)을 출범시켰다. 이 운동은 영국 및 영국이 자치를 시행하고 있던 식민지들 사이의 보다 밀접한 단결의 증진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커티스는 1919년 6월 '왕립 국제문제 연구소'(Royal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별칭-'채텀 하우스'[Chatham House])를 설립했다. 또한 그는 1938년 출판한 자신의 저서 <하나님(신)의 영국 연방>(The Commonwealth of God)에서, 최종적으로는 미국까지도 재병합한 제국연합의 구축을 역설하기 시작했다. 그는 미국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의 상황을 기독교 신(Christian God)의 업적으로 인정하여 그 땅을 개신교 교회들(Protestant churches)에 증여할 수도 있을 것이라 말했다.(주47) 하지만 1949년 '영 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이 출범했을 때, 그것은 독립 국가들의 자유로운 연합체였고, 로즈나 밀너, 그리고 커티스가 꿈꾸던 강력한 제국연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관계협의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는 1917년에 출범했고, 뉴욕 지역 학자들이 참여했다. 우드로우 윌슨(Woodrow Wilson: 1856~1924) 대통령은 이들 학자군에 20세기의 전간기(Interwar period, 戰間期: [역주]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의 시기. 1918~1939) 동안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CFR은 원래 미국과 영국의 학자들과 외교관들로 이뤄진 그룹으로 기획됐고, 그 중 일부가 '원탁회의 운동'의 회원이었다. 이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국무장관이었던 일라이휴 루트(Elihu Root: 1845~1937)가 1918년 6월에 뉴욕의 금융가들과 제조업자들, 그리고 국제 변호사들 108명을 조직했고, 그것이 1921년 7월 29일 CFR로 출범했다.
CFR의 첫번째 사업은 1922년 9월 창간한 계간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였다.(주48) 그리고 1973년 7월에는 당시 CFR 의장을 맡고 있던 미국 은행가 데이비드 록펠러(David Rockefeller: 1915~ )의 주도로 '삼변회'(Trilateral Commission, 삼각위원회)가 창립됐다. '삼변회'는 미국, 유럽, 일본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기구이다. 하지만 '삼변회'가 CFR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광범위한 견해이다.
1960년대, 극우 반공단체인 '존 버치 협회'(John Birch Society: JBS)처럼 '우파적 대중 영합주의'(=우익 포퓰리즘: Right-wing populists)를 주창하는 개인들 및 단체들은 '생산자 중심주의'(producerism: '생산자 급진주의'[producer radicalism]라고도 불림)의 세계관을 갖고 있었고, '초-보수주의'(ultra-conservative) 입장인 '비지니스 국수주의'(business nationalism) 입장에 서 있었다. 이들은 '기업적 국제주의'(corporate internationalism: '신 자유주의'[Neoliberalism])가 CFR 같은 싱크탱크들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그러한 기구들이 "앵글로-아메리칸(Anglo-American: 영미의) 기성체제(Establishment)"가 만든 '원탁회의'의 전위조직들(front organizations)이라는 거대 음모론을 최초로 유포시킨 세력이 됐다. 이들은 그러한 전위조직들이 "국제 금융 비밀결사체"(international banking cabal)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다고 보았고, 그 결사체가 19세기 말부터 국제금융시스템(global financial system: GFS)을 통해 과두정치(oligarchic) 형태의 새로운 신 세계질서를 구축할 음모를 꾸며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을 주장하는 반-세계화 음모론자들은, 따라서 국제 은행가들이 보다 강화된 국제결제은행(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BIS)에 국가 주권을 종속시켜 종국에는 미국의 독립성을 전복시킬 계획을 꾸밀 것이라는 공포심을 가졌다.(주49)
1966년, 역사학자 캐롤 퀴글리(Carroll Quigley: 1910~1977)는 <비극과 희망: 우리 시대의 세계사>(Tragedy And Hope: A History Of The World In Our Time)라는 저서를 발표했다. 그는 기성체제가 단일한 세계정부 수립의 음모를 꾸미고 있진 않지만, 미국과 영국의 경제 엘리트들이 상호 이익적 동기 속에서 영미의 자애로운 제국주의(benevolent imperialism)를 추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퀴글리는 이렇게 거대 음모론을 거부했지만, 미국의 구 우파(Old Right: 올드 라이트) 음모론자들(예: 클레온 스카우센[Cleon Skousen: 1913~2006])과 신 좌파(New Left: 뉴 레프트) 음모론자들(예: 칼 오글레스비[Carl Oglesby: 1935~2011]) 양측 모두 퀴글리의 연구결과를 차용하면서 자신들의 음모론을 입증하려 시도했다.
