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와의 전쟁
이럴 수가?
고향 마을에 고구마와 옥수수 모종을 남 보다 더 힘들게 이식하여 놓은 밭에 멧돼지가 나타나 마구 파 헤쳐져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힘들여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 놓은 후 고구마 모종을 간격에 맞추어 심고 어렵게 물을 길어다 포기마다 주었으며 옥수수 모종도 같은 방법으로 백여 평 넘게 심었는데 매정하게도 마구 훼손하였으니 허탈함이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지?
땅을 치고 울분을 토했으나 속만 더 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감자를 심어 놓은 곳은 멧돼지의 흔적을 찾을 길이 없으니 감자를 멧돼지가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형님! 좀 쉬었다 해유- 이건 천리마 운동보다 더 고된 것 같아 유-, 여기 오는데 드는 기름 값으로 사 먹으면 훨신 더 싸게 먹을 탠데 ,,, 한 박스(고구마와 감자)만 사면 우리 집은 일 년은 먹어요.
괜히 이 고생을 해-- (이 따른 동생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진다)
5월 하순의 태양도 여름 못지않게 따갑고 무더웠다. 농사일이라곤 해 보지 않았기에 여기저기서 불평과 불만이 봇물처럼 터저 나왔다.
종반 간에 화합의 차원에서 500여 평의 밭에 공동 경작을 하기 위해 일요일 마다 작업을 하기로 하여 부푼 꿈을 안고 힘이 들고 고달파도 흐르는 땀과 노동에서 오는 고통을 참아 가면서 작업을 하였는데 하루 아침에 멧돼지의 습격이라 허탈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냥 물러 설 수는 없다. 우리가 어떻게 다짐하고 일을 시작하였는데... 좌절은 이른 것 같아 멧돼지 퇴치법을 연구하기로 하였다.
첫째 멧돼지 퇴치에는 패 현수막이 좋단다.
폐 현수막을 쳐 놓으면 현수막에서 나오는 형광 빛이 짐승의 눈에서 나오는 빛에 반사되어 겁을 먹는다고 한다. 몇몇 곳에 부탁을 하여 패 현수막을 수거하여 밭 둘레에 말뚝을 박고 현수막 울타리를 만들었다.
다음은 농자재 상회에서 거금을 들어 반짝이 줄 테이프를 구입하여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로 거미줄을 쳐 놓았다.
그 다음으로 멧돼지가 싫어하는 게 사람의 채취라고 하여 이용소에서 20kg 정도의 머리카락을 구하여 양파 주머니에 넣어 말뚝 마다 땅에 가깝게 매달아 두었다.
또 집에서 쓰다 버린 샴푸와 크림 종류를 구하여 밭 둘레에 뿌리고 통은 구멍을 내어 냄새가 배어나게 하여 메달아 두었다.
누구의 말에 의하면 호랑이 똥이 좋다고 하나, 힘이 미약하여 사용해 보지는 않았으며, 영덕군청에서는 야생 동물 퇴치 방법으로 호랑이 울음소리 테이프를 제작하여 농가에 배포 했다고 하는데 그것 역시 내겐 참고 사항에 불과 하였다.
묘지가 훼손되었을 때 유황 가루를 산소 주위에 (화약 냄새가 나게) 묻어 두니 효과가 있었다고 하는데, 유황가루는 화공 약품 판매상에서 구 할 수가 있으나 유황 덩이를 구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멧돼지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아시나요?
멧돼지도 술을 좋아하며 특히 막걸리를 제일로 좋아한다고 한다. 유념할 사항은 산소에서 제주로 막걸리를 쓴 후 묘지 주위에 뿌리는 관습이 있는데 이것은 멧돼지를 불러들이는 것과 같다는 것을 차제에 말 하고 싶다.
위와 같이 여러 가지 방패막이를 하였더니 초보 농부의 마음을 알아 가엽게 생각하였던지 아니면 뽕나무 열매인 오디와 그 외 먹을 것이 많아, 이 곳 밭에 행차를 미루고 있는지? 멧돼지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안도의 한숨을 쉬며 훼손된 곳을 용기를 내어 복구를 했다.
(멧돼지님!
엊그제가 부처님 오신 날인데 부처님이 농작물을 헤치지 말라고 하셨는지? 아니면 그 들이 대통령의 강의를 들으러 갔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한나라당 경선에 정신이 빠졌는지 알 수 가 없구나.)
야생 조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에 반대는 안 하지만 농사를 망쳐 놓는 것을 보고 참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민도 살고 야생 조수도 살 수 있는 공존의 방법은 없을까? 무조건 포획하면 위법이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세워 주기 바란다.
끝으로 멧돼지를 퇴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구 잡아도 된다면 농민들도 울분을 터뜨리지 않아도 될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