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새날입니다.
이번달 함께 읽을 책은 『젊은 세대와 나누고 싶은 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입니다.
책 제목에서 보시면 눈에 띄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100세’입니다. 이 책은 저자인 김형석 교수가 1920년 7월에 태어났고 이 책이 2019년 5월에 출판되었으니까 우리 나이로 100세를 코 앞에 두고 출판된 책입니다. 저자는 북한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대학 예과와 철학과에서 공부하고, 중학교 교사로 생활하다가 1954년 연세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31년간 재직하였습니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로서 철학계의 거장으로 불리며 100세를 넘긴 지금도 강연과 집필을 쉬지 않고 있습니다. 이 100세의 철학자가 젊은 세대와 나누고 싶은 인생, 희망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책의 첫 머리에서 저자가 한 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행복한 삶의 중요 조건으로 ‘성장하는 인생’을 강조합니다. 인간의 신체는 20대까지 성장한 뒤 이후부터는 성장을 멈추며 노화되지만, 끝없는 자기관리와 정진을 통해 우리의 정신세계는 나이가 들수록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러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가 지난 100년 철학자로서 던져 온 인생에 대한 깊은 질문들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 ‘어떻게 하면 성장하는 삶을 통해 인생의 진짜 행복을 발견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가 살아온 한 세기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서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1부 인간의 조건
제2부 만나고 사랑하는 것
제3부 우리가 가야 할 그곳
제4부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주차별 책 읽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1주차 책소개, ‘제1부 인간의 조건’ 일부
2주차 ‘제1부 인간의 조건’ 나머지, ‘제2부 만나고 사랑하는 것’ 일부
3주차 ‘제2부 만나고 사랑하는 것’ 일부
4주차 ‘제2부 만나고 사랑하는 것’ 나머지, ‘제3부 우리가 가야 할 그곳’
5주차 ‘제4부 행복한 인생을 위하여’
그럼 이제 1주차 책 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100세입니다. 이제야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1부 인간의 조건
지금 여기에 있는 그것, 행복 … 14
자아 발견의 4단계 … 35
〈 생각 나눔 〉
사람의 나이가 100세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는 ‘100세 시대’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사실 대부분 아직 100세가 되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100세가 되어 본 철학자가 여기 있습니다. 그 철학자가 독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도 학생들에게 충고하는 때가 있습니다. 20대 전후가 되어서는 50~60대가 되었을 때 내가 어떤 직업을 갖고 봉사하는 사람이 될지 자화상을 그려 보라는 권고입니다. 그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성공과 실패에서는 물론 인생의 의미가 결정되는 것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대학생이 되거나 성인이 된다는 것은 목적이 있는 삶의 출발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지 않는 사람은 자기 인생의 성공을 거둘 수 없습니다. 목적이 희망이 되고 희망이 있었기에 용기를 갖추는 젊은이들을 키우고 싶었습니다. 희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같은 저자의 말은 학생들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습니다.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이후 은퇴 시기 등 각자의 삶에서 10년 단위 아니면 자신만의 시간대로 자신의 미래상을 그려보고 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하나씩 그 꿈을 이루어 가는 기쁨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꿈은 어떻게 꾸어야 할까요?
최태성 지음의 『역사의 쓸모』에서는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로 꾸라고 합니다(이하 출처1). 우리가 보통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대개 “제 꿈은 변호사예요”, “CEO예요”, “공무원이에요” 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이건 대부분 직업을 말합니다. 간혹 직업 이름을 대지 않는 학생들의 꿈도 출세, 성공, 부자 등 이런 식입니다. 원하는 직업을 얻거나 성공한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딱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작 꿈을 이루고난 후에는 더 이상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달성해야 할 목표가 사라지니 공허하기도 하고, 내가 원했던 삶이 이런 것이었나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하고 도리어 망쳐버리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까닭은 그들의 꿈이 ‘명사’였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했을 뿐,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고민은 없었던 것이죠.
살아가는 데 직업은 무척 중요합니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하는 만큼 무엇을 위해서 그 직업을 원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에서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물론 돈이 많거나 좋은 직업을 갖거나, 아니면 재주가 많은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내 꿈을 이룰 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행복은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입니다. ‘아,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구나.’라고 내 존재 가치를 느낄 때야말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얻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관계를 통해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본 책으로 돌아와 ‘지금 여기에 있는 그것, 행복’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저자는 행복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공허하게 만들 수 없으며, 과거 때문에 현재를 잃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현재라는 시간은 하나의 과정이며 흐름입니다.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지나가는 순간순간이라는 것이죠. 바로 이 속에 행복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한 번쯤 보거나 들은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최근에 다시 보았습니다. 이 영화속 존 키팅 선생은 첫 번째 수업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Seize the day! Carpe diem.” 먼저 ‘Seize the day’를 직역하면 ‘그 날을 붙잡아라’입니다. 의역하면 ‘지금 현재에 충실하라’는 말로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입니다. 다음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이 뜻의 라틴어입니다. 키팅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래! 지금 그렇게 즐겨!”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는 말로 ‘오늘이라는 기회를 붙잡아 놓치지 말고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충실하라’는 의미로 말한 것입니다.