퀴글리는 또한 "'원탁회의'가 아직도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World War I: 1914.7.28.~1918.11.11) 기간 중의 전성기에 비해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정책적 영향력이 많이 감소했고, 제2차 세계대전(World War II: 1939.9.1.~1945.9.2) 종전 및 수에즈 위기(Suez Crisis: 1956.10.29.~11.7.) 이후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의 '원탁회의'는 대체로 급진파(ginger group)로 분류되며, 영 연방 국가들의 정책들을 검토하여 점진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진 하지만, 강력한 반대에도 직면해 있다. 퀴글리에 따르면, 더욱이 '원탁회의'의 미국 내 조직의 경우엔 1965년 이후 어떠한 엘리트 인사도 그 안에서 책임 있는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고 한다.(주49)
'존 버치 협회'의 제2대 회장이었던 래리 맥도날드(Larry McDonald: 1935~1983 [역주] 소련이 격추한 KAL 007기에 탑승했다 사망)는 민주당 내 보수파(conservative Democratic)로서, 조지아(Georgia) 주 제7선거구 출신 하원 의원이었다. ['존 버치 협회' 대변인 출신 보수 언론인] 게리 알렌(Gary Allen: 1936~1986)이 1976년에 발표한 책 <록펠러 파일>(The Rockefeller File)에서, 래리 맥도날드는 다음과 같은 서문을 썼다.
록펠러 가문(Rockefellers)과 그 동맹 세력의 추진력은 단일한 세계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그것은 초-자본주의(super-capitalism)와 공산주의를 하나의 텐트 안에서 결합시키는 것이며, 그 모든 것을 자신들의 통제 하에 두는 것이다. (중 략) 내가 음모를 말한다고 보는가? 바로 그렇다. 나는 그런 음모가 있다고 확신한다. 그것은 국제적인 범위를 지녔고, 여러 세대 동안 계획되었고, 그 의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사악하다.(주50) |
데이비드 록펠러는 2002년에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Memoirs)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최소 한 세기 이상,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 극단에 위치한 이념적 극단주의자들이 록펠러 가문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공격하기 위해 이미 잘 알려진 사건들에 집착해왔다. 그들은 우리 가문이 미국의 정치 경제적 제도들을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그 중 일부는 심지어 우리 가문이 미국의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일을 하는 비밀결사체의 일원이라고 믿기도 한다. 그들은 우리 가문과 나를 '국제주의자들'(internationalists)로 묘사하면서, 우리가 세계의 다른 세력과 공모하여 보다 통합적인 지구적 정치 경제 구조, 즉 단일세계(one world)를 수립하려 한다고 말한다. 만일 그런 것이 혐의라면, 나는 유죄를 감수할 것이고, 그런 일에 긍지를 느낀다.(주50) |
[음모론 연구 전문가인] 정치학자 마이클 바쿤(Michael Barkun: 1938~ )은 록펠러의 이 같은 발언이 부분적으로는 --- '음모'나 '반역죄'(treason)를 주장하는 것에 대한 --- 풍자적인 성격도 지니고, 또 한편으론 진지한 것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미국, 영국, 일본의 3자간 협력 증진에 대한 열망은, 국제주의(=신 자유주의) 파벌이 존재하던 시기에 "록펠러 공화당원"(Rockefeller Republicans)이라 불렸던 미국 공화당(Republican Party) 내 국제주의자들(=신 자유주의자들)이 상징처럼 사용하던 이념이다. '록펠러 공화당원'이란 넬슨 록펠러(Nelson Rockefeller: 1908~1979)의 노선을 추종하던 공화당 내 계파를 말한다.
