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 가을 등산때나 하산때 ‘허리 삐끗’ 조심
오색 단풍이 강원도까지 내려왔다. 평소 산을 즐기지 않더라도 이맘 때가 되면 단풍여행 삼아 산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날씨도 선선해 운동겸 여행겸 산을 오르기 딱 좋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하다 산을 찾는 ‘묻지마 산행’은 건강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척추질환 전문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3년 동안의 내원 환자 통계를 조사한 결과 가을에는 등산과 같은 레저활동이나 운동으로 디스크 등 척추관절 질환이 발생하는 확률이 타 계절에 비해 25%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김경훈 원장은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날씨가 좋아졌다고 갑자기 운동하면 척추와 주변 근육에 부담이 생기게 된다”며 “특히 단풍철 무리한 산행으로 인해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산중 디스크 위험 노출
무리하게 산을 찾다가 허리가 갑자기 아프다면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전혀 운동을 않던 사람이 갑자기 산에 오르면 허리에 부담을 줘 삐끗하면서 디스크가 탈출하는 것이다. 고도가 높아 외부 기운이 차가운 산에서는 근육이 쉽게 경직되어 조금만 자세를 잘못 취하거나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져도 허리를 삐끗할 수 있다.
등산 중 발생하는 ‘산중 디스크’는 일상 생활에서보다 몇 배는 더 위험하다. 우선 인적이 드문 산 속에서 디스크가 발생할 경우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통증이 배가되기 쉽다. 급성 디스크는 적절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의 부축을 받고 무리하게 산을 내려오다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디스크가 의심되면 당황하지 말고 구급요원이나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산을 내려오다가 자칫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일행이 있다면 환자를 안정시키고 환부에 얼음찜질을 해주면 부종이나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얼음이 없다면 차가운 물에 수건을 적셔 환부를 감싸준다. 단 통증 부위를 주무르거나 마사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또 편평한 곳에 누워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예방하자
일단 산에 오르기 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허리나 무릎이 아플 때는 무리하게 산에 오르지 않는다. 또 감기 기운이 있거나 숙취 및 수면부족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산을 오르지 말아야 한다. 또 산행전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은 필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은 경사 40도 내외의 비교적 완만한 산을 선택하는 게 좋다. 1분에 60∼70m를 가는 속도로 산을 오르기 시작해야 허리에 큰 부담이 없다. 처음에는 천천히 걷다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허리 근육이 강화되면 차츰 속도를 낸다. 또 걸을 때는 가장 편안하고 피로를 적게 느끼는 자세로 가볍게 몸을 흔들며 걷는다.
오르막길에서는 가슴을 편 상태에서 발바닥 전체로 디디며 걷는 것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이 허리에 전달되지 않도록 보폭을 좁혀 여유를 갖고 걷는 것이 좋다. 또 배낭이 무거우면 허리나 목 등 척추에 피로가 가중될 수 있으므로 배낭은 체중의 10% 이내로 가볍고 등에 밀착되는 것을 선택한다.
■그래도 등산이 좋다
산행을 하게되면 온 몸의 혈액순환이 되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혈액이 순환되지 않으면 몸 세포가 영양소를 공급 받지 못하고 노폐물을 돌려주지 못해서 질병이 발생한다”며 “등산을 하면서 걷게 되면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발바닥을 땅에 부딪쳐 심장으로 되돌려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된다”고 말했다.
보통 심장에서 내려온 피를 다시 올려주기 위해서는 근육을 움직여 혈관을 수축시켜야 한다. 하반신의 근육이 혈관을 짜줄 때 혈액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걷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어렵고 상반신에만 주로 피가 몰려있게 된다.
또 폐기능이 향상되어 활동시 숨차게 되는 운동량(지구력)을 늘려준다. 이외에도 근력이 향상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산화효소의 활성과 농도가 증가한다.
꾸준한 등산은 체지방량과 체중이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뼈에 칼슘이 많이 들어가서 뼈가 단단해지고, 인슐린의 효과가 강화되어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우리 몸의 혈당이 적절히 조절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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