한동일 지음의 『라틴어 수업』에서는 이 ‘카르페 디엠’을 지극히 현실적인 오늘의 이야기로 풀어갑니다(이하 출처2).
대부분의 사람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 인내하고 절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이러한 삶의 태도는 칭찬받아 마땅하죠. 지금 당장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뒤로하고 눈앞의 작은 것을 취하기보다는, 시선을 멀리 두고 앞으로 묵묵히 나아간 사람들이 써내려간 삶의 이야기는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청소년과 청년들을 생각하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태도가 과연 온당한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우리 사회가 청춘들에게 너무 큰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청년들에게 당장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포기하는 차원을 넘어서 아예 청춘을 송두리째 희생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바라보는 ‘내일’이 근시안적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청소년들은 ‘입시’라는 내일만 바라보고, 청년들은 ‘취업’이라는 미래에 모든 것을 걸어요. 학력 성취도 부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대학생이 되고 나면 다른 나라 인재들보다 현격히 뒤처집니다. 취업에 성공한 청년들 역시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오로지 ‘대입’과 ‘취업’이라는 내일만 바라보고 달려온 결과가 아닐까요?
청소년과 청년들만 그런 게 아닙니다. 부모 세대 역시 마찬가지죠. 자녀의 미래를 위해 오늘을 할애하고, 또 ‘나중에 돈 벌어서’를 되뇌며 오늘을 다 바쳐요. 하지만 청소년이나 청년들보다도 내일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우리 부모님들이에요. 노년이 되어서도 쉴 수가 없습니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과 중장년 세대의 어려움은 별개가 아닙니다. 서로 엮여 있죠. 어쩔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악순환이 아닐 수 없어요. 결국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오늘을 산다고 하지만 어쩌면 단 한순간도 현재를 살고 있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과거의 한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때와 오늘을 비교합니다. 미래를 꿈꾸고 오늘을 소모하죠. 기준을 저쪽에 두고 오늘을 이야기합니다. 그때보다, 그때 그 사람보다, 지난번 그 식당보다, 지난 여행보다 어떤지를 이야기해요. 나중에, 대학 가면, 취직하면, 돈을 벌면, 집을 사면 어떻게 할 거라고 말하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불행하게 사는 것도, 과거에 매여 오늘을 보지 못하는 것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한동일 저자는 10대 청소년에게도, 20대 청년에게도, 40대 중년에게도, 70대 노인에게도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때이고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의 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지금이다.
─ 스펜서 존슨 지음의 『선물』에서
제1부 인간의 조건의 두 번째 주제는 ‘자아 발견의 4단계’에 관한 것입니다. 저자는 ‘우리들의 일생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우리가 속한 사회와 시대에 대해 스스로의 책임을 다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어떻게 살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문제까지 포함한 자아발견이어야 합니다. 곧 자아발견이란 이론이기보다 생활의 문제이며, 원리나 법칙이기보다 행동과 실천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아 발견은 곧 자아 성찰과 연관지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자아 성찰에 대해 서울대학교를 정년퇴임한 윤석철 교수는 ‘소버Sober’ 와 ‘네이키드 스트랭스Naked strength’라는 두 단어를 통해 이야기합니다(이하 출처4).
먼저 ‘소버’는 무엇에 취해 있던 상태에서 ‘깨어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욕심이나 서두름 등의 마음으로 현실을 과대 평가하거나 잘못 생각하는 오류에서 깨어나라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기업이나 자신의 현재 위치와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는 상태에서 ‘소버’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네이키드 스트랭스’는 ‘옷 벗은 후의 힘’을 뜻합니다. 이 말은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과 배경을 벗어 던진 후의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가진 학력과 명예, 직위, 재산 등 모든 세속적인 ‘스펙’을 내려놓았을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존재인가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두 단어를 통해 윤석철 교수는 "젊었을 때는 '소버'하기에 힘쓰고, 나이 들어갈수록 '네이키드 스트랭스'를 쌓기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오늘 윤석철 교수의 이 가르침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가슴에 담아봅니다.
다음 주에는 ‘제1부 인간의 조건’ 나머지와, ‘제2부 만나고 사랑하는 것’ 일부를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 도서 〉
O 출처1: 『역사의 쓸모』, 최태성 지음, 다산초당 출판, 2019.11.22 출간, 296쪽
O 출처2: 『라틴어 수업』, 한동일 지음, 흐름출판, 2017.06.30 출간, 312쪽
O 출처3: 『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출판, 2019.10.07 리커버 출간
O 출처4: 『윤석철: 문학에서 경영을 배우다』, 서울대학교기초교육원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출판, 2010.12.29,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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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해가 뜨고 지는 일이 늘 반복되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불어 함께 오늘을 충실히 잘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 나와의 비교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새날 드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