그러나 음모론자들은 데이비드 록펠러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차용한 후, CFR이 단일한 세계정부 수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과 상하원 의원들이 '신 세계질서'를 지지하도록 움직여온 자문위원회(brain trust) 역할을 한다고 주장할 때, 그를 위한 논거로서 사용했다.
2007년 11월 13일, 데이비드 록펠러는 캐나다 언론인 벤자민 풀포드(Benjamin Fulford)와 인터뷰하면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나는 우리가 어떤 세계정부를 필요로 한다고는 정말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함께 공조하고 협력하는 세계 각국의 정부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세계인들이 [모두 참여해] 투표로 선출하는 단일 정부가 과연 존재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세계정부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관해, 나는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겠다. 내가 이 세계 안에서 어떤 직위를 가진 이후부터, 나를 세계의 지배자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줄곧 존재했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그들을 괴짜(crackpot)로 생각할 수 밖에는 없다는 점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진실도 아니다. 그런 주장들을 진지하게 취급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무책임한 일이다.(주52) |
로렌스 쇼웁(Laurence H. Shoup) 같은 미국의 일부 사회비평가들은 CFR이 "제국주의적 자문위원회"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CFR이 지난 수십년간 미국 외교정책의 의사결정 과정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즉, 어떤 의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어떤 의제는 아예 이야기도 꺼내지 말 것을 결정하여,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질서 및 냉전체제(Cold War)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주53)
반면 G. 윌리엄 돔호프(G. William Domhoff: 1936~ ) 같은 이들은 CFR이 실제로는 단순한 정책적 토론 포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주54) 이들은 CFR이 미국의 외교정책 수립에서 재계의 입장을 반영시키는 역할만 한다고 보았다. 돔호프 같은 입장의 사람들은 CFR이 거의 3천명이나 되는 회원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체 내에서 비밀을 유지할 수 없는 규모라고 주장한다. CFR의 모든 활동은 재정적 후원을 받는 토론 그룹들 및 토론자들과 강연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비밀스런 요소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에 관해서도 CFR은 연례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고, 자체 역사의 기록보존소에 대한 접근도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두 그룹의 논평자들 모두 CFR의 역사가 전반적인 권력구조에 미친 역할 면에서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에는 동의한다.(주54)
(주45) Flint, John E. (1976). Cecil Rhodes. Little Brown & Company; 1st edition.
(주46) "http://query.nytimes.com/mem/archive-free/pdf?res=F00811FB395412738DDDA00894DC405B828CF1D3"
(주47) Curtis, Lionel. Civitas Dei: The Commonwealth of God London (1938). MacMillan & Sons.
(주48) "History of CFR –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주49) Scienta Press staff. Carroll Quigley: Theorist of Civilizations.
(주50) McDonald, Lawrence P. Introduction. The Rockefeller File. By Gary Allen. Seal Beach, CA: '76 Press, 1976.
(주51) Rockefeller, David (2002). Memoirs. Random House.
(주52) Fulford, Benjamin (2007). Benjamin Fulford interviews David Rockefeller.
(주53) Shoup, Laurence H.; Minter, William (2004). Imperial Brain Trust: The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and United States Foreign Policy. Authors Choice Press.
