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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12기 임관 50주년행사는 외국서 온 세분의 동기생(송창회, 이규설, 진태선)과 가족 그리고
김무영 동기의 딸(소연)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무대를 찾아 와 화려하게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거동이 불편한 고광덕과 정민남 동기의 출현이 우리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뭘까? 궁금증? 그리움?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이제 모구 귀국함에 나이가 나이인지라 심한 Jet Lag 에 시달리겠지요.
내내 건강하십시요.
아래는 공사총동창회지 <성무> 제 42호(2013. 7)에 실린 내용입니다.
올해 <성무> 제 43호는 7월 경에 나올 예정입니다.
총동창회/ 동기회나 아니면 제 개인적으로 넷동기에게 배포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연이의 편지 Letters From Monica 소연
아버지 김무영의 발자국을 찾아서
12기 사관 배기준
1969년 여름 어느 날, 수원 공군 비행장에서 전투 요격기(F-86D) 한 대가 이륙 중
추락하고 조종사는 순직하였다. 그 조종사는 사관학교를 졸업한 지 5년, 창공을
날아 오른 지 4년, 나이는 불과 27세였던 동기생 김무영(金武永) 대위였다.
그 후 43년 동안 줄곧 그 가족들의 소식을 모르고 지냈었는데 작년 여름 런던 올림
픽을 계기로 우연히 그의 외동딸 Monica 소연이와 연이 닿아 동기생 카페에서 그동
안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1977년 초등학교 3학년 때 소연이 가족은 미국 뉴저지로 건너가 어머니는 30여
년간 교직에 머물며 재혼도 하지 않고 딸을 양육하였으며, 치과 의사가 된 소연은
비뇨기과 의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딸 두 아이를 두고 단란하게 살아가고 있
었다.
그 당시 한 살 반 갓난이였던 소연이는 아버지의 모습조차 떠올릴 수 없어, 다만
막연한 궁금증에 머물다가 세월이 흐를수록 아버지를 그리는 정이 더 깊어지고
더욱 애틋해져 갔음을 엿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가 걸어 간 발자국을 따라
그 흔적을 찾아 주어야겠다는 동기생으로서의 일종의 의무감을 억누를 수가 없
었다.
처음에는 잘 떠오르지 않는 기억이나 잊힌 슬픔의 불씨를 댕길까 오히려 망설여
지기도 했지만 이제 나이와 함께 최고의 지성을 지니게 된 소연이가 그러한 슬픔
을 충분히 통제 할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더 강하게 자리하였다.
소연이의 아버지가 명문 서울고등학교를 나와 28대 1의 경쟁에서 우수한 성적으
로 공군사관학교 제12기생으로 입교하였다는 사실을, 남달리 날렵하고 강한 체구
로 럭비선수가 되어 모교의 명예를 빛낸 멋진 사나이였고 사관학교를 졸업한 이학
사이자 장교로 임관된 군인이었으며 그 중에도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전투기 조종
사였음을, 그리고 그의 죽음은 이른 봄 화려하게 피었다 갑자기 떨어진 벚꽃처럼
깨끗하였으며 일생은 비록 짧았으나 아무나 갈 수 없는 가치 있고 명예스러운 삶이
었음을 알려주고 싶었다.
우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묻혀있는 아버지의 묘역 비석 앞에 현충 참배하는
동기생들의 사진을 정리하여 보내고, 다시 청주 공군사관학교와 협조하여 현역
공중근무자 순직비 '영원한 빛'에 언제 어디서 순직했다는 사연과 김무영의 성함이
새겨진 석판과 공군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12기 졸업자의 동판 명단을 사진으로
전송하였다.
거기에 덧붙여 아버지가 땀과 눈물로 군인의 길을 배우고 익혔던 서울 대방동 공군
사관학교 캠퍼스를 카메라에 담고 몇 장의 사진과 졸업 앨범을 복사하여 아버지의
생도생활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와 근거를 마련해 주었다.
