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식을 자극시킨 음악들
언제부터인가 리쌍(길·개리)이 새 앨범을 내면 수록곡들이 국내 주요 음원차트 10위권을 오랫동안 가득 채우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5월 25일 발표된 [8집 Unplugged] 역시 '겸손은 힘들어' '너에게 배운다 (My Love)' 'Someday' 등 수록곡 세 곡이 번갈아 1위를 차지해, 리쌍은 자기 곡이 1위 경쟁을 하는 흐뭇한 풍경을 지켜봤다. 힙합그룹 허니패밀리에서 2002년 독립해 올해로 결성 10주년을 맞은 리쌍은 매 음반마다 대중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대중음악계 파워브랜드가 됐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우리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겸손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10년은 음악을 더 해야 조금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듯이 리쌍의 음악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 슬픈 음악은 슬퍼야 한다, 기쁜 음악은 기뻐야 한다, 이 철학만은 지키며 음악을 하고 있다. 음악을 들어주는 많은 분들이 그것을 우리와 같이 느끼고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든 결론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다."

결국 리쌍은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 스스로의 분석이다. 리쌍은 굳이 아름다운 사랑, 가슴 아픈 이별이 아니어도 등산, 술자리, 영화감상 등 소소한 일상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 가사도 멜로디도 주로 조용한 술자리에서 나오는 진솔한 대화들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힙합 음악이 대개 컴퓨터가 만들어낸 연주를 담지만 리쌍은 이번 새 앨범에서 라이브 밴드를 기용했다. 힙합 그룹으로는 파격적인 사운드이고, 유명 연주자들의 실제 연주를 담느라 제작비도 평소보다 서너 배는 더 투입됐다.
"음악 하는 이들의 대부분은 꿈이 자기만의 밴드를 갖는 것이다. 우리도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우리를 위한 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금전적인 것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던 게 사실이다. 이제야 겨우 자리를 잡고 나니 어렸을 적 꿈꾸던 것들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밴드 사운드는 정말 진실한 감정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쭉 밴드와 함께 작업할 생각이다."
리쌍은 이번 앨범에서 오랜 음악적인 꿈을 이뤘고, 대중은 리쌍의 그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해 음원차트 1위라는 상을 내렸다. 파격적인 리얼 밴드로 '리쌍 제2막'을 시작한 리쌍은 이번 [뮤지션스 초이스] 테마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음악'을 제시하고, 자신들에게 무한한 도전의식을 일깨워준 음악을 추천했다.
글 / 김원겸 (스포츠동아 기자)
길이 선택한 첫번째 앨범 : 들국화의 [1집 행진]
1985년 발표된 들국화의 첫 앨범. '들국화'라는 이름을 알린, 그리고 그 이름에 가장 걸맞는 멤버들의 앨범으로는 유일한 작품이다. 전인권, 최성원, 조덕환, 허성욱의 4인조로 구성된 들국화는 1985년 1집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누렸으나, 조덕환이 탈퇴한 후 발표된 2집은 1집의 성공을 잇지 못했고, 결국 들국화는 2집을 마지막으로 해체한다. "들국화의 음악과 가사를 정말 사랑한다. 어렸을 때 들국화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전인권 선배님의 멋지고 독특한 보이스만 들려서 그저 따라 부르기만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힘들던 시절 우연히 '행진'이란 곡을 다시 들었을 때 그 가사에 큰 용기를 얻었다. 이 곡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곡도, 말 그대로, 그냥 예술이다." '행진'은 1분간의 미리듣기로 제공됩니다.
개리가 선택한 두번째 앨범 : Nicola Piovani의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OST]
1999년 개봉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OST 앨범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결심과 도전을 한 시기는 리쌍 1집을 준비하던 때이다. 대학교 3학년 때 퇴학당하고 돈은 없고 꿈도 없고 앨범도 망하고 실력도 없던, 24살 철없던 놈이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음악 한번 해보겠다고 처음으로 가족의 품을 벗어나 혼자 살며 꿈을 키우던 그 시절. 내 삶은 늘 어둡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를 다시 보고 큰 감동을 받고 세상의 밝은 면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내 가사가 어둡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나는 지극히 희망적이다. 내 삶에 부정적인 것을 통해 긍정을 찾아가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쓰레기 같은 삶이 완벽히 재활용되었다. 그리고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다." 'Buon Giorno Principessa'는 2012년 6월 6일 24:00까지 무료듣기로 제공됩니다.