(주54) Domhoff, G. William (2005). There Are No Conspiracies. |
2.6. 웰스의 <공개된 음모>
영국의 미래주의(futuris)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H. G." Wells: 1866~1946)는 1928년 <공개된 음모: 세계 혁명을 위한 청사진>(The Open Conspiracy: Blue Prints for a World Revolution)을 발표했다. 이 책은 코스모폴리터니즘(Cosmopolitanism: 세계주의, 사해 동포주의)을 촉진시켰고, 기술관료적 세계정부(world state) 및 계획경제(planned economy) 체제 수립을 위한
세계혁명(world revolution)과 세계두뇌(world brain, 월드 브레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주55) 하지만 웰스는 1940년에 출판한 저서 <신 세계질서>(The New World Order)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투쟁이 하나의 세계 사회 민주주의(world social democracy)의 방향으로 결정적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일 때, 그것이 효율적이고 이로운 세계체제가 되기 전까지는 엄청난 지연들과 실망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무수한 사람들이 새로운 세계질서를 증오할 것이고, 그것이 도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열정과 야망이 좌절됨으로써 불쾌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죽기로 항거할 것이다. 우리가 그 약속을 평가하려 시도할 때, 우리는 한 세대의 정신적 고통 혹은 불평불만자들(malcontents)이 그러하리란 점을 염두에 둬야만 할 것이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분명 멋지고 우아하게 보이는 사람들일 것이다."(주12) |
웰스의 책들은 "신 세계질서"(new world order)라는 용어에 두번째 의미를 부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이후 몇 세대 동안 국가 사회주의(state socialism) 지지자 및 반공주의(anti-communism) 반대자들만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이념들이 가진 인기와 악명에도 불구하고, 웰스는 보다 깊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는 실패했다. 왜냐하면 그가 말한 '신 세계질서'에 동조할 의지를 가진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협조를 받아야만 할 대상이었던 인텔리겐차들(intelligentsias)에게 직접 호소하는 데 있어서, 웰스가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주56)
2.7. 뉴에이지 계열의 음모론
영국의 네오 신지학(Neo-Theosophy) 비술가였던 앨리스 베일리(Alice Bailey: 1880~1949)는 소위 '뉴 에이지'(New Age)라 불리는 운동의 창시자 중 한명이었다. 그녀는 1940년의 발언에서 연합국(Allies of World War II)이 추축국(Axis powers)에 최종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면서(실제로 1945년에 승리함), 연합국이 정치 및 종교적 신 세계질서의 기성체제를 수립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녀는 단일한 연방 세계정부를 웰스가 말한 '공개된 음모'의 극치라고 보았지만, 그것이 시나키즘(Synarchism: [역주]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공동 통치'를 의미하지만, 음모론자들은 '비밀스런 엘리트 통치'라는 의미로 사용함)이 될 것이라 주장하길 더 선호했다. 왜냐하면 그 체제는 고대적 지혜의 스승들(Masters of the Ancient Wisdom)의 인도를 받는 가운데, 인류로 하여금 그리스도(Christ)의 신비적 재림(mystical second coming) 및 물병자리 시대(Age of Aquarius: [역주] 점성술에서 자유·평화·우애의 시대)의 여명을 준비토록 하는 데 매진할 것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베일리의 주장에 따르면, '대백색 형제단'(Great White Brotherhoo, 광명형제단: [역주] '고대적 지혜의 스승들'의 집단)이라 불리는 일군의 고양된 스승들이 "내적 차원들"(inner planes)에서 작용하여, '신 세계질서'로 나아가는 이행의 과정을 감독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영적 지배층(Spiritual Hierarchy)의 스승들을 오직 소수의 오컬트 과학자들(occult scientists)만이 텔레파시(telepathy)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스승들이 이 계획에 사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배층(하이어라키)의 외재화"(Externalization of the Hierarchy)가 있게 될 것이며, 모두가 그들이 지상에 출현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주55)
