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미 UC 버클리대 학생인 제임스 벅은 이집트에서 시위를 촬영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트위터에 ‘체포됨(Arrested)’라는 단어를 쓰는 등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계속 단신으로 올렸다. 미국에서 이 소식을 접한 학우들은 그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벅은 이튿날 풀려났다. 반면 당시 벅과 함께 체포된 통역사는 90일간이나 감금 상태로 있어야 했다. 트위터의 간결성, 양방향성, 신속성이 빛을 발한 사례다. 트위터의 인기가 국내에서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웹을 통해 140자 이내의 짧은 소식을 주위에 전달하는 이 단문 메시징 서비스에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가입했고, 하루 평균 30만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한국 사용자는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트위터는 최근 들어서야 사용자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그 기세는 매우 강하다. 토종 경쟁 서비스인 NHN의 미투데이를 지난 3월 트래픽과 페이지뷰 부문에서 따돌렸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 인터넷이 일반화된 데다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 등 국내 유명인들의 참여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김연아 트위터는 한때 팔로어(follower, 글을 구독하는 사람)가 15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였다. 미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달 28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트위터에 계정을 개설하자 하루 만에 3만명이 팔로어로 등록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자사 실적발표회장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트위터”라면서 “소프트뱅크도 이런 변화에 동참해 경영에까지 활용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세계랭킹 1위인 스페인 축구 대표팀이 선수들에게 월드컵 본선이 끝날 때까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접속하지 말라고 명령한 데서는 그 중독성을 짐작할 수 있다. 트위터는 현재 매달 10억개 정도의 단문 메시지를 처리하고 있다. 그간 휴대폰으로 무료 문자를 받아볼 수 있는 나라들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국내에서도 주목을 끌게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업들은 단순화의 극한에 이른 개인 경영 시스템으로 트위터를 주목하고 있다. 트위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 중하나가 삼성이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국내외 법인들이 저마다 트위터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삼성은 크게 그룹 트위터(@samsungin)와 삼성전자 트위터(@samsungtomorrow) 2개 채널을 운영한다. 팔로어는 31일 현재 그룹이 1만명, 전자가 7600명을 각각 넘어섰다. 최상위 도메인 역할을 하는 삼성 트위터(@samsung)도 개설해 각국 트위터로 안내하는 중이다. 삼성은 그룹 캠페인(@samsungcampaign) 트위터를 통해 최근까지 친환경 미래기술을 소개하는 ‘두근두근 Tomorrow 그린테크’ 캠페인의 일환으로 그린테크와 월드컵 관련 깜짝 퀴즈 이벤트를 수시로 진행했다. 지난 1월 2일 개설한 삼성그룹 트위터 ‘삼성인’`은 별도의 블로그 사이트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대기업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개설한 트위터는 삼성인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는 한국형 트위터인 요즘(@yozm)을 이용해 남아공월드컵 현지 소식을 전달할 ‘현대차 월드컵 통신원’을 최근 선발했다. LG전자는 ‘카페폰’ 출시를 기념해 5월 한 달간 ‘모바일 카페’를 운영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카페 운영 일정과 현장 소식을 전달하는 게릴라성 체험 이벤트를 열고 있다. 최근 트위터가 놀라운 속도로 확산된 분야로 증권가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4월 10일 현대인베스트자산운용의 이기석 차장과 DS투자자문 박상영 과장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트위터에 ‘똘끼주식당’이라는 모임을 개설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끼를 뜻하는 ‘똘끼’라는 말처럼 현업에서 잔뼈가 굵은 회원들이 속속 합류했다.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업종과 시황, 선물옵션 등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이 운영진으로 참여했다. 수준 높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원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사적인 견해와 공적인 입장이 혼동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트위터 사용을 꺼리는 기업인이 많다. 예를 들어 빌 게이츠(@BillGates)는 트위터를 통해 기업과 무관한 자신의 주장을 홍보하고 있지만 스티브 잡스는 트위터를 아예 개설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과 모바일을 단문 메시지로 연결하는 이 단순하고도 강력한 도구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