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장을 넘기며 만난 뉴칼레도니아... 그 섬에는 '행복'이 있고, '자연'이 있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바닷물을 먹고 살 수 있는 맹글로브가 살고 있는 곳을 하늘 위에서 바라본 모습. 뉴칼레도니아가 사랑이 넘치는 천국이기에 '하트' 모양을 보여주는 것일까? ⓒ 무한
망설임 없이 넘긴 책 장들, 나는 그곳에서 '신비'를 만났다. 바로 '맹글로브'란 식물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한 번도 못 봤기 때문에, 이 책에서 드라마 촬영지 중 핵심 뷰포인드(view point)라고 소개하는 곳에 대한 감동은 내겐 없었다. 그저 필자가 에세이식으로 서술하는 짧은 문구가 내게 전하는 유일한 메시지이자, 뉴칼레도니아와 소통하는 통로였다.
맹글로브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바닷물을 먹고 살 수 있는 나무란다. 그 이유는 몸속에 염분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란다.
"바다에서 살아남기까지 얼마나 긴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을까?
고난의 세월을 이겨낸 맹글로브는 사랑의 또 다른 은유다.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참 많이 아파해야 한다." - 책 중에서
. "사람들은 가진 게 없어서 불행한 게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원해서 불행해 지는 것은 아닐까?" 순간, 내가 여행을 꿈꾸기 위한 여행서적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 원초적인 삶의 화두를 풀기 위한 구도자의 명상집을 읽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더구나 책에서 천연색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는 뉴칼레도니아의 아름다운 장면에 내 눈이 멀어 '행복'과 '사랑'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난 그냥 책 속에 몸을 맡겨본다. 당장 떠날 수 있는 장소가 아니기에 잠시나마 그곳에 내가 서 있다고 상상한다. 그리고 난 본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 속에서 묻어나는 행복을…. 그리고 난 깨닫는다. 행복은 참 가까운데 있다는 것을….
"누구나 잊고 살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삶의 목적인 행복"이다. 우리는 삶의 굴레 속에서 힘들 때면 그 '행복'을 말하고, 그리워한다. 그리곤 밤을 이겨내고 아침을 맞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하루를 살아간다.
'영원한 봄의 나라'엔 다른 두 가지 문화가 있고 '조화'를 이룬다
ⓒ 무한
'뉴칼레도니아'에 대해 알아보자.
뉴칼레도니아는 유럽과 멜라네시아 문화가 혼합된 휴양지란다.
섬의 크기는 우리나라 절반 크기이며, 위치는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있단다. 우리나라엔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알려졌지만, 이미 유럽엔 1800년대에 알려진 곳이다.
특히 프랑스인들은 1864년부터 정치범들의 유배지로 뉴칼레도니아를 사용했단다. 그래서 에펠탑을 만든 구스타프 에펠이 만든 다리가 뉴칼레도니아에 놓여져 있고, 조각가 마호의 셀레스테 분수대 같은 조형물이 있다고 한다. 또 세계 5대 건축물로 손꼽히는 '치바우 문화센터'(이탈리아의 유명한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소나무와 원주민 전통가옥 까즈를 모티브로 설계)가 누메아란 곳에 있어 꼭 봐야 할 볼거리란다.
문득,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먼 섬으로 정치범들을 유배 보낼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어본다. 혹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있으면서 '정치적인 생각'은 벗어버리고, 인간 본연의 행복과 사랑, 자유에 대해 생각을 하라고 했을까. 물론 '자연'은 덤으로~ 또한 프랑스인들의 '똘레랑스'가 그때부터 이곳에서 통했던 것일까? 뉴칼레도니아에선 기독교와 토속 신앙이 '조화'를 이룬다고 한다.
그런 조화로움이 '영원한 봄의 나라'인 뉴칼레도니아 안에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해 가는 힘이 되는 듯하다. 이 책만 보더라도 책에 담긴 사진 속에 얹힌 글들이 때로는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글들은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님을 앞서 간략히 언급했다.
존재하기에 아름다운 섬 뉴칼레도니아에서 찾은 것은 '동심'과 '어머니'
ⓒ 무한
이어 자연 속에서 찾은 '동심'은 '그리움'으로 이어지고, 그 그리움의 끝에는 '어머니'가 기다린다.
"그 그리움의 끝엔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없어져 빈자리가될 때 비로소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했는데..." - 책 중에서
뉴칼레도니아에서 '첫사랑'의 설렘도 만난다. 과연 나는 뉴칼레도니아를 처음 대할 때 어떤 느낌일까. 또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노래한다.
"꽃이 자기가 꽃인 줄도 모르고
아름답듯이
사랑이 자기가 사랑인 줄도 모르고
따뜻하듯이
아무도 모르게
향기로운 사람이고 싶다.
바다를 닮은 사람이고 싶다." - 책 중에서
또 그는 고백한다. "내 어리석음도 '귀 기울이지 못함'에 있었다"고. 이 고백을 통해 '필자'의 느낌과 감정이 나에게로 전이되면서 책 속에 존재하는 필자는 더이상 개인이 아닌 3인칭 대명사 '그'로 내게 다가온다.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 우리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 인색하다. 하물며, 자연이 내는 소리 없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뉴칼레도니아에선 이것이 가능한 것 같다.'
이를 깨달았을 때, 그는 다시 '필자'로 돌아와 이야기한다. 그리움, 그리고 바다를….
하지만 필자는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싶어한 것일까. 쉽게 확언한다. "어느 누구든 닿고 싶어지는 이곳은 분명 천국과 가장 가까운 장소임에 틀림없다"고. 그는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일본의 소설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쓴 소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중에서도 "그 섬은, 신이 사는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야"란 표현이 나온다고 친절히(?) 소개한다.
필자 최재호 PD가 본 '천국과 가장 가까운 장소' 뉴칼레도니아…, 나도 언젠가 그 천국과 지상의 경계선에서 가서 '노자(老子)'가 되어 나비를 쫓는 꿈을 꾸고 싶다.
천국과 지상의 경계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원시의 바다
쓰러진 나무 하나도 작품이 되는 곳
이곳에 오면
사람도 자연이 된다.
자연 그 자체도 예술이 된다.
설렘과 희망, 순수가 있었던
나의 첫 번째 모든 것.
여기가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뉴칼레도니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곳이었다. - 책 중에서 오마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