미국의 여류작가 마릴린 퍼거슨(Marilyn Ferguson: 1938~2008)이 1980년에 출판한 책 <물병좌의 음모>(The Aquarian Conspiracy)와 더불어, 베일리의 저작들은 미국 기독교(=개신교) 우파(Christian right) 계열의 음모론자들로 하여금 '뉴에이지 운동'을 "거짓 종교"(false religion: 사이비 종교)로 보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기독교 우파의 음모론자들은 '뉴에이지 운동'이 '신 세계질서'를 통해 기독교를 대체할 것이라는 교체이론(Supersessionism)을 주장했다.(주56)
하지만 비판적 관점을 가진 이들은, [기독교 우파 계열의] 음모론자들이 일반적으로 '기독교(=개신교) 근본주의 운동'(Christian fundamentalism)에 속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신흥종교 운동(new religious movement: NRM)을 마치 잡동사니 같은 의미들을 합친 것처럼 '뉴에이지 운동'이라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비판자들은 기독교적인 것이 아니라면 모두 '반-기독교적(anti-Christian)인 것'이라고 적극적이고도 의도적으로 정의해줄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주57)
역설적인 점은 2000년대 초의 약 10년 동안, '뉴에이지' 오컬트주의자들(occultists: '신비적 비의' 신봉자들)이 점차 '신 세계질서' '컨스피래이시즘'(conspiracism: 음모론적 세계관)을 포용하면서 선전해왔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존의 '뉴에이지' 운동이 갖고 있던] 합리주의(rationalism, 이성주의)에 싫증을 느끼면서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 점성술(astrology), 콴텀 미스티시즘(quantum mysticism, 양자 신비주의: [역주] 양자역학과 신비주의를 연관시키는 시도. 신과학), 영성주의(spiritualism), 신지학(Theosophy) 같은 [부정적 의미에서] '낙인찍힌 지식'(stigmatized knowledge: [예] UFO, 아틀란티스 대륙 등)이라 불리는 분야들에 이끌렸다.(주6)
따라서 2008년 제작된 영화 <에소테릭 어젠다>(Esoteric Agenda: 비의적 의제)의 제작자들 같은 '뉴에이지' 계열의 음모론자들은, '신 세계질서' 구축의 음모를 꾸미는 세계주의자들(globalists)이 마키아벨리 주의(Machiavellianism)의 목적 달성을 위해 오컬트(occult: 초자연적인 신비적 지식)를 오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가령 2012년 12월 21일을 '신 세계질서' 수립의 정확한 날짜로 정한 것은 '2012년 현상'(2012 phenomenon)의 고조에서 오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란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기원은 '뉴에이지' 계열 프린지(fringe: [역주] 좁게는 '극단론' 혹은 '편향된 성향'을 가리킴) 성향 마야주의(Mayanism) 이론 작가들인 호세 아구엘레스(José Argüelles: 1939~2011), 테렌스 맥케나(Terence McKenna: 1946~2000), 다니엘 핀치벡(Daniel Pinchbeck: 1966~ ) 같은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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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뉴에이지' 계열의 음모론자들이 2008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 <에소테릭 어젠다>(비의적 의제). |
비판적 고찰을 하는 이들은 음모론과 오컬트주의자들이 관련을 맺게 된 것은 양자가 원래부터 공통적인 그릇된 전제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 보았다. 그러한 그릇된 오류 중 첫번째는 광범위하게 수용되는 신념은 반드시 거짓이어야만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기성체제의 엘리트들'(the Establishment)이 퇴짜를 놓은 '낙인찍힌 지식'이야말로 참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규모의 자기-지시적(self-referential, [역주] 자기들끼리 서로 인용해주는) 네트워크를 이룬다. 예를 들면, 유에프오 종교인(UFO religionist) 중 일부는 '반-유대주의 공포증'(anti-Jewish phobias)을 조장하기도 하며, 반-유대주의자(antisemite) 중 일부는 '페루 샤머니즘'(Peruvian shamanism)을 실천하기도 한다.(주6)
2.8. 제4제국
