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PC 다문화목회연구회 10주년 행사로 소아시아 성지 순례가 있어서 13일간의 여행을 저렴한 비용으로 참으로 유익한 감명 깊은 잊지 못할 성지 순례를 하였다.
노트 한 권에 쓴 여행 기록들을 컴퓨터에 정리하며 다시 새롭게 은혜를 받는다.
사도 바울, 요한, 디모데 그 외에도 주님의 많은 제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순례를 하며 그 흔적들을 돌아보았는데 어찌하여 그 땅들이 그렇게 이슬람교들의 통치하에 억압받고 있는지 안타깝고 또 수많은 크리스천들의 순례로 그들이 먹고살고 있는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였다.
다소에 있는 사도 바울이 태어난 집에 버스를 타고 많은 시간을 걸려 찾아갔다. 지진으로 땅에 묻혔다가 발굴하여 위에 유리로 덮어놓은 보잘것없는 집이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며 사모하는 목회자들이었다.
그때 마침 한 떼의 제복을 입은 귀여운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교사들의 인솔하에 이곳에 들러 터키 아가씨의 설명을 듣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가씨가 사도 바울은 참으로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설명을 했다고 하니 장래에 소망이 있는 터키가 아닌가하는 고무적인 마음도 들었다.
일전에 터키 성도들의 생활을 비디오로 보았던 갑바도기야, 그 기적의 현장을 직접 가 보았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기묘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지진, 화산으로 쌓인 모래 바위들, 그리고 그 속에 깊고 깊은 지하 도시들과 굴속의 수많은 방들과 교회들과 수도원, 신학교들을 보며 옛날 핍박을 피해 그 속에 숨어서 살던 성도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큰 은혜를 받게 되었다.
또 큰 대리석 원형극장에서 성도들이 사자에게 뜯겼던 그 현장에서 기도하며 뜨거운 찬송도 불렀다. 어마어마한 대리석 길과 기둥들이 그 옛날의 웅장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도대체 그 옛날에 어떻게 대리석 돌로 이렇게 웅장한 건물을 지을 수가 있었을까? 정말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것들이 지진으로 모두 다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 속속히 파헤쳐져서 어마어마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발굴할 것이 무진장인데 터키 사람들이 그다지 열성을 내는 편이 아니라고 한다.
"돌 위에 돌들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지리라"하신 주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들려오는 현장이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한 일을 하였다고 자랑할지라도 주님이 한번 땅을 흔드시면 순식간에 무너지리라.
정교회의 나라 그리스의 밧모섬에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치고 비가 쏟아지며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건너서 갔을 때에는 다행히 날이 활짝 개어 요한이 계시 받은 바위 굴에 찾아갔다. 성전 안을 금칠로 온통 번쩍이게 장식해 놓고 많은 성화들로 성경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터키와 그리스의 특징이다.
터키는 이슬람교 나라지만 그리스는 기독교의 정교회 나라인데 주일성수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성경책도 없고 신부가 알아듣지 못하는 고대어로 설교를 하고 믿음은 그 성화를 보고 깨닫고 신앙생활을 하니 성화가 발달했고 그 의미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리스 사람들은 전통과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며 주말에는 가족끼리 다 놀러 가는 문화이고 세례 받고 교회에서 결혼식하고 때때로 교회 성화 앞에 가서 촛불을 키고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말씀은 읽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면서 다 구원받았다고 믿고 우리 개신교를 벌써부터 이단으로 정죄하고 있다고 하며 선교하기가 너무나 어려운 그리스라고 하는 선교사님의 안타까운 말씀이셨다.
사도 요한은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돌산인 밧모 섬에 유배되었으나 그 동굴 속에서 오직 기도에만 전념하고 주님만 바라보다가 놀라운 하늘의 계시를 받았다. 그 섬이 지금은 하얀 아름다운 집들(하얗게 지어야 한다고 한다)로 가득 들어찼고 흙을 대륙에서 가지고 와서 나무를 심어 천국 같은 아름다운 관광지가 된 것이 오히려 그 옛날 황폐한 모습보다 은혜롭지 않은 것 같다.
빌립보에 전도하러 가서 감옥에서 고생하신 그 사도 바울의 성령의 역사가 지금 그리스에는 없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그곳에서 집시 사역을 하시는 깡마르고 얼굴이 까만 선교사님의 고충이 얼마나 힘들고 큰지를 알 것 같다.
그 옛날 헬라시대에 찬란한 문명과 그들의 전통을 자랑하며 고수하는 그리스 사람들은 오만하고 불친절했다. 순례여행을 하며 그곳은 옛날의 발자취일 뿐 더 이상 거룩한 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십자가 밑에, 그 때의 피 흘리시는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떨리는 심령으로 회개하는 심령 속에, 그들이 모여 안타깝게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교회에, 땅에,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 성지일 것이다.
그 옛날에 주님의 나라를 사모하여 사자에게 뜯기며 고통하고 핍박을 받으며 뜨겁게 신앙 생활하던 선진들의 모습을 그리며 오늘날 그 은총의 촛대가 옮겨진 모습을 보았다.
주여! 너무나 풍성한 큰 은혜를 받았는데 나태하고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세상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