공군에 바치는「젊은 날, 거침없이 날아 간 비행」이라는 나의 자작시(自作詩)를
동영상으로 보낸 것은 아버지 김무영이 자랑스런 빨간마후라의 한 멤버였으며 소
연이는 그의 딸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해야 한다고 큰 소리로 외쳐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김무영의 발자국을 찾아서」라 하여 몇 번 주고받은 편지는 여러가지 사
실과 헤아릴 수 있는 어떤 느낌을 알려주었다. 어머니는 생소한 이국땅에서 남모
르게 수많은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로지 자식 교육에 전념하였으며 딸에게 매월당
김시습이 가문의 선조임을 알게 하고 TV드라마는 우리나라 사극만 보게 하면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제대로 가르쳤다.
이순신 장군을 가장 존경한다는 소연이는 낯선 미국에서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않
고 컬럼비아 대학과 대학원의 높은 벽을 넘어 전문직에 도전한 총명한 재원이었
으며. 건강하고 동양미를 갖춘 아름다운 미모에 친절하고 상냥한 데다 절제와 겸
손까지 몸에 배어 지덕체(智德體)를 고루 갖춘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모범 여성
으로 우뚝 서 있었다. 공사 1학년 생도를 '메추리'라 호칭한다고 하였더니 메추리
의 자손인 자신은 '메추리알'이라고 답하는 구김살 없고 발랄한 유머 감각도 밝게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면서 순직 공군 조종사의 어린 자녀들에게 부탁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작년
T-50 기종 사고 소식을 듣고 애석해 하며 가슴 뭉클한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저처럼 전투기 조종사 아빠를 일찍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 모든 아이들에게 닥쳐
올 슬픔과 고난을 이해합니다. 그 어린 아이들은 자라서 철이 들면 공군의 후손이
라는 자부심을 마음에 새기고 그리고 절망하여 큰 뜻을 절대 포기하지 말고 건강
하게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습
니다.”
꿈과 희망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커리어
우먼, 소연이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편지의 말미에 가서는 항상 가슴이 벅차면서
감동과 통쾌한 기분이 뒤섞였다.
먼저 그를 훌륭하게 잘 길러 준, 동기생 김무영의 부인이자 소연이 어머니의 노고
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딸 소연이에게는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
며 이렇게 다시 한 번 크게 외쳐본다.
"대견스럽고 장한 메추리알 소연아 ! 너는 진정 대한민국 공군 전투조종사의 딸이
로구나!"
- 딸 소연이의 가슴에 영원히 Return To Base한
전투조종사 아버지 김무영에게 이 글을 바친다. -
소연이가 보낸 온 편지들
[최초 편지] - 은성회 카페, 2012. 8. 10
My dad, Kim Moo Young Air Force Academy yr12. Hello, my name is Soye
on 소연 Kim (Monica Soyeon), I am the only surviving daughter of your ex-class
mate, Moo Young Kim(김 무영). He died in Suwon, Korea, many years ago when
I was very young. I am 44 years old now, living in New Jersey working as a dentist,
married to a urologist with two kids. For some strange reason, I came across a rugb
y video last night, that led to your website in Daum site and saw pictures of national
cemetery in Seoul, where you went to visit. One of them looked like my dad's...
Upon speaking with my mom, who lives near me, my dad was as your classmate in
the Air Force academy. I was always Monica 소연 김 compelled to know what my
dad was like, having had minimal contact with his siblings in Korea. However, I was
always proud of the fact that he served for the Air Force and the country he loved.
That kept me strong and inspired to do well. I saw the name lists of the graduates of
12기 and my dad had an empty space next to it ; thought I would give out my mom's
phone number and my contact information. Please add our info as well. If any one of
you have dental or urologic questions, please contact me and I can be some assistant
for consultation. At least this is something I can do as my father's daughter. The e-mails
chosen, you all are some names my mom remembers my dad talked to her long ago
fondly. My mom came to United States in 1977 and served as a teacher for 30 years
and recently retired, never remarried. I speak and write fluent Korean; just that I sometimes
have computer issues. Hope some Korean can be seen from your computer.