음모론자들은 "신 세계질서"에 대한 경멸적 어감을 지닌 동의어로 단순히 "제4제국"(Fourth Reich)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신 세계질서'의 국가적 이념이나 정부의 형태가 [히틀러 시대의 독일인] '제3제국'(Third Reich)과 유사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음모론자들은 2009년에 출판된 책 <나치 넥서스>(Nazi Nexus)의 저자인 미국 언론인 에드윈 블랙(Edwin Black)의 연구 결과물을 인용하곤 한다. 그들이 에드윈 블랙을 인용하는 것은 나치 우생학(Nazi eugenics)과 홀로코스트(Holocaust: 유대인 학살)처럼 '제3제국'이 전쟁 중에 자행한 일들에 일부 미국인 협력자들과 자선단체들의 공모가 결정적이었다는 점과, 그러한 이들이 지금도 '제4제국'을 건설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작가 짐 마스(Jim Marrs: 1943~ ) 같은 음모론자들은 대독일 제국(Greater German Reich: 나치 독일[Nazi Germany]) 패망 후에도 전직 나치 당원(ex-Nazis) 중 일부가 미국 등지의 동조자들과 함께 '오뎃사'(ODESSA: '전직 SS대원들의 조직')나 '디 스피너'(Die Spinne: '거미'라는 의미) 같은 조직들의 도움을 받아 제2차 세계대전(World War II)이 끝난 후에도 배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음모론자들은 생존한 나치 당원들이 나치즘(Nazism: 나치주의)의 원칙들 가운데 일부를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의 문화, 정부, 비지니스 부문에 주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나치즘의 일부 원칙들이란 군국주의(militarism), 제국주의(imperialism), 시민에 대한 광범위한 감시의 남용(Surveillance abuse), 조합주의(corporatism 혹은 corporativism: [역주] 재계, 군부 등 주요 이권 그룹들의 국가운영 장악), 국가여론 조작을 위한 선전선동(Propaganda model) 같은 요소들이다.
음모론자들은 미국 정부의 '페이퍼클립 작전'(Operation Paperclip: [역주] 독일 등의 과학자 1500명 이상을 미국으로 이주시킨 사업)을 예로 들면서, 이 과정에서 이주해온 전직 나치 과학자들이 나치 유에프오(Nazi UFOs: [역주] 음모론자들이 나치 독일에서 개발 중이었다고 주장하는 UFO들)의 기술적 원리들을 이용하여 미국의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한다. 또한 음모론자들은 전직 나치 당원들과 그 동조자들이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유럽과 미국에서 기업집단(conglomerates)을 인수하거나 설립했다고도 말한다.(주58)
음모론자들은 이러한 일이 "아이론 드림"(Iron Dream: 철의 꿈)에 의해 자극된 네오 나치즘(neo-Nazism: 신 나치주의)의 음모라고 주장한다. '아이론 드림'이란 '미국 제국'(American Empire)이
'유태-프리메이슨 연합세력의 음모'(Judeo-Masonic conspiracy: [역주] 거대 음모론의 일종)를 좌절시키고 '시온주의자들이 장악한 정부'(Zionist Occupation Government: [역주] 반-유대주의 음모론의 일종)를 전복시킨 후, 서서히 "서방 초대국"(Western Imperium: 웨스턴 임페리움)이라 불리는 '제4제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서방 초대국'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주창한 '신 질서'(New Order)를 모델로 하는 범-아리안족(pan-Aryan) 중심의 세계제국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제국의 출현이 "서구의 쇠퇴"(decline of the West) 흐름을 역전시켜 백인 우월주의(white supremacy)의 황금기로 인도한다는 것이다.(주59)
하지만 비판적인 이들은 '제4제국' 음모론자들이 전직 나치당원들 및 미국 사회에서의 '네오 나치즘'의 영향력을 극도로 과대평가했다면서, 미국 역사에서 국내의 정치적 억압(political repression: 혹은 정치적 차별) 및 해외에서의 제국주의 문제는 20세기보다 더 앞서서부터 존재해오던 문제란 점을 지적한다. 셸던 월린(Sheldon Wolin: 1922~ ) 같은 일부 정치학자들은 미국에서 민주주의의 결손(democratic deficit)과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라는 두 가지 동력이 '역전된 전체주의'(inverted totalitarianism)가 출현할 길을 닦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역전된 전체주의'는 나치즘의 여러 원칙들과는 모순되는 내용을 갖고 있다(☞ 참조).(주60)
(주58) Marrs, Jim (2008). The Rise of the Fourth Reich: The Secret Societies That Threaten to Take Over America. William Morrow.
