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기쁜 일이 너무 많아 펜을 들었습니다. 6월 29일에는 서울 상계동에 사는 동생 식구들을 데리고 노원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남동생은 1년 정도 냉담 중인데 올케와 조카들을 데리고 걸어서 15분 정도 되는 거리인데 그들 부부에게는 성당이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나 봅니다. 미사가 끝나고 남동생이 다시는 쉬는 일이 없게 하려고 사무실에 가서 레지오 단원을 찾아서 입단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습니다. 동생은 경찰이라서 격일제 근무를 하니까 주회를 못한다고 하기에 격주로 참석해도 되니까, 신앙 성숙을 위해 레지오 이상 좋은 게 없다고 했더니 동생은 고맙게도 따라 주었습니다. 올케는 8월 24일 입교식날부터 교리 배우기로 하고 우선은 가족이 미사에 참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신부님의 지도가 아니었으면 제 형제들은 어찌 되었을까요? 정말 아찔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고향 친구 세명을 20년만에 만났습니다. 옛날 같으면 인간적인 얘기만 할텐데 제 변화는 신앙적인 얘기로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미아리에 사는 친구는 남편 따라 천주교 신앙을 갖고 있지만, 교회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레지오와 가두선교 얘기를 꺼냈는데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더니, 저의 변화된 삶의 얘기와 현재 모든 걸 감사하고 베풀고 사랑하면서 살고 있는 삶을 들으면서 언행일치를 느꼈나 봅니다. 그럼 자기도 활동하면서 기쁨을 체험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래서 그분을 서울 마르코형제에게 연결시켜 주었습니다.
경기도 포천에 사는 한 친구는 개신교 신자인데, 천주교 안내책을 보이면서 설명했습니다. 정말 예수님이 직접 세우신 정통교회가 천주교회이고 개신교는 1517년에 천주교회에서 갈라져 나갔다고 얘기했습니다. 성서도 우리는 73권(구약 46권, 신약 27권)인데 개신교는 66권(구약 39권, 신약 27권)이라면서 자세하게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점을 알아듣게 설명하면서 정말 올바른 신앙을 가지려면 천주교회로 개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는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포천 관할 성당에서 관심 갖고 방문해 주면 머지않아 개종할 뜻을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에 사는 친정 엄마 전화번호를 적어 주면서 성당으로 인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에 성당에 다니고 싶었나 봅니다. 이렇게 좋은 날이 또 있겠습니까? 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6월 30일에 공주에 사는 시동생 부부가 서울에 큰 병원 갈 일이 있어서 우리 집에 왔습니다. 30일이 말일이라서 여기저기 돈 나갈 데가 많고, 가게세도 내야 되고 대출금도 일부 갚아야 하고 해서 붓던 적금을 해약을 했어요. 돈이 부족해서 적금도 해약하는 정도인데 옛날 같으면 시동생이 오면 돈이 많이 들텐데 하고 짜증을 내곤 했습니다. 지금 저의 변화는 그 적금 해약을 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시동생 부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해줄 수 있고 서울 병원 갈 때 병원비와 광주 내려갈 경비를 넉넉하게 줄 수 있고, 가는 길에 어머니 용돈도 보내드릴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요.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는 기도가 나왔어요. 욕심을 조금 죽이니 이렇게 편안합니다. 그 시동생 부부는 개신교 신자인데 천주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제가 작년에 "신앙학교" 테이프를 사서 보냈는데, 너무 재미있게 들었고 거기서 천주교 교리를 많이 배웠답니다. 또 제가 천주교 신자로 사랑을 베풀고 형제들 우애를 지키기 위해 인간적으로는 손해보는 삶을 살고 있는 걸 피부로 느꼈습니다. 개신교 신자와 비교가 되니까 정말 천주교가 좋더라 하는 거예요. 거기에 남편도 예전과는 달리 천주교 신앙을 높이 평가하고 "교리라도 한 번 받아 봐라" 하고 거드는 겁니다. 시동생 부부의 마음이 천주교 쪽으로 기우는 거예요. 그래서 성당 나가기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시동생 부부도 예수님이 직접 세우신 정통 가톨릭 교회로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신부님, 관할 성당에 그들을 연결시켜 주십시오. 누구든 어느 정도 대화할 시간만 제게 있으면 주님 자랑만 하게 되니 이 또한 큰 축복과 은총이 아니겠습니까?
최근에 와선 저는 개신교 신자에게도 자신 있게 천주교회로 개종할 것을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 저 자신도 놀라고 있습니다. 외인 입교권면 뿐 아니라 개종권면도 선교 활동의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회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복음을 전할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태세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의 진리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들이 그 진리를 알 수 있겠습니까?(사도 8, 30∼31) 입교·개종권면은 레지오의 선교 활동에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는 중요한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천주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오직 그리스도의 나라를 온 지구상에 확장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구원 은총을 나눠주는 데 있다."고 선언하신 교황 비오 11세의 말씀이 레지오 교본 401쪽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신자들이 교회에 속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살면서 그들을 교회로 이끌어 들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그 동안 여기까지 오게 해 주신 신부님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에 또 한 번 감사드립니다.(97.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