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벌써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기온이 높아지자 이불을 제대로 덥지 않거나 잠자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적잖다. 잠을 깊이 잘 자기 위해서는 알맞은 이부자리와 실내 환경이 중요하다. 굳이 잠자려고 애쓰는 것은 오히려 잠을 달아나게 할 수 있다. 달콤한 잠을 자기 위한 요령을 알아본다.
◇베개·이불·온도 맞아야=척추를 일직선이 되도록 해 긴장을 푸는 자세가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자기 체형에 맞는 베개를 고르는 것은 기본. 베개를 잘못 사용하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잠자면 목 부위의 관절질환 및 목 근육 통증, 인대 손상 등을 불러온다. 심하면 목 디스크까지 생긴다.
목과 머리를 충분히 받치지 못하는 수면자세가 통증의 원인이다. 체형에 알맞은 베개는 통증 예방은 물론 수면시간을 15% 정도 늘려준다. 또 좋은 베개는 수면 중 깨어나는 횟수를 줄이고 빨리 잠들도록 도와준다.
알맞은 베개 높이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상적인 높이는 6~8㎝. 성인 남자는 바로 누운 자세에서 약 8㎝, 옆으로 누웠을 때는 약 2㎝ 더 높은 정도가 적당하다. 너비는 뒤척임을 고려해 약간 큰 것이 안정감 있다. 속에는 머리 온도를 낮춰줄 수 있는 메밀 껍질이나 왕겨 등을 넣은 것이 좋다.
이불은 흡수성이 좋아야 하고 보온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너무 무거우면 뒤척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심장에 부담도 크다. 매트리스는 약간 딱딱한 정도가 좋다. 요는 너무 두꺼운 것도 좋지 않지만 엉덩이와 등의 압력을 잘 받아주도록 6~8㎝ 정도 높이가 돼야 한다. 피부에 직접 닿는 커버는 흡습성이 좋은 면소재가 알맞다.
쾌적한 수면을 위한 침실온도는 18~20도 정도가 적당하다. 건조한 계절에는 가습기 등으로 적정한 습도를 유지한다.
◇잠들려고 애쓰면 안돼=‘커피·술·담배 등 자극성 음식을 피하라, 잠자기 전 과도한 운동·장시간 목욕이나 샤워를 피하라, 과식하지 마라, 잠자리에 시계를 놓지 마라…’. 불면증 환자를 위한 금기 사항들이다. 그런데 대부분은 금기 사항을 지켜도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한다. 금기 사항을 지키느라 애쓰다보니 뇌가 계속 깨어 있어 잠드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까닭이다.
이들은 잠이 오지 않아도 억지로 눈감고 잠자려고 애를 쓴다. 결국 오던 잠도 달아나고 대신 쓸데없는 걱정거리만 머리 속에 가득해진다. 오히려 잠을 푹 자겠다는 욕심을 버릴 때 비로소 잠이 찾아온다.
불면증은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져서 일어나는 현상. 식사·활동·잠자고 깨는 시간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수면 주기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어나는 시간이다. 또 늦게 자는 것도 나쁘지만 너무 일찍 잠을 청해도 쉽게 잠이 오지 않을 수 있다.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일단 잠자리에서 벗어나 졸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낮잠은 되도록 피하되 꼭 필요하면 짧게 잔다.
매일 하는 규칙적인 운동은 숙면을 유도한다. 낮에 40분 정도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면 밤에 푹 잘 수 있다. 하지만 잠자기 3~4시간 전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숙면을 방해한다. 가벼운 체조로 근육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또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해주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숙면에 도움이 된다.
손쉽게 수면제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다가는 수면제에 대한 내성만 키운다. 수면제는 반드시 전문의의 지도하에 복용해야 한다.
-무릎아래 베개 받치고 자면 편안-수면상태에서는 무의식적으로 한가지 자세를 오랜 시간 유지하게 된다. 이때 정상적인 관절 형태에 적잖은 변화를 초래한다. 특히 평소 관절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관절질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척추를 바르게 유지시키도록 보조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바로 누워잘 때=편안하게 자려면 무릎 아래 약 30㎝ 높이 베개를 받치면 척추 굴곡근의 수축을 감소시켜 훨씬 편안하다. ‘목 보조받침’을 활용, 목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도 잊으면 안된다. 목 뒤에 지름이 약 7~8㎝ 되게 수건을 말아 베개의 아래쪽 경계에 두고 머리와 어깨 사이에 놓으면 편안하다. 또 척추 중심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지름이 약 7~9㎝ 되게 수건을 말아서 허리부분에 옆으로 눕거나 바로 누울 때 사용하면 된다.
▲옆으로 누운 자세=바닥과 신체의 접촉 면적 당 무게가 커서 너무 딱딱한 바닥은 엉덩이와 어깨에 자극이 된다. 너무 부드러운 바닥은 척추의 정상 곡선을 유지시켜 주지 못한다. 또한 무릎 사이에 10㎝ 높이 베개를 받쳐주고 무릎을 구부린 채 자면 엉덩이를 정렬시키고 허리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므로 골반과 척추가 비틀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엎드려 자는 자세=숨이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목을 한쪽 면으로 돌린 상태로 자게 된다. 이 경우 척추가 등쪽으로 젖혀지는 수가 많다. 또한 목과 허리 관절에 압력을 주므로 척추 관절과 연부 조직에도 무리를 가한다. 이런 자세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엎드려 자는 습관을 막으려면 다리를 20㎝ 높이의 물체에 올려두고 바로 누워 자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어린이 코골이 키 안큰다-어린 아이도 잘 때 코를 곤다. 문제는 한창 자랄 나이에 코를 골면 키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 코골이는 대부분 코 뒤 비인강의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져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며, 잠잘 때 숙면을 취하지 못해 또래에 비해 키가 덜 크는 수가 많다.
이들은 낮에 입을 벌리기 일쑤고, 밤에도 입을 벌린 채 코를 곤다. 유·소아는 수면장애나 영양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심지어 턱뼈의 발육장애로 치아 불균형도 온다. 이런 아이들은 기분이 우울하거나 일에 흥미를 잃고, 주의력이 산만해진다. 또 커진 아데노이드가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막으면 ‘삼출성 중이염’이 생겨 청력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축농증의 원인이 되어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도 생긴다. 그밖에 반복적인 중이염, 입냄새, 코골이나 잠잘 때 일시적으로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수 있다.
심하지 않은 코골이가 있는 경우는 침대 머리부분을 10㎝ 정도 높게 하거나, 옆으로 누워 자면 기도 확보에 도움이 되므로 어느 정도 코골이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잠잘 때 입을 벌리고 코를 심하게 골며,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는 아데노이드를 떼어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시기는 만 3~6세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 좋다. 발육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기 전에 수술해 안면발육에 도움을 주고, 숙면을 충분히 취하도록 해 정상적인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