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알면서도 속이고 감추고 덮은 사람에게 인과응보의 법칙은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놓고 번민한다.
엄연한 잘못을 보고도 외면하고, 침묵하고, 비겁하다 못해 굴종하며, 또는 찬양한다.
사람의 역사에는 이런 일이 너무 많다.
내가 만일 이 시대, 이 공간에 살지 않는다면, 또 내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굳이 세상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형제며, 친구며, 가족들이 이 시대, 이 공간에 살고 있다. 그러니 아버지는 일제에 징병당해 가다 도망쳐야 하고, 우리 형제 셋은 현역으로 군에 다녀오고, 둘은 방위로 병역을 치렀다. 세금을 내야 하고, 법률이라는 그물망 안에 있어야 하고, 국가와 국민이 겪는 고통을 함께 겪었다.
지금이라도 육이오전쟁 같은 일이 벌어지면 당장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고, 나와 내 형제들은 적과 어떻게 맞서싸워야 할지 의견을 모을 것이다. 그러기 전에 징집통보서가 올 것이고, 우리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다.
지금 숱한 위선과 거짓말, 가짜뉴스가 폭풍처럼 몰아닥치는 이 시대에, 아수라와 짐승이 사람 형상으로 매섭게 날뛰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나.
조선시대부터 따져도, 우리는 이미 임진왜란 앞에서 허둥대고, 병자호란 앞에서 속절없이 당하고, 일제식민지 시대에 인권을 말살당하고 인간 존엄성마저 유린당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숨고, 도망다니고,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물었다. 99%가 굴종하고 외면했다. 그러면 살아남는 줄 알았다. 일단 피하면 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인과응보의 법칙은 꼭 그렇지 않다.
고타마 싯다르타의 조국 카필라, 그의 생전에 망했다
최강 코살라국에서 결혼동맹을 요청해왔을 때 슛도다나왕은 사카족의 명예를 지킨다며 시녀 한 명을 공주로 속여 시집보냈다. 그런데 이 시녀가 낳은 왕자가 나중에 그 사실을 알자,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코살라국의 국왕인 아버지와 태자를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는 자신을 모욕한 카필라도 진군했다. 고타마가 이를 알고 두 번이나 코살라군대를 멈춰세웠다. 하지만 코살라군은 세번째 또 출정했다. 이때에는 고타마도 나서지 못하고, 인과응보는 스스로 풀 수밖에 없다며 물러섰다.
그 결과 카필라성은 무너지고, 사카족은 죽거나 사라졌다.
느닷없이 벌어진 전쟁에 사카족이 많이 죽은 것은, 고타마의 아버지 슛도다나왕이 가짜 공주를 시집보낼 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참하게 죽었지만 그들이 지은 죄라고는 진실을 알면서도 눈 감고 귀 막고 입 다문 게 전부였다. 얼마나 무서운가.
진실을 알면서도 속이고 감추고 덮은 사람에게 인과응보의 법칙은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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