(주59) Zeskind, Leonard (2009). Blood and Politics: The History of the White Nationalist Movement from the Margins to the Mainstream. Farrar, Straus and Giroux.
(주60) Pipes, Daniel (2003-5-1). Inverted Totalitarianism. |
2.9. 외계인의 침략
1970년대 말부터 생명이 거주 가능한 행성이나 --- [일부에서 주장하는] '그레이 외계인'(Grey alien)처럼 --- 병존 차원의 세계에서 왔다는 외계 생명체들(extraterrestrials), 혹은 --- 파충류형 외계인(Reptilians: 렙틸리언)처럼 --- 비어있는 지구(Hollow Earth: 할로우 어스)에서 온 내계 생명체들(intraterrestrials)이 '신 세계질서' 관련 음모론에서 일정 정도 우세한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들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스탄 데요(Stan Deyo)와 밀턴 윌리엄 쿠퍼(Milton William Cooper: 1943~2011), 그리고 영국의 데이빗 이케(David Icke: 1952~ ) 같은 음모론 작가들의 영향에 힘입은 것이다.(주6)(주61)(주62)
이러한 음모론들의 공통된 주제는 외계인들이 이미 지난 수십년간, 혹은 여러 세기나 수천년에 걸쳐 인간 사회에 유입돼 존재하지만, 정부가 "맨 인 블랙"(Men in Black: MIB) 요원들로 하여금 그러한 사실을 은폐(cover-up)시켜 비밀스런 외계인의 침략(alien invasion) 정보를 대중들이 알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계인들이 종 차별주의(speciesism) 및 제국주의적 동기에서 인류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착취하기 위해, 인간사회의 발전과 변화를 비밀리에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외계인 음모론 중 일부에서는, 외계인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Shapeshifting)해 인간사회를 자유롭게 이동한다고 주장하며, 심지어는 정부, 기업, 종교기관의 지휘부까지도 관리할 수 있는 위치까지 침투해 있어서, 이제 그들의 세계정복 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주62) 또한 이러한 음모론들은 종종 '마제스틱 트웰브'(Majestic 12: MJ-12)란 암호명을 지닌 미국 정부 내 의문의 비밀 정부기관을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 혹은 cryptocracy)로 상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음모론들에 따르면, MJ-12는 외계인 침략자들에 부역(Collaborationism)하면서, 외계인의 인간 납치(alien abductions)를 허용한다. 대신 미국 군대(U.S. Armed Forces)가 전방위적 지배력(dominance)을 획득할 수 있도록 '51 구역'(Area 51: 에어리어 51)에서 군사용의 "날으는 잔받침들"(military "flying saucers": 군용 원반형 항공기)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데, 외계인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주6)
<미확인 비행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s: UFO)에 관한 심리사회적 가설(Psychosocial hypothesis: PSH)>을 고수하고 있는 비판자들은, '신 세계질서' 음모론과 UFO 음모론이 수렴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이 시대에 각국 정부에 대한 광범위한 불신이 확산된 현상 및 <UFO에 관한 외계인 가설(extraterrestrial hypothesis: ETH)>이 인기를 얻은 점 말고도, 극우 정치세력과 UFO 연구자들(ufologists)이 실제로 연합세력화되는 현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음모론 연구의 대가인 정치학자] 마이클 바쿤은, 만일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듯이 세계 통치의 음모를 꾸미는 모사가들이 그들 말대로 외계인이라면, 이러한 전개 양상의 유일한 긍정적 측면은 '프리메이슨들'(Freemasons)이나 '일루미나티'(Illuminati, 광명회[光明會]), 유태인(Jews) 등 전통적인 인간형 희생양들의 [악명적] 위상이 격하되거나 면죄부를 받은 일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주6)
2.10. 멋진 신세계 음모론
반-과학주의(Antiscience) 및 네오 러디즘(Neo-Luddism 혹은 New Luddism: 신 러다이트 운동) 계열의 음모론자들은 자신들의 '신 세계질서' 음모론에서 기술 예측(technology forecasting)을 강조한다.