Thank You.
My mom : Kim, J. S Daughter : Kim, Monica 소연
[편지1]
....(전략) 보내주신 공군 전우회원님과 12기생님들의 현충일 참배 사진과 현충일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곁을 떠나셔서 슬퍼하는 것은 아닙니
다. 공군 김무영의 딸 소연이는 웬만한 일에는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
늘은 동기님들의 우정과 사랑에 감동했기 때문에 행복의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버
지의 순직으로 더욱 튼튼한 소연이가 되었기 때문에 감사하여 그만 울고 말았습니
다. 모두 정말 훌륭하십니다. 언제나 건강조심하시고 오래 오래 사셔야 됩니다!....
(중략) 현충일, 그 무더운 여름날에도, 검은색으로 정장하시고, 힘든 걸음들 하시며
제 아버지까지 찾아 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국립묘지에 머무시는 세상 떠나신
모든 동기분들도 하늘나라에서 감사하시며 행복을 느끼셨을 겁니다. 저는 다만 시
원한 맥주로 동기분들께 대접도 못해드린 마음이 안타깝습니다.....(중략)
청주 공군사관학교에서 보내주신 '영원한 빛' 사진 4장 속에 아버지의 성함을 보는
순간 놀랐습니다. '영원한 빛'의 뜻도 거룩합니다. 순직하신 390여명의 영혼들과
함께 우리 아버지가 고이 잠든 그곳에서 반드시 평화를 누리실거라 믿습니다.
....(전략) 저는 지금 뉴욕, 14살 아들 Ice Hockey 연습 때문에, Chelsea Piers 에
와있는데 World Trade Center 있던 곳에서 두개의 아름다운 빛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그 또한 '영원한 빛'이겠지요.
[편지2]
공군에 바치는 헌시 '젊은 날, 거침없이 날아간 비행' 이라는 훌륭한 영상시를 본
후, 전투 조종사들의 삶과 그리고 빨간 마후라의 정신이 절실히 마음속 깊이 느껴
졌읍니다....(중략) 그리고 제 아버지도 그중의 한 '빨간 마후라' 전투조종사이었
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창공을 거침없이 날아가는 전투조종사들의 삶과 죽음
은 또한 아름답습니다....(중략) '젊은 날, 거침없이 날아간 비행'은 너무나 멋있는
시였습니다. 마치 제가 전투기를 타고 거침없이 날아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 상
상속의 가슴 뛰는 비행이었으며 그리고 Return to Base였으며....(후략)
[편지3]
....(전략) 우리 아버지 "김무영" 의 짧은 인생을 책으로 비교한다면 책의 중간 Cha
pters들은 없었습니다. 친 할머님은 아빠의 어린 모습을 그려주셨고, 어머니는 아
빠의 로맨틱한 스토리를 들려주셨어도 빨간 마후라 공군의 모습은 전혀 모르며
답답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동기분들께 연락이 되어서 아빠의
책은 이제 모두 완성이 되었음에 감사드리며, 또 행복을 느낍니다....(후략)
첫댓글 배기준 동기의 특별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소연이가 무척 기뻐할 것 같군요.
이런 일과 사연을 힘든 일인데도 글로 옮겨 준 날개소리! 성의와 노력에 감탄 합니다.더욱 솜씨가 빛나기를!!
날개소리에게 뜨거운 존경과 박수를 보내네!!
Hi! Dear K. J. Bae, I was glad to see the article that you sent about our classmate pilot M. Y. Kim and his family, wife and daughter .After I read the article I was very proud of R.O.K. Air Force Academy and our classmate pilots family- pilot Kim M.Y. I thank you sent me the e-mail. I was very happy to talk with you and B.Y.Ahn at Air Force Club tea room, I got a very wonderful time with you and Bong Y. Ahn, I will not forget forever that time at Air Force Club tearoom. I THANK you and Bong Y, Ahn. Say hello to B.Y.Ahn. (FR : 송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