길이 선택한 세번째 앨범 : 김현식의 [6집 KIM HYUN SIK VOL. 6]
1991년 발표된 故김현식의 유작 앨범. 투병생활을 하던 병원에서 탈출해 녹음한 곡들이 미완으로 남게 되자, 그의 동료들이 완성시킨 앨범으로, 1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내 사랑 내 곁에'를 전 국민이 알 수 있는 '국민가요'로 남게 했다. "김현식의 '추억 만들기'는 사랑에 관련된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곡이고 제일 좋아하는 가사다. '내 마음 보여줘 본 그때 그 사람'. 아…, 미친다. 정말…. 이 마초적인 순정의 느낌이란…. 때로는 도전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이별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이별에 너무 힘들었을 때 항상 들었던 곡이고 위로받았던 곡이다. 사랑에 관련된 노래 가사 중에 갑이다." '추억 만들기'는 1분간의 미리듣기로 제공됩니다.
개리가 선택한 네번째 앨범 : 'Singing In The Rain'이 수록된 [위대한 영화음악]
2009년 발표된 영화음악 모음집. [시네마 천국] [미션] [라스트 모히칸] [타이타닉] [스타워즈] [닥터 지바고] 등 유명 영화음악 60곡을 팝스 오케스트라, 팬 플루트, 기타, 색소폰 등으로 연주한 이지 리스닝 앨범이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의 걸작들을 비롯해 아카데미 수상작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는 영화음악이 담겨 있다. "얼마 전에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고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큰 감동과 설렘을 느꼈다. 왜 이 영화를 이제야 봤는지…. 나이가 들면 진 켈리처럼 춤추고 노래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멋지고 즐거운 중년의 삶을 위해 도전이란 말을 슬쩍 가슴에 품어본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 도전은 위대하고 아름답고 또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모두 파이팅!!"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g In The Rain - Singing In The Rain'은 2012년 6월 6일 24:00까지 무료듣기로 제공됩니다.
길이 선택한 다섯번째 앨범 : 봄여름가을겨울의 [Feel Ssaw Good]
봄여름가을겨울이 10년을 계획하고 야심 차게 준비한 와인콘서트 [Wine&Music Series] 실황앨범의 세 번째 작품. 봄여름가을겨울은 매년 11월 셋째 주 와인파티와 함께하는 공연실황을 녹음하여 이듬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와인파티와 콘서트와 음반이 어우러져 시리즈로 계속되는 와인바 공연실황을 담았다. "얼마 전 발표한 리쌍 8집에서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를 리메이크 할 정도로 봄여름가을겨울, 이 형님들의 빅 팬이다. 이 곡은 이 형님들이 오랜만에 발표했던 곡이었는데, 여전히 나이가 들어도 멋있는 그 모습에 감동 받았다.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 가사처럼 멋진 미래를 그려보곤 했다. 그리고 지금 그때 그 바람처럼 누가 뭐래도 우린 멋지게 살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2012년 6월 6일 24:00까지 무료듣기로 제공됩니다.
영원한 플레이어로 남고 싶다
리쌍은 최근 '리쌍 컴퍼니'라는 공연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오는 7월 14일~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시작돼 전국을 돌며 열리는 전국투어 [리쌍 극장 시즌2]가 리쌍 컴퍼니의 공식적인 첫 작품이다. 사실상 독자회사를 설립한 리쌍은 "공연에 모든 것을 올인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다.
"공연으로 금전적 이득을 볼 순 있겠지만, 우리의 성격상 이익보다는 모든 것을 쏟아 부으려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회사 스태프들과 리쌍간의 재미있는 심리전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쪽은 '아끼자!', 한쪽은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 결론은, 정말 재미있는 공연을 만들리라는 것이다."
리쌍은 리쌍컴퍼니를 통해 실력 있는 후배가수도 키운다는 생각이다. "우리와 색깔이 잘 맞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분, 음악에 대한 열정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마인드를 갖춘 친구"라면 언제든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음악으로 가요계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가는 리쌍은 '힙합계 전설'보다는 "영원한 플레이어로 남고 싶다"고 했다.
"백발이 되어도 무대 위에서 '손을 머리 위로!'라고 외치고 싶다. 이번 8집의 한 수록곡에도 있지만, '가요계의 전설', 이런 말은 사실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 그냥 죽을 때까지 무대 위에서, 그리고 앨범 속에서 존재하고 싶다."
첫댓글 신보 완죤 좋아욥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