이러한 음모론자들은 세계의 권력 엘리트들을 반동적 모더니스트들(reactionary modernists)이라 규정하면서, 그러한 엘리트들이 "포스트 휴먼(posthuman) 지배계급(=지배 카스트)"이 되기 위해 인간능력 강화 기술(Human enhancement technologies: HET)을 발전시키고 사용하는 트랜스 휴머니즘(Transhumanism: H+ 혹은 h+)의 의제들을 추구하면서, 기술적 대전환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을 향한 가속적 변화(accelerating change)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적 대전환점'이란 이론상 [과거나 현재와는] 불연속성을 지니는 미래의 한 시점으로서, [지력이나 육체적 측면에서] 능력강화가 없는 보통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주변 세계를 예측은 커녕 이해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모든 사태가 가속화되는 지점이다.
음모론자들은 '기술적 대전환점'의 결과가 올도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1931년작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 등장하는 디스토피아(dystopia: 반-이상향)처럼 "멋진 신 세계질서"(Brave New World Order)가 되거나, 인류 멸종(human extinction)으로 귀결될 수 있다면서 걱정한다.(주63)
미국의 [생명윤리학 전문] 사회학자 제임스 휴즈(James Hughes) 같은 민주적 트랜스 휴머니즘(democratic transhumanism) 입장의 학자들은, 미국 기성체제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 중 많은 이들이 생물학적 보수주의(bioconservatism)의 입장에 서서 인간능력 강화(human enhancement)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면서,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가령 조지 W. 부시(George W. Bush: 1946~ ) 대통령 정부가 2001년에 설치한 '대통령 직속 생명윤리 위원회'(President's Council on Bioethics: PCBE)가 인간 복제(human cloning) 및 생식계열 유전공학(germinal choice technology)을 금지하는 국제협약을 제안했던 것이 바로 그러한 사례라는 것이다. 제임스 휴즈는 또한 음모론자들이 트랜스 휴머니즘 운동이 실제로 얼마나 프린지(=비주류)한 것인지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주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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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뉴에이지" 음모론과 "제4제국" 음모론 쯤 오면..
이건 뭐,..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나, 그런 세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나..
자기들끼리 각자의 음모론을 만들어서 사용하는군요..
UFO 음모론만 해도..
별도의 사전을 만들어야 할 만큼 다양하고 말이죠..
우리가 <일렉트로닉 뮤직 사전>을 만들면서 느꼈던 것이..
21세기의 시작 무렵부터 엄청난 종류의 다양한 음악이 출현했다는 것이었습니다만...
음모론도 그런 식이군요..
한마디로 말해..
이것저것 부지런히 주워듣고 나름대로 똑똑한 사람들이
무수한 방법으로 미쳐가고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그런 정보획득 노력에서마저 뒤쳐진 사람들은
또 어떻게들 살고 있겠느냐는 말이죠..
일렉트로닉 뮤직이나, 음모론 등..
21세기의 각종 전위들을 살펴보고 있는 저 역시..
때때로
호롱불만 켜고 밤 9시면 잠이나 잘 수 밖에 없었던...
외갓집 솔밭 동네.. 그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을 정도이니..
노인네들이...
그 놈의 독재자 "박정희"란 소리에..
그 시대를 향수하고 회귀하고자 하는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요..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변하는 21세기 상황을 살펴보면..
조만간 그런 노인네들이나 젊은 수꼴들의 정신적 부진현상도
크게 오래갈 것 같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더 미친 형태로 나타나겠지요..
음모론도 일종의 대안 종교적 성격을 갖고 있어서..
결국..
제가 만들고 있는 이 <음모론 백과사전>은..
이미 음모론을 믿고 있는 사람들의 제 정신을 회복시키도록 만드는 데는 별로 효용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기존의 음모론자들이 새로운 신자들에게 전도를 하려 할 때..
이러한 한국어 사전이 그 중 몇명은 마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뭐.. 작은 바램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